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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9

       녀석. 좋은 물건들을 많이 들고 있구나.

       

       방어구도 좋은 것으로 구성을 해두었고 여러 회복을 위한 물건과 보조 물건들도 가득하니.

       

       그야말로 살아 움직이는 보물 창고가 따로 없어.

       

       처음에 기습을 당했을 적에는 무얼 하는 녀석인가 싶었다마는 가득한 물건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풀리는 군.

       

       – 에피그게이무그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화령님. 저격수가 있는 거 알고 계셨나요?]

       

       “대충은 알고 있었다. 살의가 너무도 진했거든.”

       

       – 살의요?

       – ???

        – 이 분 왜 또 혼자 다른 장르 하고 있음?

       

       멀리서 타인의 목숨을 노린다는 이가 자신이 지닌 살심을 숨길 줄도 모른다니.

       

       기초가 안 되어 있다. 상대를 해하겠다는 마음이 시선에 묻어나서야 상대가 너무도 쉬이 눈치를 채지 않나.

       

       게다가 본인의 자취를 감출 생각도 하지 않았으니 그것은 사실상 자신을 알아채 달라고 시위를 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확실히 초보 구역이긴 한 모양이야.”

       

       저렇게 어설픈 녀석들만 가득한 것을 보면 말이야.

       이 게임에도 랭크가 있다고 했으니 위로 올라가면 실력을 지닌 이들이 나오려나.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총알 우연히 피한 건가요?]

       

       “우연히 피했냐고? 그럴 리가. 보고서 피한 것이다.”

       

       상대가 본인을 노리고 있음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으니 상대의 공격을 피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총구가 노리는 방향.

       

       상대가 바라보는 장소.

       

       방아쇠를 당기는 손가락.

       

       총기 주변에서 그려지는 기운.

       

       이외에도 총알이 쏘아질 방향을 파악할 방법은 수도 없이 많았으니.

       

       총알이 아무리 빠르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 공격의 의도가 애초부터 읽혀있는 상태인데.

       

       – 나만 지금 이해가 안 됨?

        – 걱정 마. 나도 이해 안 됨.

        – 분명 다 번역되서 들리는데 왜 못 알아듣겠지.

        – 총을 쏘고 피하는 게 왜 되냐곸ㅋㅋㅋ

        – FPS의 근간이 뒤흔들리는 느낌이야.

       

       – 뉴비절단기화령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님들. 화령이잖아. 깊게 생각하지마.]

       

       – 아. 또 과몰입할 뻔.

        – 그치. 화령이니까.

        – 존재 자체가 치트인데 어쩌겠음.

       

       내 친절히 설명을 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왜들 반응이 저런지 모르겠구나.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지 않으냐.

       

       그대들이 이런 투쟁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지 죽고 죽이는 싸움의 한 가운데에 떨어지면 자연스레 익히게 되는 일이거늘.

       

       “못 믿는 듯하여 내 다시 예시를 들어주마. 지금 남동쪽에서 본인을 노리는 이가 있다. 바위 뒤에 숨어 기회를 엿보고 있으나 본인에게 들켰음을 전혀 모르는 상태지.”

       

       가장 좋은 방법은 본인이 무기를 득하고 있을 무렵에 뒤에서 후려치는 것일 터이나 상대는 그러지 않았다.

       

       지금도 일부러 등을 내어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격하지 않고 눈치만 살피는 걸 보면 겁이 많은 녀석이겠지.

       

       나는 방금 전 쓰러트린 이에게서 습득한 수류탄을 점화한 다음 상대가 숨어있는 장소에다 던졌다.

       

       툭하고 수류탄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얼마 있지 않아.

       

       “히에에엑?!”

       

       비명소리와 함께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수류탄이 떨어지고 터질 때까지 꽤나 긴 시간의 여유가 있었을 터인데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한 것을 보면 이 게임에 서투른 사람이었나 보구나.

       

       저것에 반응을 하는 것은 엔리마저도 하는 일이었거늘.

       

       “이제 믿어지느냐?”

       

       – 폭사해버린 한 명의 뉴비에게 묵념을.

        – 와. 이게 말이 되나.

        – 무슨 흔적 같은 게 있었나?

        – ㄴㄴ. 알 수 있는 근거 없었음.

        – 상대 방송인이었으면 방플 당한다고 생각했겠다.

       

       [구획이 좁아집니다!]

       

       시청자들과 시시콜콜 떠들고 있자니 본인을 재촉하는 문구가 눈앞에 떠올랐다.

       

       에픽 레전드에는 구획이라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이는 게임에 참여한 생존자들을 좁은 장소로 내몰아 서로 난전을 일으키기를 강요하는 시스템이다.

       

       바깥에 머무르다가 구획 바깥으로 벗어나게 되면 지속적으로 체력이 깎이다가 결국에 죽게 되니 강제로 좁은 곳에 모이게 되는 것이다.

       

       구획이 좁아지는 모양새로 보아 중앙으로 가려면 한참을 뛰어야 할 것 같구나.

