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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5

       

         

         

         

        마용사

         

        말그대로 용사의 반대 개념이다.

         

        파티원 전체를 마용사라고 일컬으며 서로를 직업명으로만 부른다.

         

        그리고 용사 파티원 한명한명과 라이벌 구도를 이루기 때문에 루시를 비롯한 파티원들을 DLC 맞춤형으로 초월 성장시키지 않으면 절대로 이길 수가 없었다.

         

        2장에 돌입하면 마용사 중 한 명이 랜덤으로 나타나고 그 마용사가 루시의 전담 라이벌이 된다.

         

        대개 창잡이가 나타나 검을 쓰는 루시와 대칭 구도를 이루는데 잘못하면 마법이나 암기에 독까지 쓰는 트릭스터 계열도 나타나 앞날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정말 조심해야할 것이 또 있다.

         

        바로 도적의 행보.

         

        2장을 시작하자마자 도적은 마용사 파티 가입을 권유 받는다.

         

        처음에는 거절하지만 2장에서 벌어지는 사건에서 플레이어가 도적을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면 인생 최대 위기에 몰리며 마용사로 돌아선다.

         

        게임 스토리 자체가 잔인하게도 래빈이 살려면 마용사가 될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 버린다.

         

        즉, 래빈을 챙겨서 변절하지 않게 만들고 루시도 마용사 라이벌 뽑기운이 따라줘야 하는 상당한 난이도였다.

         

        DLC라면 DLC답지만 직접 현실로 뚫고 나아가야 하는 린의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었다.

         

         

        “아 잠깐 잊고 있었네. 라인폴드 끄나풀들도 피해야 하지?”

         

         

        들켰다가는 파워업 전에 강제로 용사 파티 합류.

         

        감정이 죽었음에도 홧병으로 숨이 넘어갈 것 같은 린과 다르게 루시는 해맑았다.

         

         

        “어때 린? 내 머리가 갈색이 됐어!”

         

         

        아니 일부러 과도하게 해맑은 척을 하고 있었다.

         

        용사라는 걸 들키지 않기 위해 머리를 염색한 루시는 린 앞에서 한바퀴 돌아 보였다.

         

        린은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린을 바라보는 루시의 눈동자는 불안하게 흔들렸다.

         

        루시도 명백하게 알고 있었다.

         

        자신이 래빈보다 나을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을.

         

        과거의 불합리한 대우에 대해 린 대신 화를 내고, 진심으로 걱정하며 시답잖은 잡담을 나누며 구김살 없이 웃을 수 있는 래빈은 자신과 다르게 떳떳한 사람이었다.

         

        저 명랑쾌활한 대도둑이 자신보다 린에게 잘 어울린다는 걸.

         

        그래서 자신도 더 밝게 행동했다.

         

        질투하는 모습에서 벗어나 상큼하게 웃어보기도 하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정상적인 소녀인 것처럼.

         

        자신도 래빈처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하지만.

         

         

        ‘속이 울렁거려서 토할 것 같아.’

         

         

        그의 심장박동을 느낄 수 없으니 세상이 어지러웠다.

         

        한껏 벌린 팔이 린을 안고 있질 않으니 허수아비처럼 삐걱거렸다.

         

        목뒤로 흐르는 식은땀을 감추며 코로 심호흡을 한다.

         

        삐뚜름한 미소가 깨진 거울과도 같았다.

         

        린도 루시가 래빈을 질투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평소라면 루시를 달래는데 전념했을 그가 조용히 지켜만 보고 있는 이유는, 바로 성검에 있었다.

         

        지난번에도 언급했지만 성검은 귀속 아이템이기 때문에 짐꾼의 낭에 들어가지 않는다.

         

        당연히 일반 인벤토리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그런데 사지를 회복하고 성검을 다시 소환했다고 하는 용사의 허리춤에는 성검은커녕 작은 단검도 보이지 않았다.

         

        성검이 없다.

         

        DLC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되면서 자연스레 출현할 적들, 특히 마족들을 상대할 때 필요한 성검이 없다.

         

        그럴리가 없다. 래빈은 분명히 황궁에서 성검이 비상하여 에팔테르가 방향으로 날아갔다고 했다.

         

         

        “루시.”

         

         

        모름지기 일을 대비하고 실행할 때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해야 하는 법.

         

        그러나 린은 성검이 없다는 최악의 경우는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간절한 염원을 담아 루시에게 물어보려 했다.

         

         

        “성검은 어디….”

