Switch Mode

EP.236

    헬레나와 루크가 도착한 곳은 어느 카페였다.

     

    루크는 익숙하게 자리를 잡고 종업원에게 다가갔다.

     

    “미네. 그동안 잘 지냈는가?”

    “어머나, 오랜만에 왔구나? 뭘로 줄까?”

    루크의 모습을 본 종업원은 금방 아는 체를 해왔다.

    평소 서드를 기다리면서 자주 가던 카페이기도 했고, 루크처럼 기억에 잘 남는 손님도 얼마 없었으니 말이다.

     

    언제나 그 나이 또래 아이답지않게 예의 바르며 굳이 늙은이 말투를 고집하는 여자아이는 고작 한두달 보지 못 한다고 해서 잊어버릴 인상이 아니다.

     

    “나는 항상 마시던 걸로 하나 부탁하네.”

    “민트초코 프라페, 맞지?”

    루크는 매번 같은 주문을 넣었으니 주문역시 외우지 못할 것도 없다.

    “그런데, 그 옆은 누구니? 친구?”

    “그래, 같은 아카데미에 다니고 있는 친구일세. 함께 공부할 곳을 찾다가, 이 카페가 떠올라서 말이지.”

     

    루크는 종업원에게 마치 헬레나를 소개하듯 등을 살짝 떠밀었다.

    헬레나는 그런 행동에 조금 당황해하며 루크를 바라보며 말했다.

     

    “여기서 공부할거라고?”

    “그래, 분위기도 상당히 괜찮지 않느냐?”

     

    헬레나는 루크의 말에 가게를 둘러보았다.

    확실히, 은은한 조명과 조용한 분위기가 썩 괜찮은 카페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래도…….”

     

    공부를 하는데 굳이 이런 카페를 올 필요가 있을까?

    사람들도 있고, 불편하지 않은가.

     

    “너네 집에 가서 하는 거 아니었어?”

     

    헬레나의 말에 루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우리집은 좁은데다 파이리스도 있어서 오히려 더 집중이 안 될텐데? 그 아이는 어딘가에 참견하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말이다.”

    “아, 그러네. 동생이 있었지.”

     

    헬레나는 일전에 파티에서 무대 위에서 연주를 하던 루크의 동생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꽤 대단한 재능이었지, 자신보다 어린데도 말이다.

     

    집이 좁다는 얘기는 잘 공감이 안 가지만.

     

    ‘그렇다고 딱히 얘를 우리 집에 초대하고 싶은 것도 아니니까…….’

     

    헬레나는 루크에게 정을 주지 않기로 했다.

    괜히 친구처럼 집에 초대하고 그런 사이 까지는 되지 않을거다.

     

     

    그리고, 이런 곳도 조금 더 자유로운 분위기의 학원이라고 생각하면 이런 카페도 그닥 나쁘지는 않겠다 싶어서 헬레나는 그럭저럭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네가 마실 음료를 주문하자꾸나. 뭔가 마시고 싶은 차나 음료가 있느냐?”

     

    헬레나는 루크의 말에 종업원 뒤에 적힌 메뉴판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러나 평소 자신이 마시던 고급스러운 차의 이름은 전혀 보이지 않고, 대체 뭔지 모를 음료의 이름밖에 적혀있지 않았다.

     

    ‘루크는 잘도 이런 서민적인 카페를 다니네.’

     

    참 특이한 취향이다.

     

    헬레나는 한숨을 쉬고는 대답했다.

    “……봐도 잘 모르겠네. 네가 알아서 시켜줘, 나보다는 네가 더 잘 알겠지.”

    “좋아, 헬레나. 자리에 가서 기다리고 있겠느냐? 내가 네 몫까지 챙겨올 테니.”

    “그래, 알았어.”

     

    헬레나는 루크의 제안에 따라 자리에 가 앉았다.

     

    보기와는 달리, 의자는 그럭저럭 편안했다.

    생각했던 것 보다는 별로 고급스러운 곳이 아니라 실망하기는 했지만, 이런 곳은 완전히 처음이다보니 새로운 느낌이 드는 것은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지금까지의 헬레나의 삶은 거의 같은 패턴의 반복이었으므로.

    태어날 때부터 루스핀드 가문의 후계자를 목표로 계획적인 삶을 살아가던 헬레나였다.

    그러니 이런 곳에 올 일은 웬만해서는 잘 없었다고 할까.

