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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45

       *** ***

         

       첫 영수 사냥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두 동강난 흑갑토룡은 완전히 사망했다고 봐야 했다. 이 녀석이 지렁이 영물인 것을 감안해 보면 단순하게 몸이 절단되었다고 사망 판정을 내리는 것은 안일한 생각이지만.

         

       토룡이 입은 상처는 단순한 절단상이 아니다.

         

       강기와 함께 폭풍처럼 휘몰아친 경이 토룡 내부를 휘저었으니 아무리 생명력이 강한 토룡이라도 어쩔 도리가 없다.

         

       “자, 우선 흑반천암을 찾도록 합시다.”

         

       “오, 그렇지!”

         

       “어서 서두르세!”

         

       흑갑토룡이 다시 움직일까봐 불안한 시선을 주던 수행자, 본인이 쓰러트린 흑갑토룡을 감탄 어린 눈으로 바라보던 수행자 등이 내 말에 정신이 들었다는 듯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이쪽에도 통로가 있군!”

         

       “통로가 한 두 개가 아니야! 색적을 마친 통로에는 표식을 해 두게나!”

         

       갑자기 어디서 기운이 솟았는지 의욕을 드러내며 적극적으로 수색에 나서는 수행자들. 남은 야명주에 의지해 순식간에 짝을 나누어 통로로 사라졌다.

         

       마치 통로 끝에 꿀단지라도 묻혀 있는 듯한 움직임들이었다.

         

       분명 파김치가 되어 쉬고 있었는데 갑자기 왜 저렇게 기운을 내는 거지?

         

       “은공께서는 수색에 나서시지 않으십니까?”

         

       “음?”

         

       “흑반천암이 있는 곳에는 공청석유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 않으셨습니까.”

         

       “아…”

         

       그래서 수행자들이 갑자기 눈이 뒤집혀졌구나?

         

       나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음…공청석유가 떨어지면 보존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이지 공청석유가 있다고는 안 했는데…”

         

       “하하, 그렇군요. 뭐 그래도 의욕을 가지고 탐사하는 편이 더 좋지 않겠습니까.”

         

       공청석유가 무엇인가. 이 드넓은 중원무림에서 나오는 온갖 기화요초와 영수영물들의 내단을 모두 제치고 부동의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는 영약업계 1위 영약이다.

         

       그런 영약이 어디 그렇게 쉽게 발견되겠는가.

         

       애초에 게임 속 무림천하에서 흑반천암의 역할은 낚시용 미끼였다. 흑반천암이 있으니 영수사냥을 하면 공청석유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미끼. 그리고 죽어라 영수사냥을 하고 탐색을 해보면 짜잔! 그릇은 있었지만 알맹이는 없었네요!

         

       뭐…영수사냥 응애들은 이렇게 낚싯바늘을 덥석 물면서 강하게 자라는거지.

         

       갑토룡은 딱히 내단을 품는 종류의 영물이 아니지만 저 이빨도 귀증품으로서의 가치가 있고 가죽도 용처가 많은 편이고 무엇보다 갑토룡이 두르고 있던 저 흑반천암은 0티어 문파 건설 재료다.

         

       장비를 만들기에는 너무 무겁고 가공하기도 별로지만 갑토룡이 잘게 부수어 뭉쳐 만들어낸 저 갑주로 벽을 만들어 세우면? 마음껏 강기를 사용할 수 있는 연무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수행자들의 부푼 환상을 만족시킬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성과는 아니지만 이렇게 위험을 무릅쓰며 영수를 사냥할 정도의 이득은 났다고 봐야지.

         

       “찾았다아!! 공청석유다!!”

         

       “오 세상에!”

         

       “어디! 어디인가!”

         

       한 수행자가 공청석유를 찾았다고 호들갑을 피웠다.

         

       “이건 그냥 물입니다.”

         

       “아, 아니 분명…”

         

       “물입니다.”

