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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50

        – 아닠ㅋㅋㅋㅋㅋㅋ

        – 앜ㅋㅋㅋㅋ

        – 한숨 쉴 만 합니닼ㅋㅋㅋ

        – ㅋㅋㅋ

        – ㄹㅇㅋㅋ

        – 나라도 뒷목 잡았음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

       

        내 이야기에 시청자들이 크게 웃기 시작했다.

        그들이 왜 웃는지, 이번에도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하지만 이번에 나는 웃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때를 떠올리자마자, 그 당시의 난감함도 함께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때는 정말이지…… 정말로 많이 난감했었지.”

       

        나는 플로렌스가 나에게 ‘조력자’의 역할을 제시했을 때, 어디까지나 ‘조력’의 역할 만을 생각했다.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면, ‘어느 정도 완성된’ 마법 소녀들이 실패하지 않도록 옆에서 조금 거드는 정도만을 생각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확인한 ‘마법 소녀’들의 상태는 내 생각보다 처참했다.

       

        “너희의 표현을 빌리자면…… ‘육아’라고 해야 할까?”

       

        – ㅋㅋㅋㅋㅋ

        – 처음부터 다 떡먹여주깈ㅋㅋㅋ

        – ㅋㅋㅋ

        – 배불러요 할모니!!!

        – 상상되어서 개 웃기넼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

       

        뭐, 뒤늦게 현실을 깨달았어도 변하는 것은 없었다.

        이미 나는 약속해 버렸고, 약속한 이상 할 일은 해야 했으니까.

       

        “그렇기에 나는 일단 행동에 나서기로 했단다.”

       

       

        *            *            *

       

       

        골치 아픈 것은 골치 아픈 것이었고, 우선은 위기에 빠진 저 아이들을 도와주는 것이 우선이겠지.

        그렇기에 나는 여왕에게 받아온 ‘선기’를 꺼내 들었다.

        플로렌스가 이름 붙이기론…….

       

        “마법 소녀 모음집이랬나?”

       

        “매지컬 다이어리입니다 뀨!”

       

        그래. ‘매지컬 다이어리’.

        플로렌스가 마법 소녀에 대하여 구상한 모든 아이디어와 생각들이 총 망라된 일기.

        본래는 ‘선기’로 만들 생각은 없었을 테지만, 초월자가 오랫동안 마음을 담으며 써 내려간 책은 자연스럽게 플로렌스의 ‘선기’로 변해 버렸다.

        그리고 지금은 내 아바타를 마법 소녀로 변신시켜 주는 매개체의 역할을 맡고 있다.

       

        “어디 보자…….”

       

        팔락!

       

        이 책의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책 첫 장에 쓰여져 있는 트리거(변신 주문)를 말하는 것으로 선기의 힘을 일깨우는 것이다.

        주문이 분명…….

       

        “매지컬 미라클 체인지.”

       

        번쩍!

       

        트리거가 발동되자, 책의 힘이 나의 아바타를 휘감기 시작한다.

        그와 동시에 아바타의 외형이 조금 변한다.

       

        “흠. 옷차림만 조금 바뀌었구나.”

       

        “외형도 변하셨습니다 뀨.”

       

        “그래?”

       

        그래 봤자 아주 조금 바뀐 것뿐이지 않은가?

        머리카락이 각각 좌우로 금색, 은색으로 나뉘었을 뿐이고.

        헤어스타일이라고 했던가? 그것이 양갈래머리로 묶였을 뿐이고.

        드래곤 특유의 동공도 인간처럼 변했을 뿐이고.

       

        “딱히……?”

       

        “인간은 그 정도만 해도 큰 변화입니다 뀨!”

       

        “겨우 털색이 조금 바뀐 것이 그렇게 큰 변화란 말이냐?”

       

        실제로 인간들은 ‘염색’이라고 하던가?

        그것을 이용해 자신들의 털색을 바꾸기도 하지 않던가?

       

        “……그건 그렇습니다 뀨?”

       

        “그래.”

       

        뀨뀨도 내 말을 이해해 준 것 같다.

        그런 것들을 생각해 보면, 털색 좀 바뀌는 정도는 ‘변신’도 아니지.

