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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53

       ㅁ“하아……”

         

       후우.

       어휴 시발.

       못 해 먹겠네.

       

       탑 내부에 준비된 널찍한 소파 위.

       매우 비싼 재질로 만들었는지 불편한 것 하나 없이 푹신푹신 말랑말랑.

         

       유세하는 그곳에 축 늘어진 빨랫감처럼 몸을 눕혔다.

       다크서클이 내려앉은 눈덩이를 손바닥으로 비비적거렸다.

       피로가 쌓인 걸 보여주듯 몸 여기저기에서 작은 비명이 터져 나왔다.

         

       이럴 때일수록 고효율의 힐링이 필요한 법.

         

       다행히 유세하의 옆에는 그저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존재가 앉아있었다.

         

       말 그대로 천사.

       복슬복슬 검은 털 뭉치.

         

       “므아아, 세하야 괜찮아?”

         

       바로 마하나였다.

       살랑거리는 2개의 꼬리를 가진 귀여운 묘인족 소녀.

         

       유세하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몸을 일으키며, ‘읏차~’하고 그녀의 겨드랑이에 손을 집어넣었다.

         

       자연스럽게 위로 번쩍!

         

       “므아~”

         

       너무나도 익숙한 행동.

       마하나 또한 양팔을 위로 올리며 거부하지 않았다.

         

       폭.

         

       마지막으로 무릎위에 안착.

         

       그녀를 조심히 끌어안은 유세하는 보드라운 감촉에 헤벌쭉 미소 지었다.

         

       겸사겸사 말랑말랑한 고양이귀도 만지작거렸다.

         

       “흐흐…”

       “므아아~”

         

       추가로 정수리 내음까지 킁킁.

       잘 말린 보리싹 냄새에 더해서,

       <교단>에서 지원해 준 고오급 샴푸의 내음이 뒤섞여 좋은 향을 터트렸다.

       말 그대로 최강의 꼬순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약 1분 정도 그러고 있었을까.

       또 다른 싱그러운 향이 코를 스쳤다.

         

       “요, 용아아…”

       “아, 주나용 왔어?”

       “용으응.”

         

       정체는 바로 주나용.

         

       주나용은 마하나를 향해 너무나도 부럽다는 눈빛을 보냈다.

       그 시선을 눈치챈 유세하는 피식 웃으며 그녀를 옆에 앉혔다.

       그리곤 둘 다 공평하게 정수리를 쓸어주었다.

         

       “므아아~”

       “용아아~”

         

       용므아아한 소리를 듣는 유세하.

       마지막 하모니의 허전함을 느끼며 넌지시 물었다.

         

       “문보라는 아직 멀었나?”

       “응, 마리 선배 성급 시험 도와주고 있어.”

       “마리 선배 시험 종류가 분명…레이싱카였지?”

       “응, 가상으로 구현되는 자동차 위에서 1등 하기. 근데 마리 선배 운전 감각이 최악이잖아? 벌써 9번째 낙방이야.”

       “므아아~선배는 전반적으로 몸 쓰는데 재능이 없는 것 같아. 춤도 가장 늦게 합격했고…약간 반응이 좀 둔하다고 해야 하나.”

       “신기하네. 헬기는 잘 조종하면서 차는 안된다니…뭐, 그래도 오늘 안에는 2개(★)는 올리시지 않을까?”

         

       주나용의 말에, 유세하는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유세하 일행이 <신탁의 탑>에 들어온 지 벌써 한 달 하고도 2주가 지났다.

         

       미리 시간 빌게이츠 짓을 했기에,

       현실은 1초도 흐르지 않은 이 상황.

         

       가장 먼저 들어가 선택받은 시험은 모두 예상했듯 춤이었다.

         

       ‘…쉽지 않았지.’

         

       한 사람당 최소 4개 이상의 춤을 각각 20분 이상씩 춰야 했다.

       그것도 그냥이 아닌 정말 잘 춰야 했고,

       중간중간 애교나 윙크도 해야 해서 여간 곤욕인 게 아니었다.

         

       여기에 각자에게 내려진 춤의 종류도 제각각이었기에, 모두 합격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그렇기에 안도의 한마디.

