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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4

       24. 즐거운 면담 시간!

       

       

       현재.

       우리는 비좁은 원룸에 같이 살고 있다.

       동거 기간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드래곤 녀석들과 많이 친해졌다 생각한다.

       

       ‘나 혼자 친해졌다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설마 내 딸들이 그렇게 생각하겠어.’

       

       아무튼.

       녀석들과 동거와는 것과 별개로.

       녀석들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하기에 무리가 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아직도 드래곤에 대해 잘 모른다.

       그런 이유에서.

       

       “오늘 내가 너희들을 직접 검사하도록 하겠다.”

       

       다양한 검사를 통해 녀석들을 알아볼 생각이다.

       그 파격적인 발언에 초련이를 제외한 두 녀석이 곧바로 반발했다.

       

       “아빠가 뭔데 나를 검사해? 싫어!”

       “상상만 해도 기분 나빠.”

       

       눈썹을 찌푸리는 화련이와 수련이.

       벌써부터 반응이 좋지 않다.

       그렇지만 두 녀석이 거부한다 해도 딱히 상관없다.

       

       “신체검사는 다 의무적으로 해야 되는 거야. 단 한 명도 빠져서는 안 돼.”

       “싫어! 나 안 해!”

       “시끄러워. 다들 벽에 등지고 서. 키부터 잴 거야.”

       

       거절은 거절한다.

       녀석들은 투덜거리며 벽을 등지고 섰다.

       나는 볼펜을 하나 들고, 녀석들의 정수리를 기준으로 벽에 선을 그었다.

       그리고, 그 선 옆에 날짜를 적어 내렸다.

       

       “다 적었다. 대충 120cm 위아래네.”

       

       녀석들은 내 말에 등을 떼고 결과를 확인했다.

       반응은 각자 달랐다.

       

       “역시 내가 1등이지!”

       “…”

       “와아, 제 키가 제일 작아요!”

       

       화련이가 가장 크고, 초련이가 가장 작았다.

       딱 봐도 당연한 결과기는 하지만.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다.

       이건 녀석들이 날마다 얼마나 성장하는지를 기록하기 위함이었다.

       

       “흠.”

       

       순위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걸까.

       수련이가 선을 가리키며 조용히 말했다.

       

       “아빠, 저건 내 키가 아니야. 내 키는 더 커야 해.”

       “그럴 줄 알았어. 한 번 더 재줄까?”

       “응, 다시 해줘. 이번에는 뿔의 길이까지 합쳐서.”

       “뭐?”

       

       나는 어이가 없어 수련이를 쳐다봤다.

       수련이는 무슨 문제라도 있냐는 듯이 나를 바라봤다.

       

       ‘이 녀석 진심으로 뿔까지 자기 키라고 생각하고 있어.’

       

       눈빛이 진심이다.

       

       “드래곤의 키는 뿔까지 합쳐야 해. 이 결과는 내가 납득할 수 없어.”

       “해도 크게 차이는 안 날 텐데.”

       “그래도 나는 뿔까지 합칠 거야.”

       

       깐깐한 수련이는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나는 하는 수 없이 수련이의 고집대로 뿔까지 합쳐서 키를 쟀다.

       약 5cm 정도 올라 수련이가 1등의 자리를 차지했다.

       

       “이게 옳은 결과지.”

       “야, 이런 게 어디 있어! 나도 뿔까지 할 거야! 아빠 나도 뿔까지 합쳐줘!”

       

       1등 자리를 빼앗기자, 화련이가 분노를 터뜨렸다.

       이럴 거면 처음부터 뿔을 포함해서 잴걸.

       나는 어쩔 수 없이 화련이의 키를 다시 쟀다.

       그제서야 화련이의 분노가 사그라들었다.

       

       “흥, 내가 무조건 1등이지! 이제야 세상이 옳게 돌아가네!”

       “칫.”

       

       화련이는 어깨를 으쓱거리고, 수련이는 아쉬움에 혀를 찼다.

       그렇게 키 검사를 끝내고, 나는 다음 검사인 몸무게로 넘어가기로 했다.

       참고로 집에 체중계가 없기에, 내가 직접 들어 측정하기로 했다.

       이 분야는 자신이 꽤 있는 편이다.

       

       “화련이 일루와잇!”

       “ㅇ, 이거 놔아! 감히 드래곤의 몸을 함부로 만지다니! 저리 비켜어!”

       “음, 먹는 양에 비해 살이 얼마 없어. 생각보다 가볍네.”

       “이거 놓으라구!”

       

       발버둥이 거세긴 했지만, 측정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다.

       대략 23kg 좀 위다.

       다음 차레는 수련이.

       

       “수련이 일루와잇… 얘 어디 갔어?”

