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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41

    <241 – 초인피구>

     

    개인전 피구는 단체전 피구의 예행연습에 가깝다.

    1위 한 명만 최대 10점을 얻을 수 있는 개인전 피구와 달리 그룹 하나가 통으로 최대 100점을 얻을 수 있는 반대항전 피구.

    반 대항전 종목들은 다들 하나같이 ‘예행연습종목’이 존재한다.

     

    ‘싱이랑 헤스티아랑 오천아저씨도 이참에 미리 겪어두면 반 대항전에서 도움이 되겠지!’

     

    최대한 아파보이는 공을 고른 것도 같은 이유!

    덤으로 데드캣이라는 처음 보는 난수생성 상급반 선배님에게도 호기심이 생겼다.

     

    ‘상급반에서 처음 보는 캐릭터는 대체로 빌런인데!’

     

    실력파 악당선배.

    요컨대 2학년의 싱 혹은 즈앙 포지션.

     

    ‘일격에 나가떨어지면 조금 실망할지도?’

     

    강철구를 힘껏 움켜쥐고는 마법을 마구마구 연속해서 걸어대었다.

    빨갛게, 파랗게, 까맣게!

    색이 마구 변하는 공의 모습에 구경하던 이사벨과 대결에 참여한 손오천의 표정이 잔뜩 굳었다.

     

    “이쿠욧!”

     

    싱이라도 이 일격은 붙잡을 수 없다.

    쳐낸다면 모를까.

    헤스티아라도 버겁기는 마찬가지.

    어설픈 근력으로 잡으려 들었다가는 손바닥이 다 쓸려나가고도 남을 위력이 실렸다.

     

    ‘자, 1단계 삼색볼이야!’

     

    인사치레도 못 막는 건 아니지?

     

     

    * *

     

     

    사람들은 흔히 기사는 물리공격, 마법사는 마법공격만 한다고 착각한다.

    고수의 영역에서 보면 우스운 소리다.

    기사들은 무력의 한계를 돌파하고자 속성공격력에 매달려서 마법공격에 치중한다.

    마법사들은 같은 마법도 보다 위력적으로 사용하고자 더 빠르게 더 무겁게 물리공격력에 매달린다.

    강한 기사는 마법공격력이, 강한 마법사는 물리공격력이 높아진다는 뜻!

     

    ‘굉장히 물공이 높은 마법이야.’

     

    오크노디가 던진 강철구는 옆에서 보기에도 살벌한 마법공격력을 동반했다.

    삼색으로 번쩍인 공에는 시뻘건 화염과 새파란 무언가, 새카만 암흑마나가 휘감겼다.

    피구공이 대체 뭔지는 몰라도 맞으면 악마조차 퇴마당할 레벨의 무언가.

     

    ‘피구란 제국성기사들이 악마퇴마의식에 사용하는 제례의식용 마도구인가?’

     

    그 무자비한 일격이 자신에게 날아온다면 어떨까.

    헤스티아는 상상했다.

    일단 손바닥은 확실히 살이 터진다.

    다음으로 엄청난 화상을 입을 것이다.

    강철구의 충격량을 줄이고 던질 준비를 하는 시간동안 화상으로 손이 극심한 데미지를 입겠지.

    손바닥에 상당한 마나를 두르지 않으면 받아낼 수도, 받아내고 다시 던질 수도 없다.

    화상에 눌러 붙은 손바닥이 강철구에서 떨어지지 않고 눌러 붙을 테니까.

    하지만 급하게 던져도 위력은 미미.

    무려 2학년 상급반 선배가 간단히 당할 리가 없다.

    정말 작심하고 차징을 해야 한다.

     

    ‘선공이 말도 안 되게 중요한 대결이군.’

     

    헤스티아는 깨달았다.

    오크노디가 가장 배점이 낮은 자리를 차지한 이유를.

    처음부터 이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처음 보는 대결에서도 본능적으로 가장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는 야성!

    원숭이수인 손오천 못지않은 짐승적인 감각이다.

