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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5

   

    갑주귀甲胄鬼.

   

    개체마다 차이가 존재하나, 보편적으로 일류에서 절정 사이의 강함을 보유한 마물이다.

   

    그러나 갑주귀의 악명이 드높은 이유는 그 강함 때문이 아니다.

   

    놈의 전신을 감싸고 있는 새카만 갑주.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도 모를 그 갑주가 검기마저 튕겨내는 방어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놈을 잡아 죽인 뒤 그 갑주를 사람이 걸칠 수 있느냐?

   

    그것도 아니다.

   

    갑주귀가 죽으면 갑주는 그 특유의 방어력을 잃는다.

   

    제갈세가에서 말하기를 그것은 갑주귀 특유의 내공 흐름과 관련이 있다 하니, 사람들은 갑주귀가 호신기와 비슷한 무언가를 두르고 있다 여기게 되었다.

   

    그리고 당연히 호신기는 시전자가 죽으면 효과를 잃는다.

   

    간단히 말해 잡기는 힘든데 잡아봤자 떨어지는 게 아무것도 없는 개털 마물이라는 소리였다.

   

    “야! 조심해야 된다!”

    “옙.”

   

    춘봉은 냅다 지붕에서 뛰어내리는 서준을 묘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갑주귀가 단단하긴 한데 그래도 저 새끼라면….’

   

    이유 없이 믿음이 솟구친다.

   

    알아서 잘 하겠지. 이서준이 내공을 마음껏 쓰는데 진다는 건 왠지 잘 상상이 가지 않았다.

   

   

    *

   

   

    서준은 갑주귀의 앞에 착지했다.

   

    “크르륵….”

   

    놈의 툭 튀어나온 주둥이에서 걸쭉한 침이 쏟아진다.

   

    “조금 모자란 친구구나?”

   

    서준이 안타까움에 혀를 찼다.

   

    마물이라고는 해도 그 행동에 담긴 의미 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었을까?

   

    “캬아악…!!”

   

    분노한 갑주귀가 쿵쿵 발을 구르며 서준에게 달려들었다.

   

    “어디 보자.”

   

    서준 역시 갑주귀에게 마주 달려가며 검을 뽑았다.

   

    스릉-

   

    검날이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갑주귀의 팔이 휘둘러진다.

   

    후웅-!

   

    서준은 자세를 낮춰 피하며 땅에 디딘 발을 축으로 한 바퀴 회전했다.

   

    탁한 금빛 검기에 감싸인 검이 갑주귀의 다리를 노린다.

   

    카앙-!

   

    자그마한 흠집을 남기고 튕겨나오는 검. 서준이 눈가를 좁혔다.

   

    ‘단단하긴 하네.’

   

    전력으로 후려치는 게 아니면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몇 가지 방안이 있었다.

   

    제아무리 전신을 갑주로 둘러싸고 있다 해도 관절 부위는 상대적으로 약할 터. 관절을 집중적으로 노리는 방법이 하나.

   

    갑주를 무시하고 내부를 타격하는 내가중수법 따위를 활용하는 방법이 하나.

   

    당장 떠오르는 두 가지 방안 중 서준은 세 번째 방안을 선택했다.

   

    “자, 친구. 쳐맞을 준비 됐지?”

   

    뒤질 때까지 때리면 얘도 죽겠지. 무공 테스트용 샌드백이 공짜! 파격 대할인이 아닐 수 없었다.

   

    “크륵…!”

   

    얻어맞아 열 받은 갑주귀가 거칠게 달려든다. 

   

    서준은 빙긋 웃으며 오른발로 땅을 거세게 짓밟았다.

   

    쿠웅-!

   

    쩌저적-! 음기가 침투한 땅이 얼어붙으며 갑주귀의 발이 땅에 달라붙었다.

   

    “캬악!”

   

    놈도 만만하진 않았다. 힘으로 발을 떼어내며 그대로 달려들어 어깨를 내민다.

   

    저 놈과 부딪히면 최소 골절이다. 

   

    물론 안 맞으면 그만이다.

   

    서준이 실실 웃으며 중지를 엄지로 붙잡았다.

   

    퓻-

   

    지탄이 쏜살같이 날아간다. 갑주귀는 팔을 들어 막았다. 하지만 팔이 얼어붙으며 놈의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

   

    “에잇!”

   

    혼원일월지. 양기로 이루어진 지탄이 갑주귀에게 날아들었다.

