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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5

       솔직히 말해서, 기사로서 내가 이룬 성취는 그리 많지 않았다.

        ​

        애초에 뭔가 대단한 업적을 쌓아서 부단장이 된 게 아니라 선제후의 아들이라는 빽으로 그저 나이를 먹었을 뿐인데 이 자리에 오른 것이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

        하지만, 우리 가문의 기사단에서 나를 두고 낙하산이니 뭐니 떠드는 사람은 없었다.

        ​

        이유는 쉽고 단순했다.

        ​

        나보다 강한 사람은, 적어도 우리 기사단 안에서는 단장님 말고는 없었거든.

        ​

        철컹!

        ​

        “나, 남작님을 찾아!”

        ​

        “남작님! 계십니까!”

        ​

        미리 경비를 물러둔 덕에 남작가의 경비병들은 손쉽게 성당 부지 안에 침입했다. 그들은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러댔지만, 그들의 목소리가 남작에게 닿는 일은 없었다.

        ​

        남작과 대주교가 논쟁을 벌이는 본당은, 예배와 미사가 방해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일런스 마법이 걸려있었다. 물론 팔츠성 안에서 마법을 새겨둘 수 있는 건물은 황궁 외엔 없다는 법은 이곳도 예외가 없었기에, 교단의 사제 중 재능있는 이들이 마법을 익혀 여럿이 함께 이를 시전했다.

        ​

        아마 남작은, 자신이 작업을 당하고 있으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겠지.

        ​

        “남작님! 마리아 황녀가 황실의 감찰단을 대동해 저택에 밀고 들어오고 있습니다! 빨리 돌아오셔야 합니다!”

        ​

        역시.

        ​

        마리아가 맡은 바 역할을 잘 수행해주고 있었다.

        ​

        단지 황실의 감찰단이 온 것만으로도 경비병들에게는 벅찬 일인데, 황녀가 함께한다 하면 방해를 하려 해도 남작 본인이 있어야 최소한 저항해볼 권위를 확보할 수 있을테지.

        ​

        하지만, 남작은 저 안에서 사일런스 마법으로 외부의 소리를 차단당하고 있네?

        ​

        그럼, 결국 저들은 성당 안으로 돌입해야만 했다.

        ​

        내 역할은 저들을 막는 거고.

        ​

        쿵.

        ​

        태도를 강하게 휘둘러 땅을 한 번 내려쳤다. 경비병들이 움찔하며 발걸음을 멈췄다.

        ​

        “여긴 대성당이다. 세속의 사람들은, 이곳에서 난동 부리지 말고 돌아가 줬으면 하는데.”

        ​

        그들은 자기들끼리 뭉쳐 나를 경계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듯 한동안 자기들끼리 떠들던 그들은, 마침내 결론을 내렸는지 나름대로 대열을 갖췄다.

        ​

        “그, 그대가 누, 누군진 모르겠으나! 우리는 우리의 주군을 모시고 돌아가야만 한다! 성스러운 예배의 전당에서 그렇게 흉악한 무기를 들고 있는 건 우리를 위협하기 위함이라고 봐도 되겠는가!”

        ​

        흉악이라니.

        ​

        듣는 태도 기분 나빠할라. 물론 흉악하게 생기긴 했지만.

        ​

        그래도, 저들은 나름 정답을 골랐다. 아무리 이런 흉악한 검을 든 사람이 문 앞에서 버티고 있다 하더라도, 남의 영역에서 멋대로 날뛰지 않은 건 칭찬할만한 일이었다.

        ​

        정답을 골라도 그 정답을 마킹할 용지가 없다는 게 문제지만.

        ​

        “글쎄, 한 가지 확실한 건, 내가 쓰러지기 전에는 너희가 그토록 그리워하는 주군이 나올 일은 없다는 것 정도인데.”

        ​

        “뭐, 뭐라고!”

        ​

        “남작님을 감금했다는 건가!”

        ​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

        아무튼 사일런스 마법이 처져 있어서 자기가 알아서 나오지 않는 한 밖에서 남작을 부를 방법은 없었다. 안에서는 필사의 말다툼(대주교가 일방적으로 얻어맞고 있긴 하지만, 신학 토론으로 단련된 말꼬리 잡고 늘어지기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이 벌어지는 중이라 스스로 나올 일도 없었다.

        ​

        결국 문을 열고 들어가야만 하는데, 나는 딱히 비켜줄 생각이 없었다.

        ​

        이게 감금이 아니라고?

        ​

        솔직히 나도 못 믿을 것 같긴 해.

