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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48

       ‘좋아. 이 정도면.’

       

       나는 구로베를 어떻게 기습하고, 제압해고, 심문할지에 대한 구상을 마쳤다. 구로베가 저항한다고 해도 어찌어찌 제압할 수 있을 것 같다. 남은 것은 실행 뿐.

       

       되도록이면 싸움이 생기지 않는 것이 좋겠지만, 대비는 해 두어야 한다. 나는 농 밑에서 타이즈 수트를 꺼냈다.

       

       ‘이것도 오랜만에 입네.’

       

       마지막으로 입은게 언제였더라. 렌까 집에서 마인(魔忍)들을 상대할 때였으니, 5월 31일에 입었었다. 그리고 지금은 6월 24일이니 거의 한달 만이다.

       

       “어우, 냄새.”

       

       함서주에게 빨아두라고 할걸. 그런데 냄새는 둘째치고, 

       

       “윽. 왜 안 맞아?”

       

       다리가 안 들어갔다. 이게 조그매도 엄청나게 신축성이 있는 재질이긴 한데, 지금은 어쩐지 너무 쪼그라들어서 발도 안 들어가는 것이다.

        

       한달 전에는 멀쩡히 입었었는데 지금은 안 입어진다니, 뭐냐.

       

       ‘요 며칠 열대야에 변질되거나 한 걸까. 아니면 내구도가 다했나. 아니면 오랫동안 안 입어서 쪼그라들었나……’ 

       

       하긴, 이건 살아있던 이계생물인 슬라임이 고무공장에서 고무와 합쳐서 만들어진 재질이었다. 애초에 21세기에서처럼 제대로 된 기술로 만들어진게 아니라 운좋게 야매로 만들어진 물건이었으니, 오래가기를 기대해서는 안 되는 거겠지.

       

       ‘…….’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어차피 구로베가 칼을 휘둘러올 것도 아니고, 물리적 공격이 아닌 마법적 공격에는 방호력을 기대하기 힘든 물건이다.

       

       ‘무기나 챙기는 수밖에.’

       

       나는 학교에서 쓰는 교도 대신 붉은 빛의 히히이로카네(緋々色金)로 만들어진 태도(太刀)를 차고, 오른손에는 스턴 장갑을 꼈다. 

       

       ‘후우……’

       

       준비를 마친 나는 방바닥에 발랑 드러누웠다. 함서주가 차려준 저녁까지 먹었지만, 여름이어서 해가 긴 탓에 아직 해가 지려면 조금 남았다.

       

       ‘…….’

       

       나는 다시 책상 앞에 앉아, 노트에 적어놓은 계획을 머릿속에 집어넣은 뒤, 계획을 구상하느라 끄적인 노트 페이지를 찢어서 구겨 휴지통에 버렸다. 그러자니 문득, 

       

       ‘……근데 전에 그건, 내가 찢어버린 게 맞나?’

       

       생각이 들었다. 대동아공영회에 대해 써둔 페이지.

       

       뭐, 평소에도 글씨연습을 한다고 끄적인 것을 찢어서 버리거나, 이런저런 고민이 있을 때마다 생각을 정리하려고 끄적인 것을 찢어서 휴지통에 버리곤 했다. 그리고 휴지통이 꽉 차면 마당에서 태워버렸었지.

       

       그래서, 아까는 구로베 문제가 급했던 탓에 그냥 그런가보다 넘기고 어련히 내가 찢어서 버렸겠거니 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좀 찝찝하다.

       

       나는 휴지통을 뒤적였다. 휴지통을 비운지 꽤 됐으니, 내가 찢었다면 남아있을 터. 그런데, 이것저것 쓸데없는 것을 끄적였다가 버린 것은 있었지만 대동아공영회에 대해 적어놓은 것은 없었다.

       

       ‘이상한데.’

       

       나는 방 밖으로 나가서, 쪽마루에 걸터앉아 구두끈을 매며 함서주를 불렀다.

       

       “서주야!” 

       “네?” 

       

       부엌에 있던 함서주가 앞치마에 손을 닦으며 쪼르르 나온다.

       

       “요 며칠 동안에, 나 없을 때 하숙집에 누구 온 적 없지?” 

       “으응, 없을 걸요. ……아!”

       

       함서주는 뭔가 생각난듯이 손뼉을 치고는 말했다.

       

       “며칠 전에 분홍언니 병문안 갔을 때 말인데요.”

       

       양복자 머리색이 분홍색이긴 한데, 그래도 분홍 언니가 뭐냐……. 아무튼 그때 뭐가 있었나?