   

    “크륵!?”

   

    본능적으로 위험을 알아챘을까?

   

    갑주귀가 몸을 날려 지탄을 피했다.

   

    “어쭈, 피해?”

   

    샌드백의 본분이 덜 됐다.

   

    열 받은 서준이 성큼성큼 걸어가 검을 휘둘렀다.

   

    쩌저적-!

   

    갑주귀는 팔을 들어 막았지만, 음기가 가득 담긴 검기에 팔이 얼어붙었다.

   

    “캬아악…!”

    “오케이. 이번에는 가만히 있어라?”

   

    서준이 검을 들었다. 찬란한 금빛 양기가 검기로 화했다.

   

    “미친놈아! 그거 터지면 너도 뒤져!”

    “아차.”

   

    춘봉이의 외침에 크게 깨달은 서준이 갑주귀에게서 멀찍이 떨어졌다.

   

    “잘 받아야 된다!”

   

    퓻-!

   

    양기가 탄환의 형태로 날아간다.

   

    “키야악…!!”

   

    갑주귀가 필사적으로 몸을 날려 피했다.

   

    “이 새끼가!”

   

    서준이 이를 악물었다.

   

    오케이. 피한다 이거지? 전신이 얼어붙으면 피할 수 있나 없나 한 번 보자.

   

    그의 검에서 푸른 음기가 넘실거렸다.

   

   

    *

   

   

    “저 잔인한 놈!”

    “아무리 마물이라 해도 저게 맞는 건가?”

    “맞냐니! 마물 놈 잡는데 손속을 둘 필요가 어딨어!”

    “옳거니! 아주 죽여버려!”

   

    홍등가에 모여든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들어댄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갑주귀.

   

    정확히는 갑주귀가 신명나게 쳐맞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구경거리를 놓친다고? 그런 사람은 중원에 몇 없다.

   

    홍등가에 몰려있던 기녀들은 물론이요, 소문을 듣고 몰려온 사람들이 홍등가를 가득 메웠다.

   

    쩌저적-

   

    전신이 얼어붙은 갑주귀가 구슬프게 울었다.

   

    “캬아악…!”

    “어, 어. 또 피해봐. 맞출 때까지 쏘면 그만이야.”

   

    그리고 살귀는 그런 갑주귀에게서 멀찍이 떨어져 지탄을 날려댔다.

   

    퓩-

   

    “꺄아악…!!”

   

    갑주귀가 정말 필사적으로 몸을 날렸다. 보고 있는 사람이 다 애달파질 정도로 간절한 움직임이었다.

   

    “또 피했네! 내기는 내가 이긴 거지?”

    “니미럴. 여깄네. 동전 열 문.”

   

    이제는 도박을 하는 사람들까지 나타났다.

   

    “매월 언니, 저분이 말씀하시던 그분이에요?”

    “그래. 잘 봐두렴. 샛별의 정보는 항상 돈이 된단다.”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매월은 서준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꿰뚫듯이 관찰했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소년. 그가 흑호문을 쓸어버린 이후로 매월은 언제나 그의 정보를 귀담아 들었다.

   

    ‘갑주귀를 농락할 정도의 실력. 최소 절정 수준의 무인이라는 건가.’

   

    그녀의 눈가가 좁혀졌다. 그리고 그때, 목에 서늘한 감촉이 닿았다. 검이다.

   

    “뭐해?”

    “당신은…. 소협과 함께 다니던 꼬마 아가씨였던가요?”

    “닥쳐. 불여시.”

    “후후, 불여시라니요. 소협은 저까짓 천것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으시는걸요.”

    “알면 됐어.”

    “저는 당신이 부러워요. 저런 분에게 그렇게 사랑받다니.”

   

    사랑? 입술을 삐죽 내민 춘봉이 검을 거뒀다.

   

    “흥, 알면 됐어. 하오문도로서의 본분만 지키도록.”

    “으음, 소협께서 말씀해주시던가요? 나름 잘 숨긴 것 같은데.”

    “떠보지 말고.”

    “그런 의도는 아니었답니다.”

   

    매월의 말에 춘봉이 코웃음을 쳤다. 그런 그녀의 시선은 갑주귀와 싸우는 서준에게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매월이 살풋 웃었다.

   

    “오라버니를 정말 좋아하시는군요.”

    “시끄러워.”

