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245

       

        

        

        

        

       “…아음, 에으….”

        

       “일어났어요? 이미 유진 씨는 갔어요. 조식 식사 시간도 마찬가지고요.”

        

        

        

        서예린, 올해 22세.

        

        1주차의 며칠 만에 완벽히 미국 시차에 적응하여 늦잠까지 신나게 자버렸다. 이것이 작년에 한 번 와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피로는 한 점도 없었다.

        

        부스스한 몰골로 일어나보니, 유진이 있던 자리의 침구류는 이미 말끔하게 개져있는 상태. 그 위에는 특유의 아기자기한 필체로 몇 마디가 적혀있었다. 대략 내일모레 즈음에 돌아오겠으며, 늦어도 2주차 시작 전까지는 깔끔히 복귀할 예정이라나 뭐라나.

        

        뭐라고 해야 하나, 이걸.

        

        

        

       “으휴, 진짜. 별로 할 일 없는 첫 주차에 같이 좀 돌아다니면 뭐가 덧나나.”

        

       “인기 많으시다잖아요, 별 수 없죠. 대신 제가 있잖아요?”

        

       “고럼고럼. 민아까지 없었으면 아주 심심해 죽었지….”

        

        

        

        단순한 농담이 아닌 실제 사실이었다.

        

        설령 동반인까지 없었더라면 아마 다이스는 하루종일 VR에 접속하여 마치 폐인처럼 생활했을지도 몰랐다 – 유진과 다이스, 그리고 옆 방에는 미카엘과 갬빗, 잉크로 쪼개진 현재였으니, 만약 하모니조차 오지 않았더라면 이 넓은 방 안에서 혼자 배회해야만 했겠지. 

        

        그것도 하루도 아니고 며칠씩이나.

        

        아무튼 더 이상은 올 잠도 없었다. 이불을 박차고 일어났다. 바깥은 하루 전의 눈보라가 거짓말이었다는 듯 맑은 하늘이었다. 구름 한 점도 없는 시퍼런 하늘 위 햇빛이 찬란히 쏟아지는 중이라고 할까.

        

        현재 시각은 오전 10시 26분.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대충 정리하고는 바닥에 널브러진 슬리퍼를 신었다.

        

        

        

       “조식 먹었어요?”

        

       “대충은요.”

        

       “저 자고 있던 동안 심심해서 어쩌셨대.”

        

       “방송했죠, 방송. 아침에 딱 방송 켜면 한국은 저녁이잖아요?”

        

       “아….”

        

        

        

        방송인들은 시차까지 신경쓰면서 방송하는 건가? 

        

        뇌를 거치지 않고 한 마디 정도가 튀어나올 뻔했지만, 순간 민아의 직업을 무시하는 발언일 것 같아서 이를 적당히 뒤섞은 후, 최종적인 필터링을 거쳐 입을 재차 열었다.

        

        

        

       “방송하면 그래도 덜 심심하려나요? 물론 민아처럼 능숙하게 할 수는 없겠지만….” 

        

       “아무래도 저는 이게 본업이 방송이다보니 어떻게 말해드릴지는 모르겠긴 한데, 일단 적어도 무료하진 않죠? 아무래도 수만 명이나 되는 시청자들이랑 소통하게 되니까.”

        

       “수만 명이요? 우와이씨….”

        

        

        

        구태여 이 시점에서 부연설명을 하자면, 아예 방송해본 적이 없는 건 당연히 아니었다. 비단 유진 씨를 만나기 전부터 간간히 얼굴 내비친 경험도 있고, 당장 작년 이맘때 시행했던 수많은 인터뷰들 역시도 엄밀하게 분류하자면 그쪽이니.

        

        게다가 지난 번 언박싱 영상에 출연한 경험까지 감안하면 아예 익숙하지 않다고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그건 유진 씨가 있을 때고.

        

        하지만,

        

        

        

       “꽤 관심이 있으신가봐요?”

