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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50

       

        

        

        

        

        

        짧은 적막이 흐른다.

        

        그러나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는다. 그동안 들은 사실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기 위함이었다 – 나는 왜 이렇게 되었는가. 세계선 동기화라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다크 존이란 것은 과연 무엇인가…이에 대한 대답은 말 그대로 충격적인 내용들로 가득했다.

        

        사실 지금까지의 대화만을 종합하고 이 자리에서 나가더라도 큰 문제나 아쉬움은 없을 터였다. 짧은 시간 안에 오간 문답을 통해 그동안 가지고 있던 궁금증의 절반 이상이 해소되었으니까.

        

        납득하기 어려운 답변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긴장의 끈을 놓지는 않는다. 아직 들어야만 하는 대답이 몇 가지 더 있었고, 여기서 어떤 충격적인 답변이 나올지조차 몰랐기 때문이었다.

        

        구태여 다른 방향으로 넘어갈 필요는 없었다.

        

        

        

       “하던 이야기를…계속 해봅시다.”

        

        

        

        다크 존이 무엇인지.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그 외에도 몇 가지 궁금증은 해결되었으나 아직 원초적인 해답을 듣지는 못하였다 – 다크 존은 동기화라는 이름으로 세계와 세계를 연결하고, 이를 통해 양쪽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그리하여 발생한 첫 번째 영향은 나와 관련된, 혹은 오메가 바이러스 사태와 깊숙히 연관된 모든 이들의 기억을 새로이 일깨우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직 확인되지 않은 두 번째는…인디언포인트 방어 미션을 통해 동기화를 끝마치고 나면, 미션을 통해 그 이후를 묘사함으로서 어떤 식으로든 건너편에 영향을 줄 것이다. 저들이 보장하였으니 틀림은 없을 것이었다.

        

        거기까지가 방금 전의 대화를 통해 밝혀진 전말.

        

        

        하지만 여기서 또 하나의 질문이 튀어나온다.

        

        만약, 이 모든 것들이 사실이라면-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는 이유는 뭐죠? 이 게임은 결국 뭘 하려는 건가요?”

        

        

        

        사실상, 해당 게임이 존재한다는 건 건너편의 세계선에 간섭할 수 있는 방도가 있단 것을 의미한다. 더군다나 반대의 경우는 기억 동기화라는 이름으로 이미 이뤄졌으니, 가능성은 충분했다.

        

        따라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자면, 이 게임의 행보에 따라 두 번째…혹은 세 번째 이상의 나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그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이 부분에 대한 내막을 반드시 확인해야만 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캠이 움직이며 나를 직시했다.

        

        

        

       -[<—-> :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다크 존과 이카루스 인터내셔널이 생겨나게 된 이유를 언급해야만 합니다. 차차 설명할 예정이었는데 때마침 기회가 닿았군요.]

        

       -[<—-> : 우선 이쪽이 조사한 정보에 따르면, 다크 존과 이카루스 인터내셔널은 세계선 충돌로 인해 발생한 여파를 회복하기 위한 일종의…면역 체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게임의 목적이 있다면, 손상된 양쪽 세계의 완전한 수복 및 두 세계의 분리겠네요.]

        

       “….”

        

        

        

        고개를 끄덕인다.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갔다.

        

        적어도 이 거대한 게임이 납득 가능한 목적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나쁘지 않았으나, 그 사이에 한 가지 흘려듣지 못할 이야기가 있었다.

        

        

        

       “영락없이 두 분이 관여한 일인 줄로만 알았는데, 크게 관련되지 않은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 : 착각할 만하죠. 하지만 해당 질문에 대해 확실하게 답변하자면, 저희가 소속된 부서는 다크 존과 이카루스 인터내셔널과 관련이 거의 없습니다.]

        

       “…어쨌든, 관련은 있다는 건가요?”

        

       -[<—-> : 해당 게임의 목적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조금 조정했던 걸 관련이 있다고 표현해야만 한다면,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일절 연관이 없었다면 두 번째로 세계선이 동기화되는 순간 상당히 곤란한 일이 터졌을 겁니다.]

        

        

        

        그러자마자 이어지는 말.

        

        

        

       -[<—-> : 이쪽이 인커젼 시나리오를 통해 건너편 세계를 정상화한다는 대안을 사용하도록 게임사에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다크 존은 세계선 수복을 위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을 건너편 세계로 넘겨버렸을 가능성이 있거든요. 유진 씨와 같은 피해자가 속출할 수도 있단 뜻이지요.]

        

       -[<—-> : 해당 면역 체계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목적의 달성이며, 수단의 합법성은 이들에게 있어 불필요한 논의일 뿐이니까요.]