       

        어쨌든 마법 소녀로 변신했기에, 나는 건물 옥상에서 몸을 날렸다.

        멸천룡으로서의 내 힘은…… 일단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 여왕이 준 ‘마법 소녀로서의 힘’을 사용해 보기로 했다.

        힘을 살짝 내보여서…….

       

        콰아아아아앙!!

       

        “커어억?!”

       

        “음?”

       

        그 순간 내 몸이 빠르게 추락하며 누군가를 깔아뭉갰다.

        ‘하늘을 나는 힘’을 사용해 추락 속도를 줄이려 했는데, 힘의 방향을 잘못 사용해서 추락 속도를 늘려 버린 모양이다.

        처음 사용하는 남의 힘이다 보니, 살짝 실수했다.

       

        나는 게거품을 문 채 바닥에 박혀 버린…… 이름이 ‘암흑 백작’이라고 했던가?

        아무튼 몸이 튼튼한 이놈의 위에서 비켜섰다.

       

        “어…….”

       

        “누…… 구……?”

       

        “어어어?”

       

        마법 소녀들도.

        암흑 차원의 간부들도 두 눈을 크게 뜬 채 나를 바라보는 상황.

       

        “흠.”

       

        잠깐 고민을 하다, 축 처진 암흑 백작을 내려보았다.

        동시에 다시 한번 힘을 끌어모았다.

       

        팟!

       

        투쾅!

       

        “커억?!”

       

        “절망의 기사?!”

       

        내 손에서 날아간 에너지 탄환이 절망의 기사라는 이를 날려 버렸다.

        ‘마나를 뭉쳐서 날리는 힘’을 사용해 봤는데, 생각보다 간단하면서도 쓸 만한 능력이었다.

        역시 능력은 사용법이 간단해야지.

       

        “이놈!”

       

        타다닷!

       

        비명의 마녀라는 이가 핏빛으로 빛나는 ‘대 낫’을 들고 나에게 달려든다.

        나를 향해서 휘둘러지는 낫을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피해내며, 이번에도 ‘마나를 뭉쳐서 날리는 힘’을 손에 모았다.

        그리고 비명의 마녀가 내 옆을 스쳐 지나가는 사이, 손에 모았던 에너지 탄환을 근거리에서 복부에 날렸다.

       

        투콰아앙!

       

        “커어어어억?!!”

       

        콰과광!

       

        ‘이놈들도 생각보다 약하군.’

       

        단순히 마법 소녀라는 이들이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이 차원에 침략한 ‘암흑 차원의 첨병’들도 생각보다 약했다.

        이랬기에 내 예상보다 마법 소녀들이 약했던 것일까?

       

        “누, 누구야?!”

       

        “당신은 누구지?”

       

        “흠.”

       

        마법 소녀들이 나에게 묻는다.

        아직 걸음마도 제대로 못 떼고 있는 어린아이들을 바라보며, 나는 손가락으로 입술을 문지르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아이들을 어찌해야 훌륭한 전사로 키울 수 있을까?

       

        타앗!

       

        “앗?!”

       

        “도망가지 마!”

       

        잠시 고민해 보다, 우선은 몸을 날려 그 자리에서 벗어나는 것을 선택했다.

        이렇게 갑작스러운 만남은 본래 내가 계획한 것도 아니었고, 아이들의 성장을 생각해서도 좋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녀오셨습니까 라나님 뀨!”

       

        “그래.”

       

        저 아래에서 나를 찾는 마법 소녀를 바라보며, 나는 앞으로의 계획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            *            *

       

       

        “그 이후로는 그럭저럭 아이들을 도와주었단다.”

       

        – ㅋㅋㅋㅋㅋ

        – 그래 놓고 이상하게 도와 줬을 거면서!

        – ㅋㅋㅋ

        – ㄹㅇㅋㅋ

        – 이젠 라나님 말 안믿김.

        – ㅋㅋㅋㅋㅋㅋㅋ

        – 또 근육 괴물들 만들어 놓은 거죠?

        – ㅋㅋㅋㅋㅋㅋ

       

        내 말에 시청자들이 채팅으로 농담을 한다.

