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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52

       

        

        

       “눈이 또 오나.”

        

        

        

        맨해튼 어퍼이스트 사이드의 펜트하우스, 더 켄트의 아침은 느리고도 선명했다.

        

        자연광을 최대한 맞을 수 있도록 설계된 집이란 사전 설명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들어치는 햇빛이 1도 없다 싶더라니, 아니나 다를까. 바깥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기상하자마자 눈 앞에 자동으로 띄워지는 여러 날씨 정보는 올해의 겨울이 50년만의 강설이라며 연신 대서특필 중이었다.

        

        그리고 오늘, 그런 날씨를 뚫고 잠시 브루클린을 다녀와야 하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쉬기 딱 좋은 날씨인데….”

        

        

        

        물론 자조적인 발언이었다. 다르게 말하면 자신은 오늘 쉬지 못한다는 이야기였고. 그나마 추위를 일절 타지 않는 몸이었기에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지.

        

        그녀에게는 익숙한 모닝 루틴이 있었다. 비록 잠시 머무는 곳이 달라졌다한들 비슷한 편이었다 –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기에 차갑기까지 한 주방으로 향했다. 냉장고 문을 열고는 여러 재료들을 꺼냈다.

        

        목표는 미국식 아침식사라고 하면 누구나가 떠올릴 법한 그것을 만드는 것이었다. 계란과 소시지, 빵, 베이컨…특별한 일이 없다면 아침은 이러한 형태로 시작되었다.

        

        양이 좀 많았다는 점을 제외하면 평범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 모든 걸 전부 다 먹는다는 건 아니었고-

        

        

        

       “아침부터 그런 각박한 표정이라니. 뭔가 싫은 일이라도 잔뜩 있는 표정이네요.”

        

       “…그럼 그렇지.”

        

        

        

        아침식사를 만들고 있으면 불청객이 찾아온다.

        

        이제는 이러한 과정 또한 루틴에 포함되었기에, 근래 시작된 아침일과는 어느새 로렌티나의 자연스러운 합류를 상정한 상태였다. 불청객의 몫으로 놓아진 그릇에 스크램블 에그가 담기는 것이 대화의 물꼬였다.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를 좀 들어보니, 사방팔방에서 정식으로 프로게이머로 계약하자는 러브콜이 오가던 것 같은데. 그런 쪽은 별로 관심없으신지?”

        

       “내년에는 포트 브래그로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 마당이라. 뉴욕에 좀 더 남아있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사람은 자신의 천성을 바꿀 수 없더라고.”

        

       “흐음.”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로렌티나 자신도 최연소 골드 스쿼드론으로 벌써 몇 년씩 복무 중이었고, 기억이 되돌아온 후에도 딱히 복무를 그만두고자 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내 경우엔 델타 포스 소속이었다는 자부심을 느닷없이 강탈당한 것과 다를 바 없었기도 하고….

        

        이 양반은 농담 삼아 매번 해군 특수부대쪽으로 올 생각 없냐고 자주 말하기는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진심은 아니겠지.

        

        아마도.

        

        

        

       “보아하니 오늘 그런 자질구레한 일들을 해결하고 오겠군요.”

        

       “그것도 있고, 구단 방문은 오늘 처음이라…올해 같이 본선에 나갈 사람들의 얼굴 정도는 익혀둬야지. 아는 얼굴이 한둘 쯤은 있을지도 모르고.”

        

       “과거 JTF 소속이라면 있을 수도.”

        

       “…뭐, 그런 걸 보고 가는 건 아니고, 곧 있으면 대회 시작이니 겸사겸사.”

        

        

        

        천장의 센서가 작동하며 외부로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음식 향기.

        

        달칵거리는 소리와 함께 짤막한 식사가 이어지고, 머지않아 끝난다.

        

        

        

       “설거지는 제가 할 테니, 잘 다녀오시고…꼬라지를 보니 오늘도 반팔에 반바지로 가시겠어요, 아주.”

