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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8

       [Q. 본래의 모습으로.]

       

       아주 오래전.

       어느 소년을 짝사랑하는 소녀가 있었습니다.

       

       부모에게 버려지고 홀로 남은 소녀에게 손을 내밀어준 동화 속 왕자님같은 사람이 말이죠.

       

       소녀와 소년의 첫 만남은 좋다고 할 수 없었습니다. 빈민가 다리 아래는 로맨틱한 장소가 아니니까 말이죠.

       

       거지와 고아의 만남.

       대단한 무언가를 가지지 않았음에도 소녀는 소년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소년의 헌신은 공주님을 꿈꿔왔던 어린 소녀의 굳어있던 마음을 열어줬으니까요.

       

       단지.

       그 짝사랑의 결말은 비극으로 끝났지만 소녀는 소년을 좋아했습니다. 어른이 된 지금도 잊지 못하고 말이죠.

       

       이별의 슬픈 아픔을 겪고 어른이 된 소녀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소년과 비슷한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를 말이죠.

         

       동화 속 왕자님과 전혀 다른 품성에 괴팍한 성격. 법보다 폭력이 가까이 있다는 말을 하는 남자를 어른이 된 소녀는 만났습니다.

         

       소녀는 남자가 싫었습니다.

       

       사건을 몰고 다니고.

       자비는 없고.

       정의는 눈곱만큼 찾아볼 수 없는 남자를 소녀는 싫어했습니다.

       

       그 남자는 소년과 닮은 점이 많았는데 말이죠.

       

       단 한 번의 이야기를 하지 않고.

       진솔한 대화도 하지 않았지만, 소녀는 남자의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그를 싫어하고 미워합니다.

         

       그 남자의 마음을 모르고 말이죠.

       

         

       (!) 당신이 싫어하는 남자(리카르도)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1. 리카르도에게 당신의 본래의 모습을 보여주세요. (0/1)

       2. 리카르도와 데이트를 하세요. (0/1)

       3. 리카르도의 진심을 들으세요. (0/1)

       

       

       -수락하시겠습니까?

       

       

       미하일은 주먹을 쥐었다.

       

       

       자신이 놓쳤던 진실을 다시 보여주겠다는 푸른 창의 선심에 미하일은 주먹을 쥐고 입술을 깨물었다.

       

       

       싫었다.

       

       

       리카르도와 마주하는 것이 그 남자와 대화하는 것이 치가 떨리도록 싫었다.

       

       

       하지만…

       

       

       보상 : 이민혁의 생존 여부.

       

       

       이가 썩을 정도로 달콤한 제안 앞에서 미하일은 거세게 흔들리고 있었다.

       

       

       단 한 번. 단 한 번만 눈을 감고 참는다면 지금까지 자신이 했던 모든 노력에 대한 보상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미하일은 주먹을 쥐고 끌어 오르는 화를 참아냈다. 푸른 창이 눈앞에 나타난 것 자체가 그 아이의 생존에 대한 답에 긍정을 담고 있단 말이니까. 어쩌면 자신이 가장 바라던 기적을 전해줄 푸른 창을 보며 미하일은 눈을 질끈 감았다.

       

       

       “나는… 포기 못 해.”

         

         

       미하일은 끓어오르는 화를 참아내며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수락할게.”

       

       

       -확인되었습니다.

       

       

       푸른 창은 환한 빛을 발하며 흐릿한 글씨를 남기고 사라졌다.

       

       

       -리카르도의 눈을 가립니다.

       -시전자 ‘미하일’에게 마법이 걸립니다.

       

         

       거울 속 미하일의 모습은 작은 마법에 걸려 변화하기 시작했다.

       

         

       *

       

       

       오늘도 평화로운 수도의 거리.

       

       

       떨어진 아가씨의 간식을 사기 위해 오랜만에 수도를 찾은 나는, 데스문트 저택에 아가씨를 버려두고 카페에 앉아있었다.

       

         

       -잘 다녀와.

       -네.

       -올 때, 초콜릿 사오고.

       -네.

       -애비도 인사해야지.

       -잘 다녀와라.

       

         

       “음…”

       

       

       하멜에서도 초콜릿은 충분히 살 수 있었지만, 돈이 많아진 덕분에 사치를 부려보고 싶은 졸부의 마음으로 찾아온 수도.

         

         

       나는 창밖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많네.”

         

         

       역시, 수도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다.

