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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7

       *** ***

         

       ‘즐거웠어.’

         

       사라는 구름 사이를 노니는 느낌이었다. 매일 마시는 쓴 탕약도 깔끔하게 싹 비우고 이불을 덮고 누워 있는 사라의 눈은 똘망똘망했다.

         

       사라는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보았다. 아직 마술사들이 사라지지 않은 것인지 인기척이 들렸다. 아니 들렸다기보다는 느껴졌다.

         

       ‘그 언니…엄청 예뻤는데…’

         

       마술공연의 흥분이 가라앉은 사라는 흑묘를 떠올렸다. 마술 공연을 보여준 마술사라면 다 좋았지만 유독 흑묘의 얼굴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흑묘의 눈동자가 떠오르자 사라는 꾸물꾸물 몸을 일으켰다.

         

       “만나고 싶다.”

         

       사라는 다시 한번 창문 쪽을 바라보았다. 창문 근처에 놓여진 낮은 서랍장을 조금만 옮기면 창문으로 탈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좋아. 탈출하자. 마사라이도 탕약을 가지고 나갔으니 한동안은 아무도 오지 않겠지.

         

       평소에라면 꿈에서도 그리지 않을 계획이었지만 사라는 콧김을 내뿜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마술공연을 본 탓인지 몸에서 힘이 넘쳤다. 오늘이라면 저 가증스러운, 아니 이제는 가증스럽진 않지만 아무튼 크고 두터운 창문을 밀어 넘기는 건 물론이고 저 창문을 넘어설 수 있을 것 같았다.

         

       멀리 나가는 것도 아니다 그저 창문을 나가서 몇 발자국 나가는 것 뿐. 그것만으로도 사라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 얼마만의 외출인가.

         

       사라는 즉시 행동에 돌입했다.

         

       “끄으응…차.”

         

       구음절맥으로 약해졌을 뿐 사라는 열 다섯 살짜리 소녀였다. 서랍장을 옮기고 그 위에 서는 것만으로도 이미 사라는 땀범벅이 되었지만 사라는 그 위에 쪼그리고 앉아서 체력을 회복했다.

         

       ‘이렇게까지 해서 밖을 나갈 필요가 있을까.’

         

       한숨을 돌리고 있자니 사라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곳이 갑갑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사라는 지금처럼 탈출이라는 계획을 꿈꾸지는 않았다.

         

       가끔 창문을 열고 바깥을 바라보고 싶다는 충동이 들기도 했지만.

         

       이 갑갑한 처소가 연약한 자신을 지켜주는 방벽이라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어쩐지 사라는 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게 맞아.’

         

       사라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무작정 바깥으로 나가는 일에 확신을 가지는 자신이 생소했지만 그럼에도 몸을 일으키며 창문에 손을 댔다.

         

       끼이이익…

         

       아까 호천안이 시원하게 열어젖힌 탓일까. 사라는 가볍게 열리는 창문에 약간의 허탈감을 느꼈다. 수년간 열리지 않아 단단히 끼어 있던 창문은 단지 한번 열렸다는 이유만으로 이리 쉽게 팔랑였다.

         

       사라는 창틀에 앉아 잠시 바깥의 공기를 마셨다. 바깥의 공기가 시원하게 폐부를 적시는 것을 느끼며 창틀에서 내려왔다.

         

       “아…?”

         

       “저 아이는..?”

         

       한 곳에 모여 호천안을 기다리던 호천안 일행은 갑자기 자신의 방을 탈출해 등장하는 사라에 당황했다. 몸이 아파 사람과의 접촉이 어렵다고 들었는데 그 정도로 중증 환자가 창문을 넘어서 탈출을 해?

         

       포달랍궁 사람을 불러야 할지 아니면 이 소녀의 일탈을 봐야 할지. 아니면 이쪽으로 다가오는 아이와 접촉을 해도 괜찮은 것인지 거리를 벌려야 하는 것인지.

         

       사라는 조심조심 호천안 일행에게 접근했고 1장 간격을 두고 발을 멈추었다.

         

       “안녕…하세요…? 라노사라에요.”

