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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52

        프린세스 다이아가 나에게 활을 겨눈다.

        아니. 활처럼 생겼으나, 활은 아니었다.

        활이라기보다는…….

       

        ‘활처럼 생긴 투석기처럼 생겼군.’

       

        탄성이 있는 끈을 이용해 돌을 날리는 인간의 무기라고 있는데, 그것을 닮았다.

        다른 이름으로는 ‘새총’이라고도 불렀던 것 같은데…….

       

        “다이아 슛!”

       

        피이이잉!

       

        내가 그런 생각하는 사이, 다이아의 활(?)에서 에너지 탄환이 발사된다.

        정확히 8갈래로 갈라진 에너지 탄환이 어지러이 휘어지며, 나를 향해 날아온다.

        그것들을 향해, 나는 ‘침묵’ 마법을 건 다이어리를 휘둘렀다.

       

        휘휘휘휘휘휘휙휙!

       

        터터터터텅!!

       

        “?!”

       

        “에에에엑?!”

       

        “저게 말이 돼?!”

       

        겨우 이 정도에 놀라면 안 되는데?

       

        작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인다.

        그러자 내 머리 위로 프린세스 스페이드의 발이 스쳐 지나간다.

       

        “큭?! 어떻게……?!”

       

        “기습을 하려거든, 기척은 죽였어야지.”

       

        근접전은 내 특기가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예외를 두기로 했다.

       

        텁!

       

        “큭?!”

       

        “이렇게였던가?”

       

        나에게 휘둘러지는 프린세스 스페이드의 주먹을 피하며, 그녀의 팔을 잡는다.

        그리고 휘두르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팔을 꺾었다.

        내가 예전에 관찰한 인간들의 무술 중에서 하나를 시험해 본 것이었는데…….

       

        뚜두둑!

       

        “꺄아악!”

       

        “이런.”

       

        효과가 너무 좋았다.

        부러진 팔을 부여잡으며 비명을 지르는 프린세스 스페이드.

       

        “스페이드!”

       

        피이이이이잉!

       

        “흠.”

       

        다시 나에게 날아오는 프린세스 다이아의 화살을 피해 몸을 날린다.

        그러는 사이, 재빨리 달려온 프린세스 클로버가 프린세스 스페이드의 부러진 팔에 마법을 사용했다.

       

        “괜찮으세요 스페이드?”

       

        “큭! 고마워 클로버.”

       

        치유 마법이었는지, 부러졌던 프린세스 스페이드의 팔이 회복된다.

        그렇게 회복된 프린세스 스페이드가 다시금 나에게 집중한다.

       

        “전위, 후위, 보조…… 안정적인 구성이군.”

       

        그렇다면 프린세스 하트는 어떤 역할이려나?

        내가 고민하는 사이, 바닥에서 튀어나온 빛의 사슬이 내 다리를 휘감았다.

       

        “잡았어!”

       

        “잘했어 하트!”

       

        ‘이쪽도 보조인가?’

       

        다만 치유와 보호 쪽에 특화된 프린세스 클로버와는 달리, 프린세스 하트는 적을 교란하고 약화하는 방식의 보조에 특화된 것으로 보였다.

        구성 자체는 정석적이었다.

       

        “넘치는 우정의 힘으로! 스페이드 플래시!”

       

        “빛나는 정의로 심판한다! 다이아 플래시!”

       

        내가 포박된 사이, 강력한 일격을 시전하는 프린세스 스페이드와 프린세스 다이아.

        내 두 발을 묶었으니, 이것으로 내가 피하거나 도망칠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겠지.

       

        “끝이다!”

       

        “……후우~!”

       

        너무나도 짧은 판단에, 나는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겨우 이 정도에 내가 꼼짝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다니?

        앞서서 보여 준 내 실력을 생각해 볼 때, 이 정도 속박이 소용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못 하는 것인가?

       

        ‘아니면…… 도박에 몸을 맡겨야 한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르겠군.’

       

        그리고 그거야말로 ‘전사’로서 멍청한 짓이다.

