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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4

       “좋아. 이렇게 된 거 오늘 기념으로 내가 쏜다. 전투학과 전원 디저트 카페로 집합!”

       “야호, 신난다!”

       

       내 선언에 전투학과 교수를 비롯한 말단조교들까지 잔뜩 들떠서 디저트 카페로 돌격 아닌 돌격을 했다.

       

       “교수님! 디안 교수님! 잠깐만요!”

       

       그때 뒤에서 누군가 나를 다급하게 부르기에 뒤를 돌아보려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빨리 가자! 브로그는 망고 케이크가 먹고 싶다!”

       

       비무장전투교수인 오크 브로그가 나를 마구 앞으로 밀었기 때문이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급한 일이면 나중에라도 찾아오겠지, 뭐.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자 젊은 교수들이 디저트를 시키러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어? 너네도 디저트 같은 거 먹을 줄 아냐?”

       “수석교수님께서 전원 모이라셨지 않습니까.”

       

       팔짱을 끼고 앉은 종합전투교수 모턴이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무장전투교수 제네브는 대답조차 없다.

       

       “이런 거 먹어본 적 있지, 너네?”

       “처음입니다. 디저트라는 건 장거리 순찰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지요. 계집아이 같은 일반보병들이면 모를까.”

       “에엥? 진짜로 안 먹어 봤다고? 너는?”

       

       모턴의 대답에 놀라 제네브를 쳐다보니 녀석도 말없이 고개를 짧게 젓는다.

       

       세상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디저트를 먹어본 적이 없냐?

       

       아니, 먹어보지 못했다는 건 그렇다 쳐도 도대체 장거리 순찰대랑은 무슨 상관인데?

       

       이것들 완전 그거네, 그거. 미국식 상남자.

       

       미국에서는 남자들이 자신이 게이가 아님을 매순간 증명해야 한다지?

       

       “이제 아카데미 교수니까 이런 것도 좀 먹어보고 그래라.”

       

       둘 다 대답이 없다.

       

       “수석교수님! 음료는 뭐 드실래요?”

       “아, 그거 내가 메뉴판 보고 직접 고를게!”

       

       그때 안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리기에 의자에서 일어나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메뉴판을 보고 음료와 디저트를 추가로 주문하고 있으려니 심리전 교수 펠레미아가 내 어깨를 톡톡 건드렸다.

       

       “그런데 수석교수님. 교장님은 안 모시고 오시나요?”

       “교장님? 교장님이야 알아서 잘 사드시겠지.”

       “그게 아니라. 교장님께서도 엄밀히 따지면 우리 전투학과 소속이기도 하시잖아요?”

       

       아, 그러네. 생각해 보니까 키르린은 암살납치 과목 교수를 겸하고 있지.

       

       두리번거리니 저쪽에 귀를 축 늘어뜨린 교장이 혼자 멀거니 서서 이쪽을 힐끔거리고 있었다.

       

       “교장님!”

       

       손을 들자 키르린의 귀가 쫑긋 섰다.

       

       “이쪽으로 오세요!”

       “아, 아니. 난 괜찮으니까 너희들끼리 맛있게 먹어.”

       “어서요! 교장님도 전투학과 겸직교수시잖아요!”

       “아니야. 안 갈래. 나 그냥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하러 온 거니까, 진짜 이제 곧 갈거야.”

       “펠레미아. 교장님 데려와.”

       

       키르린이 당황하며 횡설수설 양손을 내젓자 펠레미아에게 지시했다.

       

       “지, 진짜 괜찮다니까! 나 있으면 너희가 불편하잖아!”

       

       펠레미아에게 팔을 잡혀 끌려 오면서 하는 키르린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그거야 무섭거나 권위가 흘러 넘치는 상사일 때나 해당되는 이야기고요, 교장님.

       

       “이쪽으로 오세요, 교장님!”

       

       리나 교수의 환대를 받으며 키르린이 의자에 앉으면서 비로소 전투학과 모두가 한자리에 모였다.

       

       그런데 어째 이렇게 보니 그 외양과 속성이 아카데미의 교수들이 아니라 어디 흑막조직처럼 보인다.

