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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9

    <239 – 위험한 사람>

     

    “이얏호! 대박이다!”

     

    포인트를 따서 기뻐하는 페이퍼콤파니.

    그는 오크노디에 올인 한 소수의 학생 중 하나였다.

    그 모습을 보고 미이니는 무언가 깨달음을 얻었다.

    ‘종이’비행기.

    ‘페이퍼’콤파니.

    우연인가?

    이름부터 수상하게 종이와 관련되지 않았는가.

    분명 <페이퍼 던전 탐사대> 동아리 회장이기도 했지.

    저 녀석이 뭔가 했구나!

    한 번 의심이 드니 모든 것이 다 의심스럽다.

     

    “저기, 혹시 페이퍼콤파니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알아봐줄 수 있을까?”

    “물론입니다. 암흑상회는 1학년의 정보만 취급하지 않습니다. 저희 상회에서 일하는 2학년도 적지 않으니까요. 대신 지금은 정보활동이 잦은 시즌이라 신속한 정보를 원하신다면 추가금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 정도 여유야 있어.”

     

    지젤은 그녀가 원하는 정보를 판매했다.

    정보를 받은 미이니의 의심은 이제 확신이 되었다.

     

    ━━━

    페이퍼콤파니

    2학년 하급반 학생으로 1학기 중순까지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마법학부 학생이었지만 갑자기 <마나탈진으로 마나량을 늘려보자>강의에서 교수의 재능감별문제를 만점으로 합격하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함.

    최근에는 교수의 일을 돕는 조교일을 2학년부터 제안 받아 랩실을 드나들고 있다.

    해당 교수의 이름은 <핑크베리>.

    랩실의 연구과제는 <마나소모량을 늘리는 저주받은 음식의 마나탈진제 활용에 대한 연구>이다.

    ━━━

     

    확실히 예사롭지 않은 작자다.

    마나탈진.

    마나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간단하지만 어려운 방법.

    보통 생명체는 마나를 한계까지 쥐어짜내면 폐부가 쥐어 짜이는 괴로운 고통 속에서 허덕이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 감각은 마나통이 커질수록 점점 더 심해진다.

    죽을 각오로 마나를 거듭 사용하지 않고서야 갈수록 마나탈진으로 마나절대량을 늘리는 행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뜻!

    그런 불길한 실험에 개입을 하다니.

    페이퍼콤파니라는 남자는 정말로 수상했다.

     

    ‘혹시… 재단의 사람일까?’

     

    의외로 가능성이 있다.

    재단은 그런 수상하면서도 위험한 연구를 좋아할만한 이미지가 아닌가.

    오크노디를 돕는 재단의 숨은 흑막일지도 모르지.

    미이니는 페이퍼콤파니라는 남자의 위험함을 느끼며 이쯤에서 손을 떼었다.

    그러나 학생회 진행요원은 그런 미이니의 조사를 몰래 염탐하며 페이퍼콤파니를 흥미롭게 눈여겨보았다.

     

    “흐음~ 인재수집욕이 있는 부학생회장이 알면 좋아하겠네.”

    “…뭐지? 아카데미에 떠도는 졸업 못한 귀신이 저주라도 걸었나?”

     

    페이퍼콤파니는 알 수 없는 오한을 느끼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

     

     

    * *

     

     

    다크프린세스 오크노디가 순진한 2학년생을 속여 사악한 어둠의 비술로 포인트를 갈취했다!

    아카데미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소문에 용사 이슈타르는 그럼 그렇지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악한 아이라면 충분히 있을법한 일이야.”

    “이슈타르. 이번에도 그 아이의 개인전 종목을 찾아가서 싸울 건가요?”

    “아니.”

     

    오크노디는 위험하다.

    그러나 지금 그녀의 주변은 수많은 보호자들로 둘러싸여있다.

    무엇보다도 오크노디가 암흑마나를 극미량 머금은 묘한 모기를 이용해서 쓰러뜨리는 학생들에게서도 미량의 암흑마나가 느껴졌다.

     

    “내 손으로 직접 쓰러뜨릴 수 없는 잔챙이들을 대신 잡아주는데 굳이 지금 교수들의 방해까지 신경 써가며 오크노디에게 손을 쓸 필요는 없어.”

