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250

       므냥이와 주나용은 입을 쩍하고 벌렸다.

       서로 잠시 바라보았다.

       이내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내 옆으로 다가와 용므아아한 행동을 보였다.

         

       “세, 세하야?”

       “야, 야 유세하! 이, 이거 도대체 어디서 구한 거야?!”

         

       음, 출처를 물어본다라.

       쓰읍, 흐음.

         

       <잊힌 전사들의 땅>부터 시작해,

       <전사자들의 축제>의 최종 보스 호르만까지 가서 그의 허락하에 가져왔다는 내용을 설명하기에는 ‘그 긴 거’가 되어버린다.

         

       나는 대충 운 좋게 발견한 시련을 돌며 발품을 구했다고 둘러댔다.

         

       설명에 두 사람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여러 가지 망설임.

       우물쭈물.

       마지막으로 이런 귀한 걸 받을 수 없다는 듯한 눈빛을 나에게 보내왔다.

         

       충분히 예상한 반응.

         

       지겹도록 말했지만, 이 세상은 ‘고스라’보다 전반적인 파워 밸런스가 낮은 세상이다.

         

       지금 두 사람이 들고 있는 단검, 건틀릿 모두 ‘고스라’ 기준으로도 준종결급 아이템.

         

       헌터앱은 당연하고, 암시장에서도 아예 매물이 없어 구할 수 없는 물품이었다.

         

       아마 경매로 나오면 수십억은 우습게 팔리겠지.

         

       ‘이는 다르게 말하면…’

         

       머지않은 미래에 마주칠 <타르타로스> 놈들보다도 더 좋은 장비라는 소리였다.

         

       대충 매우 귀하다는 소리.

         

       아무튼, 나는 뭐라 반론하기 전에 둘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마구마구 쓰다듬.

         

       “므, 므아아…”

       “요, 용아아…”

         

       음음, 좋은 반응!

       겸사겸사 각각 볼따구를 만지작만지작하며 쭈욱!

         

       “므, 므브브! 흐즈므아!”

       “요, 용이익! 흐지므용!”

         

       몸 둘 바를 모르는 이 틈에,

       확실하게 나의 의견을 새겨넣었다.

         

       “부디 받아줘.”

         

       그리고 이걸로 더 강해지고, 스스로를 지켜줘.

       

       “분명 큰 도움이 될 거야.”

         

       [핼룬의 이빨], [헬리오스의 건틀릿] 모두 공격적인 성능도 좋지만.

       위기의 순간에 소유자의 목숨을 보전해 주는 특수 기능이 한 개씩 탑재된 장비들이었다.

         

       이것은 지금, 문보라의 허리춤에 총기 형태로 달린 [위그드라실의 지팡이]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언제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최악의 상황에 대한 불안.

         

       그것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신중하게 고른 선택이었다.

         

       “하, 하지만…”

        “그, 그래도 이런 건…”

        “받아줘. 부탁할게.”

       

       나는 아예 두 사람을 품에 끌어안았다.

       원하는 대답을 듣기 전에는 안 풀어주겠다는 무언의 행동이었다.

         

       결국, 므아아와 용아아는 항복하고 말았다.

         

       “자, 잘 쓸게…”

       “므아아. 고마워. 세하야.”

       “응!”

         

       좋아, 이걸로 두 사람에게 확실하게 들려주었고…

       나는 고개를 돌렸다.

       이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훙엥엥한 여성을 쳐다보았다.

         

       “다음은 우리 문보라.”

       “…네? 세, 세하? 저는 이미 받았는데요?”

         

       나는 당황하는 문보라를 향해 마지막으로 꺼내든 반지를 올려주었다.

         

       그것을 본 문보라의 두 눈이 커졌다.

       역시 냉기를 다루는 마법사답게 바로 알아보는구나 싶었다.

         

       “세, 세하…이거 도대체 어디서…?”

       “수옥빈 부협회장님에게 부탁 좀 했어. 돈은 얼마든지 드릴 테니 구해달라고.”

         

       반지의 정체는 [얼혼의 정]이라고 불리는 아티팩트였다.

       등급 또한 같은 영웅(Hero).

       쿨타임은 무려 30일.

         

       “효과는 알지?”

       “무, 물론 알죠. 위기의 순간, 모든 상태이상을 해제하고, 일시적으로 무적 부여. 그다음 냉기 공격력을 올려주는 거잖아요? 저처럼 몸이 약한 마법사들에게 최고의 생존 아이템. 저도 구하려고는 시도했었는데…”

         

       아예 매물 자체가 없어서, 구하지 못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나는 빙그레 웃으며, 문보라의 섬섬옥수 같은 손을 조심히 붙잡았다.

       약지에 천천히 들어가는 반지.

       문보라의 얼굴이 삽시간에 새빨갛게 변해갔다.