       

       “그때 왜?”

       “그때 저두 학생손님이랑요, 병원에 갔었잖아요?”

       “그랬지.”

       “그리구 돌아올 적에는, 학생손님의 동무분요, 그 종로경찰서장 아드님 분이 저 태워다주시지 않았겠어요?”

       “어, 그랬지. 무라사끼 녀석이 널 태워다줬……”

       

       나는 문득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있어서, 잠시 말을 멈췄다가 되물었다.

       

       “……잠깐. 무라사끼 녀석이?”

       “네에. 요 며칠새에 저이 집에 온 사람이라고는요, 그분밖에 없겠지요. 뭐어, 집안에는 안 들어오구 바로 가셨지만요.”

       

       나는 함서주의 어깨를 잡고 흔들며 재차 물었다.

       

       “확실해? 무라사끼 녀석이 집 안에 안 들어온 거 맞아?”

       “네에? 저, 그게 확실하냐구 물으면은, 그건…… 저는 집 들어오자마자, 아부지 밥질라구 곧장 부엌에 들어가가지구……”

       

       부엌에 있었다면 소리를 못 들었을 것이다. 그 사이에, 무라사끼 녀석이 충분히 내 방에 들어가 노트를 찢어나올 수도 있었으리라.

       

       머릿속이 핑글핑글 돌았다. 확실히, 그 날 이후부터 무라사끼 녀석이 확연히 나를 멀리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녀석이 왜? 왜 내 방을 뒤졌지? 설마, 대동아공영회에 포섭되어 있었나?’ 

       

       그래서 요 며칠동안 나랑 거리를 두었던 건가? 아니면, 

       

       ‘아님 그냥 시험공부에 쓰려고 필기노트나 빌려가려다가, 우연히 일기장을 발견해서 찢어갔나?’ 

       

       어느 쪽이든, 녀석이 그걸 읽어보았다면 녀석의 성향상 결국 대동아공영회의 열렬한 신봉자가 되리라는 것은 확실했다. 

       

       내와 녀석이 아무리 친구사이라지만, 이건 녀석의 입장과 가치관, 신념, 성향상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결국은, 대동아공영회의 내부공작을 벌이려는 나와 대립각을 세우게 되리라는 것 역시 확실했다.

       

       ‘젠장.’

       

       녀석이 나를 적대시하면 나는 어떻게 해야하지? 녀석과 싸워야 하나? 어떻게든 설득해야 하나? 아니면……

       

       모르겠다.

       

       녀석은 아직은 표면상으로나마 나를 친구로 대해주고 있었다. 그건 아마, 녀석 역시 나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중이라는 거겠지. 하지만 그 고민은 오래지 않을 것이다.

       

       ‘…….’

       

       하지만,

       

       ‘우선, 지금은 해야 할 일부터 하자.’

       

       우선은 오늘 밤, 구로베 교수와 엮인 일부터 처리하고 생각하자. 이쪽이야말로 방치하면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있는 일이었다. 무라사끼 녀석에 대한 것은 그 다음에 처리하자.

       

       내가 구두끈을 다 매고 일어서자 함서주가 물어왔다.

       

       “근데, 어디 가셔요? 해 떨어지는데 칼까지 차구.”

       

       물론, 학교 교수랑 싸우러 간다고 얘기할 수는 없었기에 대충 둘러댔다.

       

       “어, 병문안.” 

       “분홍 언니 병문안요?”

       

       그놈의 분홍 언니.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응. 토요일이니까 내일 들어올지도 몰라.”

       “저두 갈래요!”

       “넌 집에 있어. 아저씨 밥 해드려야지.”

       “피! 나만 부엌떼기지……. 아무튼지간에 잘 다녀오셔요.”

       

       함서주는 투덜거리면서도 나에게 배웅까지 해주고는 부엌으로 들어갔고, 나는 대문을 나섰다.

       

       

       

       ***

       

       

       

       “여어, 백철연이 자네 왔는가.”

       “그대 왔소.”

       

       해가 완전히 져서 어두운 교정을 지나 본관 뒷편으로 향하자, 나보다 먼저 온 녀석들이 이미 모여있었다.

       

       『시, 시라바야시 군……!』

       

       송병오, 이유하, 아이까와. 아침에 이야기했던대로 무라사끼 녀석은 안 왔다. 

       

       ‘어쩔 수 없지.’ 

