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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41

       *** ***

         

       “어허 십일 번 수행자님! 공격 범위 안에서 빠져나오질 못했잖습니까! 더 빨리빨리!”

         

       연습과 실전은 다르다.

         

       특히 실전에서 진법을 유지하는 것은 아주 난이도가 높다. 진법 유지의 난이도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수많은 무협지의 주인공들이 증명해주지 않았던가. 매의 눈으로 조금만 빈틈이 드러나면 그 틈으로 쑤시고 들어가서 수십 명, 많게는 백 명이 구성하는 진을 헛짓거리로 만들어주지 않았던가.

         

       그 많은 사람들이 매일같이 피땀 흘려 연마한들 자그마한 빈틈이라도 도미노처럼 우르르 무너져 내리는 것이 바로 진법이다.

         

       “2번 공격 들어갑니다! 빨리빨리 변화하세요!!”

         

       촤르르르르르르!!

         

       단상에 올라 있는 당도연이 긴 쇠사슬을 휘둘렀다. 길이 30장의 쇠사슬이 토룡의 공격방식을 흉내내며 허공을 가른다. 채찍의 변화라고 하기에는 너무 둔중한 움직임이지만 토룡의 공격을 흉내낸 것 치고는 빠른 편.

         

       실전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습은 실전보다 더 빡세게 해야지.

         

       “천인(天人)의 형(形)!”

         

       수달차의 구령에 열두 사람이 일제히 허공으로 뛰어 올랐다.

         

       아이고 이거 실전이었으면 여럿 죽었겠네.

         

       지하공동의 천장이 높으면 얼마나 높을까. 그런 곳에서 뛰어 올라봐야 제대로 피하기도 어려울뿐더러 높이 뛰어봐야 몸길이 30미터짜리 토룡의 사정거리 안이다.

         

       수라나한진을 구성하는 인원은 열두명. 전원이 초절정인만큼 개인 기량은 흠 잡을 곳이 없는데…

         

       문제는 이 열 두 사람이 모두 경험이 아예 없다는 점이다.

         

       영물사냥 경험은커녕 실전에서 진법을 펼쳐본 적도 없는 응애들!

         

       “거기! 흐름이 끊겼다!”

         

       “거리가 너무 벌어진 걸 어떻게 해!”

         

       “그러니까 거리가 벌어지지 않게 피했어야지!”

         

       실전도 아니고 실전적 연습을 하고 있을 뿐인데도 난장판이었다.

         

       “자, 일단 연습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고작 한 시진의 연습이었을 뿐인데 초절정 고수들이 땀범벅이가 된 채 바닥에 주저앉았다. 태권도 품새 훈련하듯이 정형화된 방식으로만 진법을 수련하던 이들이 갑자기 실전보다 더 빡센 훈련에 임하게 되었으니 파김치가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수행자님들.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은 이런 연습 환경을 제공하는 것까지입니다.”

         

       “끄응, 큰소리를 쳐 놓고 면목이 없구려.”

         

       수라나한진의 유지와 구성원의 숙련도를 올리는 문제는 전적으로 포달랍궁의 무인들이 알아서 해야 할 문제였다. 나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단련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뿐.

         

       “거, 포르차 이 녀석이 너무 날뛰어서…!”

         

       “하, 네 녀석이 쏘아내는 기운이 너무 약한 탓 아니냐.”

         

       “뭐라! 오는 흐름이 불안정하니 출력을 낮출 수밖에 없거늘 네놈은 그것도 이해를 못 하느냐!”

         

       오고가는 훈훈한 남탓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제대로 된 유대감이 형성되려면 시간이 좀더 필요할 것 같다.

         

       저들은 저들끼리 알아서 하겠지.

         

       목에 핏대를 올리고 삿대질을 주고받는 수행자들을 뒤로하고 여일예를 찾아갔다.

         

       “은공, 오셨습니까?”

         

       “어째, 준비는 잘 되어가시오?”

         

       “흐음. 글쎄요.”

         

       츠츠츠츠츠!

         

       여일예가 쥔 거대한 작살에 강기가 입혀진다.

         

       “하아압..!”

         

       콰악!