       

       “슬슬 다시 움직이겠다. 적들 중에서 본인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 만한 이가 있는 지를 알아보자꾸나.”

       

       *

       

       – 뉴비 학살자.

        – 진짜 오늘 이 사람 때문에 몇 명이나 게임을 접는 거야?

        – 뉴비가 뉴비를 양학하는 거라 뭐라 할 수도 없고.

       

       중앙으로 오는 길에 만나는 이들마다 명줄을 끊어 놓았더니 채팅창에서 본인을 성토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도 이 게임을 한 지 얼마 안 되는 사람일텐데 너무 무자비한 것이 아니냐고.

       

       본인의 입장에서는 실로 억울한 일이었다.

       

       최후의 생존자가 되기 위해서 다른 이들을 죽이는 것이 무어가 잘못되었는가.

       

       애초부터 그리 설계되어 있는 게임이지 않나.

       

       – 뉴비절단기 화령님이 5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그래서 뒤에서 기습으로 목을 꺾어서 죽였음?]

       

       – 에이. 그건 양반이지. 정면에서 총알 다 피하고 이마에다 권총 들이대서 죽인 건 진짜 공포였어.

       – 상대 시야각 바깥에서만 움직여서 발소리는 들리는 데 보이지는 않는 상태에서 죽이는 건 또 어떻고.

       – 정신 차려보니까 등 뒤에 폭탄 꽂혀 있는 것도 대박이었지.

       – 이렇게 사례가 많은데. 뭐. 억울하다고요?

       

       “그. 뭐시냐. 본인도 게임에 적응하기 위해 이것저것 해봐야 할 것 아니더냐.”

       

       내 엔리가 하는 것은 많이 보았지만 직접 하는 것은 처음이지 않으냐.

       

       이 게임에서 어디까지가 허용되고 어디는 허용되지 않는지를 알아보아야지.

       

       그래야 다음 번에 게임을 할 적에 더 다양한 것을 시도할 수 있지 않겠느냐.

       

       결코 악의가 있어서 저들은 그런 방식으로 쓰러트린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본인은 약자를 괴롭히며 즐거움을 얻는 그런 사람이 아니니 말이다.

       

       이리 해설을 했지만 내 이야기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악질이라느니.

       

       천마행동이라느니.

       

       수련이랍시고 다른 사람들 괴롭힐 때부터 알아봤다느니.

       

       이미 본인의 말을 들을 생각도 없군.

       

       한 번 흐름을 타면 저들이 멈추지 않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나는 저들이 떠들게 내버려 두고 아래를 살폈다.

       

       여기까지 오는 길에 많은 숫자를 줄이고 온 덕분에 남은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시스템 창에 떠올라 있는 생존자의 수는 넷.

       

       이 위에서 대충 살펴보니 저 멀리서 달려오는 것들이 보이는 구나.

       

       우선은 맨 먼저 온 녀석부터 환영을 해줄까.

       

       고지대에 있던 나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허공으로 발을 내믿었다.

       

       허공답보는 쓰지 못한다만 상관은 없었다.

       

       신기하게도 이 게임은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피해를 입지 않더구나.

       

       움직임이 느려지기는 하지만 낙하의 대가라 하기에는 가볍지.

       

       대놓고 보라는 듯이 바닥에 착지한 덕분일까.

       

       맨 먼저 온 녀석은 다급히 총기를 눌러 방아쇠를 눌렀다.

       

       자아. 어디 한 번 보자꾸나.

       

       총구의 방향.

       

       저 놈의 눈.

       

       방아쇠를 당기는 손가락.

       

       그에 따라 총의 근처에서 움직이는 기운.

       

       어찌 움직여야 될지 보이는 구나.

       

       내기를 쓸 수 없다 하여도 보법은 사용할 수 있다.

       

       무인의 몸으로 사용할 때만큼의 효과는 발휘하지 못하겠지만 보법이 만들어 질 때 새겨졌던 뜻은 그대로 남아있지.

       

       환와 묘의 묘리를 지닌 천궁무영보라는 보법을 밟게 되면 상대는 본인이 있는 곳에 본인이 없다 생각하고 본인이 없는 곳에 본인이 있다 생각하게 되니.

       

       아무리 총알을 쏘아낸다 하여도 그것은 허공을 꿰뚫고 지나갈 따름이다.

       

       

       “뭐야?! 뭔데?!”

       

       마구잡이로 총을 쏘아내다 보면 탄창에 총알이 떨어지는 때가 찾아오기 마련.

       

       상대가 덜커덕 거리는 총기에 당황한 순간 난 총기를 꺼내 들었다.

       

       사냥감아. 움직여야지.

       

       가만히 있으면 그대의 머리를 총탄이 꿰뚫지 않겠느냐?

       

       몇 번의 총성이 울리고 그 자의 몸이 바닥에 널부러지기 무섭게 뒤편에서 총성이 울렸다.

