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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46

       나는 놀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당연히 므냥이가 거짓말을 할 리는 없다.

         

       그렇다면 4★이 되었다는 말은 사실일 텐데…

       이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다.

       그나마 제일 높은 가능성을 언급.

         

       “저기, 므냥아 혹시 산에서 잠깐 내려와서 성급 시험이라도 치렀어?”

       “므아~그럴 리가, 언니, 아, 아니 교수님이랑 훈련 중인데 그럴 여유는 당연히 없지.”

       “그럼 도대체…? 아 혹시 <별의 비약> 같은 거라도?”

        “므아. 그런 비싼 보물 같은 건 보지도 못했어.”

         

       뭐지?

       여러 가지 생각과 가설.

       오리무중 한 생각.

         

       내가 고개를 갸웃갸웃하자 므냥이가 풋 하고 웃었다.

       의문을 풀어주겠다는 듯, <정보창> 로그를 뒤적거렸다.

       이내, 눈앞에 나타나는 메시지.

         

       [‘봉인’의 힘이 점점 약해집니다. 봉인을 건 시전자가 때가 되었음을 직시합니다.]

       [본래 가져야 할 잠재력이 당신의 몸을 타고 흐릅니다.]

       [‘육체’가 성장합니다. 근력이 10, 속도가 10, 내구가 10 상승합니다.]

       [성급(★) 한 단계 영구적으로 상승합니다.]

         

       “…오잉?!”

         

       나는 입을 쩍하니 벌렸다.

       이거 의문이 해결되기는커녕 더 생겨버렸다.

         

       도대체 이게 뭐야?

       잠시만 성장 폭이 왜 이래!?

         

       “주, 주력 능력치가 10. 총 30이나 올랐다고?”

       “므응. 나, 나도 너무 놀라서 교수님에게 말했는데…많이 당황하시더라. 그리고 반드시 숨기라고.”

         

       당연하다.

       이건 통상적으로 말도 안 되는 성장이거든.

         

       대다수 헌터들이 이걸 보면 난리부르스를 칠 거다.

       나의 경우만 봐도 이게 얼마나 높은지 잘 알 수 있다.

         

       그렇게나 사기급 성능을 갖춘 <고위>급 능력도 많이 올려줘봤자 4~5니까.

         

       ‘물론 나는 한두 개가 아닌지라, 종합적으로 올라가는 건 더 높지만…’

         

       므냥이의 경우 딱히 뭐 스킬을 얻었다거나 그런 거 없이 통짜로 성장해 버렸다.

         

       흠, 잠깐만?

         

       ‘아니지 성장이 아닌가?’

         

       자세히 읽어봤다.

       본래 가져야 할 잠재력이라던가, 봉인이라는 말이 나와 있었다.

       이 부분을 지적하자 고개를 젓는 므냥이.

       자신도 전혀 모르겠다고…

         

       “다만, 교수님은 뭔가를 아는 눈치셨어.”

       “차여주 교수님이?”

       “응…근데 아무런 말도 해주지 않으셨어. 그저 때가 되면 알 거라고만…”

       “흐음. 므냥이 지금 그럼 능력치가 어느 정도가 되는 거야?”

         

       요청에 망설임 없이 <상태창>을 보여주는 므냥이.

         

         

       ―――――――――――――――

       <헌터 정보>

       ◉이름: 마하나

       ◉성별: 여(19)

       ◉성급: 4★(☆☆☆☆)

       ◉클래스: 【가디언, ???】

         

       ◉능력치

       [근력:55] [마력:40]

       [속도:55] [정신:50]

       [내구:60] [신성:30]

       ―――――――――――――――

         

       “오…!”

       “므아~”

         

       나의 감탄에 므냥이는 쑥스럽다는 듯 머리를 긁적였다.

         

       정말 놀라운 성장이었다.

       빈말로 하는 말이 아닌 진짜다.

         

       내가 알기로 므냥이의 능력치는 평균 30~40대.

       사실상 완숙한 C급.

       이 정도면 B급은 확실하게 뛰어넘은 상태.

       여기에 A급이라고 쪽도 못 쓰고 밀릴 정도도 아니었다.

