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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45

       

       

       

       

       

       245화. 와일드헌트 ( 4 )

       

       

       

       

       

       띠링ㅡ! 

       

       《밤의 기병 등 20명이 총 14 마리의 악마를 사냥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

       

       띠링ㅡ! 

       

       《밤의 기병 등 20명이 총 18 마리의 악마를 사냥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

       

       띠링ㅡ! 

       

       《밤의 기병 등 20명이 총 10마리의 악마를 사냥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

       

       띠링ㅡ! 

       

       《밤의 기병 등 20명이 총 19마리의 악마를 사냥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

       

       .

       .

       .

       

       

       내가 언젠가 기병들이 한 번에 하나씩만 잡아서 효율이 구리다고 말한 적 있을 것이다.

       설계부터 오류투성이인 멍청한 녀석들이라고.

       

       깊이 반성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건 오히려 나였어.

       

       한 번에 악마를 하나씩 잡아 온다고? 이 태생적인 단점을 기병은 미친 듯한 사냥 속도로 커버치고 있었다.

       

       저 쌓이고 쌓인 알람들을 보라.

       도합 스물의 기병을 만들고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탄탈로스의 구역 하나를 통째로 증축해야 할 정도의 실적이다.

       

       실로 어마무시한 속도.

       

       내가 탄탈로스를 지켜보는 지금 이 와중에도.

       

       띠링ㅡ! 

       

       《밤의 기병 등 20명이 총 14 마리의 악마를 사냥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

       

       밤의 기병들은 우르르 몰려와서 사냥한 악마를 툭툭 던지고는, 다시 우르르 빠져나가기 바쁘다.

       

       다시 악마를 사냥하러 가는 기병들의 뒷모습은 어쩐지 기뻐 보이기까지 한다.

       이 무시무시할 정도의 사냥 속도를 보면, 밤의 기병들에게 당하는 악마들이 절로 불쌍할 지경.

       

       ‘아. 그건 아닌가?’

       

       다시 생각해 보니, 별로 불쌍하지 않은 것 같다.

       

       좋은 악마는 죽은 악마뿐이지.

       죽은 악마보다 더 좋은 건 탄탈로스에 갇힌 악마고.

       

       – 투다다다다ㅡ!

       

       사냥해 온 악마를 내동댕이치고 다시 사냥을 나서는 밤의 기병들.

       

       허겁지겁 나가는 그 뒷모습을 따라 카메라를 옮겼다. 탄탈로스의 바깥으로 향하자, 자연스럽게 탄탈로스 하우징 메뉴에서 ‘세계 탐험 모드’로 바뀌는 화면.

       

       밤의 기병들은 바삐 말을 달리는 며칠 동안 먹지도 쉬지 않고 미친 듯이 달렸다.

       반드시 악마를 사냥하고 말겠다는 독기 어린 각오가 느껴진다.

       

       “녀석들… 이렇게나 열심히 일하고 있었구나.”

       

       그렇게 한참을 달려 마주친 악마들은 파도에 휩쓸린 모래성처럼 쓸려 나간다.

       

       – 콰지직! 이히히힝ㅡ! 촤악!

       

       – “■의 졸개들…! 무, 물러서지 마라! 맞서 싸워ㅡ!”

       – “…”

       

       칼질 한 번에 모가지와 팔이 하늘로 솟구치고, 사냥개는 종자와 합을 맞춰 악마를 구석으로 몰아세운다.

       

       다큐에서 보던 호랑이들의 사냥법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 “…!”

       – “…!! …!!”

       

       사냥이 끝나고.

       한곳에 모인 기병들이 저마다의 무기를 하늘 높이 들며 사냥의 기쁨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사냥에 성공해서 기뻐하는 건가?’

       

       아주 기특한 놈들이다.

       이렇게 좋아할 줄은 몰랐는데, 이렇게 좋아하고 열성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봐버리면 뭔가 하나라도 쥐여줘야 할 것 같잖아.

       

       – 투다다다닥ㅡ!

       

       기병마다 하나씩 악마를 도맡아 챙기더니, 바삐 걸음을 옮긴다. 곧장 탄탈로스로 돌아오는가 싶었는데, 방향을 보면 또 그건 아니다.

       

       탄탈로스까지 똑바로 직선을 그리는 경로가 아니라, 살짝 옆길로 새서 몬테그로스를 거치는 방향으로 향하는 기병들.

       

       엄청나게 돌아가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이 불필요한 동선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불편하다.

       

       ‘이걸 왜 이렇게 오려는 거야? 저번에 내가 최단 거리 설정으로 해놓지 않았나?’

       

       설정은 최단 거리 설정으로 되어있다. 그럼에도 기병들은 탄탈로스까지 직선으로 오지 않고, 몬테그로스를 거쳐서 오고 있는 거다.

