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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47

       *** ***

         

       금호대봉의 밀랍이 지닌 효과로 깊이 잠든 사라.

         

       그 밀랍이 사라의 몸속에 모두 녹아들자 구령역천양밀염극단의 활동이 시작되었다.

         

       극양의 기운을 지닌 화륜홍화초. 그것도 각종 영약의 정수를 양분으로 극도로 강화된 양기가 흑반천암의 미세한 구멍을 통해 조금씩 분출되기 시작했다.

         

       스스스스

         

       음기는 서서히 사람을 잠식하지만 양기는 순식간에 사람을 태워버린다. 한순간에 타오르고 손쉽게 꺼져버리는 양기. 극단적인 성질에 태극을 그리며 그저 한없이 회전해야 할 두 개의 성질은 흑반천암이라는 기물과 미세한 구멍이라는 인공적인 성질의 의도에 따라 평형을 그린다.

         

       사라의 몸은 마치 얼어붙은 평야와 같았다. 흑묘가 구음기를 인도하여 부지런히 기운을 쓸어냈지만 평야 위에 쌓인 눈을 치울 수 있을 지언정 얼어붙은 대지만큼은 어찌할 수 없었다.

         

       그런 사라의 몸에 구령역천양밀염극단이 일으킨 열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영구동토와 같은 사라의 몸에 들어온 미세한 열풍은 그저 순식간에 사그라들 뿐이었지만…흑암천반에 갇혀 있는 화륜홍화초의 열기는 끊이지 않고 뿜어져 나왔고 서서히 사라의 몸이 녹아가기 시작했다.

         

       두근! 두근!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계속해 한기에 노출되어 있던 사라의 신체가 조금씩 깨어나기 시작했다. 사라의 몸을 뒤덮던 구음이라는 눈과 얼음이 녹고 온기가 돌았다.

         

       사라의 몸에 성장이라는 싹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싹은 순식간에 무럭무럭 자라났다. 뜨거운 열기에 녹은 얼음과 눈. 음기와 양기가 만나 중화된 막대한 잠력이 사라의 몸에 넘치고 있었으니까.

         

       사라의 몸에 공급되는 것은 중화된 태음기 뿐만이 아니었다.

         

       구령역천양밀염극단 속에 든 것은 화륜홍화초 뿐만이 아니었으니까. 장기를 보위해주는 용선과. 뼈를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근육을 질기게 만들어주는 주요 외공 단련재 중 하나인 단유액. 실혈을 빠른 속도로 보충해 줄 수 있는 보혈제. 성장력 자체를 촉진시키는 양근까지.

         

       구령역천양밀염극단 속에 들어있는 수많은 부재료들은 화륜홍화초의 불을 지피는 장작이자 동시에 사라의 몸에 스며들 양분이기도 했다.

         

       수많은 양분들이 화륜홍화초의 기운과 함께 사라라는 토양에 스며들었다.

         

       화륜홍화초의 얼어붙어 있던 대맥의 기운이 풀리며 기의 순환이 시작되고 열기와 함께한 양분들이 사라의 기맥과 전신에 스며들었으며 중화된 구음의 기운이 그 뒤를 함께했다.

         

       선순환!

         

       그 누구도 알 수 없었지만 사라의 모습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 갔다. 구음절맥의 영향으로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던 사라의 몸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사라의 방에 없었기에 누구도 알 수 없었지만 사라의 신체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구음절맥의 영향으로 성장이 박혀 열 다섯 살은커녕 잘 쳐도 열 두 살 정도밖에 되어 보이지 않았던 사라는 하루가 다르게 제 나잇대에 어울리는 몸으로 바뀌어갔다.

         

       키가 크고 몸무게가 늘어나며 머리카락이 길게 자라나는 사라.

         

       그것만이 변화의 전부가 아니었다.

         

       눈에 보이는 사라의 변화도 놀라웠으나 내부의 변화는 그런 눈부신 사라의 성장이 무색할 정도로 극적인 변화를 거듭하고 있었다.

         

       어렸을 적부터 가장 한기에 영향을 강하게 받아 제대로 확장할 기회가 없었던 전신의 대맥이 순식간에 넓고 튼튼해졌으며 신체의 대맥이 막힌 탓에 강제로 팽창한 두뇌 쪽의 위험한 부분이 메워졌다.

         

       위장을 중심으로 기운과 몸의 부족한 점을 보충하는 각종 약효가 퍼져나가니 장기들이 우선적으로 튼튼해졌다.

         

       만약 의원들이 사라의 몸을 살폈다면 깜짝 놀랐을 일이었다.

         

       아무리 백금의 가치를 지닌 보혈제를 여러 개 투입했다 한들 그 모든 점을 감안해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성장세였으니까.

         

       이는 사라가 구음절맥이기에 가능한 성과였다.

         

       구음절맥의 기운이 사라의 몸을 가득 메우고 있었던 것은 사라의 생명을 얼어붙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지만 그 어떤 삿된 기운도 불허하는 수문장이기도 했다.