         

       “후, 훙엥엥!”

       “분명 큰 도움이 될 거야.”

       “……”

         

       문보라가 나를 바라보았다.

       눈빛이 물어본다.

       ‘거절하면 억지로라도 가지게 할 거죠?’라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문보라는 쓰게 미소 지었다.

         

       “…고마워요. 소중히 간직할게요. 세하.”

       “응.”

         

       *

         

       잠시 뒤.

       나는 애들이랑 가볍게 술잔을 나누었다.

       그러면서 내일부터 있을 일정에 관해서 설명하였다.

         

       “므아, 므우아~므아무아우~”

         

       아, 그전에 완전히 취한 우리 므냥이부터 번쩍 들어올렸다.

       자연스럽게 내 무릎 위에 안착.

         

       “므아아~”

         

       기분 좋은 웃음을 흘린 므냥이.

       곧 몸을 동그랗게 말며 식빵을 구웠다.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쓸어주며 마저 이었다.

         

       “미리 말했지만,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성급 올리기를 시작할 거야.”

         

       그 말에 와인잔을 가볍게 올리며 물어보는 문보라.

         

       “세하, 성급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제가 아는 비밀 장소가…-”

       “-오락실 말이지?”

       “아, 이, 이미 아셨군요?”

       “응, 혜자 누님에게 이야기를 들어서.”

       “잘됐네요. 역시 거기만 한 게 없죠.”

       “근데 우리는 거기 안 갈 거야.”

        “……네?”

       “응?”

         

       당황하는 문보라와 맥주캔을 든 주나용.

       그녀 또한 당연히 오락실로 가는 줄 알았던 모양이다.

         

       나는 빙그레 웃으며 대꾸했다.

         

       “한국, 아니 전세계를 통들어서 가장 좋은 성급 올리기 장소가 있어. 거의 치트급이지.”

       “…네?”

       “…용아?”

         

       나는 설명했다.

       실패해도 몇 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페널티도 없고,

       돈도 낼 필요 없으며, 시간도 무제한에 가까운 장소가 있다고.

         

       말도 안 되는 파격적인 혜택.

       문보라와 주나용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 그런 게 가능할 리가…”

        “가능해.”

         

       나는 빙그레 웃었다.

       어마어마한 빽이 있기에 할 수 있는 말 그대로 ‘고스라’의 치트겸, 히든피스.

         

       내일 그곳으로 갈 생각이었다.

         

         

       * * *

         

         

       호화스러운 저녁 식사가 끝이 났다.

         

       또다시 네 명이 함께, 널찍한 침대 위에 뭉쳐서 자는 하룻밤의 반복을 준비했다.

         

       “므아~나용아. 보라야. 여기 잠옷!”

       “오, 뭐야? 귀엽잖아?! 이거 도마뱀 인형 잠옷이네. 하나 너는 늑대야?”

       “응! 난 사나운 늑대니까! 잘 어울리지? 므르랑!”

       “그냥 귀여운 털 뭉치인데…”

       “므랑! 므라랑!”

         

       그 와중에 눈치 없게 손을 드는 문보라.

         

       “…세 분? 저는 옆 방에서 자겠습니다. 보니 예비 침대도 있고 방도 많은데 굳이 한곳을 고집-”

       “-므아! 기각!”

       “용아! 기각!”

       “후, 훙에엥?! 오, 오늘 아침에도 같이 잤잖아요! 그럼 됐지!”

       “안돼. 앞으로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세하까지 포함해서 다 함께야!”

       “맞아. 문보라. 설마…다 같이 있는 게 싫은 건 아니지?”

       “…크, 크윽! 그, 그럼 하다못해 잠옷이라도 다, 다른 거 줘요. 보, 보라색 거북이 잠옷이라니 못생겨서 싫다고요!”

       “므앙~기각! 나용아. 어서 옷 입히자.”

       “그래~”

       “자, 잠깐만요! 다, 다가오지 마요. 이, 이거 범죄예요. 범죄라고! 아, 마, 만지지마욧! 후, 훙엥에! 훙엥! 세, 세하! 보고만 있지 말고 도와…꺄, 꺄아악!!!”

         

       음.

       중간 과정에서 사소한 반항이 있었지만.

       아무튼, 그렇게 푹 자고 일어났다.

         

       *

         

       다음 날 아침.

       짐을 챙기고 향한 곳은 바로 오피스텔 옥상.

         

       끼익.

         

       보안이 걸린 초록색 문을 열자 널찍한 공간이 드러났다.

       중앙에는 특수한 마크가 새겨진 원형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문보라는 두리번 두리번거렸다.

       청초한 흰색 원피스와 밀짚모자라는,

       누가 봐도 청순미가 감도는 아가씨 패션을 한 그녀.

         

       약간의 의아함을 느낀 문보라가, 나를 향해 넌지시 물었다.