    오크노디는 응애지만 야생의 응애였다.

     

    ‘하지만 뭘까. 저 파란 것과 암흑마나의 효과는.’

     

    오크노디의 일격의 무서운 점은 그 내력을 눈으로 보아서는 다 읽어낼 수 없다는 점.

    데드캣 선배는 그런 공을 대체 어떻게 받아낼까.

    그 답을 헤스티아는 목도했다.

     

    “!!”

     

    데드캣은 몸으로 맞았다!

    펑 소리와 함께 튀어나가는 데드캣의 신형.

     

    ‘아니 그렇게 폼을 잡아놓고 일격에 나가떨어져!?’

     

    당혹스러울 정도의 무기력한 패배!

    그러나 더욱 놀라운 일은 그 뒤에 일어났다.

    조금 전까지 저 멀리 수직으로 날아가던 데드캣의 몸체가 잔상처럼 흩어지며 본래 있던 자리에 다시 나타났다.

    충격량이 줄어든 채 허공에 떠올랐던 공을 한 손으로 가볍게 붙잡는 데드캣.

    그녀의 나른한 눈에는 약간의 피로감만이 엿보였다.

     

    “아프네. 만델라의 것만큼.”

    “우와! 선배는 신기한 기술을 쓰네요.”

     

    데드캣의 시선이 손안에서 새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회전하는 공에 닿았다.

    네가 그런 소리를 하는 거냐고 되묻는 것처럼.

    헤스티아는 저 기괴한 선배만큼이나 신경 쓰이는 일이 하나 더 있었다.

     

    “싱. 어째서 기습하지 않았지?”

     

    분명 기회만 생기면 득달같이 지근거리에서 칼을 휘두를 것처럼 굴던 싱.

    그가 검을 뽑아든 자세 그대로 부동자세를 유지한 채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죽었다.”

    “죽어?”

    “조금 전, 내가 검을 휘둘렀다면. 장담컨대 나는 그 즉시 죽었다.”

    “!?”

    “좋은 감이야, 후배.”

     

    데드캣의 무신경한 시선 앞에서 오크노디 한 사람을 제외한 모두의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이번엔 내 차례야.”

     

    데드캣의 손에 들린 강철구가 통 통 소리를 내며 농구공처럼 바닥을 튀었다.

    헤스티아의 눈이 커다래졌다.

     

    “성질변환! 모두 조심해. 저 선배의 공격은…”

     

    거기까지.

    헤스티아는 통통 튀던 공이 물리법칙을 우습게 여기는 각도로 다리 쪽 낮은 각도로 자신을 향해 튀어 오르는 광경을 목격했다.

     

    <헤스티아 망치술>

    <끌어치기>

     

    골프공을 치듯이 망치를 휘두른 헤스티아.

    탱탱볼처럼 가벼워보였던 강철구가 망치와 충돌하며 쇠와 쇠가 충돌하는 고막을 강타하는 금속음을 내며 맹렬히 충돌했다.

     

    ‘무거워. 역시 이 공격은…!’

     

    계열 – 변환마법

    발동 – 성질변환

    전문화 – 잠복, 다중발현, ???

     

    최소 4써클 성질변환마법.

    그것도 폼 체인지의 연속발현과 타이밍을 능숙하게 조작할 수 있는 엄청난 실력자다.

    지극히 짧은 한 순간.

    데드캣의 능력은 엄청난 속도로 발현되었다.

    탱탱볼처럼 부드럽게 바꾸면서 위아래로 튕기는 움직임에 눈을 적응시키면서 한 번.

    수평에 가까운 낮은 각도로 튕기도록 지면과 접촉하는 일순간에 형태를 바꾸면서 두 번.

    헤스티아의 망치와 강철구가 충돌하면서 세 번.

    그 결과, 헤스티아는 어떻게든 강철구를 쳐내는 것까지는 성공했다.

    그러나 공을 붙잡지는 못했다.

     

    슈슉

     

    코트 밖으로 즉시전송 된 헤스티아.