       

       한번 그 면면을 살펴보자.

       

       중년의 나이가 무색한 두꺼운 목에 근육질 덩치, 흰수염을 길게 땋은 험악한 인상의 종합전투교수 모턴.

       

       싸늘한 눈빛에 굳게 다문 입, 드러난 양팔과 얼굴에 베인 흉터가 그득한 무장전투교수 제네브.

       

       2미터가 넘는 키에 뻐드렁니가 튀어나온 장대한 체구의 녹색오크 비무장전투교수 브로그.

       

       굵직한 팔뚝에 허리벨트에는 흉악한 망치를 꽂고 다니는 드워프 전투장비교수 카자다르.

       

       마족 백 명을 쏴죽이고 훈장을 받은 사냥꾼 생존교수 웨이버.

       

       앳된 외모에 주근깨 투성이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마력을 지닌 마법대응교수 오렌디.

       

       사근사근 웃는 상냥하고 친절한 성격과 달리 과거를 전혀 알 수 없는 특임대원 출신인 침투교수 리나.

       

       생포한 마족 고위간부들의 심문을 전담했다던 심리전교수 펠레미아.

       

       늘 의기소침해 있는 음침흑발 타입의 전투승마교수 애나… 는 잘 모르겠고.

       

       거기다 암살로 악명 높은 종족인 다크엘프 키르린 교장까지.

       

       이 화창한 봄날 디저트 카페의 야외 테이블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물들이다.

       

       거기다 우리 주변 테이블을 점령하고 앉은 조교들도 전투학과 소속답게 다들 과거에 여기저기서 한가닥씩 하던 놈들.

       

       만약 이 세계가 ‘어쩌다 흑막’류의 착각물이라면 이것들을 이끌고 세계정복을 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 듯하다.

       

       디저트가 나오자 나는 가장 먼저 키르린에게 맛보기를 권했다. 무리 허당 교장이라지만 그래도 여기서는 제일 높은 사람이니까.

       

       생크림 딸기 케이크를 한입 베어 먹은 키르린의 두 귀가 파닥거리고 루비색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거 엄청 맛있잖아…?!”

       

       곧 키르린은 볼이 빵빵해지도록 케이크를 와구와구 먹기 시작했다.

       

       “지금 교장님 모습이 꼭 강아지 같아요.”

       

       그 모습을 본 리나가 키득대면서 내게 조용히 속삭였다.

       

       케이크를 먹은 나머지 교수들도 모두 만족했고 스스로 상남자이기를 강하게 주장하는 모턴과 제네브도 은근히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였다.

       

       

       

       

       

       

       

       # # # # #

       

       

       그날 퇴근하면서 올리시아에게 줄 디저트를 몇 개 사갔다.

       

       당연하게도 올리시아 역시 굉장히 좋아했다. 이런 건 올리시아 나이대 여자애들한테는 치트키라고.

       

       “이제 마차 타고 도심지까지 나갈 일은 없어서 좋네요.”

       

       생크림 케이크를 오물오물 먹으며 올리시아가 말했다.

       

       “아무리 디안 님 전용으로 나온 마차라지만 아카데미 일도 아닌데 매번 마부 아저씨한테 부탁하기도 부담스러웠거든요.”

       “그냥 써. 개인적인 용무까지 다 보라고 아카데미에서 내준 거야.”

       “그래도 그렇죠. 너무 대놓고 쓰면 나중에 높으신 분께 밉보이는 수가 있어요.”

       

       올리시아는 혹여나 내가 아카데미에서 잘릴까 봐 노심초사한다. 내가 잘리면 다시 그 깡촌 부둣가 브룬스웰로 돌아가야 하니까. 

       

       “아, 그리고 혹시 디안 님. 담벼락 옆에 돌 가져다 놓으셨어요?”

       “돌이라니?”

       “처음 보는 평평한 주춧돌이 담벼락 바로 옆에 있길래 디안 님이 뭐 작업이라도 하시려고 가져다 놓으신 줄 알았는데요?”

