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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47

       본인은 설아가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가만 구경하고 있었다.

       

       옆에서 개입은 하지 않았다마는 항시 지켜보고는 있었지.

       

       지난번에 벌인 일이 있어서 영 불안했거든.

       

       본인을 위하야 본인이 바라는 일을 해주는 이이니만큼 그 정도 배려는 해줘야한다 생각했다.

       

       그 때마다 그녀의 안에 넘실거리는 붉은 것을 보는 건 불쾌한 일이었지만 그 정도는 참을 수 있는 부분이었으니.

       

       설아는 본인이 내어준 과제의 의도가 무엇인지 자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심지라는 것은 타인에게 기대어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의 안에서 답을 찾아내어야 하는 것이지.

       

       어찌 할 줄을 몰라 이리저리 헤매고 있는 것을 보면 실로 답답하긴 했다만 일단은 내버려 두었다.

       

       옆에서 본인이 조언을 해주어서야 의존을 더 높일 뿐 아니겠는가.

       

       이것저것 실패를 해가며 스스로 깨달음을 얻을 때까지 기다릴 셈이었지.

       

       그 때문에 학영충이 잘못된 길로 설아를 인도할 때에도 당장은 내버려 두었다.

       

       남에게 의지를 하다가 거하게 실패를 해봐야 그게 잘못된 줄 알리라고 생각을 했으니까.

       

       허나 그 잘못된 길이 올바른 것이라 믿고 구렁텅이를 향해 뛰어내리는 것을 보고 있자니 도저히 내버려 둘 수가 없더구나.

       

       저러다가 또 과거의 일을 재현할 것 같았으니까.

       

       보통의 사람은 중간에 잘못되었다 느끼면 멈추기 마련이다.

       

       위험을 감지할 줄 아는 게 인간이라는 생물이니 말이다.

       

       허나 설아는 정상과는 거리가 멀다.

       

       그녀는 본인을 따라하겠답시고 자신의 몸이 뒤틀리는 것도 신경 쓰지 않던 멍청이이지 않은가.

       

       녀석은 그 아래가 나락이어도 자신이 가는 길이 옳다고 믿는다면 좋다고 뛰어내릴 놈이니 본인이 억지로 그 발목을 붙잡아야만 했다.

       

       설아에게 어찌 조언을 해 줄 지를 고민해봐야겠구나.

       

       무어. 이는 일단 나중에 할 일이고 당장에 할 일은 따로 있지.

       

       본인이 학영충에게 바란 바는 이 곳에서 화산의 무공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그는 분명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주고 있었다.

       

       현재 본인의 화산에 속한 유저들이 어느 정도 이치에 대한 감각을 깨친 것만 보아도 그의 능력을 알 수 있지.

       

       그만큼 자신의 역할을 잘 해 주고 있었으니 약간의 일탈 정도는 눈을 감아주고 있었다만 슬슬 선이 어딘지 가늠을 하려는 게 보이니 내버려 둘 수가 없구나.

       

       본인은 어디까지나 잔디 위에서 노는 것을 허용한 것이지 울타리 바깥으로 튀어나가서 다른 이에게 꼬리를 흔드는 걸 허용한 게 아니니 말이다.

       

       자신이 찬 목줄이 어떤 것인지 다시 한 번 알려줄 필요가 있을 듯 해.

       

       화산의 중앙에 서 기감을 퍼트렸다.

       

       학영충이 지닌 자하신공의 내기는 특징적이다.

       

       자하신공 자체가 존재감이 강한 탓도 있지만 수많은 무공을 자신의 몸 안에 담고 있는 녀석의 내기는 일종의 누더기나 다름없거든.

       

       개인적으로는 그 또한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몸 안에 무수히 많은 무공의 특성을 들이고도 멀쩡할 수 있는 것은 범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반대로 수많은 것에 손을 댄 탓에 한 가지 극의에 이르지 못한 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게 그 녀석의 운명이라는 것이겠지.

       

       어찌되었든 그만큼 기형적인 내기를 지닌 학영충이다.

       

       그를 감지하는 것은 너무도 손쉬운 일이었다.

       

       설령 그가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곳에 있다 하더라도. 땅을 접어가며 학영충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가 머무르는 곳은 화산 인근에 있는 자그마한 마을이었다.

       

       정확히는 한 때 마을이었던 것이라고 해야겠구나.

       

       이 곳에 살던 이들은 내가 이 세상에 도달하기도 전에 사라졌고 폐허가 되었던 곳을 학영충이 자신의 부하들과 함께 재건해 사용하고 있는 듯 했으니.

