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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49

   세계 침식자, 세 명과 대치하게 된 크라슈.

   크라슈에게서 흘러나온 기세 앞에 세 명의 세계 침식자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이들 중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무장공주였다.

     

   “썅, 새끼가 뭐라도 되는 양 지껄여!”

     

   자신을 무시했다는 생각에 그녀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뻗쳤다.

     

   “무장공주님.”

     

   그때 열받은 그녀를 제지 시킨 건 다름 아닌 복마의였다.

   그녀는 검을 비스듬히 늘어트리며 크라슈를 노려보고 있었다.

     

   “저희의 목적은 크라슈 발하임의 생포예요. 저쪽도 그 점을 알고 있으니 더 강하게 나오고 있는 거죠.”

   “그래서?”

   “다른 말은 목숨만 앗아 가지 않는다면 무엇이든 해도 된다는 거예요.”

     

   그 순간 복마의의 발아래에서 줄기들이 솟아올랐다.

     

   “저는 치유 능력을 지니고 있어요. 마음껏 날뛰어도 된다는 소리죠.”

     

   크라슈를 죽기 직전까지 몰아넣는다고 해도 자신이 치료하면 그만이다.

     

   알게 모르게 크라슈를 죽이면 안 된다는 제약.

   그것을 복마의는 강제로 풀어 버린 것이었다.

     

   크라슈라는 상대는 그런 제약을 둔 채 상대할만한 녀석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사용하고 있는 기묘한 힘은 내가 막지.”

     

   그때 묵성이 다시금 바닥에 지팡이를 쿵 찍었다.

   그러자 그 울림은 그대로 크라슈의 백룡의 기세와 맞부딪치며 소음을 발생시켰다.

     

   “둘 다 마음껏 날뛰도록.”

   “처음부터 그럴 작정이었어!”

     

   그 순간 소리친 무장공주가 다시금 바닥을 박차 달렸다.

   그녀를 향해 다시금 백룡의 기세가 몰아쳐 왔다.

     

   카가가가강!

     

   그러나 묵성의 지팡이에서 피어오른 기류가 백룡의 기세와 맞부딪치며 무장공주가 나아갈 길을 만들었다.

     

   쿠궁!

     

   더불어 주변에 있던 거인의 숲의 나무와 식물들이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뿌리로 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이내 크라슈를 향해 몰려 들어왔다.

     

   플로리아 족인 복마의의 능력이었다.

     

   순식간에 자신을 조여오는 광경 속.

   크라슈는 조용히 숨을 내뱉고 있었다.

     

   그가 지금 집중하고 있는 것을 세 사람은 아직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리고 그것이 엄청난 악수로 작용할 것이란 것도 세 사람은 알 수 없었다.

     

   크라슈의 몸속에 지닌 최상위 저주 사계.

     

   사계가 현재 삼킨 것은 총 세 가지.

     

   하나는 세계 침식.

   하나는 세계를 지키는 힘, 아우라.

   그리고 또 하나는 용왕족, 백룡왕이다.

     

   그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그 답변은 간단했다.

     

   아우라는 세계 침식자에게 가장 위험한 힘이다.

   그들은 세계를 침식한 침입자고, 아우라는 그런 침입자를 무찌르기 위해 세계가 만들어낸 힘이니까.

     

   그러한 아우라에 지금.

     

   기존의 세계 침식만이 아닌 백룡왕의 힘까지 치환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화륵-

     

   바깥의 상황과 달리 크라슈의 내부는 무척이나 고요했다.

   그의 몸 내부에서 피어오른 불길은 바람에 일렁이듯 혼자서 조용히 타오르고 있었다.

     

   불길은 크라슈의 내부의 여러 가지를 연료로 사용하며 타오르고 있었다.

     

   그러자 불길의 색깔은 점차 검은색으로 물들어 가기 시작했다.

   세계 침식의 힘을 연료로 태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예전과는 다른 한 가지 힘이 더 더해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지독한 냉기를 머금은 백룡왕의 힘이었다.

     

   모든 것을 얼어 붙일 것만 같은 백룡왕의 한기.

   그러나 불길 앞에서는 백룡왕의 한기라 한들 무의미했다.

     

   불길을 어느새인가 백룡왕의 한기조차 집어삼킨 채 한기를 오히려 연료 삼아 더더욱 거세게 타올랐다.

     

   더불어 백룡왕의 한기가 태워질 때마다 크라슈라는 그릇과 육체는 더더욱 단단해졌다.

     

   백룡왕의 알이 발현시키는 백석증은 알을 지닌 육체를 용왕족으로 탈바꿈해 가는 과정이다.