       

       

       아카데미 교복을 입은 학생들.

       드레스를 입은 귀족들.

       손에 팔짱을 끼고 염장을 지르는 커플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거니는 수도의 거리는 오랜만에 직무유기하는 집사의 건실한 행동에 기쁨을 주고 있었다.

         

         

       ‘가끔은 이렇게 혼자 노는 것도 좋단 말이지. 이왕이면 아가씨랑 같이 놀고 싶지만, 그건 건실한 농땡이가 아니니까.’

       

         

       호감도 창이 말썽인게 흠이었지만 말이지.

       

       

       [호감도 창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파업이냐.’

       

       

       나름 요긴하게 쓰던 호감도 창의 파업에 나는 작게 어깨를 으쓱이고 빨대에 입을 가져다댔다.

       

       

       -호르륵

       

       

       입안을 씁쓸하게 채우는 원두의 맛. 일에 지친 집사의 일상에 활력을 복 돋아주는 커피에 나는 작은 미소를 지었다.

       

       

       “쓰네.”

       

       

       지금 시간은 오후 12시 50분.

       

       

       아가씨의 입맛에 맞는 초콜릿 가게가 열기까지 10분이란 시간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대기줄도 길었지.

         

         

       까다로운 아가씨의 입맛을 저격하는 인기 초콜릿 가계답게 3시간만 짧게 여는 초콜릿 가게 앞에는 사람이 길게 줄지어 서 있었다.

       

         

       나는 초콜릿 가게 앞에 길게 선 대기열을 보며 작게 헛웃음을 뱉었다.

       

       

       “아가씨한테 혼나겠는데..”

       

       

       커피 한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집사가 되보려고 했다가 초콜릿을 못사가게 될 것 같았다.

       

       

       나는 작게 미소를 지으며 커피를 한모금 마셨다.

       

       

       이왕 혼날 거 농땡이나 실컷 치다가 들어가자고 생각하며 나는 기지게를 켰다.

       

       

       ‘수도에 나온 김에 떡볶이 가게도 들리고 말릭이 오픈한 사탕 가게도 들리면 얼추 괜찮을 것 같네.’

       

       

       나는 커피를 마시며 조금의 여유를 즐겼다.

       

       

       그리고 그 순간.

       

       

       “어…?”

       “…”

       “누구세요.”

       

       

       유리창에 얼굴을 바짝대고 나를 바라보는 한 명의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은색의 긴 머리카락.

       하얀 원피스.

       큰 가슴을 가진 여자는 나를 계속 보고 있었다.

       

       

       “,,,”

       

       

       나는 고개를 흔들면서 여자의 시선을 피해갔다. 저 여자가 찾는 사람은 내가 아닌 것 같으니까.

       

       

       초면이기도 했고.

       너무 예쁘기도 했고.

       저런 미인의 얼굴을 잊어버릴 집사는 아니었기에 나는 어깨를 으쓱이고 여자가 일행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몸을 움직였다.

       

       

       오른쪽.

       -지그시.

       

       왼쪽.

       -빠아아안.

       

       

       ‘뭐지.’

       

         

       여자의 짙은 회색 눈동자는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

         

         

       ‘너무 잘생긴 것도 문제인건가.’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험악한 여자의 표정을 보면 아닌 것 같았고.

         

         

       그럼 뭘까. 유력한 가설이 있다면 아카데미에서 내게 악감정을 가진 사람 중 한 명일 것 같은데.

         

         

       -빠아안.

         

         

       일단 좋은 목적은 아닌 것 같아보였다.

         

         

       나는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뻗어 내 가슴을 가리켰다. 혹시 그대가 찾는 사람이 내가 맞냐는 확답을 받기 위해서.

         

         

       -끄덕. 끄덕.

         

         

       나는 고개를 끄덕이는 여자를 보며 어색하게 웃으며 입을 뻥긋거렸다.

         

         

       ‘저요?’

       -끄덕.

         

       ‘왜요?’

       -…

         

         

       여자는 답이 없었다.

         

         

       한참을 말없는 신경전을 벌였을까, 눈싸움을 이기지 못한 여자는 몸을 휙하고 돌리더니, 이내 가게 안으로 들어와 내 앞에 앉았다.

         

         

       “…”

       “저기.”

         

         

       아무말 없이 나를 빤히 보는 여자.

       나는 여자를 향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하지만, 여기 1인 1음료 카페입니다.”