        그들의 짓궂은 농담에, 나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나름 최선을 다해 도와주었단다. 믿거라.”

       

        – 니예~

        – ㅇㅇㅇㅇㅇ

        – 믿음.

        – 믿어용.

        – 삐진 라나님도 귀여움.

        – ㄱㅇㅇ

        – ㅋㅋㅋㅋㅋㅋ

        – 오구오구

       

        “나 원 참.”

       

        자기들 좋을 대로 떠들고, 나를 놀리기 시작하는 시청자들.

        그 장난꾸러기들을 바라보며, 나는 미소를 지었다.

        어린아이들은 장난이 많은 것이 당연하니까.

       

        – 뭐지? 나 왠지 기분 이상함.

        – 뭔가 라나님이 엄마 같이 느껴짐.

        – 마망…..

        – 아… 엄마 보고 싶다.

        – 오늘 어머니께 전화함.

       

        “자.”

       

        짝!

       

        손뼉을 쳐서 시청자들의 장난을 일축한다.

        그러고는 오늘의 이야기 후반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잠시 고민했다.

        왜 고민을 하냐면…….

       

        “이후로는 대부분이 비슷한 이야기라서, 너희들이 재미있을지 모르겠구나.”

       

        – 비슷한 이야기요?

        – ?

        – ??

        – 어땠길래 그래요?

        – 궁금궁금.

        – 뭔데요?

       

        “다들 궁금해하니…… 하나만 말해 주마.”

       

        그것은 내가 마법 소녀의 앞에 처음 나선 이후로 며칠이 지난 시점이었다.

       

       

        *            *            *

       

       

        “비장의 마법 소녀! 프린세스 조커! 뀨!”

       

        “음?”

       

        오늘도 높은 건물 옥상에서 인간들의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던 나에게, 뀨뀨의 활기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의아한 마음으로 시선을 돌리자, 검은색 토끼 봉제 인형과 비슷한 생김새를 가진 이 세계의 요정.

        뀨뀨가 자신감을 내보이며 말을 이었다.

       

        “라나님의 마법 소녀 이름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떻습니까?”

       

        “괜찮구나. 그걸로 하거라.”

       

        “…….”

       

        내 말에 뀨뀨가 양 볼을 부풀리며 나를 바라본다.

        인간이 양 볼을 부풀리는 것은 ‘삐졌다’라는 표시 중 하나라고 알고 있지만, 요정이 양 볼을 부풀리는 것은 어떤 감정의 표현인지 모르는데……?

       

        “라나님! 전 힘들게 생각한 이름이에요 뀨!”

       

        “음? 그래. 그런데?”

       

        “그런데 어떻게 그런 성의 없는 대답하실 수 있는 겁니까 뀨!”

       

        “음? 딱히 성의 없는 대답하지는 않았다만?”

       

        확실하게 삐졌다는 감정을 보이는 뀨뀨의 모습에, 나는 머릿속에 정보 하나를 기억해 두었다.

        이쪽 세상의 요정들이 볼을 부풀리는 행위는, 스스로가 삐졌다는 것을 표현하는 표정 중 하나다.

        메모메모…….

       

        그렇게 머릿속에 정보를 저장한 후에야 나는 완전히 몸을 옆으로 돌렸다.

        그리고 삐져 있는 뀨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나는 계속해서 네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단다. 절대로 너에게 성의 없는 행동하지 않았지.”

       

        “하지만…… 제가 생각한 마법 소녀 이름을 아무런 의문 없이 받아들이셨잖습니까 뀨!”

       

        “그럴 수밖에 없지.”

       

        왜냐하면 나는 마법 소녀의 이름에 대한 아무런 지식도 없으니까.

       

        본래 ‘질문’과 ‘의문’은, 그 분야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만 생겨나는 것들이다.

        마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에게 ‘마법은 오베스먼트 정화법을 통해 정화한 신비의 힘을 영혼에 휘감는 것이다’라고 말해봤자, ‘왜 정화한 신비의 힘을 영혼에 휘감지? 팔에 휘감는 것이 더 강력하지 않은가?’라는 의문을 생각할 수 있겠는가?

