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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7

    <237 – 자신이 없는 오크노디>

     

    1학년 상급반 수석 오크노디와 2학년 선배들이 겨루는 빅매치!

    소문을 들은 이들은 줄을 서가며 기다리던 종목도 내팽개치고 <종이비행기던지기> 경기장으로 우르르 몰려들었다.

     

    “2학년 별거 아니지 않아?”

    “저번에 보니까 중간고사에서 오크노디가 2학년 하급반 선배들은 박살을 내놨던데.”

    “저분들은 달라. 2학년 중급반이라고.”

    “중급반도 있었어?”

    “그거 1학년 2학기부터 생겨. 1학기때 성적 좋은 하급반 애들이랑 입학시험 때 중급반 뜬 학생들 모아서 신설된대.”

    “그래봤자 상급반 못 된 어중이떠중이들 아니야? 2학년이라도 상급반이 아니면 오크노디가 가뿐히 이길 것 같은데.”

     

    뭣 모르는 1학년들의 푸념에 2학년들이 피식 웃었다.

     

    “아서라. 후배들아, 모르면 가만히 있어야 반은 가는 법이야.”

    “상급반에서 떨어졌다고 다 어중이떠중이는 아니야. 애초에 상급반급 실력이 있어도 같은 상급반과 시험에서 겨루다가 지고 중급반이 된 놈들도 있지.”

    “감점을 너무 많이 받아서 중급반으로 강등된 경우도 있고.”

     

    1학년들은 어리둥절함을 감추지 못했다.

     

    “감점 받으면 중급반으로 내려가요?”

    “몰랐냐? 상급반에 계속 있으려면 학기가 바뀔 때마다 클래스유지비로 포인트 내야해.”

    “네에에!?”

    “포인트 없으면 상급반 유지도 못하고 밑에서 위로 진급도 못해. 애초에 2학년이 되는 것도 포인트가 없으면 불가능할걸?”

    “그럼 포인트가 없으면 어떡해요?”

    “방학 때 보충수업 나와서 포인트 벌고 아카데미에서 포인트 주는 일은 다 하고 다녀야지.”

     

    1학년들이 솔깃해하자 2학년 선배들이 은근슬쩍 고개를 숙이며 작은 목소리로 후배들을 가까이 모여들게 만들었다.

     

    “동아리 활동이 은근 많이 준다? 우리 산악회 들어오면 교수님들하고 좋은 곳 다니면서 포인트도 많이 버는데 들어오지 않을래?”

    “야, 애들한테 약 팔지마. 산악회 저거 각지에 있는 보스몹 잡고 다니는 미친 동아리야. 그거 듣느니 힐링캠프부를 듣고 만다.”

    “약 팔지 말라면서 지도 약 팔고 있네. 니들은 어디 꽃밭에서 놀 것 같은 이름으로 애들 속여다가 전장에서 응급치료만 하다오는 의료지원단이잖아!”

     

    크롭 멘탈리티Crab Mentality.

    전세계 만국 공통속담인 망태기 속의 게처럼 자기 몸 상하는 것보다 남 잘 되는 것이 걱정인 2학년들은 서로를 끌어내렸다.

    결과적으로 떨떠름한 표정이 된 1학년들은 누구도 그들의 틈새영입에 응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덤비는 2학년 중급반 선배들은 누가 얼마나 대단한데요?”

     

    동아리 따위보다는 눈앞의 오크노디에게 보다 관심이 많은 학생들.

    정확히는 그 천하의 오크노디가 패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나 기대감에 빠진 학생들!

     

    “라이칸은 결계마법의 대가다. 오크노디가 어떤 공격술식을 사용하더라도 녀석의 비행기를 격추시키는 일은 불가능하지.”

    “제이라스는 에너지마법의 달인이지. 어떤 속성도 지니지 않은 제이라스의 공격술식은 속성방어를 허락하지 않는 기동력 싸움을 강제할 거다.”

    “미이니는 술식의 소형화 부분에서는 상급반 학생들도 따라가지 못하지. 남들은 상상도 못할 엄청난 수의 술식을 들고 올 거다.”

     

    종합하자면 엄청난 방어의 달인이 있어서 그 비행기는 격추시킬 수 없고, 이를 견제하려니 자신도 공격술식을 피해 뛰어난 기동력을 보여야한다.