         

       ‘정말 노력 많이 했구나…’

         

       기연도 기연이지만, 이건 므냥이가 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성장이었다.

         

       그때, 눈에 들어오는 한 가지 표시.

       뒤늦게 눈치채고 질문.

         

       “어, 어라? 므냥아, 이거 클래스가…?”

       “응, <정보창>이 뜨고 나서 갑자기 새로 생긴 거야.”

       “혹시 <가디언>이랑 전혀 다른 스킬같은거 뭐 배웠어?”

       

       질문에도 므냥이는 그저 도리도리.

       그런 기미는 없고, 가지고 있던 스킬창을 보아도 전혀 변화가 없었다고 한다.

         

       흠, 흠.

       흠터레스팅.

         

       “세하야?”

       “흠…”

         

       나는 두뇌를 풀가동했다.

       내 모든 지식과 지도관으로서 역량을 집중!

       그렇게 내린 결론!

         

       “모르겠네.”

       “므아~그치?”

         

       모르겠다.

       애초에 므냥이는 [네코마타의 행운]이라는 나도 난생처음 보는 고유능력의 소유자.

       처음부터 변수 덩어리였던 만큼 생각해봤자 의미가 없었다.

         

       ‘그리고 뭐…’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도 컸다.

         

       나는 므냥이를 내려다보았다.

       윤기 있게 흐르는 흑발.

       어느새 꽤 자라서 어깨까지 내려왔다.

         

       큼지막한 눈동자.

       색 노란빛의 동공은 거울처럼 투명하게 날 비추었다.

         

       “므아?”

       “흐흐…”

         

       나는 므냥이의 정수리를 쓸어내리며, 은근슬쩍 말랑한 고양이 귀를 만지작거렸다.

         

       단숨에 얼굴이 붉어지는 므냥이.

         

       몸을 비비 꼬며 ‘므, 므아, 므아앙~’이라는 신음 섞인 목소리를 내뱉었다.

         

       “므, 므아앙…거, 거긴 예민한데. 므아앙…”

         

       결국, 부끄러움을 참지 못하는 므냥이.

       두 개의 꼬리를 이용해 눈을 가리며 고개를 푹 숙였다.

         

       나는 그런 므냥이를 등 뒤에서 꼭 끌어안았다.

       작고 따뜻한 털 뭉치가 내 품 안에 가득 채워졌다.

       나는 므냥이의 보리싹 내음을 맡으며 나지막이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 무슨 일이 생겨도 내가 반드시 해결해 줄게.”

        “므아~응.”

         

       이곳에 빙의되고 살아온 몇 개월의 시간.

       여러 가지를 경험하면서 깨달은 게 있었다.

         

       당장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에 고민할 바에는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에게 있어 그것은 지금이었다.

       므냥이랑 같이 함께하는 이 시간이 너무나도 소중했다.

       나중에 가서 ‘아 좀만 더 끌어안을걸…’이라고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강해지려는 이유도.’

         

       목숨을 걸고 다가오는 위협에 맞서 싸우는 것도.

       결국, 므냥이를 포함한 우리 애들이 행복한 엔딩에 도달하기 위함이었다.

         

       이건 여전히 변함없다.

       다만, 한가지…

       조금 분에 넘치는 욕심이 생겼다.

         

       ‘그 자리에 내가 하나쯤은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소망을 요새 하고는 하였다.

       예전이었으면 바라지도 않았을 텐데…

       이제는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열심히 하면 그 정도 욕심은 부려도 되겠죠?’

         

       아버지.

         

       *

         

       우리 천사 같은 므냥이랑 즐겁게 므다, 므다다한 시간을 마친 뒤 찾아온 야심한 밤.

         

       나는 므냥이 전용 방에 귀여운 이불을 넣어주었다.

         

       그다음 대충 씻고 잘 준비하려 하는데.

       그 순간.

       들려오는 노크 소리.

         

       ‘응?’

         

       의아함에 문을 열었다.

       당연히 소리의 근원은 우리 므냥이.

       보자마자 심장이 아파왔다.

         

       므냥이는 무려 귀여운 늑대 잠옷을 입고 있었다.

