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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43

       *** ***

         

       “준비는 모두 끝났습니까?”

         

       균열 앞에 서 있는 모두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호천안은 영수 사냥에 동원될 장비와 인원들을 하나하나 살폈다.

         

       우선 신속하게 균열로 넣을 수 있도록 배치된 쇠사슬과 갈고리 그리고 작살들. 출정 전에 당소열이 다 점검한 물건들이니만큼 상태는 완벽했다.

         

       가죽으로 감싸 쇠사슬 소리를 최소화 시키는 조치까지 모두 끝난 상태.

         

       호천안과 눈이 마주친 여일예와 당도연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도연은 이번 사냥에서 채찍 대신 사용할 무기를 잘 갈무리 하고 있었고 여일예 역시 상태가 만전으로 보였다.

         

       그 뒤로 호천안의 시선은 눈빛이 달라진 수행자에게 향했다.

         

       협동심 훈련을 통해 진짜 진법이 무엇인지 깨달은 이들은 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자신감을 내뿜고 있었다. 호천안은 그 눈빛을 보며 마지막 동기부여 겸 입을 열었다.

         

       “저는 이번 사냥이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만, 후속 계획은 있는 편이 좋지요. 이번 사냥이 실패하면 2주간 진법 특훈에 들어갈 예정이니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악!”

         

       수련자들의 눈에 불이 붙었다. 만약 오늘 실패하면 그 훈련을…2주나 더 해야 한다고?

         

       어떻게든 이번 영물 사냥에 성공하고 말리라!

         

       이글거리는 수련자들의 안광과 기세에 호천안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작전에 따라 진행하겠습니다.”

         

       “악!”

         

       수달차를 비롯한 수행자 세 명이 균열로 먼저 진입했다. 균열 안에 한 명 균열에서 통로로 넘어가는 부분에 한명 그리고 수달차가 공동으로 진입했다.

         

       ‘저기에 있군.’

         

       꽈드득. 꽈드득!

       

       수달차는 빛이 들어오지 않는 공동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절로 숨을 죽였다. 퇴로의 위치를 머릿속에 새기며 수달차는 조용히 공동 속으로 진입했다. 공동에 진입했음에도 암반을 갉아먹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흑갑토룡을 보며 수달차는 다시 통로로 돌아가 수신호를 보냈다.

         

       수행자들이 한 사람씩 조용히 공동에 녹아들었다. 진을 펼칠 수 있는 최소한의 인원이 여덟 명이 진입한 이후의 나머지 인원들은 쇠사슬 뭉치를 끌며 공동으로 진입했다.

         

       촤륵. 촤르륵.

         

       가죽으로 쇠사슬을 감싸 소음을 죽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쇳소리가 전혀 나지 않을 수는 없는 마당.

         

       우뚝.

         

       잠시 흑갑토룡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암반 파먹은 소리가 멎자 흑갑토룡의 기척을 살피고 있던 진입 인원들이 발을 멈추었다.

         

       드득. 드드득.

         

       흑갑토룡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공동에 있던 모든 수행자들이 일제히 숨을 멈추었다.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것일까? 수행자들은 품 안에 있는 주머니를 만지며 흑갑토룡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꽈드득!

         

       흑갑토룡이 다시 암반으로 고개를 돌리고 소리 없는 안도의 한숨이 공동을 가득 채웠다.

         

       다시 쇠사슬을 옮기는 작업이 진행되고 장비를 옮기는 소음이 멎자 수달차는 품에 있던 가죽주머니를 벗겨냈다.

         

       화아악!

         

       야명주의 빛이 순식간에 공동의 어둠을 몰아냈다. 수달차가 아명주를 감쌌던 가죽주머니를 벗겨내자 공격조의 수행자들 역시 모두 자신의 야명주를 덮고 있던 가죽주머니를 제거했다.

         

       쿠웅!! 쿠웅!!

         

       암반을 파 먹고 있던 흑갑토룡이 갑자기 공동을 가득 채우는 빛의 향연에 온몸을 비틀었다. 울음소리도 없고 얼굴 표정도 없는 흑갑토룡이었지만 공동 안에 있는 사람들은 흑갑토룡의 몸짓을 통해 흑갑토룡의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수라나한진을 가동하라!”