        ​

        “젠장, 젠장!”

        ​

        상황이 심각하다는(저들의 상상 속에서지만) 걸 깨달은 경비병들은, 결국 견디지 못하고 칼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섣불리 덤비진 않았다.

        ​

        그야 그렇겠지.

        ​

        손목을 저어 태도를 한 번 돌려주었다. 가장 가까이 있던 이들이 저도 모르게 한 발자국 물러났다.

        ​

        이런 놈이 버티고 있는데, 달려들긴 쉽지 않겠지.

        ​

        하지만 후보생이라고 해도 기사를 꿈꾸는 이들은 맞는지, 그들은 이내 자신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

        “쳐라!”

        ​

        와아아아!

        ​

        함성과 함께 그들은 나를 붙잡기 위해 달려들었다.

        ​

        “어림도 없지!”

        ​

        후웅!

        ​

        태도를 휘둘렀다. 바람 가르는 소리와 함께 태도가 앞으로 나아갔다. 나름 마력 쓰는 법은 배웠는지, 경비들의 기세가 조금 전과는 달라졌다. 하지만, 그건 무용했다.

        ​

        쾅!

        ​

        쇠붙이끼리 부딪쳐서 났다기엔 너무 묵직한 소음과 함께, 가장 앞에서 달려오던 이가 뒤로 날아갔다.

        ​

        “무, 슨…?”

        ​

        바로 옆에 달려오던 이들도 순간적으로 몸이 밀려나자 당황하며 날 돌아봤다. 원형으로 둥글게 선 것이, 아마도 날 포위하려 한 모양이었다.

        ​

        포위는 다수파의 기본 전략, 교육은 잘 받은 모양이었다.

        ​

        하지만, 정작 날 붙잡아야 할 사람이 맥없이 날아가자 포위 시도는 빈 공간을 둘러싸는 무의미한 일이 되었다.

        ​

        “어쭙잖게 포위할 생각은 버리는 게 좋아. 세상에 한가하게 포위를 기다려주는 기사나 몬스터는 없거든.”

        ​

        “…큭!”

        ​

        적당한 조언을 던져주자 그들은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다시 달려들었다. 조언대로, 이번에는 일단 내게 달려들어 붙들고 그 다음 포위하려 했다.

        ​

        “느려!”

        ​

        쾅!

        ​

        태도를 살짝 돌려 검면이 상대를 보도록 한 채로 끝을 땅에 박았다.

        ​

        가장 앞서 내질러진 검이 막히자 그대로 한쪽 팔을 내밀어 그를 붙잡았다. 그대로 팔을 휘둘러 내던졌다. 동료가 날아오자 멈칫한 이들 덕에 틈이 생겼다. 그 틈으로 파고들어, 그대로 검을 뽑아 위에서 아래로 내리쳤다.

        ​

        날이 아닌, 면으로.

        ​

        후웅!

        ​

        아까 전보다 바람 가르는 소리가 더 크게 났다. 면이 넓은 만큼, 공기의 저항도 거셌다. 마력을 움직여 태도와 팔을 더욱 빠르게 움직였다.

        ​

        쾅!

        ​

        검면이 바닥에 닿자, 마치 폭탄이 터지듯 엄청난 폭음이 울려 퍼졌다. 안 그래도 울퉁불퉁한 검이었다. 그런 검을 면으로 휘두르며 마력까지 담았으니, 검을 타고 흐르는 공기조차 마력의 영향을 받았다.

        ​

        충격파로 크레이터가 생길 정도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충분한 대처가 없던 기사 후보생들을 밀어내는 데는 충분했다.

        ​

        “어엇…!”

        ​

        그중 내가 던진 제 동료와 부딪힌 경비가 휘청거리며 뒤로 넘어갔다.

        ​

        기회였다.

        ​

        “흡!”

        ​

        그대로 달려가 검을 휘둘렀다. 날 대신 칼등으로, 마력을 담지 않고 휘둘렀지만, 태도의 무게는 그 자체로 이미 사람을 죽일 수 있는 흉기였다.

        ​

        퍼억!

        ​

        “크헉!”

        ​

        “컥…!”

        ​

        두 명이 배와 옆구리에 제대로 검을 얻어맞았다. 한 명은 피를 토하는 것이, 아무래도 내장이 조금 상한 것 같았다. 뭐, 저 정도야 충분히 고칠 수 있으니까.

        ​

        아무튼, 이로써 세 명인가. 