         

       솔직히 나도 살짝 설렜는데 말 그대로 정말 물이었다. 혹시 몰라 약자에 살포시 올려놓았던 동굴물을 미련없이 바닥에 버리자 사나운 시선이 호들갑을 떨었던 수행자에게 쏠렸다.

         

       “저, 저! 내 저놈이 저럴 줄 알았다!”

         

       “으이구! 이 화상아! 탐색이나 해!”

         

       아무튼 저 소란 덕분에 공청석유에 대한 욕심을 접은 수행자들이 착실하게 탐색을 한 덕분에 제대로 된 흑반천암 덩어리를 찾았다.

         

       주먹 두세 개를 합친 것 같은 흑반천암 덩어리. 공동 표면에 박힌 흑반천암들은 커 봐야 조약돌 크기였다는 것을 감안해보면 그야말로 덩어리라고 할 수 있는 크기였다.

         

       “이 정도 크기면 되겠소?”

         

       “물론입니다. 이것 하나만 캐도 충분하겠군요.”

         

       초절정 고수들이 달려들어 강기로 암반을 두들기자 흑반천암이 아닌 일반 암반은 푹푹 패여 들어갔으니 흑반천암을 캐는 작업은 순식간에 끝났다.

         

       뭐 토룡의 이빨을 적출하거나 가죽이나 암반을 회수하거나 사용한 사슬과 톱날을 회수하는 뒤처리 작업이 남았지만 그런 것들은 포달랍궁의 후속조가 알아서 해 주겠지.

         

       나는 그 흑반천암을 품 안에 갈무리하며 말했다.

         

       “돌아갑시다.”

         

       진짜 사라의 치료제를 만들 시간이 왔다.

         

       *** ***

         

       집채만한 괴물의 시체를 떡하니 비천마차 위에 올리고, 온 라사를 행군한 뒤에 포달랍궁에 도착해 모두의 경탄 어린 시선이 되면서 영웅이 되는 꿈을 꾸었던 수행자들은 어깨가 축 처진 채 흩어졌다.

         

       보통 영물 사냥을 하게 되면 영물의 위용을 드러낼 수 있는 몸체와 함께 개선 행진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지금은 상황이 좀 특수하니까.

         

       뭐 아무리 본인들이 10장이 넘는 괴수를 잡았네 뭐네 해도 증거가 없으면 말짱 꽝이지.

         

       나중에 흑갑토룡의 시체가 포달랍궁에 도착한다면 그때는 어깨에 힘을 줄 수 있을지도.

         

       물론 그 좁은 균열 사이로 흑갑토룡의 시체를 온전히 빼 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수행자들의 자랑거리도 중요하지만 본제는 사라의 치료.

         

       “이것이….”

         

       궁주는 흑반천암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사라를 치료할 수 있는 핵심 재료이자 최후의 재료.

         

       나는 눈 앞에 있는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라노징부. 차이랑. 그리고 그 사이에서 부모님의 손을 잡고 있는 사라까지.

         

       덩어리었던 흑반천암은 당소열의 손에 의해 말끔하게 가공되어 하나의 그릇이 되어 있었다. 세 사람은 탁구공보다 조금 더 큰 크기의 흑반천암 구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다시 한번 치료법에 대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이미 세 사람이 익히 알고 있는 치료법이었지만 나는 다시 한번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설명했다.

         

       이건 일종의 의식이었다.

         

       세 사람의 각오를 다지고 앞으로 일어날 일을 숙지하고 펼쳐질 결과를 미리 받아들이는 과정.

         

       모든 설명을 마치고 나는 사라를 바라보았다.

         

       “많은 것이 달라질 거에요.”

         

       사라의 큰 눈망울이 나를 들여다보았다. 포달랍궁 내에서 마술 공연을 펼치면 어디서 소식을 듣고 오는 후다닥 달려와서 초롱초롱한 눈빛을 발사하던 그 눈은 오늘따라 강인한 빛을 띄고 있었다.

         

       …뭐.