     

    ‘밖에서 보기만 하던 거랑은 인상이 많이 다르네.’

     

    솔직히 말해서, 이런 가게는 루크가 아니었다면 들어올 생각을 떠올리지조차 못했을 것이다.

    그저 도시를 장식하는 장식물중 하나 정도로만 여겨지던 건물이 진짜로 사람이 들어가서 시간을 보내는 장소라는 것을 깨닫게 되니 뭔가 신기하다는 느낌도 든다.

    항상 자동차의 창문 너머로, 또는 높은 빌딩의 창문 밖으로만 보이던, 풍경.

     

    때문에 카페라는 것은 헬레나에겐 어항 속이나 다름없던, 그런 장소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것을 보면, 과연 어항 속에 들어있던 것은 어느 쪽이었는가 하고 생각하게 되고 만다.

     

     

    그렇게 가만히 카페에서 창 밖을 바라보며 미소짓던 헬레나는 불현듯 깨달은 듯이 입을 가리곤 중얼거렸다.

     

    “핫, 내가 무슨 생각을.”

     

    ‘고마워하면 안돼. 이건 그냥 거래야.’

     

    루크는 그저 약속을 이행하는 것 뿐이다.

    자신을 파티에 초대하기 위해 한 말을 지키고 있는 것 뿐이고, 더 좋은 곳이 분명 있을 텐데도 고작 이런 저급한 장소에 데려온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고쳐먹고 나니 한순간이나마 루크에게 고마웠던 마음은 이제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그래, 이건 그저 비즈니스니까.’

     

    공과 사는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고, 아버지께서는 항상 말씀하셨지.

    그러니까, 이것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자신은 미래에 아버지의, 루스핀드 가문의 후계자가 될 것이니까.

     

    헬레나는 공부할 것들을 미리 꺼내두기 시작헀다.

     

    그러고 있으니 곧 루크가 음료를 가지고 돌아왔다.

    루크는 깔끔하게 공부할 준비를 마친 테이블을 내려다보며 기분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벌써부터 준비를 마쳤느냐? 공부할 의욕이 넘치는구나. 아주 좋은 자세야.”

    “흥, 잔말 말고 빨리 시험 범위나 찝어줘.”

    “그래, 그래. 하지만 그리 급할 건 없지 않겠느냐. 자, 네 음료 받거라.”

     

    헬레나는 루크에게 무언가 조금 붉은 빛이 감도는 음료를 받았다.

    생소한 느낌이다.

    살짝 코를 가져가 냄새를 맡아보니 그리 나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뭐, 색깔은 맘에 드네.’

     

    그리고, 자신의 머리색과 닮은 그 핑크빛 색상은 확실히 괜찮았다.

     

    “이게 뭐야?”

    “자몽에이드라고 하던데. 한번 마셔보겠느냐?”

    “그래?”

     

    루크의 제안에 따라 한입을 삼킨 헬레나는 곧장 인상을 찌푸리며 외쳤다.

     

    “켁, 이거 엄청 쓰잖아!”

     

    이런 걸 먹으라고 갖다줬단 말인가?

    루크는 역시 자신을 골탕먹이기 위해 이곳에 데려온 것이 분명하다!

     

     

    ————

     

    루크는 이제는 자몽에이드에 습관적으로 손을 뻗기 시작한 헬레나를 가만히 바라보다 문득 입을 열었다.

     

    “자몽에이드는 마음에 든 모양이구나? 처음에는 쓰다고 내게 그렇게 화를 내더니.”

     

    헬레나는 자신의 음료수 잔이 절반이상 비워진 상태를 보고선 헛기침을 흘리며 루크의 시선을 피했다.

     

    “……먹다보니, 쓴 맛도 좀 괜찮네…….”

     

    자신이 쓴 맛을 좋아하게 될 줄은 전혀 몰랐는데, 마냥 쓰기만 한 것이 아니라서 그런 것일까?

    먹다보니 자꾸만 끌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오히려 다른 고급스런 차보다 더 잘 넘어가는 느낌.

     

    왜일까?

    너무 쓴 걸 먹어서 입이 망가지기라도 한 것일까?

     

    “그렇지? 달지 않은 것 중에선 그게 제일 잘 팔린다고 하더구나.”

    “음.”

     

    헬레나는 자신의 마시던 잔을 슬쩍 들어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좋아하는 거라면 딱히 자신의 입맛이 이상해진 것은 아닌 모양.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냈다는 표정의 헬레나를 바라보던 루크는 가볍게 웃으며 책을 치웠다.