       마치 늑대가 입을 벌려 앙~하고 무는듯한 모자를 두른 게 앙증맞은 귀여움이 몰려왔다.

         

       여기에 이불까지 망토처럼 둘렀다.

       겨우겨우, 므아아한 귀여움에서 탈출.

       용건을 물었다.

         

       “므냥아 무슨 일이야?”

       “므아아~”

         

       므냥이는 나를 보며 므아한 웃음을 지었다.

       이어 예상치 못한 부탁을 하였다.

         

       “세하야.”

       “응?”

       “나 오늘…”

       

       세하 옆에서 같이 자도 돼?

         

         

       * * *

         

         

       마하나는 품에 들린 이불을 꼭 하고 손에 쥐었다.

         

       특유의 맑고 순한 눈동자로 소년을 바라봤다.

         

       유세하.

         

       마하나에게 있어 은인이자,

       소중한 사람이며,

       살아가는 이유 중 하나.

         

       그가 눈을 끔벅거렸다.

       잠시 멀뚱거렸다.

       곧, 피식 웃더니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

       쓸어 넘겨주는 손길에는 애정이 가득했다.

       그것이 너무나도 좋다고 생각했다.

         

       “물론이지. 자, 안으로 들어와.”

        “므아아~”

         

       유세하가 먼저 안으로 누웠다.

       그것을 보며 므다다 대시.

       가벼운 체구만큼 가볍게 날아, 그의 품 안에 폭~

         

       처음 느끼는 감각은 따스하다는 거였다.

         

       ‘…아빠 같아.’

         

       돌아가신 아빠에게서 느껴지는 체온이 그에게도 풍겨왔다.

         

       동시에 뒤를 이으는 상큼하면서도 뭐라 정의하기 어려운 매력적인 체향.

         

       마하나는 묘인족이다.

       보통의 인간들과는 다른 시각, 후각, 촉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 체향이 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래, 잘 알고 있었다.

       그 누구도 속일 수 없을 만큼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

         

       마하나는 심장에 손을 올렸다.

       쿵, 쿵, 쿵.

       미칠 듯이 뛰어오르는 심장.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아니,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몇 달 전부터 그에게 풍겼던 향이었으니까.

       다만, 막상 자각하니 역시 조금 부끄러웠다.

       이 향이 의미하는 것을 이해하는 순간…

       돌이킬 수 없게 될 테니까.

         

       “므냥아?”

       “므아~헤헤.”

         

       마하나는 꼼지락꼼지락.

       유세하의 품 안에 밀착하듯 들어갔다.

         

       그가 풋 하고 웃으며, 팔베개를 해주었다.

       잠시 뒤, 자연스럽게 잠이 드는 두 사람.

         

       몇 시간이 지났을까.

       깊은 어둠이 찾아왔다.

       자정은 단숨에 지나고 찾아온 새벽의 시간.

         

       의식을 차린 마하나는 살그머니 눈을 떴다.

       ‘쿠우…’거리며 깊은 잠에 빠져있는 유세하가 보였다.

         

       빼꼼.

         

       마하나는 이불 안에서 머리만 쏙 내밀었다.

       안 그래도 잘생겼는데, 몇 주 만에 더욱 늠름해진 그를 바라보며 얼굴을 붉혔다.

         

       “…헤헤.”

         

       비비적비비적.

       애교 많은 집고양이처럼 그의 품에서 뽀스락뽀스락.

         

       그러다가 유세하를 보며 약간 슬픈 생각을 했다.

         

       ‘세하는…너무 강해졌구나.’

         

       마하나는 오늘 그와 재회한 순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가 저 멀리 위로 날아올랐다는 사실을.

         

       상태창을 보여달라고 말할 수도 있었다.

       그가 자신의 능력치를 보여달라 했던 것처럼.

         

       하지만 일부러 말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저 확신에 가까운 직감을 하였다.

       지금 유세하는 분명…

         

       ‘차여주 언니보다 더 강할 거야.’

         

       훈련 도중 차여주는 말 했다.

       자신은 A급에서 중하위권에 자리 잡고 있다고.

       그 이상은 벽을 느껴 넘지 못하고 있다고.