    심지어 이 둘과는 별개로 예측불허의 강자마저 따로 있는 극한의 라인업!

     

    “선배님들! 대결하기 전에 우리 각자 자기 앞으로 내기를 거는 건 어때요?”

    “내기?”

    “각자 자기가 이긴다에 1만 포인트 걸기. 심판을 맡은 사람이 공증을 서는 조건으로. 어때요?”

     

    그런 대단한 라인업을 상대하면서도 위축되거나 봐달라고 애교를 부리기는커녕 내기로 도발을 한다.

    2학년 제이라스의 얼굴에 자존심이 상했다는 티가 확 드러났다.

     

    “귀여운 후배라고 조금 놀아주려고 했더니 진심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되겠네.”

    “다른 두 분은 어때요?”

    “난 빼줘… 미이니를 이길 자신은 없는걸.”

     

    결계마법의 고수 라이칸은 발을 뺐다.

    미이니는 마법학부 특유의 금테를 두른 로브 너머로 도도한 표정을 지었다.

     

    “2만 포인트.”

    “!”

    “그 정도 배짱이 없다면 시작도 하지 않는 게 좋아. 내 실력은 보통이 아니니까.”

     

    관중들의 동요가 커졌다.

     

    “저 선배, 얼마나 자신이 있는 거야?”

    “너무한 거 아니야? 1학년을 상대로 2만 포인트나 삥뜯으려고 하다니.”

    “아니지. 오히려 현실을 자각하게 해주는 거야. 2만 포인트라는 거액이 걸린 내기는 1학년이 섣불리 받아들이기엔 너무 큰 거금이잖아.”

    “수준차이를 인정하고 발을 빼면서도 체면이 덜 상할 수 있는 거액이기는 하네. 실력 이전에 2만 포인트짜리 내기는 누구든 쉽게 받지 않을 테니까.”

    “차라리 자비로운 건가? 그래도 뭔가 아쉽다… 오크노디가 지는 모습 꼭 보고 싶었는데.”

     

    이사벨이 욱하고 치미는 분노에 소매를 걷었다.

    웍질과 팬질, 요리로 단련된 팔근육에 핏줄이 솟아오르는 그녀를 오크노디가 붙잡아 말렸다.

     

    “괜찮아요, 이사벨.”

    “쟤들이 널 무시하잖아.”

    “그럼 쟤들도 포인트를 걸게 하면 되잖아요?”

    “…자신은 있고?”

    “물론이죠!”

     

    이사벨은 당당하게 심판을 맡은 교관에게 요청했다.

     

    “구경꾼들도 포인트를 걸고 누가 이길지 승자예측을 할 수 있게 해줬으면 해요.”

    “싫다.”

    “왜요?”

    “분배포인트 계산하기 귀찮다.”

    “…수수료로 1%를 교관님이 챙겨간다면?”

    “귀찮다고.”

     

    뭐가 됐든 아무튼 의욕 없는 교관!

    그에게도 의지가 없을만한 이유가 있었다.

     

    “난 올해로 3년째 4학년 진급시험에 실패해서 교관으로 활동하며 포인트를 벌고 있는 몸이다. 진급에 얼마나 많은 포인트가 필요할 것 같냐?”

    “얼마나요?”

    “천만 포인트다.”

    “…예?”

    “그깟 애들 푼돈의 1%로는 내 생활에서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아.”

     

    충격적인 거금의 등장에 학생들은 넋이 나갔다.

     

    “천만 포인트면 금화가 몇 매가 필요해?”

    “금화 10만개.”

    “미쳤네.”

     

    금화 1개도 벌벌 떨면서 쓰는 평민들은 살면서 생각조차 해본 적 없는 단위의 거금이고 귀족들조차도 상위귀족이 아니면 감히 운용 불가능한 거금이다.

    가문에서 정말 작정하고 지원을 해줘야 간신히 4학년 진급이 가능한 수준!

     

    “교관님이 흥미가 없다면 이 건은 제가 맡아드리죠.”

    “당신은…?”

     

    교관의 표정이 와락 구겨졌다.

     

    “학생회인가.”