        

       “영하 12도면 여름 수준인데.”

        

       “어련하시겠어요.”

        

        

        

        그리하여 간단하게 양치질만을 하고 나가려고 했으나, 안타깝게도 잔소리쟁이 상어는 날 가만히 놔둘 위인은 아니었다. 끝끝내 달달한 향의 향수까지 몸 이곳저곳에 살짝씩 뿌려지고 나서야 밖으로 나설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지하에 대놓은 차량의 운전석에 몸을 기대자마자 자동으로 시동이 걸렸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퍼 이스트의 종심을 가로질러 퀸즈버러 교각을 건너고, 롱아일랜드 시티에 들어선다. 맨해튼답게 차가 상당히 막히긴 했으나 그마저도 20분에서 30분. 도착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문을 열고 내리자, 차량의 문이 자동으로 닫히더니 사전에 입력된 지하주차장 위치로 자동 주행을 시작했다.

        

        

        

       “생각했던 거랑 좀 다르게 생겼는데.”

        

        

        

        7층 가량의 사옥 건물.

        

        건물 전면에는 Orvital Gaming이라고 쓰인 대형 패널과 그 아래의 로고가 선명하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통유리를 통해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내부 1층은 카페테리아라는 것을 암시하듯 고풍스러운 갈색으로 마감되어 있었다.

        

        데드라인까지는 아직 시간이 꽤나 남았으며, 출입증은 이미 휴대폰에 저장된 상태.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 게이트에 출입증을 찍자마자 시선이 이쪽을 향해 집중되었다.

        

        

        

       “반갑습니다. 어떤 용무 때문에 오셨는지요?”

        

       “로건 블레미스, 오비탈 게이밍 단기계약 선수. 파이널 챔피언십 OT 참석 및 계약 논의, 개인 인터뷰 건으로 왔습니다.”

        

       “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그렇게 얼마간 가만히 있자니 복도를 타고 스멀스멀 풍겨오는 커피 냄새. 그제야 사옥 내부의 전경을 마음 편하게 눈으로 담을 수 있었다.

        

        막내를 만나기 위해서 별다른 생각 없이 파이널 챔피언십으로 향하는 출전권을 거머쥐었고, 그 과정에서 특별히 이것저것 신경쓰지 않은 채 가장 선수에 대한 간섭이 적은 오비탈 게이밍을 찰나의 동반자로 삼았다. 그렇기에 막상 이런 곳에 와본 적은 완전한 처음이었고.

        

        대놓고 주변에 그런 시선을 던지자마자 이어지는 말.

        

        

        

       “바라보는 방향으로 쭉 가면 이용객 및 선수 분들을 위한 카페 및 구내식당이 있습니다. 아직 OT 시작 전이니, 간단히 음료수를 구매하여 가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음료수 종류는 별로 안 좋아해서. 괜찮습니다.”

        

        

        

        물론 외관 상으로는 하루종일 디저트 카페 투어를 다닌다고 하더라도 믿을 것 같았지만.

        

        힐끔 눈동자를 돌려 거울을 보자마자 마주할 수 있었던 이질적인 외모. 몇 개월 뒤 더 유닛에 들어갈 거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순둥한 표정의 본인이 그곳이 있었다.

        

        다시 힐끔. 리셉션 홀에 앉아있는 직원과 눈을 재차 마주한다. 겉으로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사람의 눈동자는 많은 내용들을 내포하고 있다. 좌우로 흔들리는 동공. 처음 들어왔을 때 이미 시선을 마주했음에도 다시금 위아래로 시선을 쓸어내린다.

        

        자신이 머릿속으로 구축했던 이미지와의 마찰로 인해 생긴 혼선이 야기한 당황.