         

       수달차의 외침과 함께 흑갑토룡의 거대한 몸이 쇄도했다.

         

       영물 사냥의 시작이었다.

         

       *** ***

         

       쾅! 콰왕! 쾅!

         

       “수라의 형!”

         

       “예상보다 움직임이 거칠다! 조심해!”

         

       “무리하지 마라! 작전대로라면 우리가 나설 차례는 아직 멀었다! 진법의 흐름이 끊기더라도 안전을 우선시 해!”

         

       공격조가 흑갑토룡의 이목을 끌었다. 흑갑토룡이 노리는 것은 공격조라기보다는 공격조의 목에 걸린 야명주다.

         

       토룡류 영물들은 굉장히 빛을 싫어한다. 지렁이는 본래 감각이 매우 예민한 생물이고 강렬한 빛은 그들에게 너무 큰 자극이니까.

         

       뭐 저 녀석은 그런 감각기관 대부분을 암석으로 가려 둔감해졌지만 아무리 암석을 둘러도 주둥이는 노출될 수밖에 없지.

         

       아무튼 녀석은 자동차에서 나오는 쌍라이트를 맞고 있는 보행자의 심정이 되어 공격조에게 폭력성을 드러내고 있었다.

         

       “여일예 소저!”

         

       “움직이고 있습니다!”

         

       콰아아악!!

         

       여일예가 작살을 대지 깊숙이 박았다. 화살촉과 같이 박기는 쉬워도 빼기는 어려운 구조의 작살이 암반에 단단히 박혔다. 여일예가 다른 작살을 쥐고 달려가는 사이에 나는 작살의 끝에 쇠사슬을 결속했다.

         

       여일예가 곳곳에 작살을 박고 나는 그 뒤를 쫓아 달리며 쇠사슬을 결속한다. 그 시간을 벌기 위해 수행자들이 흑갑토룡과 대치하고 있었다. 

         

       “중앙! 중앙으로 움직여!”

         

       “작업 공간을 만들어줘라!”

         

       흑갑토룡이 매섭게 날뛰고 천 근은 가볍게 넘을 녀석이 날뛰니 그에 따라 공동 역시 진동했다. 보통 이런 동굴 지형에서는 종유석이 떨어지거나 낙석이 떨어지는 환경 변수가 생길 때도 있는데 다행히 흑갑토룡 녀석이 인공적으로 뚫어낸 공동인지라 그런 변수는 없으니 다행이군.

         

       “이쪽에도 하나 박죠!”

         

       “예!”

         

       여일예가 들고 있던 작살이 하나 둘 줄어들었다. 가지고 온 열 개의 작살이 모두 다 박히고 쇠사슬이 연결된 상태.

         

       드디어 전략의 바탕이 될 수 있는 작살의 배치가 끝났다.

         

       “당도연 소저!”

         

       “기다렸습니다!”

         

       촤라라라라라라락!!

         

       수행자들의 진법 수련의 도우미로써 원없이 쇠사슬을 다루었던 당도연. 그런 당도연이 작살에 연결된 쇠사슬을 휘둘렀고 그 쇠사슬은 시원스러운 궤적을 그리며 흑갑토룡의 몸에 휘어 감겼다.

         

       피이이잉!!

         

       격렬하게 몸을 휘두르며 수행자들을 공격해 들어가던 흑갑토룡의 움직임에 처음으로 제동이 걸렸다. 쇠사슬이 끊어질 듯이 팽팽해졌고 깊숙이 박힌 작살이 한번 크게 흔들렸지만 뽑혀나가지는 않았다.

         

       역시 메이드 인 당소열. 미래의 천하제일 장인이 만든 쇠사슬 답게 영물의 움직임을 감당해내는 모습.

         

       그러나 안심하기는 일렀다.

         

       쿠웅! 콰아앙! 쿠르릉!

         

       움직임에 제약을 당한 흑갑토룡이 미쳐 날뛰기 시작했으니까! 팽팽하게 당겨진 쇠사슬이 언제까지 버텨 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문제!

         

       촤라라라락!

         

       그 사실을 당도연도 잘 알고 있었기에 재빨리 두 번째 사슬을 쏘아냈다. 미쳐 날뛰는 탓에 첫 번째 사슬만큼 튼튼하게 몸을 휘감지는 못했지만 아무튼 두 개의 사슬이 걸리니 녀석의 움직임이 현격하게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

         

       “지금입니다!”

