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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9

       

        

        

        

        

       “이야, 항공기 한 번 기가 막히네요. 수학여행 제주도로 갔었을 때 이런 비행기 탔었던 것 같은데…이젠 이런 걸 타고 미국에 갈 줄이야. 생각도 못했네요.”

        

       “게다가 1등석이죠.”

        

        

        

        계단을 하나하나 걸어내려가는 사이, 주변에 아무도 없는 걸 세 번 정도 확인한 다이스가 귀에다 대고 묻는다.

        

        

        

       “…유진 씨는 이런 비행기 말고 다른 것도 많이 타보셨죠? 막 수송기나 전술 헬기 같은 그런….”

        

       “다이스는 궁금해하지 말아야할 걸 자꾸 궁금해하는 취미가 생긴 모양이네요.”

        

       “으엑, 죄송합니당….”

        

        

        

        다이스를 합죽이로 만들어버리고 난 뒤 계단을 끝까지 내려간다. 겨울이었기에 날은 참으로 청명하기 그지없었다. 깔끔하게 제복을 갖춘 인원이 비행기와 연결된 게이트 앞에서 대기 중이었다.

        

        게이트 안쪽으로 걸어들어가며 살짝은 비좁은 비행기 안으로 들어서자, 스튜어디스 세 분이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일등석에 들어서자마자 이미 자기 자리에 앉아있는 잉크, 미카엘, 그리고 갬빗이 인사해왔다.

        

        그 와중 스튜어디스가 따로 붙는다.

        

        

        

       “유진 님은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그리고 한 1등석 쪽으로 안내받음과 동시에,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눈 앞에 내 이름이 영어로 표기된 1등석 좌석이 있었다. 하지만 다른 이들과 완전히 다른 점이 있다면 정확하게 꼬리를 수납 가능한 공간이 있었다는 점일까. 사전에 내 신체적 특징을 전해듣고는 대응 가능하도록 새로이 만들어낸 듯했다.

        

        아주 친절하게 어디서는 어떻게 누워야 하는지도 알려준다. 좌석 길이는 2미터가 넘고 180도로 눕혀졌기 때문에 한 점의 불편함도 없었다. 기존에 신고 왔던 신발을 벗고는 사전에 제공된 보드라운 슬리퍼로 갈아신었다.

        

        따끈따끈한 발을 뒤로 하고, 옷 수납장에 옷을 벗어넣는다.

        

        근데….

        

        

        

       “도와드릴 일 있으실까요?”

        

       “수납장에 옷이 다 안 들어가네요.”

        

       “아, 저희 측에서 따로 맡겠습니다.”

        

        

        

        위에 두텁게 입고 있었던 겨울 옷들을 몽땅 벗어던지고 편한 울 스웨터 차림으로 환복하기까지 대략 5분 정도 걸렸다. 그제서야 자리에 편히 앉을 수 있었던 건 덤이고.

        

        알맞은 위치에 꼬리까지 집어넣자, 남들은 쉽게 느낄 수 있지만 나는 그렇지 않은 ‘의자에 엉덩이를 댄다는 느낌’을 그제서야 만끽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들어오는 풍경. 바깥을 볼 수 있는 창문이 무려 네 개가 나를 반긴다.

        

        그래서일까, 그 와중 스쳐지나가는 그닥 좋지 않은 기억. 온 몸을 짓누르는 묵직한 장구류와 천장의 사이렌 이외에는 조명조차 찾기 힘든 수송기. 하부 램프 도어가 열리며 가장 먼저 무기류를 떨어뜨리고, 그 다음 힘찬 발걸음과 함께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으로….

        

        

        

       “…무슨 생각을 그리 하고 있어요?”

        

       “천장에 별이 몇 개 있나 세고 있었죠.”

        

       “말은.”

        

        

        

        그 사이 나오는 웰컴 드링크와 견과류.

        

        다이스 역시도 제자리로 간다. 하지만 그 순간 눈 앞에 띄워지는 홀로그램. 능숙하게 자리에 딸린 캠을 조작하며 자신이 어디서 뭘 하는지를 참으로 세세하게 알려주는 어느 누구 덕분에 출발까지 그닥 지루하지는 않았다.

        

        서로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상태, 게다가 방음 커튼까지 갖춰진 탓에 원한다면 떠드는 소리는 완전하게 차단 가능했지만, 동시에 그 상태에서도 일종의 보이스 및 스트리밍 채널을 개설 가능했다. 물론 접속자는 1등석 인원들 한정이지만.

        

        요컨대, 가면서 택틱 준비를 하기에 딱 좋은 설비를 갖추고 있단 소리였다.