       

       불필요한 동선 낭비를 할 필요는 없지.

       기병들의 동선을 직접 설정해서 곧장 탄탈로스에 오도록 설정했다.

       

       띠링.

       

       《설정이 완료되었습니다.》

       

       – “…!! ……!”

       – “………….”

       

       설정이 완료되자 기병들은 한 차례 크게 동요하는 듯싶더니, 주춤거리며 말머리를 탄탈로스 방향으로 돌렸다.

       이대로 기다리며 알아서 도착하겠지.

       

       “……뭐지?”

       

       그런데… 밤의 기병들의 행동이 조금 이상하다.

       

       – “……ㅡ”

       – 다각… 다각…

       

       아까 쏜살같이 달리던 모습은 어디 가고, 아주 느릿느릿 걷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계속 고개를 돌려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것이다. 뭔가 그 모습에서 뚝뚝 떨어지는 미련이 보였다면, 내 기분 탓일까.

       

       “……도대체 뭔데?”

       

       혹시나 싶어서, 다시 경로를 바꿨다. 이번에는 아까처럼 몬테그로스를 경유하는 방향으로.

       

       띠링.

       

       《설정이 완료되었습니다.》

       

       – “……ㅡ!!”

       – “ㅡ….!! …….!”

       

       – 투다다다다다다ㅡ!

       

       그러자 간식을 발견한 강아지마냥 냅다 달리기 시작하는 기병들.

       아까랑 너무 다른 태도에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웃긴 놈들이네 이거? 도시에 뭐 숨겨 놨나?”

       

       도대체 몬테그로스에 뭐가 있길래 기병들이 이렇게 환장해서 달려가는 건지.

       이쯤 되면 도리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슥- 스윽-

       

       카메라를 기병에게 고정하고, 녀석들이 달리는 걸 얼마나 지켜봤을까.

       

       이내 도시가 보이기 시작했다.

       

       – “……!”

       – “…~”

       

       도시가 보이기 시작하자 기병들은 저마다 갑옷에 광을 내고, 무기에 꽂힌 악마들을 섬세하게 조정하며 난리를 피우기 시작했다.

       

       마치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꽃단장하는 모습.

       

       나름의 단장을 끝낸 기병들은 아까 그 발발이처럼 헐레벌떡 뛰어온 모습이 거짓말이라는 듯, 아주 의젓하고 절도 있는 모습으로 걷기 시작했다. 

       

       – 뿌우우우웅ㅡ!

       

       “…? 나팔 소리?”

       

       기병들이 도시의 입구에 가까워지자, 돌연 나팔 소리가 크게 울리더니.

       

       굳게 닫혀있던 성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일련의 과정이 굉장히 매끄럽다.

       

       이게 처음이 아닌 듯, 기병들은 아주 태연하고 당연하다는 태도로 도시에 들어간다.

       

       물론 지켜보는 내 입장에서는 이게 도대체 뭐 하는 것들이지- 싶었다.

       

       – 휘이이익! 와아아아아ㅡ!

       – 꺄아아아악! 멋있어요!!

       

       사방을 가득 채운 인파. 터져 나오는 환호성과 하늘에서 휘날리는 꽃송이와 종잇조각.

       대로를 중심으로 수많은 그림과 조각상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중의 절반 정도가 밤의 기병을 묘사한 것들이다.

       

       – 다각. 다각. 다각

       

       수많은 인파를 가로지르며 묵직하고 근엄한 태도를 유지하는 기병들.

       자신들을 묘사한 그림과 조각상 앞에서도 멈추지 않는다.

       

       “……도대체 이게 다 뭐야?”

       

       아니.

       

       진짜 이게 도대체 뭔 일이야?

       

       

       

       

       

       *****

       

       

       

       

       

       마수의 산을 바로 뒷마당으로 둔 북부의 영토, 몬테그로스.

       

       도시의 넓기로만 따지면 대륙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의 대도시였지만, 역설적으로 그 넓은 땅에서 볼 만한 것이라고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척박한 기후, 가까운 거리에 마수의 산이 있어 득실거리는 마수, 투박하고 거친 사람들, 빈약한 문화와 오락거리…

       

       덕분에 몬테그로스는 질 좋은 마수의 가죽 정도가 특산물로 뽑히는 도시였다.

       

       지난날까지는, 그랬다.

       

       뿌아아아아앙ㅡ!

       

       낮은 나팔 소리가 몬테그로스 곳곳까지 퍼졌다. 유달리 낮게 울리는 나팔 소리는 신호였다.

       

       ‘축제’의 주인공들이 왔다는 신호.

       

       나팔 소리에 발맞춰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이 거기! 멍때리지 말고 얼른 비켜! 길옆으로!”

       “살살 놔요 그건! 깨지거나 부서지면 그쪽이 책임질 거예요?!”

