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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41

       본인이 에픽 레전드를 하면서 느낀 것은 결국에 내기가 없는 몸과 총기라는 새로운 병기를 사용할 뿐 이 게임 자체의 양상은 내가 익히 경험해 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과거에 본인이 추적당할 적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수십 수백의 무인이 나 하나를 죽이기 위해 쫓아오던 것과 지금 60의 생존자가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발악하는 데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지.

       

       본인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천마신교에서 자행되었던 수련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고독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맹독을 담고 있는 것들끼리 싸움을 붙여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놈이 가장 강한 독을 품게 된다는 주술 같은 거다.

       

       조금 단어를 바꾸자면 강자존이지.

       

       그래. 천마신교에서 열광하고 신앙하는 단어다.

       

       신교에서는 신공을 익힐 대상자를 고르기 위해 이 방식을 이용했었다.

       

       무수히 많은 아이들을 한 군데에 끌어 모아 서로를 죽이게 만들어 그 중에 가장 강한 이를 간택하는 것이다.

       

       본인도 몇 번인가 해보았고, 다른 이들이 하는 것을 구경한 경험도 수도 없이 많지.

       

       그러면서 깨달은 것이다만 이런 고독 비스무리한 것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부지리라는 게다.

       

       개인의 강함으로 다 찍어 눌러 버려도 상관은 없지만 그보단 적과 적이 싸우게 만들고 본인은 그 뒤에서 구경을 하며 즐기는 편이 쉽고 편하거든.

       

       “XX! 죽어어어어!”

       “정신 나가겠네 진짜!”

       “아 몰라! 다 같이 죽어! 이 XX들아!”

       “다들 잘 싸우는 구나.”

       

       고독이라는 단어를 굳이 꺼낸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이 싸움 속에서 살아남은 이는 그나마 저 중에서 가장 강한 녀석일 것 아니더냐.

       

       저 잡것들을 하나하나 상대하는 것은 귀찮기만 하고 즐겁잖은 일이니 마지막 생존자만을 강자로써 대우해 줄 셈이었다.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악마가 따로 없네 진짜.]

       

       “악마라니. 효율적인 사람이라고 해다오.”

       

       – 훌륭한 전략이라는 게 함정.

        – 그치. 배틀로얄은 이런 식으로 해야지.

        – 근데 이 분은 난전이 일어나길 기다린 게 아니라 난전을 직접 일으켰잖아.

        – 갈! 천마님의 고귀한 뜻이 들어있거늘. 그를 어찌 모르느냐!

        – 마교도 아재. 서요?

        – 갈!…

       

       – 에픽사랑꾼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근데 화령님. 쟤네 직접 다 킬해야 점수 많이 주는데.]

       

       “흠? 그런 것인가?”

       

       – ㅇㅇ.

        – 말했었잖아요.

        – 이 사람 훈수 안 듣는 게 하루 이틀 일이야?

        – 점수 시스템 상 20킬 이상 하셔야 된다니까요.

       

       “귀찮게 되었군.”

       

       아래의 아해들끼리 벌이는 하수들의 싸움을 구경하다 적당히 마무리만 지을 셈이었는데 굳이 저들을 다 잡아 죽여야 하는 것인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더 편한 길이 있기에 그를 택하려 했거늘 안타깝게 되었구나.

       

       어디보자.

       

       지금까지 여기에 오면서 죽인 이들의 수가 열셋이니 이 자리에 머무는 이들을 모두 다 죽이면 20명을 죽인 셈이 되겠구나.

       

       계산을 나는 품 안에서 수류탄 하나를 꺼내어 저 한 가운데에 던져 주었다.

       

       “들어가기 전에 물어보겠다만 더 많은 사람을 죽인다면 더 많은 점수를 얻게 되는 것이야?”

       

       – 킬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음.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만나는 이들마다 멱을 딸 생각을 해보아야겠구나.

       

       *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엔리님. 화령님이 님보다 먼저 골드가겠다던데 들으셨나요?]

       

       “그거 지금 수십 번도 넘게 들었고, 방송 창 위에 이미 이야기 들었다고 적혀있기까지 한데 왜 자꾸 물어보시는지 모르겠습니끼야아악?!”

       

       엔리는 자신을 긁기 위해 후원을 한 이에게 한 마디를 하다가 갑작스레 들려온 총성에 비명을 내질렀다.

       

       적이다. 적이야.

       

       침착하자. 총성이 울리는 게 여러 개야.

       

       정확하지는 않지만 서로 난전을 벌이는 거겠지.