         

       여일예가 기합성을 내리며 발밑에 작살을 박아넣는다. 작살은 초절정 고수가 강기를 입힌 것 치고는 얼마 박혀들지 않았지만 발밑이 흙바닥이 아니라 암반층임을 고려하면 꽤 깊숙이 박혀든 셈이었다.

         

       “역시 작살은 익숙치 않아서 강기를 형성하는데 낭비가 많군요.”

         

       “차차 나아지지 않겠소.”

         

       “예, 은공을 돕는 일이기도 하고 사라 그 아이를 구하는 일이니만큼 최선을 다해야지요.”

         

       “음, 고맙소.”

         

       “후후, 별말씀을요.”

         

       여일예는 나에게 가볍게 웃어 보이고는 다시 작살을 살피기 시작했다. 강기를 형성하는 효율은 무기의 이해도에 비례한다. 이번 사냥에서 작살을 다루어야 할 여일예는 조금이라도 더 효율적으로 내공을 운용하기 위해 작살에 대한 이해도를 올릴 필요가 있는 셈이다.

       

       나는 작살에 집중하고 있는 여일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솔직히 말해서 당가에서 정철이 나타났을 때 여일예는 점창파로 복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럼에도 여일예는 내 곁에 남았다.

         

       은혜를 갚는다는 말을 주워 섬기고 있지만…여일예는 내심으로는 나를 믿고 있는 듯하다. 나를 돕는 길이 정철을 꺾고 명분을 분쇄해서 사천과 운남의 분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그런 말을 입에 담지는 않았지만, 말이 아닌 행동으로 느낄 수 있는 점이 있기 마련이다.

         

       사천을 떠난 이후로 나는 많은 일들을 벌였다. 서장에 도착해서 탐문도 하고 무대 마술 준비도 하고 마술 공연도 하고…많은 일들을 별려 놓았으니 무공 수련은 틈틈이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불규칙적인 수련에도 여일예는 늘 내 곁에 붙어서 수련을 도와주었다. 본인의 수련보다도 내 수련을 우선해 봐 주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을 품게 된다.

         

       언젠가는 감사 인사를 전해야겠지.

         

       집중 상태에 든 여일예를 방해하지 않으며 자리를 떴다.

         

       따앙! 따앙!

         

       다음으로 향한 곳은 대장간이었다. 쉴 새 없이 쇠가 두들겨지는 소리가 들리는 대장간에서는 당소열이 망치를 두들기고 있었다.

         

       당소열은 쇠사슬을 만들고 있었다.

         

       대충 때리는 것 같은 망치질에 순식간에 접혀 형태를 이루는 고리. 뭔가 뚝딱 하는 사이에 하나의 고리가 이루어지고 다시 정련된 쇠가 접히고 고리가 만들어진다.

         

       사람이 작업하고 있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만들어지는 쇠사슬. 이미 만들어진 쇠사슬 뭉텅이가 작업장 한켠에 쌓여 있었다.

         

       당소열은 내가 온 것을 눈치채고 망치를 놓고는 곰방대를 잡았다.

         

       “제자야.”

         

       “예, 스승님.”

         

       “내가 쇠사슬이나 만들자고 이 먼 서장까지 왔는지 자괴감이 들고 괴롭구나.”

         

       “하하, 스승님. 그렇지만 영물을 잡을만한 사슬과 도구를 만드실 수 있는 분이 스승님밖에 없지 않습니까.”

         

       이건 사실이었다. 흑갑토룡을 잡기 위해서는 많은 쇠사슬과 도구가 필요했고 쇠사슬도 그냥 쇠사슬이 아니라 아주 튼튼하고 강한 쇠사슬이 필요했다.

         

       “흥.”

         

       정말로 화가 났다기보다는 하루 종일 쇠사슬만 만들고 있으니 살짝 골이 난 모양이다.

         

       “그나저나 이 많은 쇠사슬과 작살, 갈고리들을 다 쓸 수나 있겠느냐?”

         

       “뭐…부족하면 부족했지 남지는 않겠지요. 그리고 막상 상황이 닥쳤을 때 부족한 것보다는 남는게 낫지 않겠습니까?”

         

       “네가 만드는 게 아니라고 말을 막 하는구나.”

         

       영물 사냥.

         

       무협 게임이라 영물 사냥이라는 표현을 쓸 뿐이지 사실 다른 게임에 등장하는 레이드와 동일한 컨텐츠다.

