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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4

       “⋯⋯⋯⋯!!”

       

       자색 마탑주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한 손으로는 자신의 입을 막고, 다른 손으로 내 옷소매를 급하게 잡아당겼다. 뭔가 싶어서 바라보니 아무래도 하품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나는 무릎을 굽혀 높이를 맞추고 얼굴을 들이밀었다.

       

       마탑주는 입을 막던 손을 떼고 귀엽게 하품했다.

       귀여운 하품이라는 건 보기 드문 것인데, 그 어려운 걸 마탑주가 해냈다.

       

       “흐아아으아으.”

       

       나는 서로 간에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을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서, 마탑주의 흘러나오는 날숨을 남김없이 빨아들였다. 

       

       이건 결코 매니악한 성벽을 충족시키기 위한 음란행위가 아니다.

       

       

       하품은 영혼을 갖고 있는 생명체들에게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땔감을 태워 열을 얻는 것처럼, 생명체 또한 영혼을 태워서 에너지원을 얻는다. 이렇게 발생하는 에너지가 무협 식으로 말하면 진원진기, 노멀하게 말하면 생명력이다. 

       

       흑마법사들이 눈에 불을 켜고 사람들을 잡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들은 생명력을 사용해서 마법을 시전하니까.

       

       그리고 영혼 연소의 부산물이 바로 마력. 

       시적으로 표현하자면, 마력은 영혼이 타고 남은 재라는 것이다.

       

       생명체들은 평소에 호흡할 때도 날숨으로 미량의 마력을 뱉는다. 그리고 어쩌다 한 번, 체내에 정제되지 않은 마력이 많이 쌓이면 하품으로 모조리 방출하게 된다.

       

       경지가 높은 사람일수록 하품으로 방출되는 마력의 순도는 높고, 양도 많아진다. 대마법사쯤 되면 하품 한 번이 어지간한 영약과 비빌 수 있다.

       

       그렇기에 자신의 수제자에게는 하품을 마시는 것을 허락해 주는 문화가 있다. 아주 가까운 사이 같으면, 소실되는 마력 없이 100% 흡수하기 위해서 아예 입술을 겹쳐버리는 경우도 있다는 모양인데.

       

       그런 걸 부끄럽게 어떻게 한다는 말이냐. 지금도 실수로 입술이 닿을까 봐 바싹 긴장하고 있었거늘.

       

       엇.

       

       “⋯⋯⋯⋯?!”

       

       방금, 살짝 스쳤나?

       

       “휴우우.”

       

       마탑주가 개운하다는 듯 상쾌하게 웃었다. 저 덤덤한 반응을 보면 내 착각이었던 모양이다⋯⋯. 나는 괜스레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2황자 이리드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세션이 끝난 이후, 나와 마탑주는 참으로 고요하고도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양치질하고. 모델링을 깎는다.

       

       밥을 먹고, 가볍게 스트레칭하고, 모델링을 깎는다.

       

       밥을 먹고, 잠시 쉴 겸 모델링을 깎고, 모델링을 깎는다.

       

       밥을 먹고, 모델링을⋯⋯.

       

       그래, 내게는 모델링이 아주 많이 필요했다. 히로인으로 쓸만한 정성 들여 깎아낸 모델링도 필요하고, 남자의 로망을 실현하기 위한 거대 로봇 모델링도 필요하다. 하고 싶은 건 장난 아니게 많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건 전투 데이터를 구하는 것이었다.

       

       2황자야 메인 에너미가 용병이라서 칼질이 엉성해도 설정상으로 납득이 되지만, 적으로 기사가 나왔는데 칼질을 못 하면 개연성이 위태롭지 않겠는가.

       

       괴물의 움직임에 대한 자료도 필요하다. 전생의 수많은 영상 매체들의 힘을 빌려 토대는 만들어놓았지만, 자색 마탑 최고의 인싸 (무려 주당 외출률이 50%에 달한다) 얼굴흉터 선배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영 엉망이라고 했다.

       

       “한 번은 밖으로 나가 봐야 하나⋯⋯.”

       

       “마, 마탑 밖은 위험한데!”

       

       “위험한 건 알지만요.”

       

       마탑에서 보낸 9년간, 전투용 마법은 손톱만큼도 연구한 적 없었다. 딱히 내가 평화주의자여서 그런 건 아니다. 남의 정신을 붕괴시키는 마법보다는 팬티 모델링이 더 즐거웠을 뿐.