       “자자! 흔들 수 있는 손 깃발 팝니다! 싸요 싸! 바로 먹을 수 있는 간식도 팝니다!”

       “천천히 내려 천천히!! 허리 조심하고! 이거 잘못하면 허리 나간다! 천천히!!”

       

       상인과 짐꾼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가게에서 무언가를 가져와 대로에 장식한다. 

       

       각종 그림과 온갖 조각상을 대로에서 볼 수 있는 방향으로 세워뒀는데,

       작게는 손바닥 크기부터 가장 큰 것은 사람의 키를 훌쩍 넘은 것까지 있었다.

       

       “다들 비켜요! 길가에서 떨어져요! 위험하니까 밀지 말고!”

       “어이, 막내야! 여기 술 취한 사람 좀 저기 구석에다 버리고 와라!”

       “우엑! 여기 누가 토했잖아! 저 술 마신 놈이지! 물 좀 가져와 누가!”

       

       어디선가 우르르 몰려온 전사들을 사람들을 통제하며 대로의 한복판을 비우기 시작했다.

       동시에 오물이나 이런 것을 청소하며 호들갑을 떠는 것 아닌가.

       

       세상에, 제국의 황제가 온다고 해도 이렇게 호들갑 떨지는 않았을 것이다.

       

       “허어…”

       

       사람들이 척척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작은 톱니바퀴들이 빙글빙글 돌아가며 하나의 거대한 인형극을 완성하는 듯했다.

       

       이 모든 광경을 처음 보는 외지인은 입을 떡 벌렸고, 몇 번 봐서 익숙해진 이들은 괜히 거들먹거리며 아는 체했다.

       

       “거, 젊은 친구. 북부에는 처음이요?”

       

       턱수염이 두툼하게 자란 남자가 옆에서 연신 감탄을 흘리는 촌티 나는 남성에게 말을 걸었다.

       

       “아, 네. 처음입니다. 우연한 기회에 탄탈로스에 대한 소문을 듣고, 탄탈로스의 입구를 직접 보고 싶어서 왔는데…”

       “저런. 늦어도 한참 늦었군.”

       “예, 뭐. 가보니까 이미 못 올라가게 막고 있더라구요. 어쩔 수 없죠… 그래도 조금 기운이 빠지는 건 힘들더라구요.”

       

       촌티 나는 남성은 한숨을 푹 쉬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도 기왕 돈 들여서 몬테그로스까지 왔으니까, 선물로 마수 가죽이나 몇 개 사려고 했었는데…”

       “저런. 가죽만 사서 돌아갔으면 아쉬울 뻔했군 그래.”

       “그러게요. 다들 며칠만 더 있으면 좋은 걸 볼 수 있다고 붙잡더니…”

       “캬ㅡ 자네도 참 운이 좋군. 이런 기가 막히는 기간에 오다니.”

       

       턱수염 사내는 흐뭇하게 웃으며 촌구석 사내의 어깨를 두들겼다. 퍽퍽 소리가 나는 것이 제법 아파 보였다.

       

       “이게 지금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는데, 머지않아 온 대륙에 퍼질 축제가 될 거란 말이지! 나는 분명 확신하네!”

       “그으, 윽! 렇군요…”

       

       촌티 사내는 신음을 흘리며 애써 대꾸했지만, 아직 눈에는 의아한 기색이 있었다.

       도대체 이게 뭔 축제인지 알 수 없었던 까닭이다.

       

       “다들 ‘지옥의 행진’…이라는 흉흉한 이름으로 부르긴 하던데, 도대체 이게 뭐 하는 축제죠?”

       

       지옥의 행진이라니.

       

       이름만 들어서는 탄탈로스와 관련된 것 같기는 한데… 그 이상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턱수염 사내가 씩 웃으며 대로를 바라봤다.

       어느새 말끔하게 비워진 대로는 축제의 주인공께서 행차하시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흐. 뭐, 보고만 있으라고. 아마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걸 보게 될 거니까.”

       

       턱수염 사내는 아주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그리 말했다.

       

       그리고, 아주 잠깐의 시간이 지나자.

       

       다각… 다각…

       

       저 멀리에서부터.

       말발굽 소리가 천천히 들려오기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여러가지 모순적인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자세한 내역은 공지에 올려두겠습니다…!!

    – ‘연참하겠습니다’님…!!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후원해주시기 무섭게 휴재버린… 못난 작까..!! 따흑..!! 주 5일 연재의 약속만큼은 지켰읍니다…!! 부디 이걸… 받아주시길…!!

    – ‘PIA1633825497544’ 님…!!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몬창… 이라고 말하기에는 터무니 없는 몬린이입니다…!!! 요즘은 해머보다 대검이랑 태도가 좀 더 재밌는 것 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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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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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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