        

        

        문이 닫히고 이륙 준비가 시작된다.

        

        외부와 모든 것이 단절되며 비행기 내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기묘한 적막이 시작되지만, 네 개의 엔진에서 뿜어져나오는 고출력이 굉음으로 변모하며 비행기를 나아가게 만든다.

        

        그리하여 활주로를 타고, 저 푸른 창공을 가르고자 염원했던 인간이 그 지혜를 한껏 짜내어 만들고, 정립한 결과가 하늘로 날아오를 준비를 끝마친다.

        

        구우우우- 하는 굉음과 함께 몸이 날아오르는 방향으로 쏠린다. 인천공항에서 날아오른 비행기가 북태평양을 향해 우렁차게 출사표를 던진 것이었다. 하늘을 찌르려는 듯 기수를 높게 들더니 금세 방향을 바꾼다.

        

        

        눈 앞의 화면으로는 비행기의 방향과 각도, 위치, 그리고 속도가 실시간으로 표시되며 존 케네디 국제 공항까지의 도착까지 남은 시간을 알린다. 14시간 33분. 출발 시간은 오전 9시 30분이었으니, 별 이상이 없다면 뉴욕에 도착하게 된다면 오전 9시 30분일 것이었다.

        

        낮밤이 바뀌기 충분한 시간 동안 날아와 도착했는데, 도착지가 여전히 아침이라. 이래서 사람들이 시차 적응, 시차 적응 하고 노래를 부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림 : 비행체가 안정 고도에 돌입합니다.]

        

        

        

        손목에 차고 있던 이카루스 기어가 자동적으로 그런 알림을 보내왔다. 한동안 이래저래 불길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던 동체가 완전히 안정을 찾는 사이, 아래에서는 한국 땅이 끝없이 펼쳐진 상태였다.

        

        GPS 상으로는 벌써 남양주를 지나 강원도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와중. 작게 숨을 내쉬면서 몸을 깊숙하게 묻는다. 잠을 띄엄띄엄 자기도 했거니와 취침 시간 자체가 그리 많지 않아, 일단은 숙면을 좀 취해볼까 하고 생각하던 와중-

        

        

        

       -똑똑.

        

        

        

       “네, 무슨 일이신가요?”

        

       “첫 기내식 제공 예정입니다. 혹시 메뉴 선택하셨나요?”

        

        

        

        무한 기내식 제공을 통한 일등석 승객 확대가 시작되었다.

        

        

        

        

        

        

        

        

        

        

        

        

       -코드네임 ‘SOAP’가 날아올랐다. 반복한다, 코드네임 ‘SOAP’가 날아올랐다. 현재 한국 동부 지역을 통과 중. 1시간 22분 후 제3함대 관할 구역에 돌입할 것으로 추정. 정찰 위성 ‘파트모스’가 실시간 좌표와 고도를 확인 중. 수신했는지?

        

       -수신. 컬럼비아급 핵잠수함 3기가 SOAP가 탑승한 비행기의 이동 경로 상에 있다. 설령 베링 해에 추락한다고 하더라도 전 인원을 5분 이내에 구조할 수 있을 정도로 대비 중이다. 7시간 11분 후에는 제7함대 관할로 경과 보고 넘기겠다.

        

       -확인. 긴급구조 훈련이라는 명목으로 인원 편성 완료.

        

       -하나 물어도 되는지? 도대체 이 비누(SOAP)라는 코드명은 무슨 생각으로 지은 건가?

        

       -뱀이 비행기에 탔다(Snake On A Plane)의 약자다. 동명의 B급 영화도 있는데, 혹시 본 적 있는지?

        

       -제발 이 개소리가 상부 귀에 꽂혀서 감봉되길 바라는 바이다. 특이사항 있을 시 보고하겠다.

        

       -확인.

        

        

        

        

        

        

        

        

        

        

        

        

        

        

        

        

        

       ───짤랑!

        

        

        

       “하, 새벽이라 그런지 진짜 더럽게 춥네. 안 그래요?”

        

       “12월의 뉴욕에 바라는 것도 많군.”

        

        

        

        24/7, 아이리시 펍.

        

        연중무휴가 특징인 브루클린의 술집 안, 새벽 6시를 가리키는 LED 시계. 손님 한 명을 제외하면 그 아무도 없는 펍의 문이 열린다. 말 그대로의 무인 펍이었기 때문이었다.