       

       마탑주도 내가 전투용 마법을 익히는 건 반대했다. ‘불순물이 섞인다’면서. 대마법사의 조언이니 다 이유가 있겠다 싶어서 거들떠보지도 않는 중이다.

       

       그럼, 조력자가 필요해진다. 마탑 밖에서도 나를 든든하게 지켜 줄 보디가드 말이다. 내 입장에서 베스트는 마탑주가 동행해 주는 건데⋯⋯. 

       

       “전략무기 위치이동 신청서 쓸까⋯⋯?”

       

       “아뇨.”

       

       대마법사급 초인들은 일주일 전에 어디에서 어디로, 며칠간 머무를 생각인지 신청서를 작성해서 황실에 올려야 한다는 모양이다. 

       

       너무 호들갑 아닌가도 싶긴 했는데, 옆집 영주의 시선으로 역지사지를 해 보니 이해가 됐다. 갑자기 전략핵이 뚜벅뚜벅 걸어서 우리 영지에서 얼쩡거리면 식은땀이 줄줄 나고 손발이 저릿하지 않겠는가. 

       

       심지어 영주 본인은 주의를 기울인다고 해도, 영지의 껄렁한 흑발 태닝 양아치가 시비라도 걸었다가는⋯⋯ 워킹 전략핵의 성질머리에 따라서 대로변 한 구역이 통째로 날아가는 수가 있었다.

       

       그래서 제국의 수많은 영주님들의 위염 재발 방지를 위해 이런 절차가 추가되었다는 것.

       

       신청서가 반려되면 또다시 신청서를 올려야 하고, 그렇게 한 달은 질질 끌리는 경우도 있다고들 하니. 마탑주의 동행은 기대치를 좀 낮춰두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참고로 나를 스카우트 하기 위해 각 마탑의 마탑주들이 전부 모였던 날에는, 신청서를 낸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여러모로 시끌시끌했다고 한다. 내가 태어난 마을을 다스리던 영주는 거품을 물고 실신했다는 카더라가 있었고.

       

       아무튼.

       

       기회만 생기면 언제 한 번은 나가야 할 텐데⋯⋯.

       

       ===============================================================

       

       같이 브래지어 모델링 깎으실래요, 하고 물어보러 마탑주의 연구실로 들어갔더니, 얇은 잠옷 차림의 마탑주가 편지를 들고 삐걱대고 있었다.

       

       “화, 화, 황녀, 님이⋯⋯ 펴, 편지, 지.”

       

       고장난 마탑주로부터 편지를 받아들였다. 황실로부터 날아들어 온, 온갖 보석으로 장식된 화려한 편지였다. 이게 다 연구비였다.

       

       보석 장식을 하나씩 떼어가며 발신자를 확인하니 1황녀였다.

       

       여러 복잡한 정치적인 수사를 다 떼어놓고 핵심만 간결하게 요약하면,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우리 동생이 재밌게 즐긴 것 같더라.’

       

       ‘나도 해 줘.’

       

       ‘나는 사람 패는 게 좋더라.’

       

       ‘일주일 뒤에 감.’

       

       “음.”

       

       이 투박하기 짝이 없는 내용을 고급스럽게 적는 게, 괜히 황족이 아니구나 싶었다. 나는 다시 한번 편지를 읽어 들이며 예비 플레이어의 니즈를 파악했다.

       

       

       마탑주에게도 물어봤다. 1황녀에 대해서 좀 더 디테일하게 아는 부분이 있느냐고.

       마탑주는 양반다리를 하고 앉은 내 허벅지 위에 걸터앉아서 말했다. 팔 한 쪽으로 임시 등받이를 만들어줬다.

       

       “어렸을 때부터 전투광이었다고 들었어.”

       

       “전투광이요.”

       

       “응, 유렌스토 백작이 종종 이렇게 말했었거든. ‘1황녀같이 날뛰는 망아지처럼 굴지 마라.’라고. 영지의 기사가 1황녀님이랑 대련하다가 팔 부러졌다는 소식도 가끔 들려왔고.”

       

       아주 핵심적인 부분이었다. 전투.

       

       플레이어가 이렇게 전투를 좋아한다면, 나는 전투맵을 준비할 사명이 있다. 2황자에게 못 다 이룬 쫀득한 최종결전의 소망을 마침내 이뤄낼 때다.

       

       그런데, 문득 의문점이 생겨서 마탑주에게 물었다. 

       

       “그러고 보니 말인데요⋯⋯ 보통 1황녀, 1황자, 2황자, 이렇게 세지 않나요?”

       

       “응, 맞는데?”