        ​

        경비들의 수를 카운트하던 중, 문득 지금 너무 요란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개를 돌리자, 사제들이 내 쪽으로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미 사일런스 마법을 하나 더 둘러친 모양이었다.

        ​

        물론 대성당을 커버하고 있기에 완벽하게 소리를 차단하진 못했지만, 소음을 줄여주는 정도로도 충분했다.

        ​

        “5명 남았는데, 어떡할래?”

        ​

        경비들은 이를 갈며 나를 노려봤다.

        ​

        어깨를 으쓱여주었다. 저들이 메두사가 아닌 이상에야 그렇게 노려본다고 내 체력이 닳지는 않았다.

        ​

        “남작님을 돌려다오! 그분은 제국에서도 존경받는 울름 가의 가주이시다! 교단은 후환이 두렵지 않은 건가!”

        ​

        “반대로 생각해야지. 그걸 감당할 수 있으니까 이런 일을 저지르는 거 아니겠어?”

        ​

        “….”

        ​

        경비들의 말이 없어졌다. 본인들도 이런 일에 아예 무지한 건 아니니 알 거다. 귀족들의 호위나 경비 같은 일을 하다 보면, 진짜 막 나가는 놈들은 항상 그걸 감당할 빽이 있다는 건 알 테지.

        ​

        잃을 게 없는 놈들이 무섭다는 말이 있지만, 진짜 잃을 게 없는 사람은 진짜 막 나갈 능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잃을 게 있는 사람들이야말로 정말 막 나가기 마련이었다.

        ​

        “제길.”

        ​

        경비들의 리더로 보이는 이는 눈가를 쓸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다시금 달려들었다.

        ​

        “남작님을 구해야 한다!”

        ​

        눈물 나는 충심이었다.

        ​

        그 충심에 걸맞은 실력이 쌓인다면, 남작가는 앞으로도 번영할 수 있겠지. 다만 그 가주가 지금과 같은 사람일지는 모르겠지만.

        ​

        “흠.”

        ​

        불리한 상황에서 자기들이 질 걸 알면서도 나서는 마음가짐이 마음에 들었다.

        ​

        적당히, 지향점으로 삼을만한 걸 보여주도록 할까.

        ​

        “한번 잘 받아봐.”

        ​

        투투퉁!

        ​

        태도를 휘둘러 세 명의 공격을 쳐냈다. 워낙 태도가 긴 덕에 한 번만 휘둘러도 세 명 모두의 공격을 쳐낼 수 있었다.

        ​

        “죽이진 않을 거니까.”

        ​

        꽤 강하게 힘을 실은 탓에, 경비들은 내게서 꽤 거리가 벌어졌다. 지금이 기회였다.

        ​

        몸을 뒤틀었다. 몸은 뒤를 본 채로, 태도를 밑으로 늘어뜨렸다. 다리는 넓게 벌려, 격렬한 움직임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았다.

        ​

        그리고, 팔과 어깨, 허리에 힘을 주었다. 다리가 먼저 앞을 바라보고, 허리가 뒤따라 앞으로 돌았다. 마력을 사용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힘을 모았다. 마력을 잔뜩 검에 밀어 넣어 검의 겉면이 살짝 빛났다.

        ​

        그대로, 몸이 앞을 향하는 순간, 검을 휘둘렀다.

        ​

        “소드 익스퍼트가 진심으로 내지르는 검을 구경하는 거, 흔한 경험 아니다?”

        ​

        쾅!

        ​

        순간적으로, 검의 뒤에서 공기가 터져 나왔다.

        ​

        검날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검이 휘둘러진 이후에야 내 귀에 닿았다.

        ​

        그리고 그 충격파와 함께, 바람이 내달렸다.

        ​

        “어…?”

        ​

        경비들은, 그들이 무엇에 휘말렸는지도 알지 못하고 날아가 나뒹굴었다. 날을 똑바로 세우지 않고 살짝 기울여 휘두른 탓에, 피를 토하고 팔다리가 이상하게 꺾였을지언정 죽지는 않았다.

        ​

        쾅!

        ​

        그리고, 또 한번 충격파가 울려 퍼졌다.

        ​

        이번엔 나도 뭔가 싶어 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

        “아.”

        ​

        성당의 철문이 떨어져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

        사제들이 노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

        젠장.

        ​

        아무래도 힘 조절을 잘못한 모양이었다.

        ​

        -―

        ​

        진짜, 늙은이가 더럽게 끈질기네.

        ​

        남작은 진절머리를 냈다. 도대체가 말이 통하지 않았다.