        

       “…그건.”

        

        

        

        역시 그랬나.

        

        그런 점에서 보자면 아까 내가 한 걱정은 기우가 아니라 실제로 터질 가능성이 있는 시한폭탄에 대한 합리적인 염려였다 – 하지만 이들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언급한 이상, 나와 똑같은 불상사를 당한 사람들이 속출하는 일은 없을 것이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할 일은 간단했다.

        

        이들은 시나리오를 짜고, 나는 그것을 클리어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두 번째 세계선 동기화 이후의 시나리오는 내가 인디언포인트 원자력 발전소에서 MIA 판정이 내려진 이후를 배경으로 계속해서 전개될 것이었다.

        

        내가 있었던 세계가 완전히 안정될 때까지.

        

        다시 말해서, 내가 바라마지 않았던 일이었으나 영영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던 – 저쪽 세계에서 끝마치지 못한 일들을 내 손으로 직접 마무리하게 될 때까지.

        

        요컨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일들이 남아있다는 건…이런 뜻이었군요.”

        

        

        

        실로 간단하고도 명료한 해결책.

        

        그러나 이 사실을 듣기 위해 나는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이 자리에 선 것이었다 – 심지어는 지금 나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이들의 도움까지도 받아가면서.

        

        

        그렇기에, 해야 할 말이 있었다.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나를 구해줘서.

        

        이 자리까지 다시 오게 해줘서.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내 부족한 어휘력으로 짜낼 수 있는 말은 그것이 전부였다.

        

        

        미국에 와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일이 참으로 많았다.

        

        그치만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토록 많은 도움을 받게 되었는데 감정이 동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그래도 며칠 전에 훈장을 받으면서 펑펑 울어제낀 탓인지, 코 끝은 찡해졌어도 다행히 이들 앞에서 울지는 않을 수 있었다.

        

        명예 훈장이 그동안의 내 노고를 전부 보상해주었다면, 이번의 대담은 내게 도대체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를 알려주었고, 나조차도 모르고 있었던 소망을 간접적으로 이뤄주리라고 보장한 셈이었다.

        

        다크 존이란 게임은 여전히 믿을 구석이 없었지만…그렇다고 하더라도, 만약 이 게임을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이 자리에 다시 서기까지는 많은 애로사항이 꽃피었을 터였다. 설령 왔다고 하더라도 이 모든 사실을 들을 준비가 되지 않았겠지.

        

        그 와중 슬그머니 울려퍼지는 말.

        

        

        

       -[<—-> : 바로 그 감사 인사가 우리 부서의 창설 이유지요. 그런 점에서 보자면 이쪽 역시도 충분한 보상을 받은 셈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잠깐의 정적.

        

        그 찰나의 간극 이후, 말이 이어진다.

        

        

        

       -[<—-> : 모든 일들이 전부 끝나면, 다시 우리를 찾아오세요. 그 즈음에는 같이 식사라도 한 번 정도는 할 수 있겠죠.]

        

       “…참 놀라운 분들이네요.”

        

        

        

        하지만, 물론. 거절이라는 대답은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나 역시 생각을 달리 해야 할 부분이 있었다.

        

        

        

       “…본래라면, 오늘 물어보고자 하는 걸 전부 물어보고 가려고 했는데, 다시 만날 수 있다고 했으니, 그럴 필요가 없게 됐네요.”

        

       -[<—-> : 지금 질문해도 괜찮습니다.]

        

       “글쎄요.”

        

        

        

        픽 하고 웃으며 덧붙였다.

        

       

       

       “질문 하나 정도는 남겨놔야 나중에 답변이 궁금해서라도 여길 다시 찾아올 거고, 그쪽도 뭘 답변해줘야 할지 고민할 거잖아요?”

        

        

        

        쉽게 말해서, 말만 그렇게 했지 – 실질적으로는 웃는 얼굴로의 재회를 기원하는 말이었다.

        

        이들 역시도 금방 속뜻을 알아차리고는 덧붙였다.

        

        

        

       -[<—-> : 그 말대로네요. 부디 나중에 가벼운 마음으로 재회할 수 있길…라고 말은 했지만, 글쎄요. 보아하니 아직 자리를 뜨실 생각은 없는 것 같아 보이는데.]

        

       “그렇죠.”

        

        

        

        시간은 많았으며, 논할 이야깃거리는 그보다 많았다.

        

        의자 끼익거리는 소리 이후, 스피커에서 울려퍼지는 목소리.