        

        

        

       “…알겠습니다. OT 장소는 7층 대강당입니다. 계약 및 인터뷰 관련 업무는 5층 사무실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OT까지 두 시간.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여 5층 버튼을 누른 뒤 잠시간 기다리자, 문이 열리며 출입 인원을 응대할 수 있는 로비가 가장 먼저 나타난다. 출입증을 제시하고는 잠시간 기다렸을까,

        

        

        

       “로건! 이게 얼마만인가요!”

        

       “한 달은 족히 지났군요.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지난 번, 유진에게 자신들이 살아있음을 알리기 위해 – 그리고 그녀의 군 경력을 살살 암시하기 위해 접촉했던 MC와 다시금 만났다. 비록 인터뷰 장소도 시간도 이전과는 완전히 달랐으나 그리 중요한 건 아니었고.

        

        다과가 산처럼 쌓여있는 인터뷰 룸으로 위치가 바뀐다.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사전 설명을 비롯한 다양한 대화가 오갔다.

        

        

        

       “요즘 근황은 어떤가요? 얼굴이 많이 핀 걸 보니 상당히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것 같은데.”

        

       “아주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다시 봤거든요. 이전에 인터뷰도 같이 진행하셨으니 누구인지는 대강 짐작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아, 그 분이로군요! 로건이 언급했던! 이거 재회를 축하한다고 말해드려야 할지.”

        

       “그 정도면 됐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들.

        

        

        

       “사전에 질문 리스트를 보셨다면 어느 정도 알겠지만, 국내 여론은 당신의 동향에 상당히 관심이 많습니다…만, 대답은 이전과 동일하시겠죠?”

        

       “물론입니다. 이번에 나온 것도 상당히 예외적인 케이스라는 걸 많은 사람들이 이해해줬으면 좋겠지만, 제가 이들을 이해시킬 이유도 없고, 저들 역시 절 이해할 생각은 없겠지요.”

        

        

        

        첫 번째 안건.

        

        펜트하우스를 나오기 전 로렌티나가 언급하였듯이, 앞으로 계속해서 프로게이머로 뛸 생각이 있는지를 묻는 것이었다. 물론 그녀에게 했던 대답과 같이 이와 관련된 생각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예정이었다.

        

        다르게 말하면 내년의 계획은 없다는 소리였다. 아마 오늘 계약이 갱신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이들에게는 청천벽력같은 말이겠지만.

        

        그러나 눈 앞의 이 MC는 일단 그런 부류에는 들어가지 않았고, 그는 마치 강 건너 불구경이라도 하는 것마냥 태연하게 입을 연다.

        

        

        

       “역시 그렇겠군요. 그러면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질문 여쭤보겠습니다. 유진 선수랑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고 들었는데, 과연 이번 파이널 챔피언십에서 맞붙었을 때 어떤 결과를 예측하고 계시는지요?”

        

        

        

        짤막한 정적. 과연 어떤 의도로 한 말일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민감한 질문임에는 틀림없었다. 누가 이길 것인지, 혹은 나중에 만났을 때 봐줄 것인지와 같은 의미가 살짝이나마 내포되어 있었으니.

        

        생각을 끝마치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제가 사력을 다해 싸우지 않는다면 그 녀석이 제 척추를 돌려버릴 거고, 그 반대라면 제가 유진의 목을 꺾어버리겠지요.”

        

        

        

        일절의 가감 없는 발언.

        

        그에 MC는 한 대 맞은 것만 같은 표정을 짓더니, 이내 작게 웃으면서 덧붙였다.

        

        

        

       “아하하, 살벌하군요. 하지만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도 제 역할인만큼…몇 분 뒤에 있을 인터뷰에서는 로건 씨의 해당 발언을 최대한 매끄럽게 문질러보도록 하죠.”

        

        

        

        물론, 잘 되지 않았다.

        

        최소한의 수위로 간신히 억눌러진 로건의 두 번째 발언이 인터넷을 타고 퍼져나가기 6시간 전이었다.

        

        

        그리고-

        

        

        

       

        

        

        

        

        

        

        

        

        

        

        

        

        

        

       “아잇, 진짜. 환장하겠네.”