         

        벌컥!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 하아, 망할 삼두 녀석들 사람 귀찮게 진짜.”

         

        “삼두 중 하나가 대장인데요?”

         

        “조용히 해, 아도라.”

         

         

        조심스레 꺼내보려 한 이야기는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래빈과 아도라에 의헤 저지되었다.

         

        린은 다시 입을 다물었고 드디어 그의 목소리를 듣나 싶던 루시는 원망스럽게 그들을 바라봤다.

         

         

        “뭐야? 너 왜 눈을 그렇게 떠?”

         

        “…흥.”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는 걸 알면서도 래빈이 태연하게 묻자 루시는 곧바로 시선을 돌렸다.

         

         

        “웃긴 녀석이네.”

         

         

        용사가 대놓고 싫어하는 티를 내는데도 싱글거린다.

         

        대체 얼마나 낯짝이 두꺼운 여자인 걸까.

         

        원래 가만히 있고 싶었지만 래빈 뒤에서 아도라가 필사적으로 눈짓을 하는 탓에 린이 한숨을 쉬며 나섰다.

         

         

        “고생했어, 귀찮은 일은 끝난 거야?”

         

        “아니, 더 귀찮은 일이 기다리고 있지.”

         

        “더 귀찮은 일?”

         

        “내일 오후에 삼두 회의가 열릴 예정이야.”

         

         

        삼두.

         

        재력, 무력, 지력을 대표하는 세 길드의 수장을 지칭하는 말이다.

         

        각각 상업 길드, 용병 길드, 도적 길드가 이를 대응한다.

         

        뭐? 도적이 왜 지력을 대표하냐고?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래빈은 발터크루아의 이명인 무법도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여자다.

         

        반대로 말하면, 자신이 지력을 대표한다고 주장했던 다른 길드들의 주요인물들을 전부 수면 아래에 강제로 잠들게 만들어줬다는 뜻이다.

         

        발터크루아 통치에 주요 사안이 생길 때마다 삼두와 그 휘하 길드들이 모여 회의를 통해 앞으로의 방향을 결정한다.

         

        그게 삼두 회의.

         

        그런데 도시 거물들이 모이는 자리 치고는 너무 갑작스럽게 진행되는 점이 의심스러웠다.

         

         

        “주제는 마족 출현에 대한 경각심과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도시 내 마족 색출이야.”

         

        “보통은 최소 일주일 전에라도 말해주는데 당장 내일이라고 통보식으로 나오니 저기서 판을 미리 깔아둔 게 아닌가 싶네요.”

         

         

        아도라도 이를 지적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대장 그럼 회의는 일단 미루는 걸로.”

         

        “소용없어. 연기시키는 것까지 계산에 넣어놨을 거야. 시간 더 줘봤자 놈들은 더 많은 수를 대비하겠지.”

         

        “속셈이 뭘까요?”

         

         

        그러자 래빈이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정보관.”

         

        “네 대장.”

         

        “그래, 너 정보관이잖아.”

         

        “아.”

         

         

        래빈의 속뜻을 눈치 챈 아도라는 탄식했다.

         

         

        “모아올게요, 정보.”

         

        “자정에 보자구~.”

         

         

        나가는 길에 아도라는 린을 흘깃 보고는 작게 손을 흔들었다.

         

        조심성 없이 린도 반사적으로 손을 흔들어 주다가 자신에게 몰린 두 쌍의 눈동자에 움츠러 들었다.

         

         

        “후기 부탁 드릴게요~.”

         

         

        나가서 일하라고 한 건 래빈인데 왜 피해는 린이 보는 걸까.

         

        정작 독을 푼 아도라는 뒤도 안 돌아보고 방을 나가버렸다.

         

         

        “둘이 친하다?”

         

        “그럴리가.”

         

         

        이 도시 안에서 루시와 래빈을 제외하면 누구도 믿지 못하는 상황인데 말야.

         

        즉답으로 부정한 게 마음에 들었는지 래빈도 눈에서 힘을 풀었다.

         

         

        “이번 회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나한테 묻는 거야?”

         

        “응, 이씨 너한테 묻는 거야.”

         

         

        린은 귀찮아 하면서도 머리를 굴렸다.

         

         

        “삼두끼리 친해?”

         

        “그럴 것 같아?”

         

         

        아니 전혀.

         

        애초에 견제하기 위해 대가리를 셋이나 둔 거잖아.

         

         

        “네가 제일 세?”