   크라슈는 그 과정을 강제로 앞당겨 끝끝내 백룡왕마저 깨워 버렸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 속.

   완전하지는 않지만, 크라슈의 육체 또한 용왕족의 육체로 바뀌었다.

     

   그 증거로 크라슈의 옷 안쪽 피부에는 어느새인가 비늘이 돋아나 있었다.

     

   용왕족으로 바뀌어 버린 육체.

   그 안에 깃든 아우라는 본래라면 세계 침식자에 가까워져 버린 육체를 부수고자 날뛰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우라를 삼킨 것은 사계였다.

   몸의 모든 것을 바꿀지언정 절대로 저주가 걸린 대상자를 죽지 않게 만드는 사계의 힘.

     

   그 결과 기이하게도.

     

   크라슈는 아우라를 기반으로 단련하는 재룡락.

   용왕족으로 탈바꿈된 육체.

     

   이 두 가지를 한 몸에 공존시킨다는 결과를 만들어내었다.

     

   그 사실은 크라슈를 무척이나 단단한 그릇으로 완성 시켰다.

     

   아무리 거센 불길이라도 담아낼 수 있는 가장 튼튼한 그릇.

   그 결과, 크라슈는 완전히 새로운 경지에 오르고 있었다

     

   평범한 이였다면 그릇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 힘을 사용하겠으나.

   크라슈에게는 그런 것 따위 아무래도 좋았다.

     

   그릇이 강해졌다는 건.

   곧 그릇이 깨지기 직전까지 더더욱 많은 힘을 쏟아낼 수 있다는 증거였으니까.

     

   그러니 크라슈는 세계 침식의 힘과 백룡왕의 한기마저 삼켜 타오르는 거대한 불길 앞.

   어두운 밤하늘 위에 천살성이라는 일곱 별을 띄웠다.

     

   저주와 세계 침식의 힘을 보다 폭주시키는 천살성의 붉은 빛이 빛난 순간.

     

   불길은 이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거세게 타올랐다.

     

   피어오른 불길은 이내 밤까지 집어삼키며 타올랐다.

     

   그 순간 거기에 세계 침식의 힘으로 치환된 아우라가 연료로서 태워진 순간.

   크라슈의 몸 전체를 꽉 채운 불길이 모든 것을 태워 나갔다.

     

   크라슈의 눈동자가 새빨갛게 물들었다.

   그의 눈에 비춘 모든 광경이 순간 정지한 것처럼 느껴졌다.

     

   타오른 불길이 육체의 사고를 가속한 결과물이었다.

     

   크라슈의 백룡의 기세를 누르려는 묵성.

   움직이는 나무 틈 사이로 기회를 엿보는 복마의.

   정면 돌파를 택하며 마구잡이로 달려들고 있는 무장공주.

     

   세 명의 세계 침식자를 각기 바라본 크라슈의 입에서 연기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크라슈는 범상치 않은 미친놈이었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기 몸 전체로 뻗어 나간 불길에 엑셀을 더했다.

     

   육체를 회전하는 불길의 속도가 더더욱 강해졌다.

   그에 따라 크라슈의 육체는 끊임없이 담금질 되며 한계를 향해 나아갔다.

     

   용왕족의 육체와 재룡락으로 단련된 육체조차 견디지 못할 열기.

   그 열기가 미친 듯이 크라슈의 육체를 두드리는 그때.

     

   까득-

     

   크라슈의 입 안에서 무언가 깨져 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잘 들어. 이번 건은 오직 화력에만 집중한 만큼 몸에 감당치 못할 부하를 줄 확률이 높아. 내 남친이 자꾸 더 높은 걸 원하니까 올려 보긴 했는데. 그래도 가급적이면 사용은 금하는 게 좋아.」

     

   달링과 도르마의 합작품인 순간 강화 영약.

   그것이 녹아들며 불길에 더해진 순간 불길은 새로운 연료를 만나 이내 크라슈의 몸 밖으로도 그 불길을 배출시켰다.

     

   화르르르르르륵!

     

   거센 검은 불길이 일대를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그리고 그 불길에 휘말린 나무 괴물들이 일제히 불타올랐다.

   더불어 하늘에서 쏟아 내리던 빗물조차 일순간에 연소해버릴 만큼 불길은 거셌다.

     

   오싹!

     

   그 광경을 본 복마의와 묵성이 동시에 몸에 소름이 돋는 걸 느꼈다.

     

   무언가 잘못됐다.

   그들의 머릿속에 위험이 입력된 순간.

     

   유일하게 검은 불길마저 뚫고 나아간 무장공주가 양손에 쥔 식칼 같은 검을 내려치고 있었다.