    “학생회 축제진행요원 날비. 제 이름으로 공증을 서드리죠. 수수료는 5%로.”

    “마음대로 해라.”

     

    교관이 발을 빼자 이사벨이 곧바로 날비가 내민 마나보드에 자신의 마법시계를 대었다.

     

    [이사벨이 오크노디 1등에 1만 7800포인트를 배팅합니다.]

     

    “내 전재산을 걸었어. 오크노디의 패배에 자신이 있다면 너희 눈에 이 포인트는 거저먹는 공짜돈이겠지? 발을 빼는 겁쟁이는 없을 거야.”

    “우, 우리가 왜 굳이 그런 내기를 해야 하는데? 바보 같아.”

    “맞아. 혹시나 운 좋게 오크노디가 이기기라도 하면 괜히 손해만 보잖아!”

     

    겁쟁이같은 1학년들의 푸념에 판이 깔리는 것을 잠자코 지켜보던 2학년 제이라스가 화를 내었다.

     

    “지금 2학년인 내가 운으로라도 1학년에게 진다고 말한 거냐?”

    “그, 그게 아니라.”

    “말이 그렇다는 거죠.”

    “아아? 너희 인생은 뭐 축제까지만 있고 그 뒤에는 없나봐? 아카데미 생활 조져보고 싶어?”

    “히이익!”

    “뒤지기 싫으면 나나 미이니한테 포인트 걸어. 재잘재잘 뒤에서 입만 놀리고 자기가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싶으면 발을 빼는 겁쟁이들은 가만 안 둬.”

     

    조금이라도 다른 학생들에 비해 재능이 있는 학생들은 한번쯤 시기나 질투를 경험해본다.

    제이라스에게도 그런 경험이 있었고, 오크노디를 멋대로 무시하면서 정작 내기판이 깔리자 자기들만 쏙 빠지려는 1학년들이 몹시 불쾌하게 여겨졌다.

     

    “거, 걸게요.”

    “걸면 되잖아요…”

     

    [녹스가 제이라스 1등에 3500포인트를 겁니다.]

    [바이던이 미이니 1등에 2700포인트를 겁니다.]

     

    본격적으로 포인트가 들어가자 다른 구경꾼들도 주머니를 풀었다.

     

    ━━━

    1등 경마 배당률 현황

    총 포인트 19만 6000포인트

     

    오크노디 4만 8700포인트 배당률 4.02배

    제이라스 5만 5200포인트 배당률 3.55배

    미이니 9만 2100포인트 배당률 2.12배

    ━━━

     

    고작 100포인트짜리 개인전 종목 하나에 걸린 어마어마한 배당률!

    참가선수도 빠르게 늘어났다.

     

    “제이라스가 이기면 포인트가 3.55배나 되잖아? 나도 참전해서 제이라스를 도와줘야겠어.”

    “난 그럼 오크노디의 비행기를 방해할래.”

    “이사벨도 오크노디를 도우려고 참여했잖아. 나라고 안 될 거 없지.”

     

    오크노디의 조력자는 이사벨 한 명.

    그에 비해 제이라스와 미이니의 조력자는 각각 둘.

    거기에 내기에 끌려 들어온 두 1학년생 녹스와 바이던은 오크노디를 방해할 작정으로 참여했다.

    총 10명.

    오크노디에게는 사실상 2 대 8의 대결이나 다름없는 상황!

     

    “오크노디. 어떤 술식으로 도와줄까?”

     

    전략적으로 그녀를 돕기 위해 상의를 하려는 이사벨에게 오크노디가 말했다.

     

    “이사벨이 하고 싶은 거 다 하세요!”

    ‘…혹시 내 도움 필요 없나?’

     

    섭섭한 마음을 애써 숨기며 오크노디의 비행기에 걸린 술식 개수를 살펴본 이사벨.

    눈을 깜빡거린 그녀가 헛것을 봤나 싶어 손등으로 눈을 부볐다.

    그런다고 그녀가 본 결과가 변하지는 않았다.

     

    ‘1학년은 3개만 심어도 잘했다고 칭찬 받는 술식을 10개를 넘게 걸었잖아.’

     

    언뜻 봐도 2학년 미이니가 비행기에 건 술식의 개수보다 훨씬 더 많아보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질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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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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