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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43

       “진짜 미쳤네.”

       

       한 때 프로게이머들의 경기 하이라이트를 편집해 본 한식은 사람들이 어떤 장면에 감탄을 하는 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시청자들의 경악을 이끌어 내려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플레이가 나와야 하는지를 말이다.

       

       그런 한식이 보기에 화령의 플레이는 하나하나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물음표를 심어줄 수 있는 것들이었다.

       

       총을 쏘는 걸 보고 피한다거나.

       

       살기를 감지해서 기습을 감지한다거나.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상대방의 머리에 정확히 적중한다거나.

       

       어느 하나 범상한 것이 없었다.

       

       허나 이런 것들은 대단하긴 하지만 특별하지는 않았다.

       

       최상위권의 유저라면 화령의 플레이를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비슷하게 할 수 있을 테니까.

       

       실력이 있는 사람들은 화령의 움직임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하겠지만 이를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그냥 대단하구나 하고 말겠지.

       

       하지만 화령이 활을 들고서 펼치는 기행은 달랐다.

       

       이는 누가 보더라도 경외감을 품을 만한 것이었다.

       

       “저 나무 너머에 하나가 숨어 있구나.”

       

       화령이 활시위를 높음에 따라 화살이 앞으로 뻗어나간다.

       

       본래라면 앞으로 날아가다 중력의 영향에 따라 아래에 내리 꽂혀야 할 것이 화살이거늘 녀석은 세상의 규칙을 무시했다.

       

       날개라도 달린 것마냥 중간에 제멋대로 궤도를 틀어버린 화살은 나무 뒤에 숨어 있는 이에게 정확히 적중했다.

       

       그제야 자신의 위치가 들켰음을 깨달은 유저가 다급히 도망을 치려 하지만 화령은 그를 허용하지 않았다.

       

       상대방이 그 어디로 도망친다 하여도 화령이 쏘아낸 화살을 떨칠 수는 없었으니.

       

       머리에 몇 발의 화살을 얻어맞은 상대는 얼마 도망치지 못하고 게임 바깥으로 쫓겨나야만 했다.

       

       – 도망치던 사람 눈동자 떨리는 거 봤음?

       – 에픽 레전드가 언제부터 공포게임이었지.

       – 핵이 있었다면 비슷하게 할 수 있었을까?

       – 핵 : 이걸 하라고요? 제가요?

       

       “아직도 사냥할 것이 스무 명이나 남아 있구나. 뺏기기 전에 빠르게 움직여야겠어.”

       

       – 뉴비절단기화령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대체 몇 킬 하려고 그러시는 건가요?]

       

       “가능한 많이.”

       

       무덤덤하게 후원에 답변한 후 화령이 고개를 틀자 방금 전까지 그녀의 머리에 있던 자리에 총알이 지나갔다.

       

       그런 후에 화령이 시선을 돌리지도 않고 활시위를 당기니 저 멀리서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영화 같은.

       

       아니 영화라 해도 비현실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풍경에 채팅창에 경악이 서렸고 한식의 입술에는 헛웃음이 새어나왔다.

       

       진짜 화령님 아래에서 일을 하면 쉴 틈이 없다니까.

       

       매일매일 말도 안 되는 영상을 뽑아내시니 원.

       

       이런 풍경을 기대하고 화령님에게 지원을 한 거긴 하지만 그래도 일거리가 너무 풍년이야.

       

       세 사람이 같이 편집을 하는 데 화령님이 편집할 영상을 만들어오는 속도가 더 빠를 줄은.

       

       “나중에 편의점가서 카페인 음료 좀 사와야겠다.”

       

       다른 건 몰라도 화령님이 활을 가지고 플레이 한 영상은 최대한 빠르게 편집해서 올려야지.

       

       그래야 화제가 될 때 조회수를 빨 수 있을 테니까.

       

       *

       

       조심스레 자기장의 중앙으로 향하던 엔리는 중간에 고갤 들어 생존자의 수를 확인했다.

       

       벌써 이 게임에 남은 사람은 20명밖에 되지 않았다.

       

       이 게임에서 빠져나간 40명 중에서 아라 씨에게 죽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전에 화살이 날아다니던 걸 떠올려 보면 한 두 사람은 아닐 것 같은데.

       

       – 정보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현재 화령의 킬수는 32킬이다.]

       

       – ㅁㅊ.

       – 40명 죽었는데 그 중에 32명을 자기가 죽였다고?

       – 뭐하는 사람이야.

       – 화령이니까.

       – 그치. 화령이잖아. 그냥 받아들여.

       

       “제 지인이지만 진짜 말도 안 되는 분이시네요.”

       

       나는 한 판에 6~7킬 하면 오늘 샷발 좀 괜찮은데? 하면서 혼자 흐뭇해하는데 아라 씨는 마음만 먹으면 30킬 이상도 가볍게 해내버리시니.