         

       “…세하? 분명 ‘신탁의 탑’으로 간다고 하지 않았나요?”

       “맞아.”

       “저기, 그러면 지금이라도 <교단>에 연락을 넣어야…-”

       “-이미 넣었어. 그리고 우리들은 날아갈 거야.”

       “…네?”

         

       당황하는 문보라의 말을 바통 터치하듯 받은 미소녀, 바로 주나용이었다.

         

       분홍빛이 감도는 블라우스에 패션용 청바지를 입은 그녀는, 슬그머니 내 옆으로 다가와 속삭였다.

         

       “…야, 야 유세하. 내가 아무리 날 수 있다고 해도 이 정도 인원은 다 못 태워.”

         

       나는 무슨 소리인가 싶어 눈을 끔벅였다.

       그러다 불현듯 드는 생각에 ‘아, 아~’거렸다.

         

       여담이지만, 어젯밤 <보은>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나용은 깜짝 고백을 했다.

         

       바로 날개를 펼칠 수 있게 되었다는 말.

         

       듣자하니 놀이공원에서 높은 기구를 탄 게 실제로도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다만……’

         

       주절주절 말하는 내용이라던가.

       절대로 다른 애들에게는 보여주지 않을 거라던가.

       생각한 것과는 많이 다르니까 너무 기대하지 마라던가.

       부끄러워서 ‘용우에에에!’하는 기타 등등의, 보험을 늘어놓는 것을 보면…

         

       내가 생각하는 멋지게 날개를 펼쳐서 날아오르는 모습은 아닌 모양이었다.

         

       뭐, 그게 무슨 상관인가.

       날았다는 게 중요한 거지.

         

       나는 피식 웃었다.

       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용아아한 소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주었다.

         

       “요, 용아아…가, 간지러워…”

       “걱정하지 마. 그런 무리한 부탁은 안 하니까.”

       “용아아?”

       

       절로 드는 주나용의 의문.

       그것은 약 10분 뒤에 자연스럽게 해결되었다.

         

       두두두.

       두두두.

       우두우두두!

         

       특유의 일정한 진동음.

       무엇인가 구름을 가르며 날아오고 있었다.

       그것을 본 므냥이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므, 므아아…!? 헤, 헬기?!”

         

       정체는 바로 헬리콥터.

       특유의 순백색 광택이 돋보였다.

         

       그냥 평범한 도색이 아니다.

       성력을 머금어 만든 금속을 주재료로 사용했기에 보이는 현상이었다.

         

       곧, 착지 신호음과 함께 헬기가 착륙하였다.

         

       지이잉.

         

       추가로 내려가는 창문 안으로,

       상큼하고 발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우우!”

         

       누가 들어도 알 수 있는 특유의 시그니쳐 사운드.

         

       그렇다.

         

       조종사는 다름아닌 최마리였다.

         

       오랜만에 마주하는 우리 파티의 힐러겸 조커.

         

       흩날리는 주홍빛 머리카락을 묶어 내린 최마리는, 쓰고 있던 헬멧을 벗으며 손을 흔들었다.

         

       “세하, 나용, 보라, 그리고 천사 므냥이 후배님~~~”

       “마, 마리 선배!?”

       “므아아?!

       “…세, 세상에, 세하? 최마리 선배님. 헬기 자격증이 있으셨나요?”

        “뭐, 세밀한 운용 부분은 아티팩트가 다 해준다고 하더라고. 그래도 나름대로 운전 경험이 있으니 다루는 거겠지만.”

         

       나는 빙그레 웃었다.

       놀라는 일행을 쳐다보았다.

         

       아무래도 그 오만하기 짝이 없는 <교단>이 무려 헬기까지 지원해 주는 게 믿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성급 시험 연락을 넣으니 오히려 그쪽에서 모셔 오려고 했지.’

         

       대충 높으신 주교들과의 대화.

       자연스럽게 성녀가키와 대화.

         

       그러는 도중 나온 최마리 선배의 이야기.

       그녀가 헬기를 몰 줄 안다는 소식에 이리 부른 거였다.

         

       아무튼, 잡설은 여기까지.

       이런 배경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법이다.

         

       나는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킬 목적으로 손뼉을 쳤다.

         

       짝-!

         

       “자, 그럼, 모두 안으로 들어가자고.”

         

       목적지는 서울시 서초구 방배에 있는 <제1 교단> 총본부.

         

       그곳의 가장 중요한 핵심 장소.

         

       다른 누구도 아닌…

         

       “성녀님이 머무시는 장소야.”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다음화 보기


           


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사기급 먼치킨 5★ 캐릭터가 되었다
Score 6.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Gonis Archive Life》 ‘GAL’ for short. I found myself possessed into the world of this game. Not only that, but I became a 5★ character from the very start, The only male character with ridiculously OP abilities.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