         

        “제일 거슬리겠지.”

         

         

        비교적 근래에 나타나서 별 볼 일 없던 도적 길드를 접수하더니 단숨에 삼두 위치까지 끌어올린 외부인.

         

        그게 래빈의 현 위치였다.

         

         

        “그럼 뻔한거잖아. 마족 색출을 빙자한 래빈 축출.”

         

        “왜 내 이름을 넣어서 말하는 건데!”

         

        “네가 없으면 여기는 저절로 옛날의 발터크루아로 돌아갈 테니까.”

         

        “하하.”

         

         

        시큰둥한 대답에도 래빈은 좋아하기만 했다.

         

         

        “역시 똑똑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거잖아.”

         

        “닳고 닳은 자라면 쉽게 알 수 있지. 자기 직감으로 말야.”

         

         

        갑자기 래빈은 주머니에서 커다란 보자기를 꺼냈다.

         

        의자를 들고 오더니 루시에게 앉으라고 권했지만 용사는 고개를 돌려 무시했다.

         

         

        “하지만 이씨 너는 간단한 문답을 통해서 나 스스로 이유를 알게 하고 납득시켰지.”

         

         

        래빈은 자기 머리칼을 톡톡 건드렸다.

         

        그제야 루시는 자신의 머리카락이 이리저리 삐죽삐죽 솟고 너무 길어졌다는 걸 깨달았다.

         

        하는 수없이 의자에 앉은 루시의 목덜미 아래로 보자기를 둘러준 래빈은 다시 주머니에서 단도, 가 아닌 고운 은빛을 내는 가위를 꺼내 들었다.

         

         

        “자, 아르실의 왼팔. 내 최대의 난적 이씨. 너라면 이 상황에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 삼두 중 두 대가리가 날 담구려 해.”

         

         

        이발하기 전에 래빈은 루시의 머리칼을 빗겼다.

         

        따로 말은 안했지만 루시의 머리칼은 매일밤이나 아침에 린이 빗겨주고 있기에 크게 빗질은 엉키거나 걸리는 부분없이 매끄러웠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도, 깨끗한 사람도 없으니 삼두 회의에서 래빈 네 부정을 들이 밀겠지. 그런데 그냥 들이밀기에는 뜬금 없으니까 이 시국과 가장 잘 어울리는 화두와 엮을 거야.”

         

        “예를 들면?”

         

        “예를 뭐하러 들어? 자기들 입으로 이미 다 말해줬구만.”

         

         

        사각사각

         

        듣기 좋은 금속음을 내며 가위는 삐죽거리는 루시의 머리카락을 세심하게 다듬어 나갔다.

         

         

        “마족 색출이라며? 마족 관련으로 엮겠지. 네가 마족이라던가 아니면 마족과 뒷거래를 하고 있다던가.”

         

        “와 그거 무섭다. 나는 꼼짝없이 앉아서 당해야겠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이녀석.

         

        몸놀림만큼이나 머리도 비상한 도적은 이미 대책을 다 세워놨다는 걸 린은 알고 있었다.

         

         

        “앉아서 당하는 게 아니라 반격을 해야지. 이런 당연한 거까지 내가 말해야 해?”

         

        “이씨, 나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하는 지를 물어봤다고?”

         

        “네가 마족과 연관이 없다는 건 내가 잘 알아. 접점은 몰라도.”

         

         

        여기서 접점이란 마용사 파티 가입 초대장을 말하는 거였다.

         

        래빈도 알아듣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다면 조작한 증거가 있다는 뜻이겠지.”

         

        “그래 맞아.”

         

         

        솜씨 좋게 머리칼을 자르고 빗으로 빗겨 잘린 머리를 바닥으로 떨군다.

         

        세상이 혼란스럽지 않고,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면 래빈은 미용사가 되었을 거라고 했다.

         

         

        “그게 어떤 증거인지 대강 파악은 해놨어. 정보관은 증거가 어딨는지를 캐내러 나간 거지.”

         

        “빠르네.”

         

        “칭찬 고마워. 여튼 난 지금부터 이 증거에 대해 반박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씀.”

         

        “뭐야, 이미 정해놓은 방침이 있었네. 뭐하러 물어봤어?”

         

        “혹시 모르잖아? 우리 이씨에게 더 좋은 방안이 있을지? 늘 그랬듯이 말야. 항상 나보다 한단계 위였지.”

         

         

        사각사각

         

        가위질을 하던 래빈은 무언가를 떠올리고는 킥킥거렸다.