       “글쎄? 내가 무슨 작업을 해? 여기 다 고칠 곳 없이 멀쩡한데.”

       “흐음, 그럼 뭐지….”

       

       케이크를 우물거리던 올리시아가 목소리를 낮췄다.

       

       “혹시… 도둑이 있는 거 아닐까요?”

       “도둑?”

       “돌을 가져다 놓고 거기 올라가서 내부를 살피며 기회를 엿보는 거죠.”

       “무슨 소리야, 올리시아? 여기 특수임무 아카데미야. 도둑이 들어올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마족 결사대 같은 놈들이면 몰라도.”

       “그런가….”

       “꺄아아아아악!”

       

       그때 밖에서 난데없이 비명소리가 들렸다.

       

       “도둑이야!”

       

       상황을 파악할 겨를도 없이 올리시아가 벌떡 일어나 주방의 무쇠팬을 들고 밖으로 뛰쳐 나갔다.

       

       “어이구, 저거 진짜.”

       

       아무래도 데리고 들어와야 할 것 같아서 올리시아의 뒤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야, 올리시아. 호들갑 떨지 마라. 설마 아카데미에 도둑이 들겠냐? 아마 봄철에 발정난 고양이… 가 아니고….”

       “아… 안녕하세요, 교수님….”

       

       담벼락 아래에 주저앉은 나이틀리를 본 나는 그만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 # # # #

       

       

       “그래서, 개인교습 때문에 항의하러 여기까지 왔단 말이야? 그것도 몰래 기숙사를 빠져 나와서?”

       “네.”

       

       올리시아가 주는 따뜻한 차를 마시며 나이틀리가 냉정하게 대답했다. 아까 망토가 벗겨진 채 당황하던 모습은 이제 온데간데 없다.

       

       “너 반장이잖아. 이래도 되는 거냐? 그리고 그런 사소한 이야기라면 그냥 일과중에 찾아오면 될 일….”

       “교수님께서 한번도 교수실에 붙어 있지를 않는데 어떻게 찾아가요!?”

       

       나이틀리가 대뜸 언성을 높였다.

       

       “갈 때마다 부재중이고 어디 있나 찾아보면 맨날 공사장에 있거나 학생들하고 농담 따먹기나 하고 있고! 그것도 아니면 전투학과 사람들이랑 노닥거리잖아요!”

       “디안 님! 그게 정말이에요?!”

       

       나이틀리의 폭포처럼 쏟아지는 말에 올리시아가 화들짝 놀라 물었다.

       

       “정말로 일은 안 하시고 맨날 노시는 거세요?”

       “아냐, 그런 거. 야, 나이틀리. 누가 들으면 진짜 내가 그러는 줄 알잖아.”

       “디안 님. 그러다 잘리면 어쩌려고 그러세요. 저는 브룬스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단 말이에요!”

       “절대 안 잘려, 이 녀석아. 됐고 너는 가서 씻고 잘 준비나 해.”

       

       올리시아를 억지로 욕실로 밀어넣고 나이틀리와 다시 마주 앉았다.

       

       “그러니까 요지는, 얼른 개인교습을 빡세게 시켜달라 이거 아냐. 그렇지?”

       “맞아요. 이거 엄연한 계약이잖아요. 구두계약도 효력을 발휘하는 거 아시죠?”

       “알지.”

       “그러니 성실하게 계약을 이행하세요. 매주 교습을 해주신다 해놓고 야간침투 이후로 아직 한번도 안 하셨잖아요.”

       

       그건 사실이다. 그 사이에 워낙 일들이 많아서 신경을 쓰지 못했다.

       

       처음에는 나이틀리가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했지만 나도 나이틀리 같은 애를 한번 가르쳐 보고 싶었고 또 키르린 교장을 계속 교장 자리에 앉혀 두고자 동의한 일.

       

       나이틀리의 말대로 쌍방간의 계약이니 성심성의껏 이행해야지.

       

       “안 그래도 마침 할 일이 있었는데 잘 됐다. 개인교습 겸해서 너도 같이 가자.”