       

       어차피 녀석은 이제 나를 돕기는 커녕, 적대관계가 될 수도 있었다. 이제 무라사끼 녀석은 없다고 생각해야 하리라. 그 대신, 

       

       『후후. 모처럼 모이게 해놓고 기다리게 하다니. 시라바야시 상은 제멋대로군요.』

       

       렌까가 있다. 렌까가 도와준다면 무라사끼는 없어도 딱히 지장은 없는 것이다.

       

       『원래 주인공은 늦는 거야.』

       

       나는 대충 둘러대고는 이유하랑 아이까와에게 물었다. 

       

       『기숙사 사감한테는 안 들키고 나왔지?』

       『외박계를 끊었소. 학교 밖으로 나간 줄로 알 것이오.』

       『맞아! 주말에는 외박인원이 많아서, 의심도 안 해…….』

       

       아이까와가 덧붙였고, 나는 다시 물었다.

       

       『좋아. 그럼, 오늘 학교 당직 교수는 누구지?』

       

       송병오가 대답했다. 

       

       『낮에 교무실에서 보니 가네가와 선생이더군.』

       『생도주사? 그 양반, 순찰이고 뭐고 가라로 안하고 다 에프엠대로 할텐데. 으음…….』

       

       안전을 위해 기절시켜둘까 고민하고 있자니 렌까가 웃으며 말했다. 

       

       『혹시나 싶어, 아까 오스에를 시켜서 몰래 사하제(瀉下劑)를 먹였습니다.』

       『……뭐?』

       『후훗. 밤이 지나도록 변소에 갔다왔다하느라 순찰은 절대 못 돌걸요.』

       

       렌까는 당직교수에게 몰래 설사약을 먹였다는 얘기를 웃으며 하고 있었다. 

       

       ‘무섭네…….’ 

       

       적이 아닌게 다행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송병오가 말했다.

       

       『그래 이렇게 다 모였으니, 자네도 이제 속시원히 말해주게 그려. 범인이 누구란 말인가.』

       『음. 범인은……』

       

       나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구로베 사노스께(黑邊 左之助). 이 학교의 마술학 교수야.』

       “흑변(黑邊) 선생이 그럴리가 없소!”

       

       먼저 이유하가 발끈했다. 

       

       사실, 이유하는 구로베 교수를 꽤나 믿고 있었다. 구로베에게 전공수업을 받고 있기도 했고, 학기초 최성길 사건 때도 구로베가 이유하를 도와준 적이 있으며, 또 이유하는 재능이 있어 구로베 교수가 꽤나 챙겨주는 학생이었으니 서로간에 신뢰가 있는 것은 당연하리라. 

       

       이유하 뿐만 아니라,

       

       『허어! 내가 듣기에도 이상하군. 구로베가 왜 그러겠나?』

       

       송병오는 구로베와 딱히 접점은 없지만, 역시 믿기지 않는 눈치였다. 아이까와와 렌까도 마찬가지. 

       

       나는 내 추측을 설명했다.

       

       탐정과 함께 양복자의 흔적을 추적했더니 행선지는 구로베 교수의 연구실 바로 앞이었다.

        

       그곳에서 구로베가 다른 교수와 하는 이야기를 엿들으니, 구로베 교수는 비밀 연구를 하고있는 듯 했다. 추측하건대 양복자는 그 비밀 연구를 파헤치러 구로베의 연구실에 침입했으리라.

       

       게다가 구로베 교수는 다른 교수와의 대화 중, 양복자가 혼수상태가 된 것이 자신의 짓이라고 시인하기까지 했다. 여기까지 설명을 마친 나는 덧붙였다.

       

       『그때 구로베가 한 말을 그대로 옮겨보자면, ‘료오 생도의 호기심과 욕심이 불러온 안타까운 사고.’라더군.』

       “흑변 선생이……!”

       

       이유하는 놀라서 조선어로 내뱉고는, 곧 가라앉은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그대 말이 맞다면, 그에게 참으로 통탄과 분개를 금하지 않을 수 없구려. 내 그를 믿었건만 어찌 사람의 거죽을 뒤집어쓰고 그런 망발을 행할 수 있단 말이오!』

       

       송병오도 안경을 올리며 말했다.

       

       『자네 말을 들으면 확실한 것 같으이. 썩 아다리가 맞아! 구로베는 제 연구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복자를 희생시킨 게로군!』

       『요약 고마워. 바로 그거야.』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조용히 듣고 있던 렌까가 입을 열었다.