       

       여전히 재건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 무너졌던 티를 완전히 지우지는 못했구나.

       

       마을의 앞에 서서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그러자 본인이 일부러 시야에서 지워두었던 세상의 도가 시야에 담겼다.

       

       마을의 풍광 위에서 그려지는 것들은 대개 익숙한 것이었다.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것.

       

       안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의 것.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벌레들의 것.

       

       하늘에서 내려오는 달빛의 것.

       

       허나 그 중에는 분명 이질적인 것도 존재하고 있었다.

       

       그는 분명 본인이 이전에 녹림채를 불태울 적에 눈에 담았던 것이었다.

       

       그 때에 비하면 분명 희미하지만 분명 자취를 남기고 있는 것은 사실이니.

       

       무공이라는 먹이에 미친 강아지는 새로운 먹이를 줄 이라면 누구에게나 꼬리를 흔들고 있었던 것이다.

       

       곰방대를 입에 물고서 본인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무섭게 학영충의 영역에서 그의 부하들이 튀어 나와 나를 둘러쌌다.

       

       이전에 제갈가의 영역에 숨어 있을 때와는 달리 더 이상 정체를 숨길 이유가 없는 탓일까.

       

       학영충의 부하들은 거지꼴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인상이 사나운 것은 여전했으나 복식이 정상적이니 그나마 봐줄만 하구나.

       

       

       “화산문주시여. 여기는 어쩐 일이신지요?”

       

       헛소리를 지껄이면 밟아줄 생각을 하고 있었다만 그럴 필요는 없었다.

       

       저들은 본인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는지 즉시 무릎을 꿇고 경외를 드러냈으니까.

       

       “학영충을 보러 왔다.”

       “학영충께선.”

       “께선?”

       

       과거 학영충이 숨어 있던 가게의 앞을 지키던 노인이 무의식중에 내뱉은 말이 거슬려 말꼬리를 붙잡았다.

       

       “아해야. 학영충 그 자가 높은가? 본인이 높은가?”

       “그것이.”

       “답하라.”

       “당연히 화산문주께서 더 드높으십니다.”

       “그럼 왜 본인의 앞에서 학영충을 높이는가. 본인을 우롱하려는 수작이렸다?”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 아닐 수도 있겠지.

       

       어쩌면 무의식중에 나온 말일지도 모른다.

       

       당혹스러워 하는 것을 보면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도 드는 구나.

       

       허나 본인은 그대들의 사정을 신경 써 줄 생각이 없다.

       

       아무런 일이 없었다면 그냥 넘어갔을 일이지만 안타깝게도 아무런 일이 없는 게 아니지 않나.

       

       학영충을 위한 본보기를 만들어야 할 터이니.

       

       어디 보자. 지금 내 주변에 있는 것이 열 놈이니.

       

       이들의 비명소리로 합창을 내지른다면 그럭저럭 들을 만한 노래가 되겠구나.

       

       당혹스러워하는 노인에게로 다가가 손을 뻗으려던 순간에 그 앞을 학영충이 가로 막았다.

       

       “안녕하십니까. 문주시여.”

       

       움직임이 재빠르구나.

       

       안에서 벌벌 떨며 숨어 있었다면 나올 때까지 합창을 부르는 이의 수를 늘릴 생각이었거늘.

       

       “저를 만나러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래. 그랬지.”

       “무슨 용무인지 여쭈어 봐도 되겠습니까?”

       “물을 것이 있으니 답하라. 그대는 어찌 설아를 일부러 잘못된 길로 이끌었는가.”

       

       설아가 그대에게 상담을 했음을 모르지 않는다.

       

       그 녀석은 자신의 안에서 답을 찾아내지 못하기에 주변에 매달리고 있었으니.

       

       은인도 백화령도 제대로 된 답변을 내어주지 못한 상황에서 그대가 내민 도움의 손길은 설아에게 은총이나 다름없었을 터.

       

       설아는 그대의 말을 따랐지만 그대는 제대로 된 답변을 일부러 내어주지 않았다.

       

       “네 놈 정도면 마음의 심지라는 것이 다른 이에게서 찾을 수 있는 것임을 모르지 않을 터.”

       

       본인이 생각하기에 그는 일부러 실패와 좌절을 의도한 것이라고 보여졌다.

       

       그대는 어찌 생각을 했는가.

       

       참으로 궁금하구나.

       

       “제가 가르침에 서툴렀던 듯 합니다.”