         

       그것만으로도 현재 마하나가 어떻게 할 수 없을 만큼 강한데.

       유세하는 분명 그 차여주보다 더 강할 거다.

       종합적으로 말해서…

         

       ‘A급 최상위권.’

         

       아마 팽진아 교수님하고 엇비슷한 수준이 아닐까, 싶었다.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성장.

       단언컨대 이 소리를 어디 가서 말하면, 말도 안 되는 헛소리라고 할 거다.

         

       겨우 2주 만에 완숙한 B급에서,

       A급 최상위권까지 성장했다?

         

       어불성설 그 자체.

       전대미문의 일.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태양 같은 재능.

         

       하지만 의외로 마하나는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덤덤했다.

         

       왠지 이럴 것 같았다.

       실제로 훈련 도중 레이더처럼 발동한 감각이 꾸준히 말해주었다.

         

       세하가 벽을 넘어섰다고.

       그것도 그냥 넘어선 걸 넘어서 저 높이까지 날아올랐다고.

         

       ‘…그렇기에 더 노력했는데…’

         

       그렇기에 자는 시간, 먹는 시간 아껴가며 전력을 다해 훈련하고.

       <칼라스 방패술>을 연마했는데…

       역시 그를 따라잡는 건 무리였던 모양이다.

         

       서글픔에 가까운 침묵.

       그러나 그것도 잠시.

         

       마하나는 배시시 웃었다.

       당연하지만, 자격지심 같은 건 조금도 느끼지 않았다.

         

       ‘괜찮아.’

         

       상관없다.

         

       느리더라도 차근히 한 걸음씩 그를 따라가다 보면 언젠가는 도움이 될 날이 반드시 올 거다.

         

       설령, 그게 아니더라도…

       쫓는 것만으로도 마하나는 행복했다.

         

       마하나는 유세하를 바라보았다.

       조각 같은 미남자의 얼굴을 바라봤다.

       자신도 모르게 그의 얼굴에 고사리 같은 손을 올렸다.

         

       근래, 차여주와 수련하면서 사실상 거의 처음으로 유세하와 헤어져 있었던 시간.

         

       그 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마하나에게는 그리움을 품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고된 훈련을 마치고 자갈밭에 누우면 보이는 별님, 달님은 온통 유세하에 대한 추억으로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응.’

         

       알고 있었다.

         

       마하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구원받은 그 순간부터,

         

       조금씩, 조금씩…

         

       그라는 존재가 가슴에 담아지는 걸 알고 있었다.

         

       일부러 외면했다거나, 부정한 것은 아니다.

       그저 그의 옆에 있을 수만 있으면 충분했기에, 구태여 의식하지 않았던 것에 가까웠다.

         

       마하나는 솔직하게 속으로 말했다.

         

       ‘…좋아해.’

         

       마하나는 유세하가 좋았다.

       그가 동료라서 좋았다.

       은인이라서 좋았다.

       소중한 사람이라서 좋았다.

         

       그리고…

       한 명의 남자라서 좋았다.

         

       ‘욕심 안 부리려고 했는데…’

         

       혹시라도 언젠가.

       세하가 다른 여자랑 이어져도 웃으면서 축복해 주려 했는데.

       만약 그 자리에 자신이 없다면 조금 슬플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을 하였다.

         

       마하나는 조금씩 거리를 좁혔다.

       밀착되어 있음에도 더더욱 가까이.

       조그마한 몸을 살짝 위로 올리자,

       어느새 얼굴이 코앞에.

         

       “……”

         

       그리곤…조심히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쪽.

         

       길게 한다거나, 혀를 섞는 것도 아닌.

       그저 풋풋한 입맞춤.

       그렇지만 마하나의 진심이 가득 담겨 있었다.

         

       마지막으로 중얼거렸다.

         

       “세하야…”

       

       사랑해.

         

       “너무나도…”

         

       사랑해.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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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사기급 먼치킨 5★ 캐릭터가 되었다
Score 6.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Gonis Archive Life》 ‘GAL’ for short. I found myself possessed into the world of this game. Not only that, but I became a 5★ character from the very start, The only male character with ridiculously OP abi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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