       “수련 언니는 화장실로 도망쳤어요!”

       

       똑똑한 녀석.

       하지만, 수련이는 열쇠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나는 열쇠로 화장실 문을 열어 숨어있던 수련이를 끄집어냈다.

       

       “무게는 화련이보다 훨씬 가벼운데? 수련이는 밥 좀 많이 먹어야겠어.”

       “…기분 나빠.”

       “다음은 초련이!”

       

       나는 초련이를 들어 몸무게를 확인했다.

       

       “수련이가 제일 말랐네. 채소만 먹어서 초련이가 가장 말랐을 줄 알았는데. 코끼리랑 같은 느낌인가?”

       “코끼리라뇨! 아빠, 말이 너무 심해요!”

       

       어린 여자아이한테 코끼리는 좀 그렇긴 하지.

       나는 작게 사과한 뒤, 초련이를 내려놓았다.

       그 이후로 치아 검사, 시력 검사와 같이 간단한 검사를 진행하고.

       이제 슬슬 본격적인 검사로 넘어갈 때가 되고 말았다.

       

       “얘들아.”

       “왜 아빠.”

       “우리가 만난 지 꽤 됐다고 생각해. 너희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녀석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우리끼리 대화를 나눈 적은 없는 것 같아.”

       

       그런 의미에서.

       

       “면담 시간을 가질까 해.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해?”

       

       녀석들은 곧바로 대답했다.

       

       “싫어! 내가 왜!”

       “귀찮아. 꼭 해야 해?”

       “저는 좋아요!”

       “…물어본 내가 잘못이지. 그냥 다 면담해. 시끄러워.”

       

       한결같은 녀석들.

       거절은 거절한다.

       그렇게 나는 드래곤과 면담을 가지기로 했다.

       

       

       ***

       

       

       첫 번째 면담자.

       레드 드래곤.

       이화련.

       

       녀석은 옥상으로 올라와 나와 단독으로 대면했다.

       나는 화련이에게 작은 플라스틱 의자를 하나 건네줬다. 

       

       “자, 여기 앉아.”

       “싫어.”

       

       화련이는 싫다 말하고 의자에 앉았다.

       말과 행동이 달라도 너무 다른 녀석이다.

       나는 자존심 덩어리와 눈을 마주하며 질문했다.

       

       “화련아, 여기서 지내는 건 어때?”

       “밥이 맛있어!”

       “…끝이야?”

       “응!”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지만.

       밥은 맛있게 먹고 있다.

       이런 뜻으로 해석하면 되겠지.

       나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 보기로 했다.

       

       “이건 좀 어려운 질문일 수도 있는데-”

       “나한테 어려운 건 없어!”

       “알았어. 화련이한테 어렵지 않은 질문인데. 너는 뭘 할 수 있니?”

       

       그에 화련이는 당당하게 외쳤다.

       

       “전부!”

       

       자신감은 확실했다.

       그러나, 내가 원한 대답은 아니지만.

       나는 다시 한번 구체적으로 물었다.

       

       “매일 보여주는 불 뿜기. 저번에 보여줬던 용언인가? 그거 말고 다른 능력은 없어? 막 하늘을 난다던가.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던가. 그런 거.”

       “으음, 지금 말한 거는 한다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건 따로 있어!”

       

       벌떡-!

       화련이는 자리에 일어나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하늘을 향해 입을 벌렸다.

       

       ‘뭔가 불안한데.’

       

       나는 화련이를 멈추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야, 화련아 뭘 하려는지 모르지만 일단 멈춰!”

       

       화련이는 입에 무언가를 머금은 채로 대답했다.

       

       “으이잉? 이거 시작하면 못 멈추는데?”

       “그럼 다시 삼켜!”

       “안 대! 그냥 할래!”

       

       화련이는 하늘을 향해 새빨간 불꽃 덩어리를 내뿜었다.

       

       슈우우웅-

       

       그 불꽃 덩어리는 하늘 높이 떠올랐다.

       그리고, 덩어리가 꿈틀거리더니 갑자기 하늘에서 폭발했다.

       

       퍼엉-

       

       마치 폭죽처럼.

       거대한 불꽃을 내뿜으며 순식간에 하늘을 밝혔다.

       그 모습에 나는 머리를 탁 쳤다.

       

       “이런 미친. 이거 폭죽이잖아.”

       

       사람들이 다 봤을 텐데.

       망했다.

       화련이는 분위기 파악이 안 되는지, 옆에서 어깨를 으쓱거렸다.

       

       “흥, 어때! 이게 드래곤이야! TV에서 봤던 폭죽이야! 이거 비싸다고 하던데! 드래곤은 공짜로 폭죽을 쓸 수 있어! 이거 말고도 멋지고 화려한 거 많은데! 보여줄까?”