         

       구음지체를 타고난 사라의 오성에 대해서는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 요새는 가벼워진 몸에 신바람이 나서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처럼 포달랍궁과 라사를 들쑤시는 모습만 보여주었지만 사라는 충분히 어른스러운 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물었다.

         

       “정말로 구음절맥을 치료하고 싶습니까?”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자신을 걱정해주는 포달랍궁의 수행자들을 위해서 치료를 결심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본인의 삶을 위해서 구음절맥이라는 천형을 벗기로 결심했는가.

         

       “네.”

         

       사라는 이미 결론을 내렸다는 듯 흔들림 없이 대답했다.

         

       “흑묘 언니에게 낙양에 대해 들었어요. 홍등이라는 것이 수천 수만개가 달려 있어서 밤에도 낮처럼 빛을 낸다고 했어요. 여일예 언니는 사천성에 대해서 이야기 해 줬어요. 그곳에는 수십 개의 비무대가 있고 수천 명의 무인들이 매일매일 그곳에서 무학을 겨룬다고요.”

         

       “그렇군요.”

         

       “호천안 마술사님이 보여준 마술도 너무너무 신기해요. 매일매일 보고 싶은데 마술사님이 너무 바빠서 참느라 혼났지요. 전 계속 호천안 마술사님의 마술을 보고 싶어요.”

         

       “그렇군요.”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옷감을 짜고 싶기도 하고 아버지에게 무공을 배우고 싶고 수행자분들과 같이 진법 연습을 하고 싶기도 해요! 라사에 있는 또래 친구들이랑 같이 뛰어놓고 싶기도 하고요.”

         

       내가 착각했던 모양이다.

         

       사라의 눈에 어린 것은 굳센 각오 같은 것이 아니었다.

         

       기대감.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아로새겨져 있었다.

         

       “그러면 시작하지요.”

         

       *** ***

         

       포달랍궁에 초빙된 의원들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들 잔뼈가 굵은 숙련된 의원들이었지만 하나같이 긴장된 얼굴로 땀을 흘리며 혼신의 힘을 다해 작업에 매진하고 있었다.

         

       숙련된 의원이라도 긴장감을 늦츨 수 없는 진귀한 재료들을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용선과, 백년산삼, 수경단유액, 상보혈단, 천여양근…등등.

         

       하나하나가 보물이요 백금의 가치를 지닌 것들을 자르고 짓이겨 효능이 담긴 정수만을 뽑아낸다. 고작해야 몇 방울의 액즙에 담길 수 없는 막대한 약성들!

         

       본래라면 순식간에 증발해야 할 정수가 흑반천암으로 만들어진 그릇 속에 담기며 그 영혐함을 유지한다.

         

       “정말 놀랍군…”

         

       “이런 일이 실제로 가능할 줄이야…! 그야말로 천인(天人)이나 떠올릴 법한 발상이다…!”

         

       “이토록 밀집된 약성이라니 이거라면 정말로 구음지체의 체질을 개선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어!”

         

       “집중하게! 실패하면 되돌릴 수 없는 일일세!”

         

       의원들의 대표격인 이가 소리치자 경이로운 현상에 취해 있던 의원들이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역할에 집중했다.

         

       “이제 하나 남았습니다!”

         

       의원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마지막 의원이 집게를 집으며 가장 중요한 재료가 들어 있는 봉인함을 열었다.

         

       화아악!!

         

       그저 봉인함을 열었을 뿐인데 마치 화로에 풀무질을 한 것과 같은 열기가 사방으로 휘몰아쳤다.

         

       일곱 장의 꽃잎 속에 태양의 고리를 머금고 있다는 화륜홍화초!

         

       순식간에 공기가 메마르는 느낌에 대표 의원은 서둘러 손을 움직였다.

         

       툭.

         

       꽃잎과 접속한 집게의 끝부분이 붉게 달아올랐다. 의원은 재빠르면서도 신중하게 꽃잎 한장 한장을 흑반천암의 구체 속에 배치했다. 화륜홍화초는 일곱 장의 꽃잎이 곧 하나였다. 꽃잎이 그리는 륜이야말로 그들의 화기의 원천. 약성이 고인 액체 속에 꽃잎이 한 장 한 장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어지는 일곱 번째 꽃잎의 배치가 적절하게 이루어진 순간.