        

       “인기도 좋아, 우리 유진 씨.”

        

       “아, 이 사람 지난 번에 인터뷰에서 옛날에 면식 있다고 언급했던 그 분 아니에요?”

        

        

        

        오후 일곱 시.

        

        바깥이 새카맣게 물들고, 어슴푸레한 조명 사이를 스산한 냉기가 가득 채울 무렵, 브루클린의 피터 루거 스테이크 하우스는 느닷없이 활기어린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느닷없이 엔그램 단체 채팅방을 통해 보내진 한 인터뷰 영상 때문이었다.

        

        적어도 오늘 정도는 가늘고 길게, 좀 조용하게 넘어가고 싶었건만, 이 양반은 헤어진 지 하루도 되지 않아 느닷없이 내게 빅-똥을 투하하고는 유유히 사라져버렸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허공에 영상을 띄워놓고 재차 확인.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로건의 인터뷰 동영상이었다 – 사실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었다. 선수 인터뷰에서는 흔히, 또는 의례적으로라도 나오는 안건들이었으니까.

        

        굳이 부류를 선택하자면 이는 일종의 심리전이었다. 가령 이런 인터뷰를 통해 라이벌과의 매치 전 상대의 마음을 흔들거나 하는 그런…물론 이 양반이 내게 그런 생각을 품을 이유가 없었다.

        

        그냥, 이 양반은 언급하고 싶어서 언급한 것뿐이었다.

        

        

        

       “…뭘 가만히 웃고만 있어요? 여러분들도 진지하게 받아들일 사안이에요. 이 사람은 절 만나러 오기 전 마주치는 모든 적들을 죄다 회쳐버리고 올라올 수 있는 정신나간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구요.”

        

       “에으….”

        

        

        

        자기랑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처럼 말하기는, 정말.

        

        물론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의 스크림 결과를 통해, 이들이 적어도 진정한 실력자의 반열에 들 수 있다고 여겨지는 파이널 챔피언십 TOP 20에서도 어느 정도 원활한 활동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그 사이에서도 멈출 수 없는 자연재해들이 하나둘씩 있기 마련이었다. 특히 로건을 제외하더라도, 그 아래의 10명은 나도 결코 괄시할 수 없는 실력자들 뿐이었고.

        

        …뭐, 어쨌든. 현재까지 곤란한 건 나 뿐이었다.

        

        그리고-

        

        

        

       “스테이크 나왔습니다. 접시가 굉장히 뜨거우니 조심하시길.”

        

       “우와, 미쳤다…!”

        

       “유진 씨, 이제 잘 먹겠습니다고 말하면 되는 건가요?”

        

       “잉크는 오늘 브루클린에 버리고 갈 테니 조심해서 잘 돌아오시길. 아마 걸어서 1시간 정도면 충분히 올 수 있을 거예요.”

        

       “헉, 전 아무 말 안 했습니다.”

        

        

        

        물론 농담이었다.

        

        불과 며칠 전에도 왔지만, 허기를 자극하다 못해 비강을 직접적으로 파헤치는 듯한 진한 육향과 노릇노릇한 고기 냄새는 여전히 참기 힘들었다.

        

        아무튼 그건 둘째치고, 나는 주는 대로 잘 먹으니 상관없지만, 이들은 또 어떨지나 모르겠네.

        

        

        

       “다들 음식은 입에 잘 맞나요?”

        

       “이미 다들 며칠 전부터 코리아타운을 쏘다니고 있어요. 한 5일 정도 뷔페식만 먹으니 속이 울렁거려서….”

        

       “다행히 공용 주방은 저희들밖에 안 쓰더라구요. 맛있는 것만 잔뜩 먹고 귀국할 줄 알았는데, 이러다가 자취 고수 되서 한국으로 돌아가게 생겼어요, 아주. 안 그래도 한국 식재료들 가격 꽤 비싸든데.”