       

       “예?”

       

       “아, 아하⋯⋯. 첫째 황자는 죽었어. 그래서 일부러 빼고 얘기했던 거야. 황실 사람들은⋯⋯ 1황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지 않거든. 금구령이야. 다들 없는 사람 취급 해.”

       

       “저런, 어쩌다가요?”

       

       “소문이라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독살당했대. 열 살 정도의 나이에.”

       

       언급을 주의할 만했다. 독살당한 황태자라니, 공공연하게 떠들고 다녔다가는 황실의 체면에 먹칠을 하는 꼴이 아닌가.

       

       독살이라. 궁중 암투부터 시작해서 로맨스 판타지까지 참고 자료가 주르르륵 스쳐 지나갔다. 독살이니 황위 경쟁이니 하는 걸 보면, 황실은 생각보다 콩가루 집안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2황자의 나사 빠진 성격에도 다 이유가 있었던 걸까? 황제로부터 의심병 DNA를 듬뿍 받아버린 게 아니라면, 성장 과정 중에 일이 있었다는 의미니까.

       

       예민한 부분이라면 독 관련 언급은 빼는 편이 좋겠지. 누가 내 녹차에 독을 탔을까요, 같은 기믹은 넣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

       

       

       

       전투, 전투라⋯⋯.

       

       다크 판타지는 어떨까. 

       

       모든 것이 멸망한 잿빛의 대지인 거다. 어떤⋯⋯ 마력 재앙이 일어나서. 전 인류의 90%쯤은 날아가 버리고, 기괴하게 생긴 괴물들이 나타나 만물의 영장 자리를 대체했다. 그 괴물들은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언어를 쓴다.

       

       인간들은 소규모 거점에서 가느다란 목숨줄을 붙잡아가며 연명하고 있다. 찬란하던 옛 문명의 아티팩트나 지식을 소모해 가며, 하루하루 조용히 죽어가는 거다.

       

       그러나 실낱같은 희망이 있다. 뜬소문에 불과하지만, 대륙 어딘가에는 인류 문명이 남겨 둔 쉘터⋯⋯ 음, ‘안전 던전’이 있었다. 적어도 향후 100년간의 생존을 무조건 보장하는 비밀 안전 던전 말이다.

       

       그때 나타난 플레이어. 

       

       어딘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가진 플레이어는, 뒤틀린 자연환경과, 거대한 괴물들을 쓰러트리며 길을 연다. 살아남은 인간들은 플레이어를 뒤쫒으며 섬긴다. 그러니까, 플레이어가 선지자가 되는 거다.

       

       플레이어가 이끄는 인간 집단에 사소한 트러블도 넣으면 좋겠지. 작게는 도둑질부터, 크게는 살인까지. 이러한 ‘옳고 그름이 애매한 선택’은, 플레이어의 캐릭터를 분명하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히로인도 넣어야겠지. 여성이라면⋯⋯ 음. 유약한 학자계 하나, 플레이어를 동경해서 뒤쫒기 위해 노력하는 견습 기사 같은 느낌 하나, 상남자 하나, 대충 이 정도로 생각만 해 둘까.

       

       역시 마탑 밖으로 나가야겠다. 전투 데이터가 시급하다.

       

       마탑주와 동행할 수 없다면, 차선책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의 전투력을 가졌으면서 내 데이터 수집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줄 수 있는 사람. 틀어박혀서 연구만 하는 게 아니라, 바깥에서 고블린 대가리도 깨 본 경험이 있는 사람.

       

       얼굴흉터 선배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후배님, 따라 해보세요. 로-레-이.”

       

       “얼굴흉터.”

       

       “로-”

       

       “로.”

       

       “레-”

       

       “레.”

       

       “이.”

       

       “얼굴흉터.”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약간의 트러블이 있기는 했지만, 편지에 붙어 있었던 보석 몇 개를 떼어주니 굉장히 협조적으로 변했다. 역시 돈만한 게 없었다.

       

       마탑주는 잉잉댔지만, 외출 준비는 대단히 빠르게 진행되었다. 얼굴흉터 선배는 모험가 파티 하나를 고용하고, 적절한 탐험 동선을 짜고, 정말 안전한 여정이 될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마탑주를 달랬다.

       

       “이거 가져가, 혹시 모르니까 이것도⋯⋯ 이거랑⋯⋯ 이거, 또⋯⋯.”