        ​

        그래, 고아 꼬맹이를 아끼는 건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이렇게까지 억지를 부리며 자신을 붙잡아두는 그 심보를 도대체가 남작은 이해할 수 없었다.

        ​

        이 시답잖은 이야기로 대체 몇 시간을 끄는 건지 알 수 없었다.

        ​

        “그러니까 내가 말했잖소! 이건-!”

        ​

        또 궤변을 늘어놓는 대주교에게 남작은 다시 한번 소리쳤다. 이제는 서열정리고 뭐고, 저 헛소리를 논파하고 그를 납득시키는 데 주력했다. 아니, 어떻게든 저 입을 다물게 만드는 게 목적이었다.

        ​

        그러지 않고서야 도저히 여기서 나갈 수 없을 것만 같았다.

        ​

        적어도 대성당 안에서는, 대주교는 그걸 가능케 하는 권력이 있었다.

        ​

        “아, 이제 됐소.”

        ​

        그런데 또 한차례 열변을 토하려던 찰나, 대주교가 그를 제지했다.

        ​

        “응?”

        ​

        의아해하고 있으니, 대주교는 품속에서 뭔가를 꺼내 들었다. 길쭉한 막대기같이 생긴 그 무언가는, 끝자락에서 빨간빛을 깜박거리고 있었다.

        ​

        저게 뭔지는 남작도 알고 있었다.

        ​

        “일회용 연락기?”

        ​

        가격을 위해 마법진을 새길 수 있는 가장 싼 재료에 대충 마법을 새겨 판매하는, 그 탓에 한 번 쓰면 버려야 하는 연락기였다.

        ​

        보안을 위해 쓰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저건 그중에서도 질이 열악한 단방향 연락기인 모양이었다.

        ​

        대주교는 연락기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

        “음, 시간은 잘 끈 모양이구려.”

        ​

        “…시간?”

        ​

        순간 남작은 피가 차갑게 식는 것을 느꼈다. 그러니까, 이 모든 행위가 시간 끌기였다고?

        ​

        그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고, 나한테 거의 욕설에 가까운 인격모독을 당하는 그 모든 일련의 과정이, 시간을 끌기 위한 연기였다고?

        ​

        그 목적이 무엇인지 듣지 못했지만, 이미 불길함이 남작의 척수를 타고 오르고 있었다.

        ​

        이건, 무언가 단단히 잘못됐다.

        ​

        “그럼 이만 잘 가보시게.”

        ​

        조금 전까지 보여주던 그 악에 받친 장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대주교는 용건은 끝났다는 듯 남작을 보내주었다.

        ​

        “이게, 이게 대체 무슨…?”

        ​

        오직 남작만이 뭔지 모를 상황에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누군가가, 아마도 빌헬름 폰 브란덴, 그 버릇없는 놈과 마리아 황녀가 연관된 세력이 자신을 붙잡고 시간을 벌어두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불안감은 차고 넘쳤다.

        ​

        “빨리, 빨리 저택으로 돌아가야 한다!”

        ​

        빠르게 판단을 내린 그는, 곧장 성당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

        “여, 이제야 나오셨네.”

        ​

        하지만, 이미 늦었음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

        빌헬름이 어깨에 흉측하기 그지없는 태도를 걸치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뒤에서는 사제들이 어째선지 이곳에 와있는 경비들을 치료하고 있었다. 마차에서 기다리고 있었을 보좌진들은 이미 제압되어 입에 재갈이 물린 채로 무릎 꿇고 있었다.

        ​

        그리고, 이곳이 성당의 영역임을 드러내는 대문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

        “이,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이냐…?”

        ​

        남작이 넋이 나간 채로 물었다.

        ​

        빌헬름은 어깨를 으쓱이며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

        “내가 아직 소드마스터가 아니라 하늘은 못 가르는데.”

        ​

        그리고는 다시 땅을 가리켰다.

        ​

        “바람 정도는 가를 수 있거든.”

        ​

        여전히, 무슨 상황인지 하나도 알 수 없는 설명이었다.

        ​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

        이미 상황은 끝난 뒤였다.

        ​

        털썩.

        ​

        남작은 자리에 주저앉았다.

       


           


I Wished for Romance, but it Turned Out to be a Romance Fantasy

I Wished for Romance, but it Turned Out to be a Romance Fantasy

낭만 판타지를 꿈꿨는데 로맨스 판타지였다
Score 7.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dreamed of a life filled with romance¹ and romanticism, but I didn’t dream of a romance fantasy… —- ¹ The “Romance” here means a feeling or atmosphere of something new, special and exciting, e.g., a hero’s adven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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