     

   검은색의 기묘한 기류가 담긴 식칼 같은 검이 크라슈의 목에 박히기 직전.

     

   크라슈와 무장공주의 눈이 마주쳤다.

     

   쭈뼛!

     

   그 눈과 마주한 무장공주의 몸속 깊은 곳에서 위험 신호가 거세게 알렸다.

     

   그때.

   크라슈의 바깥으로 빠져나갔던 검은 불길이 일순간 다시금 그에게 되돌아왔다.

     

   한순간 세계가 정지하기라도 한 듯.

   무척이나 고요한 세계가 이어졌다.

     

   그리고 그러한 세계 위.

     

   화륵-

     

   새하얀 불길이 피어올랐다.

     

   “무장공주!”

     

   소리를 부르짖은 묵성이 지팡이를 내려 찍기도 전 크라슈의 인영이 흩뜨려졌다.

   

   

   

   

     

   묵성은 어느새인가 자신의 코앞에 도달한 크라슈를 목격했다.

   그가 반사적으로 지팡이를 뻗으려 했지만, 크라슈는 그의 지팡이를 손으로 짓눌렀다.

     

   그것만으로 묵성은 자신의 지팡이를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동시에 묵성은 자신의 코앞에 들이밀어진 크라슈의 검을 발견했다.

     

   파각!

     

   “크햐악!”

     

   저 멀리 한 발 늦게 무장공주가 몸에 두른 지옥꽃이 박살이 나며 하늘을 날고 있었다.

   그 한순간에 크라슈는 무장공주를 무력화 시키고 묵성까지 도달했다.

     

   묵성은 자기 목을 향해 들이밀어지는 검을 보고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렇게 그의 목에 크라슈의 검이 일부 박혀 든 순간.

     

   카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강!

     

   묵성의 옆에서 나타난 복마의의 검이 무장공주 때와 같이 아슬하게 크라슈의 검의 궤도를 막았다.

     

   하지만 거기에 담긴 힘은 이전과 달랐다.

     

   “끄윽!”

     

   복마의는 팔이 뒤틀리는 감각과 함께 검의 궤도를 많이 틀지 못했다.

   그 결과 묵성과 복마의는 크라슈의 힘에 밀려 그대로 뒤로 튕겨 날아갔다.

     

   콰아아아아아앙!

     

   거센 소음과 함께 복마의와 묵성이 바닥을 나뒹굴었다.

     

   그나마 공격에 직격당하지는 않은 복마의가 급히 몸을 일으켰다.

     

   “묵성 님!”

     

   그녀의 외침이 울려 퍼짐과 함께 그녀의 눈에 묵성이 비치었다.

   거기에는 목이 절반 가까이 찢겨 나간 채 목을 감싸고 있는 묵성이 보였다.

     

   “그헉, 극.”

     

   후두둑!

     

   대량의 출혈이 이어지며 바닥에 핏물이 쏟아져 내렸다.

     

   한순간에 묵성이 무력화되었다.

     

   그 광경을 본 복마의가 경악하듯 두 눈을 뜬 순간.

   그녀의 눈이 천천히 뒤를 향했다.

     

   죽어 가는 묵성보다도 자신에게 쏘아지는 살기가 더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떨어지는 빗물이 그의 몸에 닿는 즉시 수증기로 변해 사라지고 있었다.

   그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백색의 열기는 복마의조차 따끔할 정도로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크라슈의 얼굴 위 일부 비늘이 돋아났다.

   예전과는 다르게 눈동자조차 도마뱀의 형태로 바뀐 크라슈는 조용히 검을 내려그었다.

     

   그가 도달한 새로운 경지.

   수라와 나찰을 넘어서 도달한 경지.

     

     

   멸천화룡(滅天火龍)

     

     

   크라슈의 경지와 백룡왕의 힘이 만나 만들어낸 터무니 없는 결과물이었다.

     

   모든 힘이 아우라로 치환된 지금.

   크라슈는 세계 침식자에게 있어 최악의 상대라 해도 좋았다.

     

   ‘유지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스스로 이 상태로 길게 싸울 수 없음을 자각한 크라슈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지금.’

     

   셋 다 전부 마무리한다.

     

   타악!

     

   흩뜨려진 인영과 함께 크라슈가 복마의의 앞에 도달했다.

   크라슈가 사라진 즉시 반사적으로 휘두른 복마의의 검이 크라슈의 검과 맞부딪쳤다.

     

   카강!

     

   그러자 크라슈의 검에서 흘러나온 아우라의 불길이 복마의를 일부 태웠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는 것도 잊고, 크라슈의 검과 계속해서 부딪쳐 나가기 시작했다.

     

   무겁다.