       “…아니. 그것보다 화련아.”

       “응?”

       “너는 집에 돌아가 있어.”

       

       대충 알 것 같다.

       화련이가 가진 능력에 대해서.

       녀석은 실용적인 것을 제외하면, 강한 능력을 선호하는 것 같다.

       화려하고, 시선을 끌고, 상대를 무력화 시키기 좋은 불을 사용하는 능력.

       이쯤이면 면담을 종료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련이는 이제 집으로 돌아가고. 수련이에게 올라오라고 해줘.”

       “싫어! 내가 왜! 흥!”

       

       화련이는 그리 말하고는 곧바로 집으로 돌아갔다.

       화련이의 말과 달리 수련이가 옥상으로 올라왔다.

       습관성 반대 증후군인가 보다.

       

       “나 불렀어, 아빠?”

       

       그렇게, 두 번째.

       블루 드래곤.

       이수련이 의자에 앉아 나와 눈을 마주했다.

       

       “크흠, 수련아. 너는 여기서 지내는 거 어때?”

       “나쁘지 않아.”

       “그럼 따로 원하는 건 있어?”

       “흠.”

       

       건의 사항이 있는가.

       그 질문에 수련이는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아빠, TV에서 봤어. 이 세상에는 인터넷이 있다고 하더라고.”

       “인터넷이 있긴 하지.”

       “맞아, 나는 저번에 직접 보기도 했어. 다양한 정보를 그 작은 스마트폰을 통해 얻을 수 있었어. 아빠도 커다란 인간 암컷들을 봤었잖아.“

       “…그 얘기는 굳이 해야 할까?”

       

       그건 좀 숨기고 싶은데.

       아무튼 수련이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 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많은 정보를 얻고 싶어. 그 인터넷을 통해서. 나는 인터넷이 가능한 스마트폰을 원해.”

       “스마트폰이라… 그건 좀 비싼데…”

       

       그건 좀 감당하기 어려운데.

       수련이는 거기에 한술을 더 뜨며 말했다.

       

       “참고로 나는 아이폰이 좋아 보여. 비싸지만 디자인도 괜찮고. 나쁘지 않아 보여.”

       “그건 좀…”

       “지금 안 된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아빠가 퇴근하고 나면 스마트폰을 나한테 빌려주면. 그 정도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아.”

       

       아무튼.

       인터넷이 가능한 물품을 손에 쥐어달라.

       수련이가 원하는 건 그런 것이었다.

       

       “그 정도는 뭐 해줄 수 있지. 알았어.”

       “그렇다면 나도 고마…워.”

       

       말이 잘 통했기에, 수련이는 내게 소심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나는 이번에도 화련이처럼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그에 수련이는 직접 행동으로 보여줬다.

       

       “일단, 그 레드 드래곤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을 테니까. 내가 직접 설명하자면. 화련 언니의 능력은 전부 전투에 관련된 능력들을 가지고 있을 거야.”

       “오호.”

       “그리고, 나는 다른 드래곤과 달리 마력을 잘 다뤄. 심장에 있는 마력을 쉽게 물로 변환시켜 능력을 사용해. 이렇게.”

       

       수련이는 마력을 물로 변환시켜 하늘 높이 날렸다.

       그러자, 멀쩡했던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주르르륵-

       

       “뭐, 나는 이 정도. ”

       “오.”

       

       수련이는 겉으로는 티내지 않았지만.

       내심 칭찬을 바라는 것처럼 보였다.

       

       “기가 막힌데?”

       “이 정도는 당연한 거야, 아빠.”

       

       그 모습을 보고.

       나는 마음속으로 깊이 생각했다.

       초련이와 아직 면담하지 않았지만.

       이건…

       

       ‘…농사를 무조건 해야겠는데?’

       

       돈냄새가 난다.

       아주 좋은 물뿌리개를 발견한 것 같다.

       그 보다는 더 나아가서.

       기후를 조절하는 능력에 경각심이 느껴졌다.

       

       ‘화련이는 몰라도, 수련이의 능력은 절대 들키면 안 되겠어.’

       

       특히 다른 국가에게.

       수련이의 능력은 국가 자체를 살리거나, 죽일 수 있을 정도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느린 다르팽이입니다! 화이팅!
    추천은 다르팽이 기분 좋아짐!
    수련이가 나왔습니다! 제가 AI 그림을 뽑을 때는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라 초련이는 다음 주말이 끝나기 전에 올라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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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Picked up a Dragon Egg

I Picked up a Dragon Egg

드래곤의 알을 주웠다
Score 7.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picked up an Egg from the Dragon’s Nest. “Shakk!!!!” “Should I just sell?” I should have picked some other trea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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