     

    애초에 자신이 아니더라도 지금 오크노디를 노리는 학생들은 많다.

    특히나 이번에 접근하는 기운은 지금까지 본 2학년 사이에서도 단연 수준급이었다.

     

    “2학년 상급반 학생이 오크노디를 노리고 있거든.”

     

     

    * *

     

     

    종이비행기에서 대박을 친 포인트로 이사벨과 함께 운동회 특수로 나온 선배들의 노점상에서 컵 떡볶이 1인분을 욤뇸뇸 먹어치웠다.

     

    “매일 이런 내기만 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네. 포인트가 날마다 이렇게 늘면 고급재료도 아낌없이 쓸 수 있을 텐데.”

    “헉. 재료를 포인트로 사고 있어요?”

    “과제를 하려면 시간을 아껴야 하니깐.”

    “그러면 안 돼요! 포인트가 없으면 2학년이 될 수 없는걸요.”

    “그건 교관의 설명으로 나도 이제 알았어. 1학년이 2학년으로 진급하는데 필요한 포인트는 십만 포인트라는 것도.”

     

    2학년 진급에 들어가는 포인트는 십만.

    3학년 진급에 들어가는 포인트는 백만.

    4학년 진급에 들어가는 포인트는 천만.

    정말 보통 거금이 아니긴 하다.

     

    “다들 학년이 오르면 포인트를 벌 곳이 생기는 걸까? 어디서 그런 엄청난 포인트를 벌어서 학년이 올라가는지 모르겠어.”

    “알려줄까요?”

    “교수님들도 알려주지 않는 걸 오크노디는 참 많이 아네. 그래도 평소 같으면 꺼림칙해서 싫겠지만 이것만큼은 들어두고 싶어.”

     

    이사벨은 겁도 참 많다.

    플레이어한테 이 정도 정보는 기본인데.

    안다고 딱히 비밀조직이 입막음을 하겠다며 덤벼드는 것도 아니고, 교수가 죽이려고 드는 것도 아닌 정보를 뭐 그리 무서워하는 건지 모르겠다.

    겁쟁이. 허접. 요리밖에 못해!

     

    “학생회나 교수님한테 포인트를 빌릴 수 있어요!”

    “빌린 포인트를 못 갚으면?”

    “가문에서 갚아주던지, 학생회나 교수님의 노예가 되던지 하겠죠?”

    “…그거 계약사기꾼 선배가 하던 짓이나 별반 다름없지 않아?”

    “불법징수는 안했잖아요. 정당한 대가를 노동력으로 돌려받은 정도면 건전한 편이죠!”

    “그래서 2학년부터는 그 노예가 되는 학생들이 많은 편이야? 대운동회에서 돌아다니는 2학년들을 보아서는 전혀 그렇게는 보이지 않는데.”

    “노예들은 보통 이렇게 대놓고는 안 보여요! 강의를 들을 수 있을 정도면 갚을 포인트가 적어서 정상적인 아카데미 생활이 가능한 거고요.”

    “그럼 정상적이지 않은 수준의 빚을 지게 된 학생들은?”

    “연구실에 갇혀있든지 교수님의 실험체가 되던지 학업을 중지당하고 주인님의 첩이나 사냥개, 뭐 대충 그런 신세가 되겠죠?”

     

    사실 당연한 결과다.

    현실에서도 감당이 안 될 정도의 빚을 진 사람들은 원양어선을 타든가 공사장을 가든가 쓰리잡을 뛰든 장기가 뜯기든 드럼통에 공구리를 당하든 하잖아?

    진학 욕심 때문에 감당 못할 거액의 빚을 함부로 짊어진 학생들 잘못이지.

     

    “그렇게 생각하면 재단도 나름 착한 것 같아요!”

    “…재단이? 왜?”

    “실력이 안 될 학생들한테는 빨리 꿈을 접으라고 위험한 지령을 보내준다고 하잖아요? 제정신이 박혀있으면 난 여기까지구나 하고 자퇴하겠죠!”

     

    세계는 어차피 플레이어가 지켜줄 테니까 NPC는 마음 편하게 자퇴해도 돼!

     

    “……”

     

    이사벨은 굉장히 생각이 많아졌다.

    조용히 고민에 빠진 이사벨의 표정이 조금 멋지다.