        

       “그렇긴 한데에…수만 명이라니. 서로 얼굴 보면서 말하는 게 아니긴 하겠지만 그 정도 인파 앞에 단독으로 있으면 어떤 기분일지 좀 궁금하긴 하네요.”

        

       “일단 씻어야 뭐든 괜찮은 걸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아, 그도 그러네요. 씻고 오겠습니다-!”

        

        

        

        물론, 씻기 시작한 지 5분도 안 되어, 하모니가 날 후딱 씻기기 위해 호기심을 은근슬쩍 건드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하여간 1호 제자 아니랄까봐 심리전 고수가 따로 없다, 그냥. 그래도 낚인 건 낚인 거였기에 어쨌든 30분 정도 걸려 씻고 나오니, 하모니는 어째서인지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한 채 날 기다리고 있었다.

        

        몸에 가운까지 알차게 싸맨 채 나왔지만, 순간 도대체 무슨 속셈인지 알 수 없어 멍청한 표정으로 한 마디. 

       

        

        

       “…뭐해요?”

        

       “산책이라도 한 번 나가죠. 작년에는 센트럴 파크 가보신 적 있으세요?”

        

       “가본 적이야 있긴 한데…그땐 하루종일 연습하기 바빴죠?”

        

       “그럼 이번에야말로 바깥 돌아다녀도 될 것 같은데, 한 번 나가보자구요. 기껏 뉴욕까지 왔는데 호텔 안에서만 살 수는 없잖아요?”

        

        

        

        …하여간, 닮아서는 안 되는 이상한 것까지 닮아버렸어. 구체적으로는 저 괴상망측한 실행 능력과 추진력 전부.

        

        아무리 봐도 오늘 호텔 방에 가만히 놔둘 것 같은 표정이 아니었기에, 질린 표정을 지으면서도 객실 안에 따로 설치되어 있는 코스메틱 룸으로 들어가서 윈드 케이스에 들어간다 – 쉽게 말해, 전방위로 헤어드라이어 바람을 쐴 수 있는 기구였다.

        

        부우웅 하는 소리와 함께 머리카락 전체를 관통하는 바람이 사방에서 솟구친다. 적당히 이리저리 설정을 조절해가며 머리카락 볼륨을 살리는 방향으로 세팅을 끝마치고는, 머리카락이 다 마르자 나와서 간단히 기초화장을 시작.

        

        아무래도 겨울이었기에 최대한 수분이 날아가지 않는 것을 우선적으로 신경써야만 했다.

        

        

        

       “아, 옷 도착한 거 아세요? 이미 세팅된 상태니까 옷장 여신 다음 골라 입으면 된다네요. 아까 아침에 오신 매니저 분이 그렇게 말했어요.”

        

       “고마워요. 한참 헤멜 뻔했네.”

        

        

        

        그리 말하며 하모니가 카탈로그를 넘겨준다. 다행스럽게도 옷장을 뒤집어 까지 않고도 안에 어떤 옷이 있는지를 전부 확인 가능했으며, 사전에 제시된 몇 가지의 괜찮은 디자인적 조합도 존재했다.

        

        이러한 점은 작년이랑 그닥 다를 바 없었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난 뒤의 시간은 오전 11시 30분. 두툼한 패딩과 목도리, 그리고 모자까지 알차게 쓰자, 기다렸다는 듯 홀로그램 몇 개가 팝업되어 눈 앞에 비춰진다.

        

        

        

       “푸드트럭?”

        

       “네. 간만에 이런 것도 먹어줘야 하지 않겠어요?”

        

       “주문은 하모니가 하는 거죠? 저 영어 하나도 못 하는데.”

        

       “공항 내국인 게이트에 서도 별 말 안 나올 것 같은 분이 영어 하나도 못한다고 하니까 상당히 어지럽네요.”

        

        

        

        편견이다, 편견. 과거부터 쭉 이어졌으며 아마 앞으로도 계속 비슷한 일로 오해를 받지 않을까 하는…이럴 줄 알았더라면 그냥 차라리 영어를 빡세게 배워보는 게 낫지 않을까. 계속 이런 오해를 받느니 그냥 오해를 진실로 만들어버리는 게 낫지.