         

       막대한 열기가 뿜어지기 시작했다. 수많은 약성이 순식간에 화륜홍화초의 생명력을 배가하며 마치 불에 기름을 붓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보인 것이다.

         

       “닫아!”

         

       대기하고 있던 의원이 흑반천암의 뚜껑을 덮고 돌려 봉인했다.

         

       “후우…!”

         

       “엄청나군!”

         

       의원들이 혀를 내둘렀다. 화룬홍화초의 배치가 완성되는 그 한순간에 뿜어진 극양의 기운이 어찌나 강했던지 방 안은 이미 숨을 쉬기가 어려울 정도로 뜨거운 열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마무리 하시게.”

         

       마지막으로 의원이 금호대봉이 만들어낸 밀납을 녹여 흑반천암 전체를 봉인했다.

         

       “드디어…완성되었군.”

         

       열 명이 넘는 의원들이 격정 어린 눈으로 구체를 바라보았다. 과연 구음절맥을 치료할 수 있을까. 그 누구도 치료하지 못했던 구음절맥을 치료한다는 업적도 그들의 가슴을 술렁이게 만들었지만 이곳에 있는 의원 대부분이 못해도 수 년씩 사라를 진찰한 이들.

         

       사라가 낫기를 기원하는 마음 역시 진심이었다.

         

       “고생하셨습니다. 여러분.”

         

       조금 떨어진 곳에서 참관하고 있던 호천안의 목소리에 의원들은 감흥에서 깨어났다.

         

       “내 평생 의학에 몸을 바쳤건만 상상조차도 하지 못할 고절한 조제법이었소. 이런 경험을 하게 해 주셔서 감사하구려.”

         

       “저야말로 생소한 조제법을 완벽히 시행해주셔서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내 예의가 아닌 것은 알고 있으나…혹시나 이 치료법을 창안한 자의 이름이라도 알려 주실 수 있겠소?”

         

       호천안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질문에 잠시 머뭇거렸다. 의원에 눈에 서린 경외심과 그 경외심을 품은 대상을 알고 싶다는 갈망을 읽은 호천안은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그들은 단체입니다. 무림천하의 공식 단톡방.”

         

       “공식 단토방? 그들도 여러 계파가 있는 모양이지! 단토방…! 단토방이로군! 내 기억하겠소.”

         

       뭐 이정도는 괜찮겠지. 호천안은 그렇게 생각하며 입맛을 다셨다.

         

       구음절맥의 치료제는 단톡방 인원들이 합심해 집중적인 연구를 통해 만들어진 것. 호천안은 기왕 구음절맥의 치료제가 쓰이게 된 마당이니 적어도 그 이름이라도 언급해 주는 것이 맞다 여겼다.

         

       어차피 우연히 얻은 치료법이라고 둘러댄 마당 아닌가. 있지도 않은 치료법의 주인 이름이 단토방이 된 것 뿐이었다.

         

       그렇게 호천안이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을 때 의원은 조심스럽게 치료제를 내밀었다.

         

       “자, 받으시게..! 자네가 전달한 조제법 그대로 완성한 구령역천양밀염극단(九嶺逆天陽蜜炎極丹)일세!”

         

       단톡방에서 치료제 개발에 기여한 이들이 본인의 지분을 주장하며 한글자씩 붙이다보니 한없이 길어진 구음절맥 치료제, 구령역천양밀염극단이 드디어 완성되었다.

         

       호천안은 푹신한 솜이 깔린 목함에 구령역천양밀염극단을 집어 넣고는 사라의 처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 ***

         

       “하하하하!”

         

       “호호호.”

         

       “후후훗!”

         

        사라와 라노징부 그리고 차이랑의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마지막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양이지.

         

       내가 들어가자 차이랑과 라노징부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뭐…그렇겠지.

