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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42

       [랭 첨 돌리는데 이 사람 대체 뭐 하는 사람임?]

       

       게임하다가 우연히 만났는데 이 사람 핵쟁이임?

       

       씨발 어떻게 총알을 보고 피하냐.

       

       인간이 가능한 움직임이 아니잖아.

       

       뒤지고 나서 리플 보는데 어이가 없네.

       

       – 화령 만났네. 불쌍.

       └ 화령이 누군데 씹련아.

        └ 화령을 모름? 인생 헛 살았네.

       

       – 너도 알 걸? <외신을 마주하는 화령 사진>

        └ 이 사람임?! 씨발 트럭에 제대로 치였넼ㅋㅋㅋ

       

       [화령이랑 내가 하는 게임은 같은데 왜 다를까.]

       

       내가 하는 에픽 레전드는 배틀로얄 FPS 게임인데 왜 화령이 하는 에픽 레전드는 학살극임?

       

       자기 혼자서 유저 상대로 무쌍을 찍고 있음?

       

       화령한테만 걸리는 치트라도 있는 거임?

       

       – 몰랐음? 화령은 뭔 겜을 하든 능력치 상승 치트 걸림

        └ 역시 그럴 줄 알았어.

        └ 개잘핵 성능 미쳐 돌아간다.

       

       – 화령 겜하는 거 보면 신기하긴 해. 무슨 겜이든 자기 장르로 바꾸잖아.

        └ 과연 퍼즐겜도 자기 장르로 만들 수 있을까?!

        └ 논리(물리)로 해결하지 않을까.

       

       [화령 골드까지 2000점. 엔리 골드까지 80점.]

       

       엔리가 4판 안에 80점을 올릴 수 있을까? 난 불가능하다고 보는데.

       

       – 80점이면 한 판만에 올릴 수 있는 점수 아님?

        └ 우리 엔리에겐 그럴 실력이 없어요!

        └ 엔리 피지컬 무시함? 그게 될 리가 없잖음.

        └ 너네 진짜 너무 한다.

       

       – 화령이 네 판 1등 하는 건 정배지만 엔리는 점수 안 떨어지면 다행이잖음.

       

       [와. 화령 이번엔 한 판에 700점 올렸네.]

       

       같이 게임 걸린 유저들 겁나 불쌍하다.

       

       눈을 마주치는 순간 그대로 뒤져야 되잖아.

       

       – 화령이랑 같은 큐 걸리면 그냥 존버해야 할 듯?

        └ ㄹㅇ. 젤 늦게 만나면 2등하는 거야.

       

       – 걍 빨리 위로 올라가주셨으면 좋겠다.

       

       – 다마챌 구간 가도 똑같이 양학 되려나?

        └ 될 걸.

        └ 무조건 됨. 나 마스터 권 유저인데 부캐로 저격했거든? 암 것도 못하고 처발림 ㅋㅋ

        └ ㄹㅇ?

        └ 에임이고 전략이고 뭐고 아무 의미 없음. 총 쏘는 걸 보고 피하는 게 뭘 어쩜.

       

       [화령 벌써 골드까지 두판 남았네. ㅁㅊ.]

       

       *

       

       다음 게임이 잡히기를 기다리며 시청자들이 하는 이야길 듣고 있자니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본인은 애초부터 엔리에게 질 생각으로 이 내기를 시작했다.

       

       한 번 게임을 하는 데 600점 700점을 벌 수 있는 게임이다.

       

       엔리의 실력이 아무리 낮다 하더라도 서너시간을 들이면 150점 정도는 가뿐히 얻을 수 있으리라 여겼지.

       

       허나 현실은 내 생각과 달랐다.

       

       엔리의 점수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딘 속도로 올라가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도 골드에 가려면 80점이나 남았다니.

       

       본인은 이제 두 번의 게임을 끝마치면 골드에 올라갈 것이 확정적인 상황이거늘.

       

       이거야 곤란하게 되었구나.

       

       본인은 딱히 엔리의 자존심을 짓밟을 생각은 아니었다마는.