   

    혀를 찬 춘봉이 묵묵히 서준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어쩐지 귓가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아니, 금춘봉 이 자식! 완전 내조의 여왕이잖아!’

   

    시끄럽기는.

   

    춘봉이 흥 콧방귀를 뀌었다. 이내 도도하게 팔짱을 낀 그녀가 표정을 차갑게 굳힌 채 턱을 치켜들었다.

   

    물론 그녀만의 생각이었다.

   

    실실 풀려버린 춘봉의 입가를 매월이 귀엽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

   

   

    “하이고, 새끼 참. 사람 고생시키고 앉았네.”

   

    서준이 혀를 차며 갑주귀를 바라보았다. 

   

    “갸아악….”

   

    갑주귀는 전신이 얼어붙어 동상처럼 굳어 있었다. 놈의 새카만 눈과 시선이 마주친 서준이 뺨을 긁적였다.

   

    “되게 불쌍하게 쳐다보네.”

   

    하지만 그렇다고 살려줄 수는 없다. 얘가 두들겨 맞느라 불쌍해 보이는 거지, 당장 주변만 둘러봐도 시체 몇 구가 굴러다니는 게 보인다. 서준이 오기 전 갑주귀와 마주친 사람들의 시체다.

   

    “잘 가라.”

   

    서준이 중지를 엄지로 붙잡았다.

   

    퓩-

   

    쏘아진 지탄이 갑주귀의 가슴에 틀어박히고,

   

   

    ────────────!!!

   

   

    음기와 양기가 만나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서준은 그 모습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개선할 게 많겠는데.’

   

    일단 같은 곳을 두 번 맞히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리고 하나 더. 생각보다 음기와 양기의 비율이 중요하다.

   

    사실 갑주귀로 실험을 하는 동안 음기가 머무는 곳에 양기를 맞힌 횟수는 생각보다 많았다.

   

    하지만 이미 갑주귀의 몸에 음기가 압도적으로 많이 축적되어 있는 탓에 음기에 양기가 잡아먹혀버렸다.

   

    방금 갑주귀를 폭발시킨 건 양기의 농도를 짙게 해서 얼추 비율을 맞춘 덕분이었다.

   

    “뭐…, 그래도 썩 나쁘진 않네.”

   

    서준이 눈앞의 광경을 바라보며 씩 웃었다.

   

    검기도 튕겨내는 갑주라고? 지금 그의 눈앞에는 산산조각난 갑주귀였던 것만이 존재했다.

   

    깊숙이 파인 구덩이는 덤이다.

   

    이건 뭐…, 인간 상대로는 즉사기 아닌가? 일단 누가 됐건 이런 걸 쳐맞고 살아있는 놈은 보통 인간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인간을 상대로는 맞히는 순간 즉사 확정, 마물은….

   

    ‘잘 모르겠네.’

   

    어떤 놈들이 있을지 알 수가 없으니 뭐라 말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한 가지. 놈이 쓰던 호신공의 흐름을 기억했다. 

   

    마물과 인간의 구조가 달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분명 나중에 실험해볼 가치는 있었다. 

   

    “어휴. 삭신이야.”

   

    이리저리 몸을 푼 서준이 뚜방뚜방 다가오는 춘봉의 모습을 보고 씩 웃었다.

   

    “봤어?”

    “응.”

    “개쩔지.”

    “좀 멋있더라.”

    “무, 뭐…!?”

   

    서준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입을 틀어막았다.

   

    “너, 너 누구야! 금춘봉 아니지!”

    “시끄러워.”

    “세상에 이런 일이!”

   

    지랄을 하는 서준을 보고 춘봉이 한숨을 내쉬었다.

   

    “도대체 왜 저럴까….”

   

    농담이 아니라 진지하게 걱정되기 시작했다. 주화입마라는 것은 불현듯 찾아오기도 하지만 천천히 스며들듯 진행되기도 한다.

   

    원래 저런 놈이라 그러려니 하긴 하는데, 가끔 보면 저게 사람 새낀가 싶을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이 놈이 주화입마에 든 것은 아닌가 진지하게 걱정이 되고 마는 것이다.

   

    “마, 금춘봉.”

    “왜.”

    “아무튼 슬슬 갈까?”

   

    서준이 훌쩍 뛰어 지붕 위로 올라섰다. 춘봉이 그의 뒤를 따랐다.

   

    “이 시간에 청하문으로 바로 가게? 민폐 같은데.”