        

        

        

        그렇게 짤막한 웃음.

        

        하지만 다들 입가에 한 점씩 고기를 집어넣자마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감탄하기 바빴다. 단체로 끌고 온 보람이 있다. 나 역시도 식사를 개시했으며, 다행히도 이곳은 얼마 전에 한 번 왔다고 해서 감동이 사그라드는 곳은 아닌 듯했다.

        

        여하간, 식사 중이었지만 몇 가지 안내할 사항들이 있었다.

        

        

        

       “다음 주부터는 이렇게 지내기 어려울테니 다들 마음 단단히 먹어요. 메디슨 스퀘어 가든을 뺀질나게 드나들면서 파이널 챔피언십 듀오, 그리고 스쿼드 경기에서 배울 점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할 테니까.”

        

       “물론이죠. 중점 사항은 역시 스킬 운용법인가요?”

        

       “그렇습니다. 월요일 오후 7시부터 경기가 시작되니, 분석 자체는 화요일부터 시작되겠지요.”

        

        

        

        당연하게도, 팀과 팀이 맞붙는 것은 솔로 경기와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전자는 통솔력과 분대장의 현장 판단력 등에서도 승패가 한순간에 갈릴 수 있지만, 후자는 온전히 개개인의 실력과 판단에 의존해야 하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울 수 있는 것은 상당히 존재한다 – 물론 어떤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내려야만 하는지가 아니라, 스킬의 활용법에 대해서였다.

        

        

        

       “여러분들은 거기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스킬을 사용하면 좋은지를 간단하게 배우시길 바랍니다. 그보다도 훨씬 고차원적이고 트리키한 응용 방법은 전부 제가 알려드릴 예정이니까요.”

        

       “와, 진짜 개멋있어.”

        

       “그리고 이 모든 스케줄은 하모니도 같이 합니다.”

        

       “네!?”

        

        

        

        느닷없이 하모니를 향해 튀는 불똥. !과 ?의 표정이 적당히 섞여 경악이 되었고, 그것이 나를 향한다.

        

        하지만 나는 이번 파이널 챔피언십에서 하모니라는 훌륭한 인적 자원을 가만히 놔둘 생각이 없었다. 소규모 스크림 및 연습 경기에서의 숫자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기도 하고, 아무런 것도 하지 않는다면 사실 하모니는 이번 여행에서 딱히 할 게 없었기에.

        

        게다가 다크 존 파트너 스트리머의 실력이 좋아지면 좋은 거지, 딱히 나쁜 것도 아니기도 하며 – 무엇보다도, 나와 다이스, 잉크, 미카엘, 갬빗에 민아까지 끼면 토탈 여섯 명. 3 : 3이나 1 : 1 페어링 세 쌍을 만들어 연습할 수도 있단 소리였다.

        

        어쨌든 대외적인 이유는 그러했으며, 상황 여하에 따라 이는 언제든지 취소될 수 있었다.

        

        

        

       “설마 뉴욕까지 와서 아무 것도 안 하리라고 생각한 건 아니죠?”

        

       “…네, 뭐어. 그럴 것 같았어요.”

        

       “그래도 숙소에 남겨져있거나 별도로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같이 다니는 게 더 재밌을 거예요.”

        

        

        

        그렇게 말하며 위로하듯 꼬리로 등을 살살 어루만져주자, 금세 또 좋다고 표정이 바뀐다.

        

        그 후 딱히 할 말은 없었다.

        

        그저 이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간단히 격려사를 입에 담았을 뿐.

        

        

        

       “기왕 미국까지 왔으니 잘 해봅시다. 여러분들을 실망시킬 일은 없을 거라고 장담하지요.”

        

        

        

        다행스럽게도, 이들은 그 정도에도 고개를 끄덕이고는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밤이 깊어간다.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앞날이 막 출범하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인터뷰가 너무 살벌한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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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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