        

        

        

       -[<—-> : 그렇다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느긋하게 들어보는 것도 좋겠죠. 팝콘이라도 가져와야 하나?]

        

       “꽤 많이 필요할걸요.”

        

       -[<—-> :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군요.]

        

        

        

        아무래도 꽤나 즐거운 시간이 될 것만 같았다.

        

       

        

        

        

        

        

       

        

        

        

        

        

        

        

        

        

       “하아.”

        

        

        

        바깥은 추웠지만 어두워지지는 않았다.

        

        열두 시 언저리에 입구를 통과했으나, 다시 건물 바깥으로 나온 시점은 오후 4시. 물론 대화 중에는 이카루스 기어고 전부 꺼져버렸으므로 시간 감각이 조금 망가진 감각은 있었지만, 그 사이 네 시간이나 지나버렸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바깥으로 나왔을 때는 그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크게 걱정은 없었다. 단지 지하철을 타고 복귀할지, 아니면 택시를 타고 갈지 정도의 고민만을 하면 되었으니까.

        

        점심을 먹기에는 늦었지만 저녁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 하도 바깥을 돌아다니다보니 이제는 되려 호텔이 낯설 가능성도 있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오늘은 맨해튼을 좀 돌아다녀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태풍이 휩쓸고 갔던 맨해튼 하부가 내 기억의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막상 이렇게 멀쩡한 광경을 보고 있자니 약간의 인지부조화가 눈 앞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막상 지리는 알아도 뭐가 있는지 원….”

        

        

        

        카페는 뭐가 있는지, 볼거리는 뭐가 있는지.

        

        비슷비슷한 형상을 한 거리 위에서의 총격전만이 내가 기억하는 과거의 메모리였다. 뉴욕에서 4년을 쏘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어디에 뭐가 있는지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니. 스탠딩 코미디에서 들려주면 아주 다들 배꼽을 잡고 웃겠어.

        

        뭐어, 그래도 돈은 어느 정도 있었다. 영어는 두 번째 모국어였고, 치안이 나쁜 곳만 가지 않으면 크게 문제는 없을 터였다.

        

        이카루스 기어는 메인 프레임이 존재했던 반구형 공간에서 벗어났을 때부터 다시 정상적으로 동작했기에, 온도 조절 기능을 작동시킴으로서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서는 완전히 벗어난 지 오래였다.

        

        그렇게 어딘지 모를 방향으로 막 발걸음을 옮겨보려는 찰나,

        

        

        

       “또 어디로 새려고, 우리 막내.”

        

       “…두 시간 정도 기다리다가 안 나오면, 묵고 있는 곳으로 먼저 가서 쉬고 있으라고 당부까지 했었는데.”

        

       “꼴랑 4시간 대기하는 게 뭐가 어려울까요? 얼른 타요, 센트럴 파크까지는 데려다줄 테니.”

        

        

        

        완벽한 스텔스를 구현한 미스 데브그루 – 로렌티나를 의미했다 – 의 우악스러운 손아귀에 목덜미가 잡히는 순간 탈출 계획은 엉망이 되었고, 내 몸뚱아리는 어디선가 슬며시 나타난 로건봉고에 강제로 구겨넣어졌다.

        

        꼬리 전용 구멍까지 있는 푹신한 뒷좌석 등받이에 몸을 기대는 순간 질문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그래서 다크 존은 뭔지, 뭐가 어떻게 된 건지…물론 나는 단 한 마디도 말할 수 없었고, 이 눈치 빠른 양반들은 그에 분노하거나 캐묻는 대신 그 내막을 짐작하기 시작했다.

        

        특수부대원들 아니랄까봐 눈치 하나는 정말 죽어라 빠른 사람들이다.

        

        

        

       “발설해서는 안 되는 내막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 막둥이가 괜히 입을 꾹 닫고 있겠어?”

        

       “…막둥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거. 성인이라니까요, 성인.”

        

        

        

        하지만 내 회심의 시도는 그 자리에서 무자비하게 진압당하고 말았다.

        

        앉은 자리에서 로렌티나의 아로마-베개가 되어버린 내가 자비없는 볼따구 주물거림을 당하는 와중에도, 로건 봉고는 맨해튼의 한복판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대강이나마 현 시점에서의 맥락을 추측할 수 있었다 – 이들이 다크 존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역시 사실이었다.

        

        실제로 그 존재가 용납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었다면 나 역시 선임들에게 사실을 털어놓았을 테니, 이들은 반대로 내가 그리 하지 않았다는 것을 통해 크게 신경쓸 필요 없는 일이라는 걸 순식간에 짐작해버린 것이었다.