        

        여하간, 나가기 전 엘리베이터에 투영된 바깥의 추위는 영하 6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저께와 어제에 비하면 무려 두 배나 따뜻해진 기온이었지만, 그럼에도 상당히 서늘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매니저에게 간단히 오늘자 일정을 말해주고는 로비를 나와 바깥을 걷기 시작했다. 다양한 옷들을 입은 수많은 뉴요커들이 제각기 목적지를 찾아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는 가운데, 하모니가 미리 봐뒀다던 곳으로 슬금슬금 향한다.

        

        

        

       “버팔로 베이비? 이름 한 번 독특하네요.”

        

       “버팔로 치킨을 넣고 구운 치즈 샌드위치래요. 오만가지 것들이 다 들어간다는데.”

        

       “그 정도면 오늘 저녁에는 꼼짝도 못 하고 가서 운동해야겠는데.”

        

       “으엑….”

        

        

        

        맛있는 건 늘 대가가 따르는 법이었다.

        

        안타깝다면 안타깝게도, 날이 참 더럽게 추웠다. 한 6개월만 일찍 왔더라면 센트럴 파크의 벤치에 앉아 점심식사를 즐길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꼴랑 1분 정도만 바깥에 있어도 음식이 식어버린다.

        

        다행스럽게도 주변 곳곳은 춥지만 바깥에서의 식사는 즐기고 싶은 이들을 위한 임시 천막들로 가득했다. 푸드트럭 역시도 구매자들을 위해 이런 식의 바람막이 및 히터를 완비한 구조물들을 간단히 구비해두었고.

        

        천만다행히도 주문은 무리없이 이뤄졌다.

        

        머잖아 샌드위치 두 개를 들고 자리에 앉은 뒤, 한 입 베어물자 아침과 점심의 공복이 동시에 해소되는 듯한 자극적인 맛이 혀를 감쌌다.

        

        

        

       “맛있죠?”

        

       “맛있네요.”

        

        

        

        그렇게 짤막한 평가 교환 뒤 이어지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그거 알아요?”

        

       “뭔데요?”

        

       “이제부터 민아도 SSM 연습생 지원 가능한 거.”

        

       “커흡-!”

        

        

        

        아이고, 이런. 생각했던 반응이 아닌데.

        

        켁켁대는 민아의 등을 황급히 두들겨준 뒤 물을 한 잔 건네자, 그걸 꼴딱꼴딱 들이키고는 간신히 안정을 찾는다. 그렇게까지 놀랄 일이었나 싶었긴 하지만 좀 더 일상적인 걸 꺼냈어야 했을지도.

        

        

        

       “…하으, 후우. 하긴, 완전히 불가능한 건 또 아닌 것 같고….”

        

       “저는 도미네이션 쪽은 몇 번 해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는데, 어쨌든 다른 게임 기준으로 편하게 말하자면 그마 티어잖아요? 그것도 유진 씨마냥 굉장히 짧은 시간 안에 올라왔단 걸 생각하면 포텐셜은 더더욱 높을 거고, 아마 유명세 등등을 고려하면 이미 오퍼가 오고도 남을 것 같은데.”

        

       “아, 요즘 메일 확인을 잘 못해서요. 이번 다크 존 파트너 스트리머로서 여기 오면서 수 년치 일감을 몰아 받아가지고 그런 것도 있고.”

        

       “하하, 뭔지 알아요. 지금 저희들 입은 옷도 그 모양이고….”

        

        

        

        짤막한 정적 이후 이어지는 말.

        

        

        

       “진지하게 오퍼 주는 건 아니죠?”

        

       “물론 아니죠. 구태여 이유를 말해보자면…뭐라고 해야 하나, 민아도 내년에는 유진 씨랑 선수로 같이 뛰면 재밌을 것 같아서?”