        그냥 ‘아! 그렇구나!’라고만 생각할 것이다.

       

        “나는 너희들이 말하는 ‘마법 소녀’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단다. 심지어 그 ‘이름’에 얽힌 규칙이나 의미에 대해서도 잘 모르지.”

       

        “…….”

       

        “하지만 나의 도우미인 네가 지어 준 이름이지 않으냐? 인간조차 아닌 나에게도 썩 나쁘지 않았고, 너를 믿었기에 바로 수락한 것이란다.”

       

        “라나님…… 뀨!!”

       

        나의 품에 뛰어든 뀨뀨를 꼭 끌어안아 주었다.

        귀여운 녀석…….

       

        그렇게 뀨뀨를 달래준 후.

        다시 인간들의 도시를 바라보았다.

       

        ‘다른 차원의 침략을 받는 것에 비해서…… 상당히 평화롭군.’

       

        플로렌스가 이런 부분에서는 철저한 모양이다.

        이런 철저함을 ‘전사’를 키우는 데 써 줬으면 하지만 말이다.

       

        ‘마침 보이는군.’

       

        도시의 내부를 걸어가는 4명의 인간 암컷들이 보인다.

        플로렌스의 요정들이 선택한 인간들이자, 이 세상을 지키는 일선에 선 전사들.

        마법 소녀들이었다.

       

        모두 같은 형태의 옷(교복)을 입은 채, 먹이(아이스크림)를 먹으며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어찌 보면 아이들다운 모습이었으나, ‘전사’로서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물론 전사라고 평화를 사랑하지 말란 법은 없지만…….’

       

        전사는 평화를 누리면서도, 언제든 방심하지 않는 이들이다.

        적어도 자신의 한계를 느껴, 전사에서 은퇴하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저들의 마음가짐은 내 기준에선 탈락이었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닌, 이 세상의 주인이 선택한 이들이니 감수할 수밖에.’

       

        계약을 했으니, 내가 할 일은 저들이 올바른 전사가 될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 것.

        그리고 요 며칠 동안 저들을 어떻게 성장시킬지 고민도 끝낸 상태였다.

       

        ‘우선은…….’

       

        휴~ 대~ 폰~!

       

        “꺄악!”

       

        “괴물이다!”

       

        때마침 괴인이 나타났다.

        뀨뀨가 ‘휴대폰 괴인’이라고 말한 괴인과, 그 옆에는 얼굴에 거즈를 붙인 암흑 백작이 함께하고 있었다.

       

        “으하하하하! 이번에는 저번처럼 쉽게 당하지 않는다! 마법 소녀!”

       

        “가자 얘들아!”

       

        “그래!”

       

        괴인을 발견한 마법 소녀들이 변신하여 괴인과 싸우기 시작한다.

        괴인과 암흑 백작, 그리고 마법 소녀 4명의 싸움.

       

        “아무리 봐도 이해되지 않는단 말이지?”

       

        분명히 마법 소녀들 쪽이 숫자가 더 많은데, 싸움은 비등비등하게 이루어진다.

        그렇다고 괴인과 암흑 백작의 힘이 더 강하냐고 한다면, 그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 이런 사태가 일어나는 것일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뀨?”

       

        “일단은…… 도와줘야 하겠구나.”

       

        사실 이대로 두어도 마법 소녀들이 이길 것 같았지만, 오늘은 목적이 있었다.

        본래는 내가 일부러 작은 소동을 일으켜서 마법 소녀를 유인하고, 거기서 그녀들을 만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왕 괴인이 나타난 것, 저것을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미라클 매지컬 체인지.”

       

        번쩍!

       

        샤라랑~!

       

        나는 마법 소녀로 변신해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마법 소녀 육성 프로젝트 계획 중이신 드래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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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s Internet Broadc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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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님의 인터넷 방송
Status: Ongoing Author:
Fantasy, martial arts, sci-fi... Those things are usually products of imagination, or even if they do exist, no one can confirm their reality. But what if they were true? The broadcast of Dragon, who has crossed numerous dimensions, is open again today. To tell us his old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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