         

       나는 치료를 확신하고 있었지만 과연 차이랑과 라노징부까지 그럴 수 있을까. 최후의 최후의 상황이 오자 두 사람은 도무지 긴장감을 감출 수 없는 모양이었다.

         

       딸아이의 목숨을 정체도 알 수 없는 치료제에 걸어야 한다니 불안한 것은 당연했다.

         

       “괜찮아요.”

         

       사라는 두 사람의 손을 잡으며 활짝 웃었다. 두 사람은 사라의 웃음에 눈을 크게 떴다.

         

       “호천안 마술사님의 공연을 보았을 때. 제가 왜 창문을 넘어 흑묘 언니를 만나러 간 줄 아시나요?”

         

       두 사람은 고개를 저었다.

         

       “흑묘 언니를 보았을 때 어떤 강렬한 이끌림이 들었어요. 그 결과 언니는 절 치료해 주었죠. 언니가 매일 힘 써준 덕분에 지금도 이렇게 건강하게 지내고 있잖아요.”

         

       사라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호천안 마술사님에게도 그런 느낌이 들어요. 구령역천양밀염극단을 먹고 나면 정말로 나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

         

       “….그렇구나.”

         

       라노징부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라야. 엄마는 널 사랑한단다.”

         

       “이 아비도 마찬가지다.”

         

       “저도요.”

         

       사라가 웃으며 두 사람을 껴안아 주었다. 마지막으로 딸의 등을 다독인 두 사람이 물러섰다.

         

       사라는 사탕이라도 조르는 아이와 같은 표정으로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래. 이 아이는 이미 각오했고. 더 이상 물을 필요도 없겠지.

         

       사라의 손 위에 구령역천양밀염극단이 올려졌다.

         

       “달콤한 냄새가 나는데요.”

         

       “목넘김은 달달할지도 모르겠구나. 맛있는 꿀을 만드는 녀석들의 밀랍이거든.”

         

       마지막으로 나와 농담을 주고 받은 사라가 입 안에 구령역천양밀염극단을 털어 넣었다. 목젖이 크게 움직이며 구령역천양밀염극단이 사라의 몸 속으로 들어갔다는 것을 알리고 있었다.

         

       사라의 눈이 스르륵 감겼다.

         

       사라의 몸속에서 밀납이 녹아내리고, 구령역천양밀염극단의 약효는 당소열이 뚫어 놓은 흑반천암의 미세한 구멍을 통해 조금씩 퍼져나갈 것이다.

         

       미세하지만 구음의 기운에 비견될 수 있는 극양의 기운을 내뿜는 구령역천양밀염극단의 힘은 조금씩 구음의 기운을 상쇄시킬 것이고 막혀버린 아홉 개의 대맥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다.

         

       구령역천양밀염극단의 기운이 사라의 대맥을 녹이고 균형을 잡았을 때 사라 역시 눈을 뜰 수 있겠지.

         

       나는 마지막으로 사라를 눈에 담았다. 사라의 표정은 정말로 잠이라도 든 것처럼 평안해 보였다.

         

       사라의 방문을 잡으며 생각했다. 이 방이 마치 사라의 고치가 된 것 같다고. 다음에 문이 열렸을 때 사라는 구음절맥을 극복한 나비가 되어 있겠지.

         

       그렇게 기원하며 나는 문을 닫았다.

         

       사라의 체질개선이 시작되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앗 5분 늦었습니다.

    요새 알람이 느린 걸 생각하면 아슬아슬하게 세이프…일까요??

    TMI : 단톡방 멤버가 각자 지분을 주장하며 이름 붙인 구령역천양밀염극단중 [역천]은 호천안의 지분이다.

    *[가엾고딱한자로다]님께서 [50코인]을 후원해주셨네요.

    [이몸 호천안!]은 본인 명예 대신 할아버지 걸 거는 패륜남급 결정대사라고하기에는 조금 끗발이 달린다 싶네요. 그냥 시그니쳐 대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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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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