     

    “잠깐만 쉬도록 하자꾸나. 너무 오랫동안 집중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힘들어 보이니.”

     

    “……그래, 좋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부를 했네…….’

    루크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부를 하고 있으니, 시간이 어느덧 벌써 이렇게 되어버렸다.

    확실히, 평소보다 훨씬 집중이 잘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솔직히 얘기해서 너무나 훌륭한 강의다.

     

    자신의 완벽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눈높이 설명.

    학원 선생들과 비교해보아도 깊이에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오히려, 같은 학교를 다니고 같은 교육을 받기에 더욱 완벽하게 느껴진다고 할까.

     

    학원에서 아무리 공부를 한다고 해도, 결국 시험문제를 준비하는 것은 티그 아카데미의 선생들이다.

    때문에 문제를 예측하는 것은 오히려 직접 학교 수업을 듣기도 하는 루크가 학원보다 더 뛰어났다.

    그 선생들의 경향과 성격, 버릇마저 분석해 작성된 루크의 ‘시험공부’는 헬레나에겐 굉장히 새로운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루크가 이런 실력이었다니…….’

     

    루크가 이 정도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공부를 할 줄은 미처 몰랐다.

    그저 집에선 놀기만 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헬레나는 긴장으로 침을 살짝 삼켰다.

    이번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는 해도, 결국 루크를 넘지 못하면 말짱 꽝이다.

    그렇게 되면 또 2등이 되고 말겠지.

     

    -홀짝.

     

    약간 타는 목을 자몽에이드로 해소하는 헬레나.

     

    역시나 중독적인 맛이다.

    살짝 느껴지는 신맛과 단맛, 그리고 끝으로 따라오는 이 미묘한 쓴맛이 음료를 질리지 않게 하는 느낌.

     

    그렇게 자몽에이드를 마시며 루크가 테이블을 정리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으니, 문득 루크의 목에 걸린 푸른 빛 보석 목걸이가 눈에 띄었다.

    원래 루크한테 저런 목걸이는 없었던 것 같은데.

     

    헬레나는 루크의 목걸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근데 그 목걸이는 뭐야?”

    “아, 이거 말인가? 보다시피, 월영석 목걸이란다. 시루드가 생일 때 선물해주었지. 어떤가? 꽤나 예쁘지?”

    “뭐? 시루드, 걔가 사준거라고?”

     

    헬레나는 너무나 놀라서 소리쳤다.

    그야, 보통 보석을 선물하는 사이는 자기가 알기로는 딱 하나밖에 없었으니까.

     

    ‘ㄱ, 걔가 목걸이를? 서, 설마 둘이서 벌써 약혼이라도 한거야?’

     

    저런 목걸이를 주고받을 정도의 사이라면 거의 기정사실이나 다름 없는 거 아닌가?

    어쩌면 자신의 생각보다 시루드가 루크를 훨씬 더 많이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그것까지는 아닐수도 있어.’

    저게 진짜 보석이라는 증거도 없지 않은가?

    그래, 분명히 모조품이겠지.

     

    그렇지만, 저렇게 예쁘게 반짝거리는데, 저게 모조품이라면 그것도 나름대로 대단한 물건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중요한 건 시루드가 루크에게 보석류를 선물했다는 것이 아닌가.

    루크는 그것을 흔쾌히 받았고 말이다.

     

    하지만 루크는 그런 헬레나의 마음도 모른 채 해맑게 웃으며 묻는다.

    “어때, 넥스카프의 색에도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느냐?”

     

    헬레나는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그, 그래. 잘 어울리는 것 같네…….”

    “그렇지? 이런 걸 선물로 받을 줄은 정말 나도 몰랐는데 말이야……. 하하. 이것 덕분에 요즘은 나도 정말로 오랜만에 즐겁게 공부를 하고 있단다.”

    “그래, 그거 참 좋았겠어…….”

    헬레나는 루크의 목소리가 너무나 생기발랄한 것에 더욱 주눅이 들었다.

    루크도 시루드에게 받은 선물이 얼마나 좋았으면 요즘은 더욱 즐겁게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하겠는가.

    루크의 시루드에 대한 신뢰는, 결코 그냥 있는 것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루크는 문득 헬레나의 목소리가 굉장히 힘을 잃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헬레나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며 물었다.