         

       장르, 게임을 불문하고 레이드에서 꼭 빠지지 않은 요소가 있으니.

         

       그건 바로 레이드 몬스터를 잡기 위한 기믹이다.

         

       다리를 공격해 쓰러트린다던가. 분신을 잡아서 약화시킨다던가. 전멸기를 버틸 보호막을 만든다던가. 날아다니는 녀석에 작살을 쏘아 떨어트린다던가. 왜 이런 것들 말이다.

         

       전투 위주에 게임에서는 그런 기믹 요소들이 이미 전장에 준비되어 있지만 이 무림천하에서는 영물사냥을 위한 기믹을 스스로 구성해야 한다.

         

       어떤 장비를 준비해서 어떤 방식으로 기믹을 파훼하느냐에 따라 영물사냥의 난이도는 어려워지기도 하고 쉬워지기도 하는 것이 바로 무림천하의 영물 사냥.

         

       그러니 준비해 갈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준비해 가는 것이 옳았다.

         

       그 준비를 위해서는 당소열이 갈려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조금 미안하지만…영물 사냥에서 대장장이의 역할이 이런 것이니 어쩔 수 없는 노릇 아니겠어?

         

       공돌이의 숙명이려니 해야지.

         

       “영물 사냥이라…쓸모 있을 것 같은 부위는 좀 챙겨오거라. 그 흑반천암이라는 것도 좀 다루어 보고 싶군.”

         

       “알겠습니다.”

         

       “흠…대답이 시원시원한게 영 껄끄럽군.”

         

       당소열은 찜찜하다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았다. 내가 시원스럽게 대답하자 미심쩍음을 느낀 것 같은데 난 처음부터 흑반천암을 당소열에게 가져다 줄 생각이었다.

         

       흑반천암을 구음절맥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당소열이 가공해 줘야 하니까.

         

       일행에 유능한 대장장이가 있으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어요.

         

       “하아. 일이나 해야지.”

         

       내 호감 어린 시선을 받은 당소열이 벌레 씹은 표정이 되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다시 쇠를 달구는 당소열의 뒷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다.

         

       준비는 순조로웠다.

         

       당도연은 수행자들의 연습상대가 되며 쇠사슬을 다루는 법을 연습중이고 여일예 역시 순조롭게 작살에 적응하고 있으며 당소열도 부지런히 장비를 찍어내고 있다.

         

       공격조의 준비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공격조를 보조할 대응조의 준비는 착실하게 갖추어지고 있는 상황.

         

       나는 속으로 시간을 헤아려 보았다. 대응조의 준비는 빠듯하게 잡아도 3일, 넉넉하게 잡으면 일주일 이내에 끝날 것 같았다.

         

       결국 수행자들이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제대로 된 합을 맞추느냐가 관건이로군.

         

       진법 연습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다시 한번 살피러 갈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진법 연습이 이루어지고 있는 연무장에 도착하자.

         

       “수달차! 방금은 아수라의 형을 펼치는 것이 옳았소!”

         

       “아수라의 형을 펼치는 것이 옳았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명령권자는 나일세!”

         

       “그렇게 멀리 떨어지면 기의 흐름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몇 번을 말하나!”

         

       “하, 나는 그 거리에서 충분히 유지할 수 있는데 왜 자네는 못한다는 건가?”

         

       “아니…!”

         

       아까보다 격화된 남탓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아아, 진법 그것은 조별과제

    *죄송합니다. 조금 늦었습니다.

    분량도 조금 짭니다.

    오늘 갑작스럽게 피씨가 뻗어버린 탓에 작업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원인을 알수없는 멈춤현상이 반복되서 원인파악부터 하느냐고 시간을 한참 잡아먹었네요;

    결론부터 발하면 cpu 발열 때문이었습니다.

    짭수냉을 쓰고 있었는데 연식이 되면서 씨퓨와 쿨러 사이가 밀착되지 않았던 모양인지 cpu온도가 미쳐 날뛰더군요.

    cpu야 데미지를 먹었겠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다행히 서멀구리스를 새로 도포하고 쿨러를 제대로 밀착시키니 온도가 잡혔습니다.

    업로드 시각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내일은 연참이나 고봉밥과 함께 더 재미있는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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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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