       

       본인을 노리고 있단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 탄알을 피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옆으로 굴러 장애물에 몸을 숨기고서 손에 든 총기를 버리고 권총을 꺼내 들었다.

       

       맞추기가 어려운 대신에 단발의 피해량이 가장 높은 무기.

       

       이전에 시험을 해 본 결과 머리에 세 발을 맞추면 상대를 쓰러트릴 수 있더구나.

       

       콧노래를 부르며 상대방의 발소리를 귀에 새긴다.

       

       생각 없이 무작정 돌진을 하지 않고 돌아서 올 생각을 하고 있구나.

       

       다만 발소리를 죽이는 방법을 모르니 그 노력은 시간 끌기 이상의 의미가 되지 못한다.

       

       상대가 장애물 너머로 얼굴을 내밀었을 때 이미 내 총구는 그 곳에 도착해 있었다.

       

       그렇게 둘을 처리하고 나서 장애물에서 빠져 나와 마지막 녀석을 마주했더니 그 녀석은 손에 있는 무기를 내던지고서 두 손을 들었다.

       

       “곱게 죽여주시겠습니까?!”

       “흐음. 알겠다.”

       

       [축하드립니다! 당신이 이 구역의 챔피언입니다!]

       

       마지막이 다소 싱겁기는 했다만 60명 중의 유일한 생존자가 되는 데에 성공했구나.

       

       엔리의 방송을 보면 우승을 한 후에는 칭찬 글이 잔뜩 올라왔다만.

       

       살짝 기대를 하며 채팅창 쪽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그 곳의 반응은 무척이나 무미건조했다.

       

       꼭 내가 우승을 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처럼.

       

       쯧. 물론 그리 고생스럽지 않은 일이기는 했지만 이래서야 게임을 할 맛이 안 나는 구나.

       

       – 에피그게이무그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화령님. 게임 어때요?]

       

       “나쁘지 않구나. 다만 진짜 재미는 높은 곳에 있는 이들을 상대해보아야 알 수 있을 듯 해.”

       

       아직은 다들 어수룩한 녀석들 밖에 없어서 상대를 하다보면 약한 놈들을 괴롭히는 느낌이 들어서 말이다.

       

       그대들의 반응도 그러하고.

       

       조금 더 본인에게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자가 나왔으면 좋겠다마는.

       

       – 화령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 혹시 모르지. 여기선 무공도 도술도 못 쓰잖아.

        – 방금 전에 그걸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옴?

        – 나 에픽악귄데 겜하다 이 사람 만나면 바로 탈주할거임.

       

       – 에피그게이무그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연속으로 1등 할 때마다 만원씩 ㄱ?]

       

       “1등을 할 때마다 금액이 쌓이는 구조인 것이냐?”

       

       – 이론상 강남 아파트 가능.

        – 그거 하려면 1등을 몇 판 해야 하는 거임? ㅋㅋㅋ

        – 금액이 짜다. 1등인데.

        – 사람이 화령이잖아.

       

       “본인에게 돈을 주겠다는 것을 말릴 생각은 없다만 이 게임을 오래 할 생각이 없어서 말이다.”

       

       오늘은 대충 세 네 판을 하고서 말 생각이었던지라.

       

       적당히 하고 떠나는 것은 그대가 바라는 바가 아닐 터.

       

       오늘은 거절을 하겠다.

       

       그리 이야기를 했더니 돈이 부족해서 그러냐며 몇 사람이 더 제안을 내었다.

       

       그렇게 한 번 1등을 할 때마다 20만원이 쌓이는 상황이 되었지만 본인은 여전히 떨떠름했다.

       

       이전에도 계속 한 말이지만 본인은 딱히 금액에 휘둘리는 사람이 아닌지라.

       

       재차 거절의 말을 내뱉으려한 순간에 후원 하나가 날아들었다.

       

       – 에피그게이무그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1등 계속할 자신 없어서 그러시는 거죠?]

       

       “허?”

       

       – ㅋㅋㅋㅋ

        – ㄹㅇ. 그런 듯?

        – 자신 없어서 도망치려는 거네.

        – 천마가 겁쟁이라니!

        – 지마행동이다. 지마행동.

       

       누구라도 뻔히 알 수 있을 정도로 바보 같은 도발임을 모르지 않는다.

       

       저들이 어찌 말을 하던 간에 본인의 실력은 달라지지 않으니.

       

       저 도발에 넘어가 줄 이유는 없지.

       

       다만.

       

       그래. 다만.

       

       이 자리에서 거절의 말을 또 다시 내뱉으면 이 일을 가지고서 트집을 잡고 난리를 칠 것이 눈에 훤하니 한 번 기강을 잡아보도록 할까.

       

       “그대의 통장이 텅 비게 되더라도 본인을 원망하지 말라. 그것은 그대의 업보일지니 말이야.”

       

       그럼 적당히 몇 달 치 식비만 뽑아내 볼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적당히가 몇 달치 식비인데 적당하지 않으면.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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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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