       

       재능의 차이가 있다는 건 이해하지만 그래도 격차가 너무 심하잖아.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대체 화령은 못 하는 게 뭐임?]

       

       “못하는 건 많죠.”

       

       몸을 움직이는 쪽은 뭐든 다 잘하시지만 바꾸어 말하자면 몸을 움직이는 것 이외에는 허술한 부분이 여럿 드러나시니까.

       

       최신 기기에 서투르시다거나.

       

       시스템을 조작하는 데 헤매신다거나.

       

       예전에 어느 가게에 갔을 때 키오스크 앞에서 한참 골머리를 앓으신 적도 있었지.

       

       그 때 답답하면서도 재밌었는데.

       

       키오스크 앞에서 어찌할 줄 모르는 화령의 모습을 실감나게 묘사하던 엔리는 저 멀리서 바람을 찢고 날아가는 화살을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거리가 거리이니만큼 그녀가 하는 이야기를 들릴 리는 없지만 혹시나라는 게 있지 않은가.

       

       – 뻐꾸기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화령님한테 이르고 올게요.]

       

       “멈춰요! 전 아직 죽고 싶지 않단 말이에요!”

       

       자기 흑역사를 조금 읊었다고 뭐라고 하실 분은 아니지만 어디선가 눈 먼 화살이 날아들 것만 같은 걸.

       

       “흐으. 에픽 레전드를 하는 게 아니라 꼭 무슨 공포게임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네요.”

       

       만나면 죽어야 하는 결코 쓰러트릴 수 없는 강대한 적.

       

       정체를 알 수 없는 공격에 하나 둘 죽어가는 사람들.

       

       공포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은 죽음 뿐.

       

       어디 공포영화 트레일러에 그대로 넣어도 설득력 있을 것 같은 문구라는 생각에 엔리는 슬며시 웃어버렸다.

       

       “화령씨를 한 번 죽여 보려면 어떤 사람을 데려와야 하는 걸까요?”

       

       무공을 사용할 수 있는 아라를 쓰러트리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지난 번 방송에서 전프로를 상대로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아라다.

       

       현직 프로가 몇 명이나 뭉친다 하더라도 결과가 극적으로 달라지지는 않으리라.

       

       한서우 같은 최상위권의 프로가 오면 무어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 그건 꿈같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지금 아라는 무협지 속의 캐릭터가 아니다.

       

       무공을 사용할 수 없지 않은가.

       

       실력 있는 사람 여럿이 모여서 집단으로 그녀를 잡아내려 든다면 어떻게 가능하지 않을까?

       

       자기장이 줄어드는 동안 엔리가 그런 이야기를 꺼내 보았지만 그 모든 궁금증은 누군가가 보낸 후원 한마디로 반박할 수 있었다.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하늘의 끝 캐릭터에는 내기가 있어서 그 말도 안 되는 짓을 했음?]

       

       “…그것도 그렇네요.”

       

       그랬다.

       

       아라는 그 곳이 무공을 사용할 수 있니 없니 하는 것은 신경 쓰지 않고 자기 멋대로 장르를 바꿔 버리는 괴물이었던 것이다.

       

       아마 지금도 바란다면 FPS 배틀로얄을 무협지로 바꿀 수 있겠지.

       

       “지금도 힘조절 해주시는 거구나.”

       

       – 어디서 저런 말도 안 되는 사람이 나타난 걸까.

       – 아니 저 사람 진짜 이세계에서 온 천마님 아님?

       – 야. 소설 좀 적당히 봐라.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현실 친구잖아요. VR말고 현실에선 어떰?]

       

       “말했잖아요. 몸 쓰는 거 말고는 허당이라니까? 여러분들이 방송에서 쩌는 모습만 봐서 그렇지 허술한 부분이 많으세요.”

       

       천마님이라는 사람이 키오스크를 상대로 10분 동안 눈싸움을 하고 있을 리가 없잖아요.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제가 무협은 잘 몰라도 천마라는 사람이 위엄 넘치고 무시무시하고 차가운 사람이라는 건 알거든요?

       

       마이 튜브에서 고양이가 공 가지고 노는 영상을 보면서 헤실거리는 사람이 무슨 천마님이야.

       

       – 뻐꾸기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화령 흑역사 더 풀 거 있음?]

       

       일상 속의 아라가 얼마나 위엄과 거리가 먼 사람인지를 설파하던 엔리는 자기도 모르게 뒷담화를 해버렸음을 깨닫고는 입을 다물었다.

       

       “저기 여러분. 오늘 했던 말은 저희끼리만의 비밀로 합시다? 저 아무 말도 안 한 거에요?”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이미 뻐꾸기 갔는데요.]