        

        두툼한 패딩을 벗어내리자 몸의 윤곽이 그대로 드러나는 두툼한 스웨터가 모습을 드러낸다. 가느다란 목선과 주먹만한 얼굴 위, 루비 같은 붉은 눈동자가 천장의 조명을 받아 요사스럽게 빛난다.

        

        드륵. 의자를 꺼내어 앉는다. 매끄러운 백색 손등 위에서 트라이던트 문신이 선명하게 모습을 발하는 가운데, 아직 절반도 채 마시지 않은 플로리다 칵테일이 그녀의 눈에 들어온다.

        

        

        

       “마시겠나?”

        

       “속 차가워져서 싫어요. 기껏 간만에 뉴욕까지 왔으니 괜히 트러블 만들고 싶지 않거든요.”

        

       “상어가 감기에 걸린다는 소리는 또 처음 들어보는데.”

        

        

        

        그렇게 잠시나마 이어진 헛소리 후, 3시간 30분을 가리키는 타이머를 힐끔 확인. 바깥은 눈발이 흩날리고 있었다. 뉴욕의 첫 눈이었다.

        

        어둠이 걷히며 뉴욕이 어슴푸레한 청색으로 물든다. 눈발은 상당히 굵었다. 둘을 제외하면 그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펍 내부는 마치 멸망해버린 세상의 마지막 문명의 이기 한복판에 놓여버린 듯한 감각을 이들에게 선사하고 있었다.

        

        음료를 홀짝이던 오웬스가 먼저 입을 열었다.

        

        

        

       “바이러스가 터졌던 날도 이랬었지.”

        

       “오자마자 하는 말치곤 더럽게 재수없군요.”

        

       “겨울은 여름보다도 더 쉽게 사람들에게 쓰라린 기억을 남기는 법이니.”

        

        

        

        세상 만물이 침묵 속에 잠드는 계절.

        

        그 말이 그 무엇보다도 아프게 다가오던 때가 있었다. 수습조차 안 되는 수천에서 수만 구의 시체가 뉴욕 전역에 널려있던 때였다. 안타깝게도 살아남은 사람의 욕심이라는 건 무엇보다도 큰 법이라, 그 이후로도 시체의 수는 줄어들긴커녕 더 늘어만 갔고.

        

        계절이 네 번 정도 바뀌는 광경을 눈으로 직접 마주했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겨울이란 건 그 무엇보다도 사람을 긴장하게 만드는 계절이었다.

        

        물론, 과거형일 뿐이었다.

        

        기억을 씻어버리려는 듯, 크리스토퍼가 덧붙였다.

        

        

        

       “어제 뉴욕에 도착해서 타임스퀘어에 좀 들렸는데, 세상에나. 사람이 그렇게 많은 건 처음 보더라고요. 거기 원래 대형 킬존이었잖아요.”

        

       “계전기 옮기던 그때 말인가?”

        

       “그때 아니면 언제겠어요?”

        

        

        

        기관총 탄환이 빗발치던 바로 그 지역 말이로군.

        

        씁쓸하다면 씁쓸하게 웃은 그가 큭큭대며 잔을 들어올렸다. 달콤한 맛이 입 안을 쓸어내렸다. 하필이면 이야기할 게 이런 것밖에 없다니, 참으로 말세라면 말세였다.

        

        홀로그램을 팝업한 그가 로렌티나에게 물었다.

        

        

        

       “이르지만 아침이라도 좀 먹지. 스카치 에그?”

        

       “흠, 열 개만 시켜주세요.”

        

       “발현자들은 늘 단위가 심상찮아서 무섭군.”

        

       “인복이 많으면 그 정도 손해는 감당해야지요.”

        

        

        

        뻔뻔하긴.

        

        하지만 그는 웃으면서 스카치 에그를 다섯 번 눌러 주문했다. 주문 한 번에 두 개가 나왔기 때문에 다섯 개를 시켜야 열 개였다. 자동으로 돈이 빠져나가며 카운터 너머의 조리 기구가 자동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계란 삶는 시간과 패티를 빚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대략 15분 정도가 걸리리라. 아직 유진이 도착하려면 세 시간이 넘게 남았기 때문에 크게 신경쓸 것 없는 기다림이 될 예정이었다.

        

        물이 보글보글 끓으며 펍 내부로 뜨끈한 수증기가 퍼져나가는 사이, 지루함을 이기지 못한 로렌티나가 먼저 입을 연다.

        

        

        

       “로건은?”

        

       “20분 내로 도착한댔지. 자동차가 눈길에 미끄러졌다나.”

        

       “참 그놈다운 등신같은 이유네요.”

        

        

        

        짤막하게 웃음을 터뜨리고 난 뒤, 로건이 도착하는 시간을 어림짐작한다.