        

        그리하여 이야기는 좀 더 사소한 곳으로 흘렀다.

        

        

        

       “그건 그렇고, 여태까지 그걸 안 물어봤네. 다들 묵는 곳은 어디에요?”

        

       “맨해튼 어퍼-이스트 사이드 쪽에 아는 친구 맨션이 몇 개가 있다. 그 중 하나를 흔쾌히 빌려주더군. 세 명이서 3주 가량 지내기엔 차고도 넘치는 곳이지.”

        

       “…어퍼이스트 사이드면 갑부들이나 사는 동네 아닌가요?”

        

       “꽤 괜찮은 PMC에서 중역으로 일하는 녀석이거든.”

        

        

        

        그럼 그렇지.

        

        우리처럼 호텔을 몇 주씩이나 빌려서 묵을 사람도 아니었고, 그럴 돈도 있을 지 몰라서 혹시나 해서 물어봤더니 나름대로의 방법이 다 있긴 하구나 싶었다. 역시 세상은 인맥일지도.

        

        생각해보면, 나도 최고 티어의 특수부대인 이카루스에서 활동하는 동안 그런 느낌으로 상당히 많은 사람과 안면을 트고 지냈긴 했다. 서킨스는 국방부 장관의 비서실장이고, 체스터는 존스 홉킨스 대학을 졸업하고 야전의학 심화 코스까지 통과한 엘리트 중의 엘리트에….

        

        뭐어, 그래도. 비공식이긴 하지만 나도 이제 명예 훈장 수훈자이니만큼 그런 엘리트들 사이에서 꿇리지 않는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리 생각하는 와중, 슬슬 이들이랑 작별 인사를 나눠야만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자동차가 정차하며, 황량한 센트럴 파크가 눈에 들어왔다.

        

        

        

       -끼익!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3일이었네요. 다들 정말로 고맙습니다.”

        

       “저는 선임관이나 이 곰탱이랑은 다르게 앞으로도 심심하면 찾아올 예정이니, 그렇게 아쉬운 기색은 없어도 되는데 말이죠. 혹시 알아요? 내일 아침 조식 식사 시간에 호텔 로비에서 만나게 될지도.”

        

       “그건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주지.”

        

       “코끼리용 마취총 하나만 가져오면 되겠습니까?”

        

       “하하, 정말이지….”

        

        

        

        뭐라고 해야 하나, 이 사람들은 실로 한결같았다.

        

        어쩌면 이들이 지금까지 이렇게 멀쩡한 이유도 바로 이런 유쾌함 때문이 아니었을까. 어쩌면 내가 여전히 정상적인 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사람들 때문이었겠지.

        

        피식 웃으며 덧붙였다.

        

        

        

       “언제든지 찾아오세요. 반갑게 맞아드릴 테니까.”

        

        

        

        그렇게 미소를 교환했다.

        

        센트럴 파크의 입구 근방에서 하차한 후 조심스럽게 차문을 닫자, 로건과 선임관, 로렌티나가 탄 차량은 뉴욕의 한복판으로 빨려들어가 사라지고, 겨울의 차가운 바람만이 정적으로 변해 나를 감쌌다.

        

        호텔까지는 걸어서 10분.

        

        남들에게 보여줄 수 없는 자그만한 철쪼가리와, 남들에게 결코 들려줄 수 없는 수많은 사실을 가슴에 품은 채, 다시 내가 있어야만 하는 곳으로 복귀할 시간이었다.

        

        한파가 덮친 뉴욕은 생각보다 따뜻했다.

        

        

        

        

        

        

        

        

        

        

        

       

        

       “유진 씨, 펜실베이니아 대학은 또 뭔 일로 가셨어요?”

        

       “…네?”

        

       “진짜 아무 것도 모른다는 표정이시네.”

        

        

        

        다이스가 홀로그램을 허공에 띄웠다.

        

        야속하게도, 남들보다 훨씬 좋은 나의 눈은 찰나를 반으로 쪼갠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인터넷에서 핫하게 떠오르는 기사의 제목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굳이 일일히 단어를 뜯어내어 분석할 필요조차 없는 제목.

        

        

        

       -[인기 급상승 화제 // 펜실베이니아 대학에 찾아온 이색적인 사람들…(링크 눌러 더보기)]

        

        

        

        그리고 내가 할 말은 하나밖에 없었다.

        

        

        

       “환장하겠네요, 정말.”

        

        

        

        그렇게, 내 길고도 짧았던 출장은 막을 내렸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엔딩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제 저는 비축분을 쌓으러 가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이걸 보고 있단 것은 제 실기가 끝났음을 의미합니다 끼야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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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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