       

       “에라이 입 싼 인간들아!”

       

       *

       

       – 뻐꾸기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키오스크랑 10분 동안 눈싸움하고 있었다는 게 팩트인가요?]

       

       “키오스크가 그 무인주문기를 말하는 것이라면 과장이 약간 섞여있긴 하다만 사실이다.”

       

       처음으로 무인주문기를 맞닥뜨렸을 때 무척이나 당혹스러워 했던 것이 기억이 나는 구나.

       

       설명을 해주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 화면을 유심히 살피며 이것저것 많은 고민을 했었지.

       

       나중에 엔리가 찾아와 기능을 알려주고 나서야 간신히 무인주문기의 주박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뭐어. 그것도 예전의 일이고 지금은 제대로 사용할 줄 안다고 자부하느리라.

       

       “근데 말이다. 그것은 누가 말해준 것인가?”

       

       본인이 그대들에게 따로 그 이야기를 한 적은 없을 터인데.

       

       – 엔리가.

       – 지금 화령님 일상 허당 썰 푸는 중.

       – 고양이 영상보면서 헤실거리신다던데 트루인가요?

       

       녀석. 본인이 그대를 괴롭게 한 복수를 나에 관한 이야기를 푸는 것으로 하려는 셈이더냐.

       

       본래는 그대에게 죄과를 물어야 할 터이나 내가 먼저 저지른 것이 있으니 그대의 입술을 봐주도록 하겠다.

       

       허나.

       

       “분명 엔리가 이 게임에 참가한 상태라 했었지?”

       

       본인의 화살이 어쩌다 본인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날아갈지도 모르겠구나.

       

       – ㄷㄷㄷㄷ

       – 엔리 도망쳐!

       – 그러게 업보를 왜 쌓아선.

       – 엔리 아직 살아있음?

       – ㅇㅇ. 놀랍게도.

       

       [구획이 줄어듭니다.]

       

       [당신은 이제 최후의 10인입니다!]

       

       이제 구획이 많이 제한된 상태다.

       

       여태까지는 숨어서 버티기만을 반복하는 이들도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야 할 터.

       

       엔리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부디 본인의 손에 죽기 전에 죽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내가 앞에 있으면 무슨 변명을 할지 궁금하니 말이다.

       

       그리 생각을 하며 활시위에 활을 걸었다.

       

       어딘가에 숨어 있을 엔리를 만나러 가기 전에 처리해야 할 이들이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 게임이 협동이 가능했던가.”

       

       수는 다섯. 아니군 여섯.

       

       들고 있는 무기는 동일하게 돌격 소총.

       

       장비는 괜찮은 것으로 무장했으나 실력은 안타깝게도 그리 좋지 않은 듯 하군.

       

       엔리보다야 강하겠지만 엔리보다 강한 것이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지 않은가.

       

       엔리 그 녀석도 참 응용력이 없어.

       

       분명 본인이 창수로써 싸우는 법을 알려주며 몸을 움직이는 법도 어느 정도 알려 주었거늘 그를 이 게임에선 전혀 써먹지를 못하니.

       

       아닌가? 응용해서 그 정도인 것인가?

       

       보통이라면 그럴 리 없다 생각하겠지만 엔리여서 무어라 확신을 할 수가 없구나.

       

       손님이 근처까지 왔으니 잡생각은 여기까지 할까.

       

       호흡을 가다듬고 목소리를 드높였다.

       

       “반갑구나.”

       

       다 듣고 있으면서 어찌하여 나오지를 않는 것인지.

       

       아직도 그대들이 들키지 않았다고 생각하는가.

       

       우둔하구나.

       

       “본인을 죽이고 싶어 모인 듯 하지만 안타깝구나. 그대들의 발악은 무의미 할지어니.”

       

       위치는 파악이 끝났다.

       

       자. 아해들아.

       

       그대들은 본인을 사냥감으로 만들고 싶었던 듯 하나 그대들 따위의 실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네놈들이 얼마나 모이던 간에 본인에게 위협을 가하는 일은 불가능할 지어니.

       

       그대들은 사냥꾼이 될 수 없다. 양이 백마리가 보인다 한들 양일 뿐이지 않나.

       

       활시위를 연달아서 세 번 당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생존자의 수가 하나가 줄었다.

       

       녀석은 첫 발을 맞고서 화살을 피하기 위해 발악했으나 그 모든 동작마저도 본인의 손바닥 위였으니 그 위에서 춤을 추다 벌레마냥 죽었을 따름이었다.

       

       이 정도면 본인이 어떤 존재이고 그대들의 어떤 상황에 처했는 지를 깨달았을 터.

       

       “도망쳐봐라.”

       

       사냥감이면 사냥감답게 사냥의 재미를 더해다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람이 아무리 모여도 천마님 앞에선 무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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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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