         

         

        “리나 녀석이 우두머리가 된 뒤로는 내가 거의 이겼지만 말야.”

         

        “성장했구나 래빈.”

         

        “아니지, 네가 리나 비위를 맞춰주느라 꾀주머니를 걸어 잠갔잖아.”

         

         

        그리고 들으라는듯이 크게 외쳤다.

         

         

        “네가 용사 파티에서 감정을 걸어 잠근 것처럼.”

         

        “…!”

         

         

        서늘한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머리칼을 만져주는 상냥함과 나른함으로 졸 뻔했던 루시는 목덜미 솜털까지 쭈뼛 서는 느낌이었다.

         

         

        “뭘 방심하고 앉았어 용사?”

         

         

        그녀에게만 들리는 속삭임.

         

        루시는 아랫입술을 짓씹었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래빈. 입 다물고 내 생각이나 들어.”

         

        “알았어, 너무 화내지 마. 내가 잘못했어.”

         

         

        그런 래빈도 린이 정색하자 시무룩해한다.

         

         

        “상대가 조작된 증거를 가지고 있다는 거 확실하지?”

         

        “응 확실해. 내가 직접 확인한 거야.”

         

        “잘됐네.”

         

         

        린은 명쾌하게 결론을 내려줬다.

         

         

        “그거 고대로 저쪽이 마족이랑 연관된 증거라고 네가 선수 치는 거야.”

         

        “뭐라고?!”

         

         

        위험했다.

         

        루시는 하마터면 놀란 래빈의 실수로 귓불이 잘릴 뻔했다.

         

         

        “뭐하러 그걸 반박하고 앉았어? 시간도 아깝고 자료도 아깝다. 그냥 네 거해.”

         

        “아하~.”

         

         

        래빈이 린을 항상 탐냈던 이유가 이거다.

         

         

        “선동과 날조는 쉽고, 해명은 어렵다?”

         

         

        그리고 선동과 날조는 래빈이 좋아하는 정치적 무기였다.

         

        린은 늘 자신의 주군이 원하는 방향의 계책을 내밀었다.

         

        아르실에게는 우직하지만 의리를 지키는 방향을

         

        리나에게는… 어차피 지멋대로 할 거라 눈에 빤히 보이는 하책을 내고 굳이 반박당하는 역할을 자처하여 그녀의 자존심을 살리는데만 썼다.

         

        멍청한 리나 녀석.

         

         

        “정말 좋아. 정말 마음에 들어!”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네.”

         

        “용사 파티에서도 상당히 도움이 되었겠는데?”

         

         

        리나에 대한 원망과 분노를 괜시리 또 루시에게 돌려본다.

         

         

        “래빈 나가.”

         

         

        그러나 그걸 두고 볼 린이 아니었다.

         

         

        “알았어 미안하다니까. 다시는 그런 말 안할게.”

         

        “나가. 내일 보자.”

         

        “이씨는 그게 문제야! 참느라 자신이 아픈데도 싫은 소리 하나 못하고…!”

         

        “아니 난 아프지 않아.”

         

        “…!”

         

         

        경악한 래빈은 눈을 부릅떴다.

         

        평온한 그의 시선에 화가 난 래빈은 이내 이를 갈며 가위를 주머니에 넣었다.

         

         

        “나머지는 네가 직접 다듬어.”

         

         

        보자기를 벗겨내자 갈색 머리칼이 무수히 흩날렸다.

         

        래빈이 떠나고 남은 두 사람은 말이 없었다.

         

        저 녀석이 들어오기 전보다 더 불편해졌잖아.

         

        이래서는 성검에 대해 물어볼 수 없었다.

         

        린은 한숨을 내쉬었고 루시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저 늘어뜨린 갈색 머리카락 속에서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린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루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고작,

         

        그저

         

        새끼손가락에 걸린 붉은 실을 매만지는 것밖에 없었다.

         

        코끝이 아무리 빨개져도

         

        눈가가 아무리 묵직해도

         

        루시는 절망하는 것밖에 없었다.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거지만 세상이 그녀의 사랑을 곱게 보고 있지 않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된 순간이었다.

         

         

         

       


           


He Became the Only Ally of the Abandoned Warrior

He Became the Only Ally of the Abandoned Warrior

Abandoned Hero's Only Ally, 버림받은 용사의 유일한 아군이 되었다.
Score 6.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saved the Warrior who used to ignore and bully me and now she is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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