         

       “공격한다! 수라의 형! 수라쌍장!!”

         

       몸길이 10장의 괴물이 격렬하게 꿈틀거리니 아무리 초절정 고수일지라도 공격에 들어갈 엄두가 나겠는가? 그런 상황이 지속되다가 처음으로 흑갑토룡의 움직임이 멈추자 곧바로 공세를 취하는 수행자들.

         

       초절정의 이른 고수들의 발출한 기운이 격체전력(隔體傳力)의 묘리에 따라 진법의 손바닥을 담당하는 두 사람에게 모여든다. 수달차와 이름은 모르지만 8번 훈련생이었던 수행자가 각기 초절정 6인분에 해당하는 방대한 기를 그러모으며 흑갑토룡에게 쇄도한다.

         

       경지를 떠나 도무지 무인 한 사람이 축적할 수 없는 막대한 양의 기공! 그 기공으로 펼쳐지는 극대의 강기 공격!

         

       쿠우우웅!!

         

       거대한 충격음과 함께 흑갑토룡이 쓰러졌다. 온 몸을 채찍처럼 사용하는 몸짓과는 다르게 정말 충격을 해소하기 위한 몸부림을 보이는 흑갑토룡.

         

       “오오…!”

         

       “먹혔다!!”

         

       뒤에서 환호성을 지르는 수행자들.

         

       그러나 정작 공격해 들어간 두 수행자의 표정은 어두웠다.

         

       뭐 그렇겠지.

         

       직접 공격해 들어간 두 사람은, 겉으로 보기에 흑갑토룡에게 제대로 한 방 먹인 것 같은 지금 상황이 공격이 들어갔다기보다는 그저 흑갑토룡을 밀어 넘어뜨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테니까.

         

       사실 아까의 수라쌍장은 제대로 먹혔다면 흑갑토룡의 숨통을 끊기에는 충분한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제대로 먹혔다면 말이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진법을 추스르세요! 당도연 소저!”

         

       “알았어요!!”

         

       촤르르르르!!

         

       ‘해치웠나?’ 같은 표정을 짓고 있던 당도연이 다시 쇠사슬을 휘둘러 흑갑토룡의 몸통을 휘감았다. 첫 번째 사슬과 같이 단단하게 감겨드는 쇠사슬.

         

       처음으로 제대로 된 공격을 받은 충격을 해소한 흑갑토룡이 꿈틀거리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현재 상태로는 녀석을 쓰러트릴 수 없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흑반천암.

         

       저 녀석이 그리 열심히 갉아먹은 암석이며 또한 사라의 치료 재료이자 공청석유의 그릇.

         

       흑반천암은 기의 침입을 불허하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기는 천지만물과 소통한다. 두터운 대지도 단단한 암반과 관계없이 기는 순환하고 소통한다. 그러나 이 흑반천암은 외부의 기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진법의 공격이 제대로 통하지 않은 것이다.

         

       두 사람이 만든 불타는 강기는 물론이고 저 거대한 녀석에게도 심각한 내상을 입힐 수 있을 위력의 경 역시 녀석이 두른 흑반천암의 갑옷에 가로막힌 것이다.

         

       기의 효능은 완벽하게 막히고 두 사람이 충기로 강화한 근력의 충격력만 토룡에게 전달되었을 테니 밀었다는 표현이 적절하겠지.

         

       녀석의 암반의 갑주를 두르고 있는 한 진법의 공격으로 녀석을 쓰러트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당소열을 달달 볶아서 장비를 준비하고.

         

       당도연에게 쇠사슬을 휘두르는 연습을 시키고.

         

       여일예에게 작살을 다루는 연습을 시킨 것이다.

         

       뭐.

         

       레이드에 기믹이 있는 것은 국룰이잖아? 방벽을 벗겨내야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것은 흔한 레이드 패턴이었다.

         

       “그러니 이 단계 작전을 실행합니다! 모두 정신 바짝 차리십쇼!”

         

       그러니 녀석의 갑옷을 벗겨낸다.

         

       제 2페이즈의 돌입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죄송합니다. 조금 늦었습니다.

    오늘은 연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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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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