         

       “하하하! 안녕하세요. 본인은 아까 소개했듯이 마술사 옥수수라고합니다.”

         

       옥수수가 재빨리 인사했다. 옥수수 역시 중환자라는 소궁주가 어찌 이렇게 움직일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사람이 가까이 왔으니 인사 정도는 해야 되지 않겠는가.

         

       옥수수가 말문을 열자 다른 이들도 각자 자기소개를 했다. 그러나 그 뒤로는 영 어색한 분위기가 되었다. 사라와 접촉을 해도 되는지, 아니 가까이 가도 되는지 확신이 없었으니까.

         

       그렇게 잠시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침묵의 시간이 지나가고.

         

       “저기…”

         

       흑묘가 앞으로 나섰다. 사라에게서 어떤 기운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타인의 몸이었지만 마치 자신의 몸 안에 있는 내공처럼 무언가 꿈틀거리는 것이 포착되었다.

         

       아까 창문 바깥에서는 미약하게 느껴졌지만 이리 가까이 오고 나니 확실하게 느껴졌다.

         

       이 아이의 몸속을 점령하고 있는 거대한 기운이.

         

       흑묘는 그 기운에 호기심을 느꼈다. 사람과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몸이 안 좋아질 수 있는 아픈 아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어쩐지 그래도 될 것 같은 확신이 들었다.

         

       “손, 잡아도 될까?”

         

       “네.”

         

       사라는 대답하고도 깜짝 놀랐다. 사라는 함부로 다른 사람과 접촉하면 안 되는 몸이었다. 사람과 접촉한 뒤에는 앓아눕기 십상이었으니까.

         

       그런데 이렇게 손쉽게 대답해버리고 말다니!

         

       사라는 흑묘 앞에 서서 머뭇거렸다. 정말로 접촉해도 괜찮을까? 흑묘는 그런 사라의 고민을 이해라도 하는 듯이 아무 말 없이 기다려 주었다.

         

       결국에는 용기를 낸 사라가 흑묘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그 순간.

         

       사라의 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스스스….!

         

       사라의 전신에서 뿜어져나오는 차가운 한기! 사라의 발밑에 있던 풀에 순식간에 성에가 끼일 정도로 강력한 기운이었다.

         

       흑묘는 생각했다.

         

       ‘어린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거대한 기운이야.’

         

       흑묘가 살면서 본 가장 큰 기운의 유동은 운종선사가 현경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점창파 전체를 넘어 산 하나가 살아 숨쉬는 듯한 기의 흐름은 아직도 흑묘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었다.

         

       그런데 사라의 몸 안에서 느껴지는 음한의 기운은 그런 운종선사의 기운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기운이었다.

         

       구음절맥이니 뭐니 호천안에게 말은 많이 들었지만 흑묘는 지금 이 순간 구음절맥의 심각성을 확실하게 이해했다.

         

       질적으로는 비할 바가 없고 양적으로도 비할 바가 없는 구음기는 사람의 몸에 담겨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아무리 튼튼한 그릇이라도 어찌 그릇에 산이나 강을 담을 수 있을까.

         

       한 명의 사람이 품기에는 너무나 거대하며 또한 순수한 음한의 기운이었다.

         

       사라의 몸에 잠들어 있던 음한기가 흑묘의 손길에 요동쳤다. 태산에 비유할 수 있는 거대한 음기가 한번 출렁이는 것만으로도 주변에 한풍이 몰아치고 사라의 발밑에 있던 풀들이 얼어붙었다.

         

       아무리 초절정 고수라고 할지라도 손이 얼어붙는 것을 피할 수 없을 정도의 강대한 기운이 사라의 주변에 퍼졌지만 흑묘는 아무렇지 않았다.

         

       정확히는 사라의 몸에서 뿜어진 기운을, 흑묘는 자연스럽게 다루었다.

         

       ‘태음(太陰).’

         

       흑묘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사라의 기운을 다룰 수 있음을 깨달았다. 타인의 기운임에도 자신의 기운처럼 다룰 수 있을 것만 같은 감각.