         

       “문보라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동감. 보라 없었으면 몇 개월은 더 걸렸겠지?”

        “…진짜 춤 잘 추더라. 가르치기도 잘하고.”

         

       3일 만에, 춤 시험에 합격해 버린 문보라.

         

       그 이후로 요리조리 돌아다니며 일행에게 춤을 알려주고, 합격에 중요한 애교도 가르쳐주었다.

         

       아침, 점심, 저녁 시간대로 약 5시간 이상씩 매일매일 수업과 가르침.

         

       유세하는 확신했다.

         

       문보라가 없었으면 진작에 포기하고 도망쳤을 거라고.

         

       추가로 예상외의 인물도 큰 도움이 되었다.

         

       “후후!”

        “성녀 등장!”

         

       바로 나츠와 유리.

       최마리가 물자를 나를 때 안으로 들어온 두 사람.

       치어리더 복을 입은 둘은, 능숙하게 춤을 추며 합격의 길까지 이끌어 주었다.

         

       솔직히 말해서 엄청나게 놀랐다.

       이제 겨우 10살 먹은 잼민이들이 저리 잘 출 줄은…

       다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복선은 있었다.

         

       ‘…맨날 등장할 때마다 보이는 율동.’

         

       서로 손을 잡고 빙글빙글.

       겉보기에는 그저 애들 장난 같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춤에 일가견이 있기에 가능한 행동이었다.

         

       추가로 자기들이 직접 별을 올렸다고 넌지시 말했던 과거의 대화.

       그것이 사실로 판명 나는 순간이었다.

         

       “띵동! 우리는 태생 5★이지만, 이중 별 2개는 자력으로 올렸다!”

        “도킹! 올렸다!”

         

       아무튼, 잡설이 길었지만.

         

       세 명이, 리드하듯 가르친 덕분에 우여곡절 끝에 전원 1개의 ★을 올리는 데 성공하였다.

         

       물론, 유세하로서는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시간이었지만 말이다.

         

       “므아아, 진짜 문제는 두 번째였지.”

         

       마하나의 중얼거림.

       주나용은 PTSD가 왔다는 듯 몸을 떨었다.

       튀어나온 용 꼬리도 부르르.

         

       “용으윽…생각만 해도 끔찍했어.”

       “나용이는 분명…테트리스였지?”

       “응.”

         

       ‘테트리스.’

         

       듣기에는 쉬워 보이는 단어.

       하지만 시험으로 직행하면, 수준이 달라졌다.

       손가락만 딸칵하면 되는 게 아닌 직접 발로 뛰어야 하는 살인적인 경기로 변했으니까.

         

       “설마, 진짜 하늘에서 떨어지는 돌덩이들을 붙잡아서 연결해야 한다니. <용화> 버프가 없었으면 내가 짓눌렸을 거야. 마하나 너는 강화 시뮬레이션이었나?”

         

       “므아아, 응. 장비 하나를 직접 제련해서 +12강 만들기 임무…이것도 감을 못 잡아서 어려웠어.”

       

        “그거 도대체 어떻게 성공한 거야?”

         

       “나중에 가니 하도 실패를 많이 해서 소리로 미리 간파할 수 있더라고. 어딜 두들기면 깨질지 아닐지, 그래서 최대한 그쪽을 피해서 도전했어.”

         

       그렇게 무려 3주나 걸렸다고 설명하는 마하나.

         

       반면, 유세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그는 첫 번째 시험과 다르게 두 번째 시험은 수월하게 깼다.

         

       지금 피곤한 것도 첫 번째 춤을 연습하는 데의 피로인 거지.

         

       두 번째와는 크게 상관없었다.

         

       “……”

         

       유세하에게 주어진 두 번째 시험.

       <과거의 통로>를 탈출하라는 보기 드문 특수한 임무였다.

         

       수락하면, 일직선으로 이어진 동굴로 이동.

       그곳을 흔들리지 않고 지나가면 되는 거였다.

         

       들어보면 알겠지만, 과거 <토주원>이 있는 시련.