       “아…”

         

         

       당황한 여자는 허겁지겁 뭄을 움직이며 주머니를 뒤졌다. 무레한 모습과 별게로 양심은 있는 건지, 어설픈 모습을 보여주는 여자의 허둥거림에 나는 작게 웃음을 터뜨리고 지갑을 찾아 방황하는 여자를 지그시 바라보며 미소를 숨겼다.

         

         

       ‘원피스에 주머니가 어딨어.’

         

         

       상당히 웃긴 여자였다.

       보통의 여자라면 가방을 들고 다녔을 텐데. 덤벙거림이 많은 여자라고 생각했다.

         

         

       ‘할 수 없나…’

         

         

       프로 호구인 나는 오늘도 지갑을 열기 위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지마!”

         

         

       의자에서 일어서는 나를 황급하게 불러세우는 은색 머리 여자는 당황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내 소매를 잡았다.

         

         

       “가…”

         

         

       여자는 입술을 깨물고 말했다.

         

         

       “가지마세요…”

         

         

       시무룩하게 말을 흐리면서 고개를 숙이는 여자를 보며 나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기껏 찾아와 줬는데, 그냥 갈 정도로 모진 사람은 아니였으니까.

         

         

       나는 소매를 잡은 여자의 손을 슬쩍 걷어내며 그녀에게 답했다.

         

         

       “도망가지 않겠습니다.”

       “…그럼?”

       “1인 1 음료라고 하지 않았나요. 마침 제가 커피를 다 마셔버려서 사러 가는 길이었는데, 겸사겸사 한잔 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 고마워요.”

       “별 말씀을요. 드시고 싶은 음료 있을까요? 홍차? 커피?”

         

         

       여자는 고개를 숙이고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맨드레이크 차요.”

       “네…?”

       “왜요?”

       “아니요. 그냥 취향이 특이하구나 싶어서요.”

         

         

       나는 작게 웃으며 그녀를 떠나갔다.

       그리고 작게 그녀를 향해 물었다.

         

         

       “이름이 어떻게 되사나요?”

       “미…”

         

         

       놀란 여자는 황급하게 입을 틀어막더니, 잠시 생각을 고쳐잡고 어렵게 입을 열었다.

         

         

       아주 작은 목소리로 소심하게.

         

         

       “비밀이에요.”

       “저도 그럼 비밀로 하겠습니다.”

         

         

       나는 작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누군지 알 것 같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말이지.

         

         

       *

         

         

       그 시각 카페에 앉은 미하일은 돌아서는 리카르도의 뒷모습을 보며 주먹을 쥐었다.

         

         

       ‘거짓말이지…?’

         

         

       미하일의 눈에는 똑똑히 보였다.

         

         

       -마법에 걸린 상태입니다.

         

       [‘미하일’에 대한 리카르도의 호감도 : 71 > 80]

       

         

       미하일은 무언가 잘못 돌아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상상 이상으로 높은 호감도도.

       친절하게 대하는 그의 말투도.

       무례하게 대했던 자신에게 적의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서 미하일은 놀라고 있었다.

         

         

       큰 변화는 아니었지만.

       마음은 작은 톱니바퀴를 굴리기 시작했다.

         

         

       미하일은 쟁반에 음료를 가지고 오는 리카르도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목적만 이루고 빨리 돌아가자고.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돌아가서 검을 휘두르자고 미하일은 생각했다.

         

         

       “여기 비밀씨 음료.”

       “아… 감사합니다.”

       “이건 제 음료.”

         

         

       미하일은 입을 열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리카르도의 진심이란 리카르도가 자신을 싫어하고 욕하는 말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저기 싫어하는…”

       “아.”

         

         

       리카르도는 미하일의 말을 끊어내며 말했다.

         

         

       “예쁘십니다.”

       “…네?”

       “아까 전부터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오늘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항상 감사합니다!

    추신)
    내일은 휴재입니닷!

    [후원 감사]
    (오늘은 컨디션 이슈로 다음 회차에 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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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Villainess Whom I Had Served for 13 Years Has Fallen

The Villainess Whom I Had Served for 13 Years Has Fallen

13년간 모신 악녀가 쓰러졌다
Score 4.4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t’s a story about a man who got transported into a novel and possessed a slum boy. He met a noble girl and served her as a butler for 13 Years. Now the girl has already fallen from her noble life and lives in an abandoned mansion with paralyzed legs. Why did she become like that? Of course because she is the villainess in the no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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