       

       아직 내 위치는 발각되지 않았으니까 바깥으로 나갈 필요는 없어.

       

       일단은 총성이 그칠 때까지 기다리자.

       

       엔리는 심호흡을 하고는 자신의 손에 들린 총기를 꾹 붙잡았다.

       

       으으. 아라 씨는 왜 갑자기 나보다 먼저 골드에 가보겠다고 선언을 하신 걸까.

       

       방송컨텐츠적으로는 나쁘지 않지.

       

       어그로가 이렇게 미친 듯이 끌리는 걸 보면 여기저기에서 화제가 된 건 분명하고.

       

       내가 이기더라도 아라 씨가 이기더라도 영상의 재미자체는 나올 거라고 생각해.

       

       그렇지만 나한테 미리 말 좀 해주시지!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주셨다면 지더라도 조리돌림을 당할 각오를 했을 거 아냐!

       

       물론 그걸로 수금이 달달하게 되기는 하겠지.

       

       그치만 단맛에 이빨이 썩는 것보다 사람들이 날 조롱하는 거에 이빨이 부서지는 게 더 빠를 것 같단 말야!

       

       – 밖에 미친 듯이 싸우네.

       – 사람 숫자 더 늘어나는 거 같은데?

        – 여기 있다가 싸움이 그칠 즈음에 나가서 쓸어버리면 될 듯?

        – ㄴㄴ. 그냥 적당히 도망치자.

       

       – 사냥개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근데 엔리님 지금 몇 점임?]

       

       “지금 5350점이요. 골드까지 150점 남았어요.”

       

       – 오. 생각보다 금방이네?

        – 한 판만 잘하면 골드긴 함.

        – 잘 한다면.

        – 그게 되겠냐.

        – 옆집 누구는 매 판마다 600점씩 벌던데.

        – 그건 옆집이 말도 안 되는 거잖아.

       

       사실 그녀가 골드를 아라보다 먼저 달성하기만 하면 문제될 건 아무것도 없다.

       

       시작이 어찌되었든 간에 엔리는 아라를 상대로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스트리머랍시고 뻗댈 수 있고.

       

       더욱이 수없이 많은 노력의 끝에 골드를 달성한 것에 아라를 승리했다는 사유로 많은 후원을 받을 수 있다.

       

       마이튜브 각도 달달하게 잡히겠지.

       

       사람들의 환호성과 나중에 현실에서 아라를 만났을 때 그녀를 놀릴 수도 있다는 점은 덤이고 말야.

       

       조건을 따지고 본다면 이 승부에서 이기기 쉬운 것은, 아니 이겨야 하는 것인 엔리다.

       

       상대가 5500점을 벌 동안에 엔리는 150점만 벌면 된다.

       

       아라가 매번 수십 명을 쓰러트리고 1등을 거머쥔다고 쳐도 최소 3시간이 걸릴 터이고 엔리는 그 안에만 골드를 달성하면 되는 것이다.

       

       시작부터 공평하지 않은 조건.

       

       상황을 모르고 도박을 걸라면 누구라도 엔리에게 배팅을 걸 상황.

       

       그렇지만 엔리는 도저히 자신이 승리하는 풍경을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자신의 실력에 대한 의심임과 동시에 아라의 실력에 대한 확신이었다.

       

       아라는 분명 매 게임을 할 때마다 수십 명을 쓰러트리고 1등을 거머쥐리라.

       

       그녀의 경이로운 피지컬을 아랫구간의 사람들이 버틸 수 있을 리 없지 않은가.

       

       그에 반해 엔리가 3시간 안에 150점을 올리는 건 확신할 수 없는 일이었다.

       

       150점을 올리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었다면 왜 여태까지 엔리가 골드에 도달하지 못했었겠는가.

       

       수도 없이 골드의 문턱을 두드리다가 아래로 나가떨어지기를 반복했던 엔리다.

       

       이번이라고 해서 과연 평소와 다를까?

       

       생각을 거듭하던 어느 순간 갑작스레 총성이 그쳤다.

       

       바깥의 전투가 마무리 된 건가.

       

       엔리는 소란이 그쳤음에도 무작정 바깥으로 나가지 않았다.

       

       소리만 듣고 안심해서 바깥으로 뛰쳐 나갔다가 머리가 꿰뚫리는 경험을 몇 번이나 했던가.

       

       비교적 학습능력이 떨어진다 할지언정 엔리도 사람이다.

       

       수도 없는 실패를 하다보면 자연스레 경험이 몸에 익는 것이다.