       

       어찌하면 좋을까 고민하고 있던 중에 게임이 잡혔고 본인의 몸이 허공에 떠올랐다.

       

       당장은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

       

       어찌되었든 간에 엔리가 한 번만 잘하면 본인을 이기는 것 아닌가.

       

       그러니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순식간에 상대들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조금 시간을 끌자꾸나.

       

       엔리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내가 빠르게 승부를 내지 않는 걸 보면 방송을 보는 녀석들이 상대를 괴롭히네. 악마네. 사악하네 뭐네 떠들 테지만 어쩔 수 없지.

       

       그리 생각을 하며 게임을 시작한 본인은 여느 때와 다르게 느긋이 전장을 돌아다녔다.

       

       물론 만나는 녀석마다 목을 날리기는 했지만 적극적으로 교전을 찾아다니지 않다보니 생존자의 숫자는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흠? 무언가 이상하군.”

       

       본인이 아무리 적극적인 교전을 하지 않는다 치더라도 이 게임의 특성상 생존자들끼리 서로를 죽이기 위해 날뛰어야 할 터.

       

       어찌하여 숫자가 줄어드는 것이 이토록 더딘 게지?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다들 존버하고 있나 보네.]

       

       – 화령 안 만나면 2등이잖아.

       – 씹ㅋㅋㅋ 저격러 대체 몇 명이냐?

       – 저격이면 화령 죽이려 와야 하는 거 아님?

       – 만나봐야 뒈질 텐데 뭐하러 오겠음.

       – 그럴 거면 저격 왜 함?

       – 그냥 팬심에 겜 한 판 같이하고 싶은가보지.

       

       “그러니까 어차피 본인이 다른 자들을 모두 죽여줄 것이라 믿고 틀어박혀 있다는 게냐?”

       

       허어. 이 곳에서 높은 등수를 얻기 위해 어부지리를 노리는 게 나쁜 일은 아니다만 같은 생각을 한 이가 여럿이 생기니 게임의 양상이 답답해지는 구나.

       

       시간을 끌 생각이었으니만큼 이것도 이것대로 나쁘진 않다.

       

       뭣보다 어차피 구획이 제한되며 자연스레 사람이 모일 터이니 그 때까지 기다리면 그만이겠지.

       

       그리 생각을 하며 느긋이 중앙을 향해 걷던 중 저 멀리 하늘에서 상자 하나가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저게 분명 특별한 무기나 장비가 들어있는 상자였었지.

       

       이전에 몇 번 다가섰을 때 쏠쏠히 재미를 보았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무어가 들어있으려나. 재밌는 것이 들어있으면 좋으련만.

       

       – 오?!

       – 샷건각?

       – 화령 샷건판은 진짜 레전드긴 했지.

       – 진짜 비대칭 전력이었음.

       – 그 판은 진짜 에픽 레전드가 아니라 술래잡기였어.

       

       본래 저 상자에 다가가는 것은 조심스레 택해야 할 사안이다.

       

       상자안에 좋은 물건이 들어있는만큼 수많은 이들이 경쟁을 하려 드는 것이다.

       

       허나 본인의 입장에서 그는 달가운 일이지.

       

       본인이 잡아 죽여야 할 것들이 저 상자라는 미끼를 물고 다가와 준다면 기뻐해야 하지 않겠나.

       

       아무런 망설임 없이 상자 쪽으로 뛰어간 나였지만 안타깝게도 상자 인근에 다가오는 이들은 없었다.

       

       기이한 일이군.

       

       이 상자가 떨어지면 최소한 서너명은 근처에 나타났었는데 그조차 없다니.

       

       다들 정말로 집 안에 틀어박혀서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인가?

       

       마지막 구획에 모여들었을 무렵에 난장판이 되겠구나.

       

       기왕 시간을 끌 생각이니 이번에야말로 저들끼리 난장을 벌이는 것을 구경해 보도록 할까.