    교관은 전광판을 가리켜 점수를 보여주었다.

     

    ━━━

    헤스티아

    인코트 생존시간 21초.

    자리배점 5점.

    합계 105점.

    ━━━

     

    “모두들 조심해. 저 선배, 원거리에서 공격타이밍을 전부 계산했어!”

     

    마법은 자신의 신체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소모값이 극도로 높아진다.

    방금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공을 원격조작 하는 것은 2학년 상급반이라도 무리다.

    즉, 공이 손바닥을 떠났을 때부터 이미 전부 계산된 연속발현이라는 뜻이다.

     

    스스슷

     

    심지어 한 번의 공격으로도 끝나지 않았다.

    망치에 맞고 튕겨나간 공이 다시 탱탱볼처럼 벽에 맞고 튕겨나가 데드캣의 손으로 돌아왔다.

    그녀가 이 각도로 칠 것까지 예상한 것처럼.

    네 번째로 발현된 변환에 각도를 틀어 수중으로 튕겨져 돌아간 다섯 번째 변환까지.

    공이 떠난 시점부터 그녀는 헤스티아의 탈락과 공의 회수마저 전부 계산했다.

    헤스티아는 두려움마저도 느꼈다.

    저만한 설계와 계산능력을 지닌 선배와 진심으로 전장에서 싸운다면 과연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다음은 너.”

     

    데드캣의 공포스러운 강철구가 이번에는 손오천을 향해 날아갔다.

    변칙적인 각도.

    변화하는 성질.

    모든 특성은 헤스티아가 앞서 겪었기에 알고 있다.

    그러나 저것을 안다고 막을 수는 있는가…?

    다치지 않으려면 무기를 들고 쳐내는 수밖에 없다.

    데드캣도 당연히 그렇게 되리라 예상했다.

    그러나 손오천은 상식을 거부했다.

    들고 있던 기다란 봉 대신, 두 손으로 공을 받았다.

    콰아아아악!!

    기다랗게 지면에 파인 자국을 만들며 밀려난 손오천.

    하얀 선 밖으로 밀려나며 그의 탈락이 확정되었다.

     

    ━━━

    손오천

    인코트 생존시간 30초.

    자리배점 5점.

    합계 150점.

    ━━━

     

    “어리석어.”

     

    데드캣은 말했다.

    어차피 탈락할 거라면 두 손에서 피가 뚝뚝 흐를 정도의 부상을 감수할 이유가 있었냐고.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손오천은 부정하지 않았다.

     

    “알고 있다. 미련한 짓을 했다는 건. 그렇다고 이 몸이 한 짓이 아주 쓸모없지만은 않았어.”

     

    손오천은 탈락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단단히 공을 움켜쥐었다.

    데드캣이 공에 심어둔 형태변환이 지면을 튕기며 도로 그녀의 수중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막고자.

    그 결과, 강철구는 손오천의 손 안에서 형태변환을 끝마치고 데드캣의 수중으로 되돌아가지 못했다.

    공은 가장 가까이에 있던 오크노디의 손바닥에 쏙 빨려 들어갔으니까.

     

    “으하핫. 보이냐? 이 몸의 대활약의 결실이.”

    “굉장했어요, 오천아저씨!”

     

    저건 또 무슨 기이한 마법인지.

    배운 적도 없는 마법을 잘도 척척 써대는 오크노디의 기묘함을 이제는 놀라지도 않는다.

    단지 바랄 뿐이다.

     

    “한 방 먹여줘. 후배 괴롭히는 낙으로 사는 저 건방진 선배한테.”

     

    그의 바람에 화답하듯이 오크노디의 손 안에 쥐어진 공이 다시 한 번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적색에서 청색, 흑색.

    삼색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더욱 더.

    회색에서 밤색, 자색으로.

     

    “이번엔 2단계 육색볼!”

     

    공에 담긴 심상치 않은 마나량에 데드캣의 표정 위로 처음으로 긴장감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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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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