       “호오. 그래? 일부러 실패를 시킴으로써 다른 길로 끌어들이려 한 게 아니라?”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려 하는 구나.

       

       본인을 무지렁이로 생각을 하는가.

       

       내기를 주변에 퍼트리니 본인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무인들이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천마신공의 내기는 포악하다.

       

       아무리 학영충에게 훈련을 받았다 한들 이들은 뒷골목의 잡배들.

       

       본인의 내기 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 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 다른 물음을 던지마. 무공에 미친 아해야. 혈교는 그대에게 무얼 주겠다 약속을 했는가.”

       

       그대가 세상의 모든 무공을 자신의 서고에 저장해두고자 하는 이임을 모르지 않는다.

       

       과거 자신이 나고 자란 화산을 배신한 이유도 그것이었고.

       

       본인의 옆에 머무르며 여러 문파를 습격한 것도 그런 까닭이었던데다가.

       

       지금 본인의 곁에 붙어있는 이유도 본인의 수중에 매화검법이 있기 때문이지 않은가.

       

       아무리 본인의 곁에 있는 것에 만족을 했다 한들 그는 충성심보단 안주에 가까운 감정일 터.

       

       다른 곳에서 먹이를 준다 한다면 금새 그 곳에가 꼬리를 흔들 터인데 무슨 의미가 있겠나.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놀라기도 했다.

       

       본인이 몇 군데의 혈도를 막아 둠으로써 목줄을 걸었거늘 그를 포기할 생각을 하며 혈교에 손을 내밀 줄이야.

       

       확실히 그대가 미친놈이기는 해.

       

       무인으로써의 생명보다 새로운 무공을 배우는 것이 더 가치있다 여긴 것이지 않나.

       

       “예? 그게 무슨.”

       “부정할 텐가?”

       

       그래도 상관없다.

       

       그대가 어떤 말을 하더라도 본인이 할 일은 그닥 달라지지 않을 터이니까.

       

       주변에 퍼트렸던 내기로 학영충의 부하들을 찍어 눌렀다.

       

       저들은 거기에 반항을 하려 했으나 화경에조차 이르지 못한 잡배들이 본인의 경지를 어찌 버티겠는가.

       

       바닥과 진득한 애정을 나누는 이들을 보며 이를 악문 채 내기를 견디고 있는 학영충에게로 다가섰다.

       

       신기하구나.

       

       지금 그대의 혈도 중 몇 군데가 막혀 있는 상황일 터인데 이를 버티다니.

       

       그래도 꼴에 한 무리의 수장이라는 것인가.

       

       “학영충아. 다시 물으마. 혈교가 그대에게 자신들의 무공을 선보이겠다고 했느냐?”

       “…예. 그렇습니다.”

       

       하하.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서야 제대로 이야기를 하는가.

       

       처음부터 이랬으면 얼마나 좋으냐.

       

       그랬더라면 그대의 부하들이 실신을 앞에 둘 일도 없지 않았겠는가.

       

       “우둔하구나.”

       

       이 녀석에게 이 이상의 목줄을 거는 것은 무의미하다.

       

       목줄이라는 것은 적당해야한다.

       

       그것이 목을 졸라 숨이 막힐 정도가 되면 목줄에서 벗어나 그를 찢어버리고자 마음먹게 되니까.

       

       그러니 학영충을 조종하기 위해서는 목줄을 거는 게 아니라 그 앞에 먹이를 보여줘야 한다.

       

       저 쪽보다 이 쪽이 가치 있음을 보여야 하지.

       

       “어차피 저들의 무공은 자연스레 그대의 손에 들어오게 될 터이거늘 왜 저들이 시키는 대로 하여 손해를 볼 생각을 하는 것인가.”

       “예?”

       “생각해보라. 저들이 무너지면 저들이 지니고 있던 것들이 어디로 향하겠는가.”

       

       시탐견 그대가 제일 잘하는 일이지 않나.

       

       시체에서 자신이 바라는 물건을 탐하는 것.

       

       이전에도 수도 없이 해보았을 터인데 왜 모르는 체를 하는지 모르겠구나.

       

       그리 이야기를 하니 학영충이 상황을 이해한 듯 탄성을 질렀다.

       

       “그 말은.”

       “언젠가 혈교가 무너질 때에 그대는 시체의 살을 뜯게 되리라.”

       

       저들의 아래에 고개를 숙이는 것보다야 시체를 뜯어먹는 편히 낫지 않으냐?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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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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