         

       흑묘의 본능이 속삭였다.

         

       구음지체의 기운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자신의 생명마저도 살라먹을 정도로 순수한 음의 기운이기에 그만큼 태음성의 기운을 타고난 흑묘에게 강한 영향을 받는 것이었다.

         

       세상 가장 순수한 음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구음지체의 구음기.

         

       흑묘는 본능적으로 확신했다.

         

       자신이 마음만 먹는다면 이 거대하고 순수한 기운을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을. 그저 조금 요동쳐 흘러나오는 것만으로 일대의 공기를 한겨울보다 차갑게 만들고 발밑의 대지와 풀을 모두 얼려버릴 수 있는 강력한 기운을 흡수할 수 있다고.

         

       흑묘는 실소를 흘렸다.

         

       천하의 모든 무인이 기연이라고 입을 모아 말할 일이었지만 흑묘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흑묘는 새삼스럽게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정확히는 손을 보며 자신의 체질 자체를 떠올렸다.

         

       태음지체.

         

       이 저주받은 체질 덕분에 흑묘의 삶은 완전히 박살났다. 아이일 적부터 남자들의 시선이 집요하게 따라붙었기에 어린 나이에 집을 나설 수밖에 없었고 그 뒤로도 계속해서 사람들과 거리를 둔 채 떠돌이의 삶을 살아야 했다.

         

       지금이야 호천안의 덕분에 오직 불행만으로 점칠된 인생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렇다 해서 태음지체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 건 아니었다.

         

       흑묘에게 태음지체는 극복해야만 할 천형에 불과했으며 태음기 역시 그러했다.

         

       그렇기에 흑묘는 살면서 지금까지 자신의 태음기를 늘려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태음기가 늘어날수록 자신은 고립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

         

       ‘이 넘치는 기운을 흡수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모른다.

         

       흑묘는 전혀 예상이 가지 않았다.

         

       수백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체질이 바로 태음지체였으며 구음지체였기에. 그 두 기운이 하나의 몸에 깃들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태음에 구음이 합쳐지는 것이니 상승효과가 나타날 확률이 높다는 정도의 추측만 할 수 있을 뿐.

         

       ‘그렇게 된다면….’

         

       흑묘는 생각했다. 과연 지금과 같이 태음기를 제어할 수 있을까. 지금도 그야말로 간신히. 간신히 눈에서 기운이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제어하고 있는 형국이었는데 다시 면사로 눈을 가리고 수상한 자를 경계하는 시선을 받으며 직조 무늬 사이로 세상을 보아야 하던 때로 돌아가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흑묘는 사라의 몸 안에 내재되어있는 구음의 기운을 자신의 몸으로 조금씩 끌어당겼다.

         

       사라의 몸은 한계였으니까.

         

       그저 태음기를 보유한 흑묘와 접촉한다는 아주 사소한 움직임만으로 사라라는 그릇에서 구음기가 흘러넘칠정도로 가득 찬 상태였으니까.

         

       스스스스스스!!!

         

       흑묘와 사라를 중심으로 한풍이 몰아쳤다. 이미 하나의 얼음조각이 된 풀들이 비산하며 산산조각나고 얼어붙은 맨땅이 드러났다.

         

       흑묘는 조금씩 기운을 흡수하며 생각했다. 고작해야 오늘 처음 본 아이었는데 그런 아이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 줄 필요가 있을까. 호천안의 계획에 필요한 아이라지만 호 선배라면 분명 다른 계책을 짜낼 수도 있을 텐데.

         

       어리석은 짓일지도 몰랐다. 이제야, 간신히 세상을 조금씩 마주하고 함께하는 재미를 깨달아가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을 망치게 될지도 몰랐다. 호천안과 함께 경지를 올리고 천형을 극복하자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영영 지키지 못하게 될 수도 있었다.

         

       흑묘는 눈을 뜨고 사라를 바라보았다. 눈을 감고 편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라 위로 함박웃음을 지으며 즐거워하던 사라가 떠올랐다. 큰 눈망울에 별빛과 같은 반짝임을 담고 자신의 마술을 열심히 바라보던 모습이 떠올랐다. 때로는 입을 쩍 벌리고 때로는 손을 치켜올리며 환호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 사라의 얼굴을 보며 눈을 깜빡였더니.