    앞으로도 종종 이사벨을 고민에 빠뜨려야겠다.

     

    “응?”

     

    종이비행기던지기 이후로 가는 곳마다 도전자가 없어서 이사벨이 참여하는 모습을 구경이나 하고 있는데 어느 교실에서 굉장한 살기가 느껴졌다.

    옆에 있는 이사벨의 표정이 멀쩡한 걸로 미루어보아 정확히 내게만 살기를 보낼 정도로 솜씨가 뛰어난 사람이다.

     

    “왔네.”

    “누구세요?”

     

    †???(???/???/???)

    †이사벨(인간/수습요리사/예비모험학부)

     

    관찰 경험치 200 특전 <자동분석> 특성으로도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은밀 경험치 200 특전 <신변보호>를 활성화해서 이름을 감추었다는 뜻이다.

     

    “데드캣.”

    “안녕하세요!”

    “인사성이 바르네. 미안해지게.”

    “왜 미안해요?”

    “널 아프게 만들고 싶거든.”

    “왜요?”

    “내 손톱은 강자의 살을 찢어야 만족해.”

     

    털에 뒤덮인 손에서 스르륵 날카로운 손톱이 삐져나왔다.

    어설픈 가짜꼬리를 단 스파이메이드 에이프릴과 달리 진짜꼬리를 지닌 고양이수인이다.

     

    “안됐네요! 전 1학년이라서.”

    “그래서 벨로한테 혼났어. 2학년이면 이제 교칙을 지킬 때도 되었으니 적당한 기회가 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이제 충분히 참았어.”

     

    데드캣 선배가 가느다란 혓바닥으로 제 손등의 털을 핥으며 도발했다.

     

    “개인전 피구. 참여해.”

    “좋아요!”

    “자, 잠깐. 오크노디. 뭘 선뜻 수락하고 있어? 척 봐도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는 선배잖아.”

    “그치만 절 오래 기다렸다고 하셨는걸요. 저렇게나 싸우고 싶어 하는데 미안하잖아요.”

    “아니 받아주지 말고 피하라고.”

    “왜요? 어차피 제가 이길 건데.”

     

    선배는 코웃음을 치거나 분노하는 대신 혀로 제 털만 가다듬었다.

    처음 눈을 마주쳤을 때부터 보였던 빤히 쳐다보는 표정을 유지한 채로.

     

     

    * *

     

     

    이사벨은 오크노디를 말렸다.

     

    “안 돼. 오크노디 혼자 저런 무서운 선배랑 싸우게 둘 수는 없어.”

    “이사벨도 하게요? 음, 위험할 텐데…?”

     

    숨이 턱 막힌다.

    저 오크노디가 ‘위험’을 입에 담았다.

    자신의 눈에도 보이는 것 이상으로 보통이 아닌 선배라는 뜻이다.

     

    “그럼 조금만 기다려줘. 대신 참여해서 도와줄 다른 1학년을 데려올 테니까.”

    “그렇다는데요?”

    “상관없어.”

     

    몇 명을 데려오든, 누구를 데려오든.

    전혀 개의치 않는 데드캣 선배의 무심함에 이사벨은 더욱 다급히 1학년 강자들을 찾아 뛰어다녔다.

     

    “거기 당신. 지젤에게 연락이 닿으면 당장 오크노디랑 친하면서 전투력이 높은 1학년 상급반 학생을 <개인전 피구> 시합장으로 와달라고 전해줘요.”

     

    암흑상회 조직원에게 부탁을 넣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명의 1학년 강자가 나타났다.

    이사벨은 그 면면들을 보고 흠칫 놀랐다.

     

    “오크노디한테 무슨 일이 생겼어?”

    “누구를 죽이면 되냐.”

     

    헤스티아와 싱.

    자기가 불렀지만 이래도 되나 싶을 살벌한 전투력의 소유자만 모였다.

     

    “그게… 오크노디가 개인전 피구를 하는데 상대 2학년 선배가 위험해서…”

    “…같이 피구를 하자고 불렀다고?”

    “피구는 상대를 베어도 되는 종목인가?”

     

    헤스티아야 그렇다고 쳐도 싱은 정말 막장이다.

    도움을 청하려다 위험한 사람만 두 배로 늘어났다는 생각에 이사벨은 가벼운 현기증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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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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