       

       상자를 열고서 그 안에 있는 물건을 확인한 나는 눈을 살짝 치떴다가 눈꼬리를 늘어트렸다.

       

       설마 화기로 가득한 세상에서 이 물건을 마주하게 될 줄이야.

       

       상자 안에 담겨 있는 활을 들었다.

       

       흐음. 세외의 무기만을 구경하다가 익숙한 것을 만나니 기분이 들뜨는 군.

       

       화살을 걸지 않고 시위를 한 번 당겨보니 이 활이 무척이나 좋은 녀석임을 알 수 있었다.

       

       무림에 존재하던 어지간한 활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듯 하구나.

       

       하기야 그 시절의 병기와 미래의 병기를 비교하는 건 무림에 가혹하구나.

       

       수천 년의 역사가 차이가 나는데 어찌 그를 비교할까.

       

       본래는 엔리를 위해서라도 적당히 시간을 끌 생각이었다만 계획을 바꾸어야겠구나.

       

       이토록 매력적인 물건이 손에 들어왔는데 어찌 가만히 있겠는가.

       

       여유를 즐기는 것은 다음으로 미루자꾸나.

       

       활을 아래로 내리고 감을 넓혔다.

       

       이 몸에 내기가 없고 마력이 없다 하여도 오감은 그대로 존재한다.

       

       몸으로 바람을 느낄 수 있고,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으며, 귀로 주변에 흘러가는 소리들을 들을 수 있지.

       

       아무리 일반인의 육신에 들어왔다 하더라도 본인의 감각은 그대로일지니.

       

       마음을 먹고 집중을 한다면 숨어있는 자들을 찾아내는 건 너무도 손쉬운 일이다.

       

       눈을 감고서 주변을 살핀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본인의 귀에 누군가의 발소리가 사로 잡혔다.

       

       숲을 걷고 있느냐.

       

       발걸음 소리를 최대한 줄이려는 것을 보아 다른 이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듯 하구나.

       

       허나 노력이 부족했다 욘석아.

       

       그 소리를 따라 활시위를 당긴다.

       

       무림에 존재하는 만병을 익히던 본인이다.

       

       만병지왕을 두고 다투던 활이라면 말을 할 것도 없지.

       

       바람을 느끼며 화살을 어찌 날릴지 생각하던 중 한 가지 생각에 떠올랐다.

       

       과거의 본인은 바람에 따라 화살을 날리는 법을 배웠다.

       

       그런데 말이다.

       

       지금의 본인은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몸 아닌가.

       

       이를 잘 이용한다면 온갖 기상천외한 일을 벌일 수 있지 않을까?

       

       이 게임이 더욱 시시해 질까봐 사용하지 않던 진기를 슬며시 끌어냈다. 많은 것은 필요치 않다.

       

       화살의 방향을 슬쩍 뒤틀어줄 바람이면 족하다.

       

       활시위를 당김과 동시에 슬며시 바람을 만들어 냈다.

       

       그러자 올곧게 날아가던 화살이 자석에라도 이끌린 것처럼 기괴하게 궤도를 틀더니 저 멀리에 있는 누군가에게 내리 꽂혔다.

       

       – ㅇㅇ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내가 방금 뭘 본 거지?]

       

       – 이 겜 에픽 레전드 맞죠?

       – 뭔ㅋㅋㅋ 미친ㅋㅋㅋㅋ

       – 물리엔진 버그난 거 같은데.

       – 아니 저걸 의도했다고?!

       

       활이 입히는 피해량이 큰 것인지.

       

       아니면 본인이 맞춘 이의 체력이 그리 많지 않았던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자는 활을 맞자마자 그대로 사망을 해버렸다.

       

       아쉽구나. 사냥감이 질겨야 사냥을 하는 맛이 있는데 말이다.

       

       무어. 크게 문제될 것은 없지.

       

       아직도 사냥감은 50마리나 남아 있지 않으냐.

       

       저들끼리 죽일 생각이 없는 만큼 난 저들을 온전히 사냥할 수 있을 터.

       

       다른 이들이 겁을 먹은 것이 본인에게 도움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구나.