         

       약해진 장기에 탁기가 들어 병증을 유발하는 일은 있었으나 얼어붙어 있는 대맥에 침투하는 일은 있을 수 없었으니.

         

       사라의 대맥에는 사람이 응당 살아가며 쌓이는 잡스런 기운 하나 없이 깨끗했다.

         

       생명조차 얼어붙게 만드는 구음은 귀한 영약의 약성조차도 얼어붙게 만들기 십상이었으니.

         

       잡스러운 탁기 따위가 구음지체 내부에 자리잡을 수 없었던 것.

         

       그 깨끗한 내부는 비로소 그 위를 덮고 있던 얼음이 사라진 뒤에야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두근! 두근!

         

       강건해진 심장이 크게 뛰며 피를 전신으로 돌았고 깨끗하게 뚫린 기맥과 혈맥을 타고 영양분과 함께 은은한 양기가 전신 세맥까지 뻗어나갔다.

         

       세맥까지 뻗어나간 양기가 구음기와 중화되며 발생한 막대한 기운은 일부는 기맥을 타고 단전으로 인도되었으며 대부분의 몸은 잠력으로 자리잡으며 사라의 몸은 점차 균형을 맞추어갔다.

         

       사라의 몸에 더 이상 구령역천양밀염극단의 기운이 필요 없을 정도로 발전했을 즈음.

         

       구령역천양밀염극단의 내부에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고여 있던 약성들 위에 피어나 있던 화륜홍화초.

         

       화륜홍화초의 기운과 함께 빠져나간 약성의 정수가 조금씩 빠져나갈수록 화륜홍화초의 배열 역시 삐걱이기 시작했으니.

         

       약성의 정수가 완전히 메마르는 순간 이어져 있던 화륜홍화초의 화륜의 배열이 무너졌다.

         

       파스스스스!

         

       그리고 그 화륜이 무너지는 순간 약성에 의해 증폭된 화기를 배출하던 화륜홍화초의 꽃잎이 스러지기 시작했다. 모든 화기를 배출하고 그 화기를 증폭시키던 약성마저 모두 스러졌으니 이제는 화륜홍화초의 꽃잎이 스러질 차례였다.

         

       화륜홍화초의 기운이 스러지자 다시 구음의 기운이 사라의 몸을 차지했으나.

         

       이전처럼 사라의 맥을 얼어붙게 하지는 못했다.

         

       구음의 기운 자체도 쇠했지만 그 이상으로 달라진건 사라 본인이었다. 크고 튼튼하게 바뀌어버린 기맥. 그 기맥 속을 거침없이 돌아다니는 웅장한 기력의 흐름. 한기에도 위축되지 않고 활동하는 강건한 장기들.

         

       사라의 구음기는 성장이 끝나는 스무 살 초반까지 계속해서 늘어나겠지만, 사라는 더 이상 구음기에 짓눌리지 않을 터였다.

         

       강건한 육체와 막대한 잠력이라는, 구음기에 저항할 수 있는 토대가 갖추어졌으니까.

         

       거기에 구음절맥 특유의 뛰어난 오성까지 보존했으니 이대로 무공을 수련한다면 늘어나는 구음기에 저항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지배하는 것까지 충분히 가능했다.

         

       손쉽게 무림천하를 정복하는 고인물들이 달려들어, 수 개월간의 각고의 노력을 들여 만들어낸 구령역천양밀염극단.

         

       구음절맥의 병증을 완벽하게 다스리는 것은 물론이고 구음절맥이 지니는 장점과 능력을 그대로 보존하며 절맥의 기운을 구성하는 영약들의 약효까지 놓치지 않고 살뜰하게 몸을 보강하는데 쓰이도록 만들어진 완벽한 설계가 온전히 사라의 몸에 깃들었다.

         

       뭐든지 완벽하지 않으면 성에 차지 않는 고인물들이 만들어낸 구령역천양밀염극단!

         

       금호대봉이 만들어낸 밀랍이 발휘하는 수면효과까지 완벽하게 조절되어 있었으니.

         

       모든 것이 마무리된 순간 사라의 눈이 떠졌다.

         

       *** ***

         

       시비에게 사라가 깨어났다는 소리를 전해 듣고 달려가자 이미 라노징부와 수달차는 사라를 껴안고 눈물을 펑펑 흘리고 있었다.

         

       사라는 성장해 있었다. 어린아이 특유의 동글동글한 얼굴에 젖살 하나 없어서 은근히 보는 사람을 가슴 아프게 만들었던 얼굴형 대신 한결 성숙한 얼굴이 자리잡았다. 짧게 관리되던 머리카락은 거의 허리춤까지 올 정도로 길게 길었다.

         

       키는 순식간에 세 치는 자랐다.

         

       내가 아이들의 성장과 발육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무리 문외한인 점을 감안해도 열 다섯 살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작고 앳되었던 몸이 단번에 자랐다.

         

       아이가 단번에 소녀가 되었다.

         

       고작 열흘만에 일어난 변화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성장이었다.