         

       길목, 중간에 있던 악몽의 숲과 흡사한 시험이었다.

         

       실제로도 내용도 얼추 비슷했었다.

         

       ‘…물론.’

         

       조금도 예상하지 못한 얼굴을 그곳에서 보기는 했지만 말이다.

         

       *

         

       죽었던 형들과 아버지가 나오는 장면을 대충 무시하며 전진.

       미로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느끼던 그때였다.

         

       우뚝.

         

       유세하는 자리에서 멈추어 섰다.

       자욱하게 퍼진 안개 넘어 한 사내가 등을 돌린 채 멀찌감치 서 있었다.

         

       검은빛이 감도는 낡은 무복을 입은 사내.

       긴 꽁지머리를 묶어 내린 그의 전신은 피 칠갑이었다.

         

       사내가 기척을 느꼈는지 몸을 돌렸다.

       자연스럽게 시선을 마주쳤다.

         

       “……”

        “……”

         

       분명 낯설 수밖에 없는 타인의 얼굴.

       그러나 어색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유세하는 저 사내를 잘 알고 있었으니까.

       사내 또한 유세하를 잘 알고 있었다.

         

       ―…잡아! 저놈을 죽여!

       ―언젠간 세상에 해가 될 놈이다. 지금 죽여야 해!

       ―천살성(天殺星)이다!

         

       징다람때 한번 떠올렸던 과거의 단편.

       제대로 된 기억조차 남기지 못한 멀고도 먼 과거의 조각.

         

       유세하는 다시금 확신했다.

       눈앞의 이 남자.

       기억 속에서 도망치며, 다가오는 이들을 찢어 죽인 주인공이 바로 이 사내라고.

         

       유세하는 사내의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그러나 마치 한 몸이었던 것처럼 누구보다 그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둘은 한동안 말없이 바라보았다.

       잠시 뒤, 유세하는 천천히 사내를 향해 걸어 나갔다.

         

       유세하가 가진 무의 재능에 대한 가장 큰 지분을 가진 존재이자 원인.

         

       천살성(天殺星)의 업을 가진 남자.

         

       또한,

         

       유세하가 기억하는 한 가장 처음이자 최초의 기억.

         

       흔히, 전생이라고 할 법한 존재를 향해서 말이다.

         

       *

         

       “므아아, 세하야?”

       “음?”

       

       유세하는 귓가에 들려오는 말에, 상념에서 벗어났다.

       시선을 내리자, 마하나, 주나용.

         

       자신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둘이 올려다보고 있었다.

       똘망똘망한 눈빛은 걱정이 한 가득이었다.

         

       “므아아, 괜찮아?”

       “…무슨 문제 있는 건 아니지?”

       “아, 아니야. 그냥 잠시 옛 생각이 나서.”

         

       둘의 갸우뚱에도, 웃기만 하는 유세하.

         

       곧 귓가로 ‘마우우!!!’하고 크게 환호하는 최마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반응을 보아하니 마침내 2번째 시험에 합격한 모양이다.

         

       그것을 증명하듯 모두의 앞에 <정보창>이 하나 갱신되었다.

         

       [‘신탁의 탑’의 참가자 전원이 2★을 올리는 데 성공합니다.]

       [더는 시험을 받을 수 없습니다. 퇴장용 게이트가 생성됩니다.]

         

       성녀가키가 말했던 것처럼.

       <신탁의 탑>은 기본적으로 2개의 별을 올리는 게 최대였다.

       따라서 지금 짐을 싸고 내려가는 게 맞았다.

         

       ‘그래 기본적으로 말이다.’

         

       -하지만! 2개 이상 올리면 생기는 특수한 이벤트가 있다. 그것에 따라서 최대 3개까지 올릴 수 있다.

         

       당당히 소리쳤던 나츠의 말.

       그것이 지금 눈앞에 나타났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1분 뒤에 한편 더 올라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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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사기급 먼치킨 5★ 캐릭터가 되었다
Score 6.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Gonis Archive Life》 ‘GAL’ for short. I found myself possessed into the world of this game. Not only that, but I became a 5★ character from the very start, The only male character with ridiculously OP abi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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