       

        펄럭!

       

        플로렌스가 준 ‘매지컬 다이어리’를 펼친다.

        단, 이번에는 각종 마법 소녀의 마법이 적혀 있는 페이지가 아니라 전혀 다른 페이지를 펼쳤다.

        마법 소녀의 복장 그림과, 그것을 설명하는 글귀가 적힌 페이지.

       

        “주문이…… 이건가? 미라클 매지컬 드레스 업.”

       

        ‘여왕의 주문은 역시 특이하다’라고 생각할 때쯤, 다이어리에서 빛이 튀어나오며 나의 몸을 휘감는다.

        그리고 그 빛 아래에서, 본래 내가 입고 있었던 마법 소녀 복장이 변화한다.

       

        콰과과광!

       

        그 직후, 나의 몸에 마법 소녀의 공격이 적중했다.

        하나하나가 상당한 힘이 담겨 있는 일격들.

       

        “허억! 허억!”

       

        “해치웠나?”

       

        철컥!

       

        안타깝게도, 나는 해치워지지 않았다.

        연기가 걷히며, 건재한 나의 모습이 밖으로 드러난다.

       

        “이럴 수가…….”

       

        “저게 뭐야?”

       

        “모습이 바뀌었어?!”

       

        천 옷을 입었던 이전과는 달리, 지금의 나는 철로 이루어진 중갑옷을 입고 있었다.

        다이어리에 쓰인 플로렌스의 아이디어에 의하면, 방어력을 극대화한 마법 소녀 형태라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듯, 마법 소녀로서의 모든 힘이 방어력에 집중되어 있었다.

       

        ‘다만…… 이해가 안 되는군.’

       

        문제는 ‘갑옷’임에도 불구하고, 팔과 다리, 목, 배와 옆구리 등이 훤히 드러나는 디자인이었다.

        물론 특수한 마법에 의해 전신이 보호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럴 거라면 왜 ‘갑옷’을 입혔을까?

       

        ‘갑옷이라는 것은 인간이 몸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 의복이 아닌가?’

       

        여왕의 생각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 생각을 털어낸다.

        그러고는 멍하니 나를 바라보는 마법 소녀를 바라보며, 천천히 오른손을 들었다.

       

        “내 차례군.”

       

       

        *            *            *

       

       

        – 와씨. 폼체인지 실화냐?

        – 아닠ㅋㅋㅋㅋ

        – 여기서 폼체인지가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넼ㅋㅋㅋㅋ

        – 라이더~!

        – ㅋㅋㅋㅋㅋㅋㅋㅋ

       

        “폼체인지. 그러고 보니, 여왕의 다이어리에서도 그런 용어를 본 기억이 나는구나.”

       

        특정 분야에 특화된 마법 소녀의 형태를 몇 가지 지정해 두고, 필요에 따라 각 형태를 오고 가며 싸우는 마법 소녀.

        여왕의 다이어리에서는 그것에 대한 아이디어와 고민에 대한 기록이 존재했다.

       

        – 그런데 왜 그쪽 마법 소녀들은 폼체인지 안 해요?

        – ?

        – 왜 걔네들은 안 했나요?

        – ㄹㅇㅋㅋ

        – ㅋㅋㅋㅋㅋ

        – 진짜 궁금하네.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법 소녀로 변신하는 것은, 말하자면 육체를 급격하게 변형시키는 것과 비슷하다.

        심지어 마법 소녀는 초월자의 초월 조각을 다루는 형태이고, 그 형태로 변신하는 것은 필멸자다.

        그것도 단련된 필멸자가 아닌, 그냥 어린아이인 것이다.

       

        “한 번 변신할 때마다 큰 부담되는 것이지.”

       

        그런데 여왕이 구상한 ‘폼체인지’는, 기본적으로 여러 번의 변신을 상정한 형태다.

        즉…….

       

        “일반적인 필멸자의 육체가 버틸 수 없다는 소리다.”

       

        단련하지 않은 어린아이들은 하루에 한 번…… 무리하면 두 번.