        

       “그건 좀 많이 끌리는 이야기네요. 다른 구단이나 광고사 등에서 제시했던 조건보다도 더.”

        

       

        

        그럼 그렇지.

        

        하지만 이 또한 진지한 요청은 아니었다.

        

        그렇게 한입두입 샌드위치를 삼키다 보니, 문득 생각 하나가 떠올랐다. 그다지 좋은 느낌으로 든 건 아니었다.

        

        

        

       “…내년에도 유진 씨가 대회 출전을 목표로 한다면 모르겠긴 한데.”

        

       “그건….”

        

        

        

        그건 그렇다. 아마 하모니는 그리 말하려고 하지 않았을까.

        

        안 그래도 숨기고 있는 비밀이 많은 사람이다. 다루기에 그닥 좋은 안건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유진 씨가 없을 때는 어쩌면이라는 이름으로 한 번 즈음은 나올 만한 소리기도 했고.

        

        얼마나 긴 정적이 흘렀을까.

        

        

        

       “…근데, 또 모르죠. 저는 고작 한 달 정도 더 일찍 유진 씨와 만나긴 했는데, 사실 예린 씨한테 내세울 건 그 정도로 얄팍한 경험밖에 없지만…그래도 그런 점에서 미루어보면, 우리 버리고 훌쩍 떠날 사람은 아니에요.”

        

       “에헤?”

        

       “맺고 끊는 게 철저한 것처럼 보이지만, 유진 씨 사실 엄청 잔정 많은 스타일이잖아요. 언젠가 훌쩍 떠날 거였으면 집에도 안 부르고, 현실에서 만나서 식사나 하자는 이야기도 안 했겠죠.”

        

        

        

        ….

        

        아무래도 이번 대화는 하모니가 이긴 것 같다.

        

        누가 이기고 지고를 산정하기 위해서 서로 이야기하는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여지껏 보아온 당사자의 행동거지와 논리라는 단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런 무언가가 저 답변이야말로 맞다고 가리키고 있었다.

        

        

        

       “…내년에도 계속 프로게이머 해야겠네요.”

        

       “그래요? 저는 내년에 유진 씨 어디 갈지 보고 그쪽 구단에 가야겠네요.”

        

       “아니, 뭐라구요?”

        

        

        

        그런 어질어질한 발상이라니.

        

        아무래도 하모니는 실력만으로 최상위 티어에 오른 건 아닌 모양이었다.

        

        아무튼 샌드위치는 맛있었고, 서로 하나 더 시켜먹으며 대화할 정도의 여력은 있었다.

        

        

        

        

        

        

        

        

        

        

        

        

        

        

       “반갑습니다, 유진 님. 국방장관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리무진으로 모시겠습니다.”

        

       “아, 네. 알겠습니다.”

        

        

        

        한편, 유진은 도착하자마자 클라이맥스에 도달하고 있었다.

        

        

        

        

        

        

        

        

        

        

        

        

        

        

        

        

        

        

        

        

       

        

       “이렇게 직접 보게 되어 참으로 반갑군. 하루 만인가?”

        

       “그렇습니다, 국방장관님.”

        

       “당당해지게. 가슴도 쫙 펴고. 명예 훈장 수여자 아닌가.”

        

        

        

        그랬죠, 참. 차에 탑승하기 전 공항 바깥에서 국방장관이 먼저 경례를 해버리는 걸 보고는 뇌가 잠깐 굳어버렸는데, 다행스럽게도 주변에서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기에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다.

        

        그리하여 난생 처음으로 탑승하게 된 국방부 장관의 비공식 의전 차량. 비공식인데 의전이라는 단어를 붙여서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예정조차 되지 않은 이런 사항에 공식 의전 차량을 끌고 오면 여러 의미로 곤란해진다나.

        

        아무튼, 이 차량 역시도 미국 대통령이 타는 것만큼이나 어마어마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몇 발이고 로켓 런처를 얻어맞거나, 모든 바퀴에 펑크가 나도 시속 80km로 달릴 수 있는 괴물같은 차량이다.