         

       두 사람의 포옹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쩔쩔매고 있던 사라는 우리를 보자 반갑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너무 달라진 모습이 멈칫했던 흑묘는 이전과 같은 천진난만한 사라의 표정과 몸짓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라의 손짓에 우리가 왔다는 것을 깨달은 두 사람이 눈물을 닦으며 사라를 놓아주었다.

         

       “언니이~!”

         

       도도도 달려온 사라가 흑묘에게 폭 안겼다. 흑묘의 배 즈음에 머리가 닿았던 사라는 이제 흑묘의 가슴팍에 머리를 묻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얘. 얘는..!”

         

       흑묘가 당황해서 사라를 살짜 밀어냈다가 사라가 울상을 짓자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끌어안아 주었다.

         

       음.

         

       사실 이전의 사라와 흑묘는 친밀하기는 했어도 뭔가 조카를 봐 주는 언니 같은 느낌이었다면 지금의 흑묘와 사라는 보다 친자매 같이 보였다.

         

       “사라의 증상은 어떻습니까?”

         

       “음.”

         

       흑묘가 사라의 손을 잡고 집중했다. 구석에 의원들이 시립해 있는 걸 보면 저들에게 확인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았지만 역시 구음기에 제일 민감한 것은 흑묘이다보니 흑묘에게도 안전하다는 확인을 받고 싶은 모양이었다.

         

       “구음기가 쇠하기는 했지만 근본적으로 같네요. 사라가 성장함에 따라 구음기 역시 더 강해지겠죠.”

         

       두 사람의 심장이 내려앉은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렇지만 구음기가 더 이상 사라를 괴롭게 하지는 못할 거에요.”

         

       “아…!”

         

       “정말 감사합니다!”

         

       흑묘는 새삼스럽게 나를 바라보았다. 그 표정은 마치 ‘어떻게 구음기를 보전하면서도 병증은 다 잡고 몸까지 다 보강했지?’라는 의문이 담겨 있었다.

         

       후, 확실히 구음절맥 치료제 개발은 이몸 호천안에게도 좀 어려웠지.

         

       그렇게 코밑을 슥 닦으며 어깨에 힘을 빡 주고 있자니 흑묘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자자! 이몸 호천안! 지금 사라의 몸 상태에 대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내가 나서자 궁주 내외와 의원들의 귀가 쫑긋했다. 어느 새 흑묘의 옆구리에 철썩 달라붙은 사라까지. 이렇게 사람들이 빙 둘러싸고 있으니 공연이라도 하는 기분이군.

         

       “우선! 사라의 몸은 아주 튼튼해진 상태입니다. 구음절맥으로 인해 억제된 성장이 각종 보신영약들로…”

         

       구음절맥 특유의 오성 보존. 구음기 보존. 내부에 막대한 잠력. 개선된 신체. 오랜 기간 냉기에 노출된 탓에 자연스럽게 발달한 빙공 내성!

         

       “오오…!”

         

       “세상에!”

         

       “이게 구음지체의 가능성인가!”

         

       의원들의 반응도 뜨거웠지만 역시 가장 반응이 뜨거운 것은 궁주 내외였다.

         

       우리 아이가 재능이 있어요!

         

       애가 재능이 있다는데 싫어할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고금제일빙공고수….”

         

       라노징부는 아예 망상이 입 밖으로 새어나오고 있는 상황. 여태 사라의 구음지체 때문에 마음을 졸인 보상심리가 발동하는지 김칫국을 독째로 들이키시는 중이다.

         

       나 역시도 사라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구음지체] 특성 하나만으로도 당첨이 확정된 복권이지만 그래도 특성 하나만으로 천하제일을 논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렇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이제 언니의 머리카락 색도 본래대로 돌아갈 수 있겠죠?!”

         

       “후후, 이제 느긋하게 구음기를 흡수하기만 하면 되겠네~”

         

       “역시, 언니는 흑발이 어울려요! 빨리 흑발 보고 싶다!”

         

       흑묘의 머리카락 색이 바뀐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는지 기쁜 표정으로 연신 재잘거리고 있는 사라.

         

       미래의 일은 미래의 일이고 지금은 지금의 기쁨을 즐겨야지.

         

       사실은 사라가 낫자마자 포달랍궁의 수행자들을 지원해 달라고 이야기 할 참이었으나. 흑묘의 품에서 벗어나 다시 부모님의 품으로 향한 사라를 보고 있자니 내일 이야기해도 되겠다 싶었다.

         

       궁주 내외와 사라에게는 기나긴 구음절맥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 날이었으니까.

         

       하루 정도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온전히 그 승리를 즐기도록 해주자.

         

       “오늘 저녁! 사라의 쾌유를 기념하는 축하 마술 공연이 있겠습니다!”

         

       “와아아!!”

         

       “수행자들 다 불러 모으세요! 오늘은 그냥 아는 마술 없는 마술 다 때려 붓겠습니다!”

         

       “하하하하하! 그래 알았네! 내 반드시 전파하지!”

         

       “의원분들도 오세요!”

         

       오늘의 밤은 매우 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고인물들의 덕을 톡톡히 본 사라.

    이것은 소매넣기인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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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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