       

       그러자 한없이 차갑던 나이틀리의 얼굴에 아주 잠깐 화색이 비쳤다.

       

       “언제요?”

       “내일 바로 간다. 그러니 얼른 기숙사 돌아가서 잠이나 자.”

       “어디로 가는 거죠? 어떤 내용인가요?”

       “가보면 알아. 이제 됐지?”

       “좋아요.”

       

       나이틀리는 표정관리를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잘가라.”

       

       나이틀리가 나간 후 나는 고개를 저으며 차를 홀짝였다.

       

       아무리 수석에 공작 딸이라지만 야밤에 교수 집까지 찾아올 생각을 하냐. 하여간 요즘것들이란.

       

       “어? 그 분은 가셨어요?”

       

       그때 막 욕실에서 올리시아가 나오며 물었다.

       

       “어. 이제 가서 자라. 일찍 자야 키가 크는 법이야.”

       “디안 님. 그런데 정말로 아까 그 분이 하신 말씀, 그거 사실 아닌 거죠?”

       

       아직도 걱정이 되는지 올리시아가 또 물어본다.

       

       “어.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라. 만약에 내가 교수에서 잘리면 내 전재산을 너한테 넘길게.”

       “정말인가요?! 잠깐만요! 어서 펜이랑 종이를…!”

       

       제딴에는 각서라도 쓰려는 건지 올리시아가 허둥대는데 갑자기 삐그덕하면서 문이 열렸다.

       

       “교수님.”

       

       돌아보니 망토을 뒤집어 쓴 나이틀리가 서있는 게 아닌가?

       

       “너 뭐야? 왜 돌아왔어? 아직 할 말이 남은 거야?”

       “그게 아니라요. 아무래도 기숙사로 못 돌아갈 것 같아서요.”

       “뭐? 왜?”

       “자정이 넘어서 경비마법이 발동했어요. 못 뚫겠어요.”

       

       우리 아카데미 주요시설에는 오렌디 교수의 경비마법이 걸려 있어서 야간의 외부침입을 방지한다.

       

       그게 발동되는 게 자정이었나.

       

       사실 오렌디 수준의 마법사가 건 경비마법을 파훼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거야 어디 침투할 때나 그렇고 여기서는 상황이 다르지.

       

       아카데미 교수가 야밤에 일탈한 학생 몰래 기숙사에 넣는다고 경비마법을 박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뭐, 방법 있겠냐.

       

       “그럼 그냥 여기서 자고 내일 아침 일찍 돌아가. 그럼 되겠네.”

       “에엑!? 디안 님!”

       

       나이틀리보다도 올리시아가 기겁하며 소리쳤다.

       

       “그건 안 돼요! 누가 알기라도 하면 끝이라고요!”

       “누가 알지 못하게 우리끼리만 알고 있으면 되지. 네 방 침대 넓으니까 거기서 둘이 자. 그러면 되잖아.”

       “아뇨. 저는 그냥 소파에서 자겠어요. 그게 편해요.”

       

       그러자 나이틀리가 단칼에 거절하며 내가 앉은 소파를 가리켰다.

       

       직접 말은 안 했지만 하녀인 올리시아와 한 침대를 쓴다는 게 귀족영애 입장에서는 용납이 안 되나 보다.

       

       “그래, 뭐 네가 편하다면 그렇게 해. 들었지, 올리시아? 이불이나 가져와.”

       “스읍…. 알겠어요.”

       

       올리시아가 침구를 가져다 주자 나이틀리가 그것을 주섬주섬 소파에 깔았다.

       

       “그럼 다들 잘 자라.”

       “안녕히 주무세요.”

       

       올리시아는 일 층 자기 방으로 들어가고 나이틀리는 소파에 눕고 나는 이 층으로 올라가고.

       

       침대에 누운 나는 읽던 소설책을 마저 읽으며 낄낄대다가 잠이 들었다.

       

       

       # # # # #

       

       

       한밤중.

       

       나이틀리는 조용히 눈을 뜨고 고개를 돌렸다.

       

       아까 하녀가 들어간 방에서는 불빛이 새어 나오지 않는 게 이미 잠든 모양.