       

       마탑주는 가질 수 없다면 죽여버리겠다는 마인드를 각성하기라도 한 건지, 아티팩트 무더기로 내 목을 부러뜨리려 들었다. 자그마치 목걸이형 아티팩트만 마흔아홉 개를 걸어댔다는 말이다. 

       

       마탑주는 한술 더 떠서, 이 목걸이 다 걸기 전에는 못 나간다고 엄포까지 놓았다.

       

       얼굴흉터 선배는 잠시 고민하다가 내게 지시했다.

       

       “마탑주님 귓가에 세상에서 제일 좋아한다고 속삭이고 오세요.”

       

       “왜요?”

       

       “그래야 길이 열릴 테니까.”

       

       얼굴흉터 선배에게는 확신이 있었다. 나는 마법사 겸 베테랑 탐험가인 선배를 믿기로 했다. 이미지하는 것은 초등학교 시절의 목격담.

       

       학교 다녀왔다는 딸내미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부모의 심정으로, 나는 마탑주를 끌어안고 귓가에 속삭였다. 따끈따끈해서 안기 좋았다.

       

       “나는 우리 유나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

       

       “⋯⋯⋯⋯!!?!”

       

       그 순간 마탑주가 증발했다. 농담이나 비유가 아니라 진짜로.

       

       이게 무슨 일이야 싶었는데, 얼굴흉터 선배의 증언에 따르면, 고절한 환상 마법으로 홀드를 풀고 사라진 것이라고 했다. 얼굴흉터 선배는 어째서인지 묘하게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역시 고작 몇 개월 차이가 난대도 선배는 선배인가. 얼굴흉터 선배는 이렇게 모든 장애물을 뚝딱 해치워버린 것이다.

       

       결국 목걸이는 하나만 걸고 나왔다.

       

       나는 이렇게, 두근대고 설레는 마음으로── 9년 만에 처음으로 마탑 밖으로 나서게 되었다.

       

       ===============================================================

       

       약속 장소에 도달하자 3인조 파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모험가 파티라고 들었는데, 무장 상태가 장난이 아니었다. 과장 조금 보태면 준 기사급이라고 할 정도.

       

       남자 하나에 여자 둘의 성비였다. 겉보기로만 판단하면 전사 하나, 궁수 하나, 도적 하나. 도적의 복장이 제법 야시시하고 천 면적이 작아서 참고할 만했다. 복장 그대로 모델링 따다가 써먹어야지.

       

       리더로 보이는, 2대 8 가르마로 머리카락을 시원스럽게 넘긴 잘생긴 청년이 자신을 소개했다. 눈매가 여우와 닮았고, 눈가에는 눈물점까지 있어서, 뭐랄까. 뭔가 좀, 그랬다.

       

       “반갑습니다. 이번 모험을 함께 할 2등급 모험가, 로윌렌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눈물점게이.”

       

       “⋯⋯혹시 저분, 지금 저한테 시비를 걸어오는 겁니까?”

       

       “뇌에 조금 이상이 있는 친구라서요. 이해해주세요.”

       

       급하게 끼어든 얼굴흉터 선배가 실드로 쳐 줬다.

       

       눈물점게이 소리를 듣고 개빡친다는 표정을 짓는 걸 보니, 다행스럽게도 여자를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좋은 아침입니다, 여러분!
    꿈에서 뭔가⋯⋯ 뭔가 익사이팅한 일이 있었던 것 같았는데요.
    분명 아침에는, 음. 재미있는 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야겠어⋯⋯
    라고 생각했더니, 아침으로 호빵을 먹고 나니까 깔끔하게 잊었답니다.

    설레이는 꿈은 기억에 오래 남았으면 좋을 텐데요!
    오늘도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이 프렌즈. 이른 인삿말이지만, 좋은 꿈 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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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world TRPG Game Master

Otherworld TRPG Game Master

Another World TRPG Game Master, 이세계 TRPG 게임마스터
Score 8.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a wizard of the Illusion Magic School and decided to create a virtual reality with illusion magic to play a tabletop role-playing game (TRPG). It was great to create a virtual reality, but I was in trouble because there were no suitable players. During that time, I received an offer to be the professor from the Royal Academy. The offer was to use illusion magic to fill the students’ lack of practical experience safely. And so, I became a professor at the academy. “Send me back, send me back to that world right now-!” “Outer god, someday an outer god will be our doom, we’ll all die!!” “I am not the bastard of the Redburn Ducal Family. I am the foremost disciple of the Great Namgung Clan, Namgung Qinghui!” But it seems there is a bit of a misunderstanding. This isn’t a spell for dimensional travel, kids. It’s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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