        단련한 필멸자라도 하루에 세 번 이상은 힘들다.

       

        하지만 ‘폼체인지’는 기본적으로 한 번의 싸움에서 세 번의 변신을 필요로 한다.

        기본폼, 방어폼, 공격폼.

        거기에 상황에 따라 변신이 더 늘어날 수 있다.

       

        – 허미.

        – 그건 그러네.

        – 그냥 무장을 바꾸는 방식은 안 되나요?

        – 폼체인지도 어렵구나.

        – ㅋㅋㅋㅋㅋ

       

        “마법 소녀로서의 변신은, 일반적인 필멸자의 육체를 초월자의 초월 조각을 사용하기 쉬운 형태로 변형하는 것에 가깝단다.”

       

        그리고 어떻게 변형하냐에 따라, 초월 조각이 발현하는 힘의 형태가 바뀐다.

       

        “프린세스 스페이드가 근접 공격 형태의 능력을 사용하고, 프린세스 다이아가 원거리 공격 형태의 능력을 사용했듯이 말이다.”

       

        – 아.

        – 그렇구나.

        – 호옹이.

        – 난 이해가 안 됨.

        – ㅋㅋ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

       

        내가 최대한 이해하기 쉽도록 이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해를 못 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에게 어떻게 설명해 주어야 할지 고민할 때였다.

       

        띠링!

       

        {‘공룡화’님의 포인트 메시지 – 쉽게 말해서, 폼체인지 할 때마다 캐릭터를 바꾼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혼자 레이드 뛰는데, 상황에 따라서 본캐에서 부캐1, 부캐2로 바꿔서 플레이하는 겁니다.}

       

        – 아하!

        – 고마워요 스피드웨건!

        – 캬~! 설명 좋았다!

       

        “음.”

       

        그동안 거의 본 적이 없었던 포인트 도네이션이 나의 역할을 도와주었다.

        고마운 일이로군.

       

        ‘공룡화’라는 시청자의 도움으로, 이해를 못 하던 이들까지 모두 이해를 완료했다.

        그렇기에 나는 다시금 이야기를 시작했다.

       

       

        *            *            *

       

       

        미라클 매지컬 드레스 업 – 쿵푸 소녀.

        ‘매지컬 다이어리’에 적힌 근접전 전용 마법 소녀 형태로 변한 나는, 쥐고 있던 프린세스 하트의 팔을 놓았다.

       

        쿠당탕!

       

        “큭!”

       

        “흠.”

       

        반항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은 마법 소녀들이 몸을 떤다.

        그런 마법 소녀를 바라보며, 나는 한숨과 함께 팔짱을 꼈다.

       

        ‘갈 길이 멀겠군.’

       

        몇몇 부분에서는 봐줄 만하지만 전체적으로 마법 소녀의 수준은 내 기대 이하였다.

        이미 예상한 부분이었지만, 혹시나 직접 힘을 맞대어보면 혹시 다른 점이 보일까 싶어서 직접 실력을 보려 한 것인데…….

       

        ‘적어도 갓 독립한 청년 정도라고 생각했건만…… 이제 막 걸음마를 떼고 사냥놀이를 시작한 새끼 수준이라니.’

       

        어쩔 수 없지.

        이렇게 된 이상, 이들의 조력 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짜는 수밖에 없다.

        본래 짜놓은 계획에, 이들의 수준에 맞춰서 난이도를 다시 조정하면…….

       

        턱!

       

        “음?”

       

        “큭! 아직…… 우리는…… 지지…… 않…….”

       

        “…….”

       

        나는 내 발목을 붙잡은 채 형형한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보는 프린세스 하트를 내려보았다.

        몸은 한계를 맞이하여 덜덜 떨리고 있었으나, 그 눈빛을 아직 빛을 잃지 않고 나를 향해 투쟁심을 불태운다.

        저 불굴의 의지가 바로, 내가 이들에게서 그나마 좋게 평가한 것들 중 하나다.