        

        로렌티나의 경우를 감안한다면, 그 북극곰 역시도 따로 아침 식사를 하고 왔을 확률은 낮다. 나중에 인보이스를 보내야겠다고 생각하며 방금까지 시켰던 스카치 에그를 두 배 더 시킨 다음, 따로 아침식사 몇 개까지 주문한다.

        

        상어 녀석이 이상하게 쳐다보지만 금방 이해하는 표정을 짓는다. 어차피 발현자들의 뱃속은 블랙홀과 다를 바 없었고, 나중에 귀찮게 칭얼거리는 소리를 들을 바에 오웬스는 미리 시키는 걸 선택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미각이란 걸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듯한 튀김 냄새가 펍을 메운다. 스카치 에그가 나오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로렌티나는 자신의 지갑을 꺼내어 오렌지 주스가 담긴 1.5L 대형 보틀을 추가적으로 주문하였다.

        

        그렇게 때아닌 아침식사가 벌어지는 사이, 짤랑 하는 소음과 함께 문이 열렸다.

        

        파란이 일었다.

        

        

        

       “장관이구만.”

        

       “영하 13도의 한파에 반팔에 반바지? 제정신이 아니구만.”

        

       “조금 선선한 날에 뭐가 그렇게 엄살들인지, 다들.”

        

        

        

        북극곰 EM급 발현자인 로건 블레미스가 심상찮은 비주얼로 펍의 문을 열고 나타나 의자에 앉는다.

        

        마치 여름날 트레이닝이라도 하러 나온 것만 같은 반팔과 반바지. 머리카락이 백색이랍시고 트레이닝복 역시도 백색 깔맞춤이었다. 로렌티나가 헛웃음을 터뜨리는 사이에도 로건은 슬그머니 숨을 들이마시며 펍에 가득찬 튀김 냄새를 음미했다.

        

        그러더니 등짝에서 스윽 나오는 무언가.

        

        

        

       “끄흐으윽……!!!”

        

       “특별히 밖에서 선물 좀 가져왔다. 이 투덜쟁이 자식아.”

        

        

        

        로건이 두툼한 눈뭉치를 로렌티나의 등짝에 푹하고 꽂아내리자, 특수부대원들의 눈으로도 쫓기 힘든 살인-박투술이 시작되었다.

        

        UFC 헤비급 매치에 한 명만 데려다놓더라도 3초 안에 챔피언의 턱뼈와 두개골을 서로 분리시킨 채 나올 수 있는 피지컬을 자랑하는 두 명의 싸움이란 그토록 장렬한 것이었다.

        

        다행히도 주먹을 내지를 때마다 파공성이 울려퍼지고, 주먹과 손, 발이 맞닿을 때마다 일어나는 심상찮은 소리는 스카치 에그가 나옴과 동시에 완전히 멈췄고, 그제야 두 명이 자리에 앉으며 말을 이어갔다.

        

        

        

       “밥도 안 먹었는데 준비운동 하게 만드네, 망할.”

        

       “역시 물개 놈들 아니랄까봐 주먹도 상당히 고풍스럽게 날리시는군요, 호호-아악! 망할 놈, 내가 조인트 안 까인지가 3년이 넘었는데…!”

        

       “선임관이 네 몫까지 주문했으니, 앉아. 막내는 어차피 기내식 배 터질 때까지 먹고 내릴 테니까, 아침은 미리 먹어놔야지.”

        

        

        

        달그락.

        

        자동 서빙이 시작되는 가운데, 간단한 대화가 시작된다.

        

        

        

       “여기서 국제공항까지 얼마나 걸리지?”

        

       “차 타고 가면 30분. 하지만 최악의 상황까지 감안한다면 한 시간.”

        

       “게이트도 찾아야 하니, 최소 한 시간 전…네가 운전하면, 나랑 선임관은 술에 좀 꼴아도 된단 소린지?”

        

       “막내 앞에서 술냄새 풍기고 싶으면 알아서 하고. 일단 난 둘 다 버리고 갈 거니까.”

        

       “하하, 매정한 새끼.”

        

        

        

        그런 시답잖은 말이 이어지는 동안 오웬스의 표정이 약간 기이해지긴 했으나, 이러한 모습이 태스크포스 대거의 단편이었다.

        

        눈발이 굵어지고 있었다.

        

        겨울이 물씬 다가왔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스네이크 온 어 플레인

    한참 옛날 중학생인지 고등학생인지에 tv에서 틀어주는 걸 본 적 있었습니다

    상당히 재미있었던 ㅎㅎ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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