     

    “갑자기 왜 그러느냐? 혹시 어디가 아픈가? 소화불량인가? 아니면, 이곳의 냉방이 너무 강해서? 내가 카운터에 가서 담요를 빌려 달라고 부탁해볼까?”

     

    진심으로 걱정해오는 듯한 모습에 헬레나는 루크의 손길을 피하며 대꾸했다.

     

    “그런 거 아니거든……. 그냥 갑자기 속이 안 좋아져서 그래.”

    “갑자기 속이 안 좋다니……. 공부는 마저 할 수 있겠느냐? 이제 제일 중요한 마법 파트를 할 차례인데…….”

    마법 파트고 뭐고, 헬레나는 도저히 공부에 집중을 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적어도 저 목걸이가 눈에 들어와 있으면 말이다.

    “몰라, 나 이제 돌아갈래.”

    “잠깐, 헬레나. 기다려보거라!”

     

    그렇게 헬레나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루크는 그런 헬레나를 붙잡았다.

     

    “왜 붙잡아? 간대도.”

    “잠깐만 있어보거라. 아주 잠깐이면 되니까.”

     

    루크는 가방을 뒤적이고선 어떤 작은 통과 작은 메모지 한장을 건넸다.

     

    “이게 다 뭐야?”

    “수영장 회원권에 대한 나의 선물. 이건 네 컨디션 조절에 좋은 차의 잎이다. 널 주려고 며칠 전부터 직접따서 미리 말려둔 거란다. 이건 만드는 법과 달이는 법을 모두 써두었으니 집에 돌아가서 꼭 마셔보거라. 꼭!”

     

    루크는 헬레나에게 씨익 웃어보이며 대답했다.

    일부러 자신을 위해서 준비해 온 선물이라니.

    헬레나는 얼떨결에 그것들을 품에 받아들고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아무래도 자신을 놀리려고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통에 정성스럽게 포장된 예쁜 포장지와, 메모지의 정성스런 필체에는 모두 이것들을 선물로 주고자 하는 루크의 진심이 느껴졌다.

    거기다 더욱 설득력을 올리는 것은 마치 뭐라도 하나 더 챙겨주고 싶어하는 정이 많은 할머니처럼 정말로 걱정하는 느낌이 뚝뚝 묻어나오는 루크의 목소리.

     

    ‘이런 걸 대체 어떻게 이겨…….’

     

    그야말로 공부 말고 할 줄 아는 건 전혀 없는 자신이랑은 전혀 비교가 되지 않는, 모든 것이 완벽한 여자친구가 아닌가.

    공부는 물론이고, 말투도 부드럽고, 요리도 잘하면서, 온갖 예법에 익숙한데다 미묘하게 어른스럽기까지 하다.

     

    그에 비해 자신은 반도 다르고, 성격도 별로 귀엽지 않고, 요리 같은 것도 전혀 할 줄 모른다.

    고작 수영 하나 더 잘하는 정도로 시루드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게다가, 루크는 시루드가 이미 보석 목걸이를 선물할 정도로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가.

     

    이미 진 싸움이나 다름없다.

     

    아무리 자신이 날고 기어봤자, 빼앗을 방법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미 행복한 두 사람 사이에서 그래봤자, 자신만 나쁜 여자애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억울함도 느껴진다.

    아무래도 자신은 아무리 마음먹어도 독사가 될 수는 없던 모양이다.

    입맛이 쓰다.

    헬레나는 자기도 모르게 울음이 터져나오려는 것을 참으며 생각했다.

     

    “흐윽……. 하필이면 시루드는 왜 이런 애한테 반하냐고…….”

     

    루크만 아니었으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다못해 같은 반이기만 했어도……!

     

     

    “응? 그게 무슨 소리냐, 시루드가 반하다니? 설마, 나한테?”

    “……아.”

     

    생각만 한다는 것이 입 밖으로 새어나와버렸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헬레나의 마음속은 복잡하네요…
    싫지만, 싫지않은… 자몽같은 매력의 루크…!
    다음화 보기


           


The Archmage dreams of being an Archmage again

The Archmage dreams of being an Archmage again

다시 대마법사를 꿈꾼다 대마법사였던것은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5000 Years in the future, the Archmage Luke Irushi opened her eyes again. The world has changes so much.

Horseless carriages, an entertainment box with audio and video, food and spices she has never seen before…

And, a changed magical system!

It wasn’t just the world that changed.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