       

       소파에서 일어난 나이틀리는 혹시나 싶어 살금살금 창가로 다가가 밖을 내다봤다.

       

       다행히 담벼락 위에 마야 사제의 머리통이 보이거나 하는 것은 없었다.

       

       모든 것이 이상없음을 확인한 나이틀리는 이 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향했다.

       

       내일 개인교습을 한다는 기대감에 설레 도통 잠이 오지 않았던 나이틀리는 디안 교수의 방에 갈 참이었다.

       

       혹시나 교수가 자지 않고 있다면 이런저런 이야기나 나눌 요량.

       

       과거에는 어떤 일을 했으며 아빠와는 무슨 인연으로 친분을 쌓게 되었는지, 아카데미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등등.

       

       디안 교수는 맨날 여기저기 쏘다니기 때문에 이렇게 따로 일대일로 조용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눌 기회가 흔치 않다.

       

       이미 지금까지 면담 요청 한번 제대로 못했잖는가. 만약 오늘 밤을 그냥 보내면 내일부터는 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어디 가세요?”

       

       막 첫 번째 계단에 발을 올리는데 갑자기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뻔한 나이틀리는 입을 틀어막고 위쪽을 올려다 봤다.

       

       계단의 중간 즈음에 비스듬히 누워 담요로 몸을 둘둘 두른 올리시아가 반쯤 뜬 눈으로 나이틀리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저, 저 애가 언제 소리도 없이 저기에…? 그보다도 저기서 대체 뭘 하는 거야?!

       

       “아, 저 그….”

       

       생각도 못한 상황에 완벽히 당황한 나이틀리는 어버버하며 더듬다 힘겹게 변명거리를 생각해 냈다.

       

       “소, 소변이 급해서….”

       “주방 옆문이요.”

       “그래….”

       

       젠장할…. 정말이지 저 애는 만날 때마다 걸림돌이네….

       

       나이틀리는 입술을 깨물며 마렵지도 않은 소변을 보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정말로 오줌이 나오지 않자 올리시아를 속이기 위해 입으로 ‘쉬이이-‘라고 소리를 내는 수치스러운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 # # # #

       

       

       화장실 안에서 나이틀리가 입으로 소변 보는 소리를 내는 것을 들으며 올리시아는 혀를 찼다.

       

       귀족 웃기시네. 이 세상 천지에 입으로 오줌 싸는 소리내는 귀족이 어디 있어? 참나.

       

       막 나이틀리가 어설픈 연기를 마치고 나오자 올리시아가 손가락으로 거실을 가리켰다.

       

       “소파는 저쪽.”

       “그, 그래…. 안 그래도 거기로 가려고 했어….”

       

       머뭇머뭇 소파에 눕는 나이틀리를 보며 올리시아는 고개를 내저었다.

       

       내 저럴 줄 알았지. 아까 처음 봤을 때부터 알아봤어.

       

       분명 디안 님을 보기 위해 숙소까지 찾아온 악질 여학생.

       

       요즘 디안 님께서 이런저런 일들을 하셔서 인기가 상당히 좋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아마 그것 때문일 것이다.

       

       결국 예상대로 디안 님의 침실에 난입하려고 했잖아?

       

       역시 지키고 있기를 잘했다.

       

       만약 저 정신 나간 귀족영애와 디안 님 사이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다면 디안 님은 아카데미에서 쫓겨날 것이고 나는 다시 브룬스웰로 돌아가야 한단 말이야.

       

       내가 절대 그렇게 놔두지 않아.

       

       아카데미 교수로 계실 동안에는 아무도 디안 님께 접근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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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tired Supporting Character Wants To Live A Quiet Life

The Retired Supporting Character Wants To Live A Quiet Life

The Retired Supporting Character Wants to Live Quietly 은퇴한 조력캐는 조용히 살고 싶다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causing chaos with my knowledge of the original work, I assisted the protagonist.

I successfully completed the story and now planned to retire and live peacefully.

However, it seems the protagonist still needs my help.

An academy professor? That’s nothing much.

But why is the state of the academy so st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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