       

        ‘그래. 무리를 지키는 전사라면, 저런 의지가 있어야지.’

       

        무리에서 ‘전사’가 가지는 의미는, 무리를 지켜 조금이라도 더 많은 무리 구성원이 살아남도록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기 목숨을 희생하는 경우도 나올 수 있겠으나, 상황에 따라서는 더 많은 무리 구성원을 지키기 위해 자기 목숨을 살려야 하는 경우도 나오겠지.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의지’다.

        필요할 경우, 자기 목숨조차 희생할 수 있는 강렬한 의지.

        그것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무리 생활’을 하는 이들일 경우에 한한다.

        나처럼 무리를 짓지 않는 생물이 저런 ‘투쟁심’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

        나는 바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을 것이다.

        독립 생활하는 존재는, 기본적으로 겁이 많아야 오래 살아남으니까.

       

        “너희들은 이미 패배했다.”

       

        나는 프린세스 하트의 손에서 발목을 빼내며 말했다.

        그런 내 말에, 프린세스 하트가 버럭 소리 질렀다.

       

        “아니야! 난…… 우리는 아직…… 지지 않았어!”

       

        “아니. 너희들은 졌다.”

       

        아무리 부정한들, 이들이 패배한 것은 사실이다.

        나는 그 사실을 이들에게 주지시켰다.

       

        “큭!”

       

        “흑!”

       

        “엄마…….”

       

        “…….”

       

        분한 듯 눈물을 글썽거리는 마법 소녀들.

        그런 그녀들을 바라보는 사이, 근처에 숨어 있었던 마법 소녀의 파트너 요정들이 날아왔다.

       

        “친구들을 놔줘라 냥!”

       

        “저리 가라 멍!”

       

        “음?”

       

        어느새 ‘고양이’, ‘개’, ‘새’, ‘돌고래’의 봉제 인형과 닮은 형태를 가진 요정들이 내 앞을 막아섰다.

        각자 팔다리를 활짝 편 채, 그 작은 몸으로 나에게서 마법 소녀를 가리려 노력하고 있었다.

       

        “같은 마법 소녀잖아요 짹!”

       

        “왜 마법 소녀가 마법 소녀를 공격하는 것이냐 퐁!”

       

        “음…….”

       

        내가 먼저 공격을 한 것은 맞지.

        맞는 말이었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내가 먼저 공격한 이유는, 어디까지나 이들의 정확한 실력을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게다가 이렇게 심하게 할 생각도 없었다.

        그냥 적당히, 살살 할 생각이었다.

       

        ‘약한 주제에, 나에게 그렇게 죽도록 덤빌 줄은 몰랐지.’

       

        적당히 상대하다가, 도저히 상대가 안 될 것 같으면 도망쳐야 하는 게 아닌가?

        내가 ‘암흑 차원의 첨병’이었다면 모르겠으나, 일단 나는 같은 ‘마법 소녀’이지 않던가?

        도망쳐도 문제는 없었을 텐데?

       

        ‘생각해 봐야 소용없겠지.’

       

        “다 끝났나요 뀨?”

       

        “그래.”

       

        모든 테스트가 끝났음을 깨달은 듯, 숨어 있던 뀨뀨가 내 옆에 나타난다.

        갑자기 나타난 뀨뀨의 모습에 모두가 놀라는 사이, 나는 뀨뀨와 함께 몸을 돌렸다.

       

        “기, 기다려!”

       

        “도망치려는 거냐!”

       

        뒤에서 마법 소녀들이 나에게 소리친다.

        그들의 목소리에, 나는 뒤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에휴~!”

       

        “?!”

       

        “!!”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대로 떠났다.

        앞으로 골치 아프겠다는 생각을 하며.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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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s Internet Broadc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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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님의 인터넷 방송
Status: Ongoing Author:
Fantasy, martial arts, sci-fi... Those things are usually products of imagination, or even if they do exist, no one can confirm their reality. But what if they were true? The broadcast of Dragon, who has crossed numerous dimensions, is open again today. To tell us his old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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