   대체 무슨 힘을 담고 있는 건지 크라슈의 검은 무거워도 너무 무거웠다.

     

   10대 천검 우뢰성의 검날은 크라슈의 힘을 통해 만들어진 검날이다.

   최강의 검사를 만났을 때 가장 빛을 보는 우뢰성.

     

   그런 우뢰성이 크라슈와 만난 결과 이 세상에 둘도 없는 최강의 명검이 되었다.

     

   복마의는 크라슈를 뿌리쳐 내고자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분명히 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건 길지 않아!’

     

   그녀도 크라슈가 지금 멸천화룡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건 길지 않다는 것을 감각적으로 알았다.

   그러니 그녀는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 보고자 필사적으로 그의 검과 맞섰다.

     

   사방에서 몰아쳐 오는 새하얀 불길이 번번이 그녀를 태웠다.

   그러나 그녀는 악착같이 버티며 크라슈의 검과 계속해서 맞섰다.

     

   그 시간은 마치 억겁의 시간을 견뎌내는 것 같았다.

   어느새인가 주변이 새하얗게 느껴질 정도로 복마의는 크라슈의 검에 갇혀 버린 기분이 들었다.

     

   크라슈의 검은 어디에나 존재했다.

     

   그녀가 움직이려는 모든 방향을 알기라도 한다는 듯이.

   그의 검은 철저하게 복마의를 몰아세웠다.

     

   복마의의 입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검술의 실력만큼은 어느 사람에게도 뒤지지 않는 그녀였지만, 순수한 화력의 차이가 너무 압도적이었다.

     

   힘들다.

   지친다.

   금방이라도 쓰러져 죽을 것 같다.

     

   그런 기분이 복마의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그때.

     

   ‘얼마나 지났지?’

     

   복마의는 자신이 크라슈의 검을 얼마나 받아냈는가 하는 의문을 가졌다.

     

   이 정도면 그도 슬슬 힘을 다 쓰고, 화력이 줄어들기 시작한 게 아닐까?

     

   그러한 생각이 닿은 순간 새하얀 불길 너머 복마의는 크라슈를 보았다.

   아까와 여전히 똑같은 불길을 내는 그는 조금도 지친 기색이 없어 보였다.

     

   투둑-

     

   그때 그녀의 양팔이 녹아 무너져 내렸다.

   그녀의 육체가 코앞에서 쏟아내는 크라슈의 열기를 견디지 못한 것이다.

     

   그 팔을 본 순간 그녀는 깨달았다.

     

   ‘고작 10초, 정도?’

     

   자신이 크라슈와 공방을 치른 시간은 기껏해야 10초.

     

   억겁의 시간을 받아내었다고 생각한 것은 무아지경에 빠져 시간 감각을 잊어버린 그녀의 순전한 착각이었다.

     

   “크흐윽!”

     

   두 눈을 부릅뜬 복마의가 마지막 발버둥을 시작했다.

   이걸로 자기 죽음을 직감한 것이다.

     

   녹아 버린 그녀의 양팔 위에 꽃봉오리가 솟아올랐다.

   동시에 그 꽃봉오리는 그녀의 전신으로 번져 나가며 진한 꽃향기를 풍기기 시작했다.

     

   만개화(萬開華)

     

   복마의가 지닌 자폭과도 같은 필살의 비기였다.

     

   꽃봉오리가 일제히 피어오른 순간 꽃봉오리에서는 거센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사실상 자폭과도 같은 형태였다.

     

   “같, 이 죽죠.”

     

   마지막 앞에 복마의가 힘겨운 웃음을 머금은 순간.

   타오르던 크라슈의 열기가 일순간에 전환되었다.

     

   크라슈에게 흘러나온 것은 열기가 아닌 냉기였다.

   한순간에 바뀐 냉기는 피어오른 모든 꽃을 순식간에 얼어 붙이며 폭발을 강제로 억제 시켰다.

     

   사계가 아우라의 열기를 한순간에 백룡왕의 냉기로 바꾼 결과였다.

     

   겨울 앞에 이제 막 피어오른 꽃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자신의 마지막 발악이 막혔음을 깨달은 복마의의 눈이 희미하게 떨렸다.

     

   “괴, 물.”

     

   혼잣말을 중얼거린 그녀는 자기 목을 향해 들어오는 크라슈의 검을 보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토록 지옥 같던 세계를 발버둥을 쳐 살아남아 기껏 새로운 세계에 도달했더니.

   결국 이런 죽음이라니.

     

   도망치는 자에게 낙원은 없다.

   그 말을 새긴 채 그녀는 눈을 감았다.

     

   서걱!

     

   세계 침식자를 상대로 한 크라슈의 첫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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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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