       

       일단 생존자 수는 둘 줄었고.

       

       발소리 안 들리고.

       

       무언가 챙기는 소리도 안 나고.

       

       숨소리도 안 들려.

       

       바깥에 아무도 없어.

       

       이미 챙길 거 다 챙기고 떠나간 모양이지.

       

       조금 있으면 자기장이 좁아질 테니까 조심조심하면서 다른 장소로 이동.

       

       툭.

       

       발을 움직이려던 엔리는 자신의 발치에 떨어진 섬광탄을 보고서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고개를 돌려야 한단 사실을 엔리라고 해서 모르진 않았지만 안전을 확신하고 있던 상황에 생겨난 변수에 대응할 수 있을 만큼 엔리의 반응 속도는 뛰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흐갸아아아악!”

       

       시야가 하얗게 물듬과 동시에 뛰어오는 발소리와 총성이 이어졌고 엔리는 그렇게 캐릭터가 죽어가는 화면을 구경하게 되었다.

       

       아아. 아아아아아.

       

       이제 10명인데.

       

       10명밖에 안 남았는데!

       

       두어사람만 더 죽으면 점수가 훨씬 더 많이 올라갔을 텐데!

       

       그럼 이제 150점이 아니라 100점만 올리면 됐을 텐데에에에에!

       

       설마 점수가 떨어지진 않았겠지?

       

       아무도 죽이지 못했다지만 최후의 10인 안에는 들어갔잖아.

       

       많이 오르진 않았겠지만 마이너스도 아닐 거야.

       

       그치?

       

       제발 그렇다고 해주라.

       

       속으로 빌며 결과 정산창으로 들어간 엔리는 14점이 오른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나마 다행이다.

       

       – 엔리는망했다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와. 14점! 이제 10판만 더 하면 되겠네요!]

       

       – ㅋㅋㅋㅋ

       – 킬 좀 내라. 제발.

        – 킬 내다 마이너스 나는 것보다 이게 낫지.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이상하다. 옆 방에서는 한 게임 할 때마다 티어가 한 단계씩 오르던데.]

       

       “그게 보고 싶으면 옆 방 가세요!”

       

       – 앜ㅋㅋㅋ

        – 긁혔네.

        – 근데 그건 화령이 버그인게 맞아.

        – 엔리 불쌍해.

       

       괜찮아. 안 떨어졌잖아.

       

       다음 판을 잘 하면 그만이야.

       

       막말로 한 판만 1등을 해도 골드에 갈 수 있는 거라고.

       

       아무런 문제도 없어.

       

       “근데 지금 아라 씨 몇 점이에요?”

       

       – 첫 판 1등 해서 617점 먹고 지금 담판 하는 중.

        – ㅁㅊ.

        – 그 정도면 프로급이 점수 먹으려고 작정하고 양학해야 하는 수준 아냐?

        – 14점 VS 600점. 가슴이 웅장해진다.

        – 이렇게 보니까 막상막하인데.

       – ㄹㅇ. 둘 다 열 판 안에 골드갈 수 있잖아.

       

       – 설마지겠어?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엔리님. 화령님보다 먼저 골드 달성하면 100000원. 딜?]

       

       “딜! 못 먹어도 가야죠!”

       

       쉴 틈 없어.

       

       한시라도 빨리 큐를 돌려서 점수를 먹어야 해.

       

       제일 중요한 건 침착하는 것.

       

       굳이 1등을 할 필요는 없어.

       

       안정적으로.

       

       매 판 10등 이내에 들어서 점수를 쌓는 걸 목표로 하자.

       

       내가 유리하잖아.

       

       고지만 굳히면 되는 거야.

       

       “자 빨리 다음판 가죠! 그리고 시청자분들 중에 부캐 있는 분들! 빨리 화령 씨 방송가서 저격하세요! 혹시나 화령 씨 한 번 따기라도 하면 평생의 자랑이라고요!”

       

       – 저격을 사주하는 방송인이 있다?

       – 엔리. 진짜 이기고 싶구나.

        – 근데 저격한다고 화령을 이길 수 있을까?

        – 솔직히 저격은 지금도 있을 걸. 그냥 화령 앞에 모두 평등한 거지.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엔리. 그러다 님 저격하면 어떡하게요.]

       

       “난 맛 없어요! 개나 소나 아무나한테 죽는 게 저라고요! 그러니까 저격하지 마세요!”

       

       절대.

       

       절대로 안 질 거야!

       

       만약에 이거 지면 다신 FPS는 건들지도 않을 테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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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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