       

       “빠르게 움직여야겠구나. 다른 놈들이 사냥감을 빼앗기 전에 본인이 쓰러트려야하니 말이다.”

       

       *

       

       얼마간 침묵 속에서 이어지던 소강상태는 한 순간을 기점을 빠르게 무너져 내렸다.

       

       눈을 끔뻑일 때마다 생존자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을 구경하던 엔리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냐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저격인가?

       

       고티어의 사람이 부캐로 와서 양학을 하고 있는 건가?

       

       그게 아니면 설마.

       

       – 엔리는망했다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님. 화령이랑 같이 큐 잡힌 거 같은데.]

       

       “…진짜요?”

       

       – ㅇㅇ.

       – 생존자 수 들어드는 게 똑같음.

       – 조졌네.

       – 운도 지지리 없지.

       

       아니이이이이 아라 씨!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어요?!

       

       아직 저한테 골드는 이르다 그거에요?!

       

       지난번에 아피스 승급전 할 때도 한 번 찾아와서 내 앞을 가로 막더니 이번에도 그러는 건가요?!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오히려 잘 된 거 아님?]

       

       “그게 무슨 소리에요?”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화령이 남들 다 죽일 때까지만 버티면 2등이잖아. 그럼 골드 갈 수 있음.]

       

       …맞네?

       

       2등하면 기본 점수로 95점을 주니까 아라 씨가 다른 사람들을 다 죽일 때까지 숨어있기만 하면 되는 거구나.

       

       이건 오히려 기회였다.

       

       아라라는 재앙은 모두에게 공평했다.

       

       실력이 있건 없건 간에.

       

       그 앞에서 중요한 것은 운이었다.

       

       아라라는 재앙을 최대한 피할 수 있는 운.

       

       좋아. 일단 자기장 중앙까지 몰래 움직인 다음 거기서 캠핑을 하자.

       

       자기장이 줄어드는 동안에 아라 씨가 다른 유저들 멱을 다 따버릴 테니까 그 때까지 버티기만 하면 되는 거야.

       

       엔리가 그리 생각을 하던 때에 바깥에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건 한 명의 것이 아니었다.

       

       세 명.

       

       솔로 큐인지라 서로가 서로의 적인 상황에서 세 명이 뭉쳐 있다.

       

       그건 결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 저격?

       – 맞는 거 같은데.

       – ㅁㅊ 새끼들이네.

       

       어떡하지. 발소리가 움직이는 방향은 엔리가 있는 건물이었다.

       

       이미 위치를 알고 있단 거네.

       

       빌어먹을 인간들.

       

       서로 합동해서 저격을 할 거면 아라 씨나 잡으러 가지 왜 나한테 오는 거야.

       

       아라 씨는 이길 자신이 없고 난 괴롭히기 편하다 그거야?!

       

       제기랄.

       

       이대로 가만히 있다간 죽을 텐데.

       

       먼저 움직일까?

       

       차라리 그 편이 낫겠네.

       

       우선 연막을 던지고…

       

       휙.

       

       “크악!”

       “미친?! 뭐야!”

       “소리 안 나잖아! 화살이야!”

       “어딘데! 위치 보여?!”

       “모르겠어!”

       

       화살이 꽂히는 소리.

       

       비명소리.

       

       아무렇게나 난사되는 총알소리.

       

       고함과 욕설.

       

       하나 둘 줄어가는 발소리. 공포에 질린 목소리.

       

       그리고 이어진 침묵.

       

       엔리는 일련의 소란이 끝날 때까지 입을 가로 막고서 건물 안에서 기다렸다.

       

       침묵이 이어지고서 일분 가량이 지난 후. 엔리는 조심스럽게 문 바깥에 얼굴을 내밀었다.

       

       “갔나?”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엔리. 그거 사망플래그인거 알아요?]

       

       “…입 다물고 있어야 겠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천마님과 함께하는 즐거운 술래잡기시간.

    ——–

    크리슴님 10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더 재밌는 글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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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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