         

       어느새 사라는 없어지고 뒷골목에 서 있는 자신이 보였다.

         

       ‘아아…’

         

       뒷골목에서 대로변을 걷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 어린 자신이 보였다. 그 아이는 양손으로 부모의 손을 붙잡고 있었다.

         

       흑묘는 시선을 떼고 뒷골목을 걸었다. 걷고 또 걸었다. 흑묘는 조금씩 성숙해졌다. 그렇게 걷고 또 걷고 있자니…어느 새 어두운 골목의 끝에 도달해 있었다. 햇살이 가득 드는 대로 앞에는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었다.

         

       익숙한 검은 죽립을 쓰고 골목의 벽에 기대어 무협지의 책장을 넘기고 있는 사람.

         

       흑묘는 계속해서 걸었다. 호천안은 무협지를 덮고 자연스럽게 흑묘의 옆에 서 걸었다. 그렇게 대로를 걷고 주변을 돌아보았다. 흑립을 쓰고 소란을 일으키며 지나간 무리가 보였다. 권법을 수련하던 당도경이 보였다. 맞은편에서 걸어온 혁기린이 신나게 손을 흔들었다. 등에 봇짐을 진 여일예가 보였다. 뒤에서 비천마차를 탄 당도연이 나타났다가 순식간에 점이 되어 사라졌다.

         

       삐딱하게 서서 담배연기를 뭉게뭉게 피워올리는 당소열도 만났다.

         

       흑묘는 발을 멈추었다.

         

       대로는 쭉 뻗어 있었다. 호천안은 여전히 앞으로 걷고 있었으며 지금의 일행들은 각자의 속도로 대로를 따라 달리거나 걷고 있었다.

         

       그리고 볕이 닿지 않은 작은 골목.

         

       그곳에 사라가 서 있었다.

         

       ‘그렇구나.’

         

       흑묘는 그런 사라 앞에 섰다. 사라는 조용히 흑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사라의 손을 잡기 위해서는 다시 어두운 골목으로 들어가야 했다. 이대로 호천안의 뒤를 따라 걸으면 다시는 어둠 속으로 빠질 필요는 없겠지.

         

       흑묘는 걸어가는 호천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빙그레 웃으며 걸음을 옮겼다.

         

       스스스스스스!!!

         

       골목으로 한 걸음 내딛자마자 심상치 않은 한기가 흑묘를 반겼다. 눈을 뜨기가 힘들 정도의 한풍이 골목에서 불어왔지만 흑묘의 발길은 멈추지 않았다.

         

       ‘달라.’

         

       흑묘는 방금 전에 보았던 광경을 떠올렸다. 호천안은 골목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정말 호천안은 기다려 주었는가?

         

       아니다.

         

       호천안은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양지를 동경했지만 평생을 음지에서 살았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갈팡질팡하고 있었을 뿐인 흑묘의 손을 붙잡고 불안함을 달래주면서 할 수 있다 응원해주면서 그렇게.

         

       그렇게 양지로 인도해 주었다. 혼자서는 절대 빠져나갈 수 없었던 그 골목을 벗어나 따스한 햇볕을 쬐게 해 주었다.

         

       그러니까.

         

       ‘나도…그래야지…!’

         

       그렇기에 흑묘는 칼바람과 맹추위를 뚫고 전진했다. 온 몸이 얼어붙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흑묘는 멈추지 않았다.

         

       흑묘는 사라의 손을 붙잡았다. 마치 한겨울의 계곡물에 손을 담근 것 같은 시려움이 몰려왔지만 사라의 손을 더욱더 꽈악 붙잡았다.

         

       “괜찮아.”

         

       흑묘는 지금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사라가 자신의 내면의 환상인지 아니면 실체인지 분간하지 못했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언니랑 함께 가자.”

         

       흑묘는 사라의 몸을 끌어당겼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댓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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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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