   

    춘봉의 말에 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긴 하네. 일단 우리 집에서 재우고 내일 가지 뭐.”

    “…우리 집에서?”

    “응. 싫어? 남는 방 많잖아.”

    “아니야. 상관 없어.”

   

    춘봉이가 별로 내켜하진 않는 것 같지만 기녀들을 재울 곳이 마땅치 않다.

   

    서준이 입맛을 다시며 기녀들이 있는 지붕으로 돌아왔다. 그녀들은 이제 조금 적응했는지 지붕 위에서 자신을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

   

    추령은 여전히 잠들어 있었다.

   

    ‘수혈 이거 효과 죽이네.’

   

    서준이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여러분, 일단 우리 집으로 가서….”

    “저희도 데려가주세요!”

   

    아직 흩어지지 않은 기녀들 중 몇몇이 소리쳤다.

   

    사실 아직도 거리에 사람들이 많긴 했다. 

   

    질시의 시선을 보내는 놈, 박수를 치는 사람, 산산조각난 갑주귀의 시체를 뒤적거리는 사람.

   

    “선착순 마감이라 안 돼요. 아쉽지만 다음 기회를 노려볼까요?”

    “그런 게 어디 있…!”

   

    콰직-!

   

    소리치는 기녀의 발밑에 기와가 날아가 박살났다.

   

    춘봉이가 삐딱하니 서서 기녀들을 내려다보았다.

   

    “뭐라고?”

    “아, 아니 그게….”

   

    기녀들을 내려다보는 눈초리가 살벌하다. 

   

    내 눈에는 그냥 다람쥐가 째려보는 느낌이지만 기녀들 입장에서는 조금 달랐던 모양이다.

   

    얼굴이 희게 질린 기녀들이 급하게 도망쳤다.

   

    “우리 춘봉이가 화가 잔뜩 났구만.”

   

    볼을 꾹꾹 누르자 춘봉이가 눈썹을 역팔자로 세웠다.

   

    “쟤네가 좆같게 하잖아.”

    “오구 귀여워.”

    “너도 맞을래?”

    “우리 업계에서는 포상인데?”

   

    등짝을 내밀자 춘봉이가 흠칫 뒤로 물러났다.

   

    “그건 좀….”

   

    아이고 아쉬워라.

   

   

    *

   

   

    집으로 돌아와 기녀들에게 방을 내어준 서준은 마당에 주저앉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무튼 일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됐겠다, 이제 슬슬 떠날 때가 된 것 같았다.

   

    기녀들을 청하문에 데려다준 뒤 며칠 정도 지켜보다 떠나면 되겠지.

   

    어디로 가는 게 좋으려나?

   

    이십사수매화검법, 창궁무애검법, 태극혜검, 사일검법, 오호단문도.

   

    무협지에서나 보던 무공들을 볼 수 있지는 않을까 가슴이 조금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혼원벽력도.

   

    오호단문도와 함께 하북팽가의 유명한 도법 중 하나다.

   

    그리고 하북팽가의 유명한 심법인 혼원벽력신공.

   

    여기서도 같은 무공을 쓰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여간 곤란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혼원벽력신공? 유명하지. 하북팽가에서도 직계들만 배울 수 있는 심법이야.”

   

    옆에서 같이 하늘의 별을 세던 춘봉이의 말이었다.

   

    “이런 씹….”

    “왜 갑자기 욕질이야?”

    “그러면 혼원신공이 짭 같잖아.”

    “듣고 보니….”

   

    서준이 진지하게 고민했다.

   

    “하북팽가를 멸문시키면 내가 원조가 되는 거 아닐까?”

    “씨발 미친놈이야?”

    “히히 농담.”

    “농담 맞지?”

    “그럼 진담이겠냐?”

    “설마 했지.”

   

    오빠를 그렇게 못 믿다니. 실망이다 금춘봉.

   

    “…화 풀어 오빠.”

    “응!”

   

    다 풀렸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비공개로 후원해주신 독자님, 후원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저도 기쁩니다!

*

뭔가 며칠 있으면 나을 거 같은데 병원 가면 지는 기분 들지 않나요?
진짜 좀만 더 있으면 나을 거 같은데..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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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ial Arts Ain’t That Big of a Deal

Martial Arts Ain’t That Big of a Deal

무공 뭐 별거 없더라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fell into a phony martial world. But they say martial arts are so hard? Hmm… is that all there is t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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