        

        그 와중 이어지는 말.

        

        

        

       “이카루스 기어에 적용되는 실드 기술을 적용해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국가 소속 차량이라 2개월 후면 차기 국방장관이 타고 다닐 예정이야.”

        

       “그 분은 이번 일에 대해 아는 게 없으신 모양이군요.”

        

       “그래. 현재는 DARPA 내에서도 흔적을 지우는 중이지. 이미 싱크탱크라는 이름으로 법인을 세워놨으니, 추후 미국의 괜찮은 방위사업체들과 조금씩 거래를 터서 하나씩 건네줄 예정이다. 지금 미국에 돌아다니기엔 너무 충격적인 기술들이니. 그리고….”

        

        

        

        그와 동시에 허공 위로 떠오르는 한 장의 전자 서명.

        

        네이티브 정도의 스피킹 실력을 갖추고 있는 나 역시도 해독이 불가능할 정도의 온갖 전문용어가 난무하는 수백 가지의 조항과 안내사항에 머리가 어질어질해지려는 찰나, 자넷이 먼저 입을 연다.

        

        

        

       “물론, 네가 소유한 기술이지. 따라서 싱크탱크의 주인은 너다. 상장할 이유도 없으니 네가 회사 지분의 100%를 소유할 거고, 운영은 그동안 내가 쌓아온 인맥들을 통해 조금씩 도와주겠다. 이건 그 점을 명시하는 전자서명이고. 내 사인은 이미 해두었으니 네 사인만 하면 끝이다.”

        

       “복잡하네요. 미국까지 와서 이런 업무적인 사안을 맡게 될 줄이야….”

        

       “중대급 규모의 법무법인과 잘 알고 지낸다지? 모르는 게 있으면 이 계약서는 그곳에 던져버리면 될 거다. 정 부담스럽다면 믿을 만한 로펌 몇 개를 소개해주지. 비밀을 밖에 까발리느니 허드슨 강에 투신하는 걸 우선할 입 무거운 변호사들로만 구성된 곳이니.”

        

        

        

        그와 동시에 품 안에서 줄줄이 튀어나오는 여러 개의 명함들. 이카루스 기어로 슬쩍 조사해보니 뉴욕의 기업법무, 지적재산권 분야를 다루는 탑급 로펌들이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싶던 와중, 명함들을 내 주머니 안에 스윽 넣은 국방장관께선 DARPA로 향하는 차량 안에서 계속해서 설명을 이어나갔다.

        

        

        

       “해당 계약서는 이미 조정이 끝난 상태지만, 혹여나 미심쩍은 구석이 있다면 명함의 전화번호나 이메일로 컨택해라. 내 이름을 대면 비용 처리는 저쪽에서 내게 인보이스를 보내올 테니. 한 시간 상담료만 7천 달러씩 잡아먹는 돈 먹는 귀신들이니, 직접 지불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말이지.”

        

       “기술의 진면목을 깨닫는다면 그 분들이 제게 시간당 7천 달러를 줘야 수지타산이 맞을 것 같은데요.”

        

       “하하! 근래 들어본 것들 중 가장 재밌는 농담이군. 그래, 그 말이 맞지. 수천억에 달하는 달러를 20년 동안 퍼부은 프로젝트의 결과물인데, 단순 계산으로만 봐도 법무법인이 700년 정도 벌어야 하는 비용이니.”

        

        

        

        그렇게 농담 아닌 농담을 나누는 동안, 어느새 꼴랑 5~6km를 달린 끝에,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이 모습을 드러냈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수많은 인원들이 나와 자넷 국방장관을 위해 대기 중인 장관을 볼 수 있었다.

        

        깍듯한 인사와 함께 말이 이어졌다.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유진 님. 자넷 국방부 장관님. 내부 연구실로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에 온 지 고작해야 3일.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나는 VR 대신 실제 DARPA의 숨겨진 중추로 발을 내딛게 되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유진(돈방석에 앉게 될 예정)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