       

       『구로베 사노스께, 그는 본교에서 무려 20여년의 세월을 재직하는 동안, 지금은 원로 취급을 받는 교수로 있습니다. 경력에 맞게 능력도 상당하지요.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계획은 있으시겠죠?』

       『물론이지. 계획은 다 짜놨어. 우선 교수 연구동에 있을 구로베한테 가서—』

       

       막 설명을 하려는데,

       

       『허나, 우리끼리 그를 쳐죽일 수 있겠소?』

       

       하고 이유하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어왔다. 아니, 무섭네, 얘. 믿었던 교수에게 친구를 잃고 기만까지 당했으니 그럴만도 하긴 하지만, 벌써부터 살기인지 냉기인지 모를 것이 공기를 싸늘하게 만들고 있었다.

       나는 이유하에게 말했다. 

       

       『죽이다니. 그런 짓은 안 해. 그저 추궁하고, 필요하다면 제압하고, 양복자를 고칠 방법을 물어보고, 죗값을 치르게 할 거야. 범행을 폭로하고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지.』

       

       나는 모두를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우선은 싸우지 않는 것이 제일이지만, 수틀리면 싸우게 될 수도 있어. 그래서 너희들을 부른 거야. 물론 정말 전투가 벌어지면 위험할테니, 따라올 사람만 따라와도 좋아.』

       『더 무슨 말이 필요하리오? 따르겠소.』 

       『나, 나도…… 도라큐라 선생은 무섭지만, 도미꼬 쨩의 원수니까……』

       『나 역시 두고 볼 수만은 없네그려!』

       

       뭐, 녀석들은 나를 따라줄 줄 믿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녀석들을 향해 프레젠테이션하듯 말했다. 

       

       『좋아. 내 계획은 이래. 구로베는 교수 연구동에 있을 거야. 거기서 유하 네가, 구로베를 밖으로 불러내.』

       『내가 말이오?』

       『응. 너는 재능있는 방출계 능력자라서 구로베가 너 꽤나 신뢰하잖아.』

       『……부끄럽지만 그렇소.』

       

       인정하네.

       

       『그래. 네가 구로베를 연구동 바깥으로 유인하면, 내가 뒤에서 놈을 기습해서 기절시키고, 포박한 다음 대강당에서 심문할 거야. 이게 플랜A야.』 

       

       송병오 녀석이 물어왔다.

       

       『플랜A가 있다면 플랜B도 있단 말 아닌가?』 

       『별 차이 없어. 기습이 통하지 않으면 대강당으로 유인해서, 대강당에서 처리하고 심문하는 거야. 물론 이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전투를 벌여야 하니, 되도록이면 이렇게 되지 않도록 해야겠지. 유하야?』

       

       나는 또 이유하를 불렀다.

       

       『플랜A에서 하나 걱정되는 부분은, 내가 구로베를 뒤에서 쳐서 기절시키는게 가능할지 어떨지야. 혹시 구로베가 평소에도 방어용 마력같은 것을 몸에 두르고 있을까? 아니면 기감이 민감하다던가.』

       

       이유하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는 않을 터요. 실습할 때를 제외하면, 평상시에 마력을 운용한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소. 또한 나와 더불어 대화하는 중에는 방심할 터이니 걱정할 건 없으리라 보오.』

       

       하긴, 아무리 고수라도 하루종일 실드를 두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이유하의 말마따나, 자신의 애제자와 대화하는데 필요 이상으로 긴장할 이유도 없을테고.

       

       『그럼 문제 없지.』

       

       그러면 준비는 됐다. 이제 남은 것은, 믿을수 있는 동료들을 데리고 작전을 실행하는 것 뿐.

       

       『자, 가자.』 

       

       나는 녀석들을 앞장서며 말했다.

       

       『교수 연구동으로.』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은 여기까지!!!!

    어제 분량상 일부 장면을 생략하고 오늘자로 미루다보니, 노트조각 사라진 것을 주인공이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보였었네용. 본의 아니게 고구마를……! 커헉……!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번 화에서 적절한 보충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당!
    (노벨쟝 그랜절 콘)

    십미아리 님, 따끈따끈한 후원 감사합니당! 송구스럽지만 연참은 어렵습니당! ㅠㅠㅠㅠㅠㅠ
    (노벨쟝 그랜절 콘)

    그럼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저는 내일 돌아오겠습니당! 맛저하세용!!!!!!!!!!!

    다음화 보기


           


Gyeongseong’s Hunter Academy

Gyeongseong’s Hunter Academy

경성의 헌터 아카데미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Artist: Native Language: Korean

I woke up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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