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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54

       쿠구구구-!!!

         

       하늘 위, 거대한 소음과 함께 무엇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놀란 마하나와 주나용이 턱을 뺀 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세, 세하야 저게 도대체…?”

       “요, 용아아?”

         

       유세하는 귀엽다는 듯 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대답했다.

         

       “저게 바로 나츠가 말했던 특수 기믹이야.”

       “므아아? 아! 그, 분명 조건을 충족하면 나온다는?”

       “응, 정확하게는 단체 성급 시험이야.”

       “다, 단체 성급?”

         

       유세하의 설명을 보충하듯, 큼지막한 <정보창>이 모두에게 갱신됐다.

         

       띠링-!

         

       [포기하지 않고 두 번째 시험까지 합격한 도전자들을 향해 탑이 새로운 기회를 줄려 합니다.]

       [‘단체용 시험’이 주어집니다. 미공략 층 일부가 오픈됩니다.]

       [‘탑의 관리자’와 만날 기회는 주어집니다. 시험을 모두 합격할 경우 한 개의 ★을 더 받을 수 있습니다.]

         

       지이잉-!

         

       곧, 하늘 위로 방대한 마력이 요동쳤다.

       직후 나타나는 거대한 문.

         

       흔히 <미공략> 층이라고 말하는 히든 장소로 가는 문이었다.

         

       유세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직도 놀란 채 ‘므아아, 용아아…’거리는 둘의 등을 토닥였다.

         

       “자, 자 정신 차리고 슬슬 준비하자고.”

       “므아아? 무슨 준비?”

       “당연히 저거 공략이지.”

         

       빙그레 웃는 유세하.

       요리조리 목을 돌렸다.

         

       “주나용.”

       “용아아?”

       “문보라랑 최마리 선배 좀 불러줄래?”

         

       마지막 ★을 쟁취할 회의를 시작할 거야.

         

       *

         

       잠시 뒤.

       전원 집합.

         

       유세하는 모두를 보며 아는 범주 내에서 설명했다.

       묵묵히 듣던 문보라가 작게 손을 들었다.

         

       “말씀하는 거 보니…세하는 이것까지 고려하셨던 거군요.”

       “응, 최대 3개까지 별을 올리는 것. 그것이 내 목표야.”

         

       물론, 뭐…

       한 가지 더 있기는 하다.

         

       ‘모든 시험을 다 치르고 나면 확인해 볼 수 있는 그것.’

         

       다만, 이건 일행에게 말할 수 없는 분류다.

       오로지 ‘고스라’의 지도관이었던 자신만이 확인할 수 있는 거니까.

         

       덤으로 실제로 이 세상에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없는 거라 구태여 말할 필요는 없었다.

         

       “…그럼, 단체 성급도 계속해서 도전이 가능한 건가요?”

       “아니, 이번 시험은 탑에서 내려주는 시련이라서 한번 실패하면 끝이야.”

       “그거 말고는 치명적인 페널티는…?”

       “없어. 애초에 <신탁의 탑>은 이미 공략이 모두 완료된 층. 위험 같은 게 존재하지는 않아. 그나마 뽑자면 다시는 도전 할 수 없다는 건데…어차피 우리는 한번 들어왔던 몸이라 자동으로 출입 금지가 되거든.”

       

       유세하의 말이 끝나자,

       주나용이 두 눈을 빛내며 번쩍 손을 올렸다.

       초롱초롱한 초록색 동공이 별빛처럼 빛났다.

         

       “뭐야, 뭐야! 들으면 들을수록 메리트밖에 없잖아? 좋아! 당장 가자고 유세하.”

       “므아아! 나도, 나도 갈래.”

       “세하. 당연하지만 저도 갑니다.”

         

       유세하는 일행의 말에 빙그레 미소 지었다.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반대의 말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음……’

         

       단, 한 명 빼고.

       유세하는 슬쩍 시선을 돌렸다.

         

       벽 구석.

       안 보이게 몸을 쭈그린 최마리가 살금살금 기어가고 있었다.

       향하는 곳은 바로 퇴장용 게이트.

         

       “마우, 마우우…시, 싫어. 마, 마우우…”

       

       틀림없는 도주.

       그러나 이걸 순순히 보내 줄 유세하가 아니었다.

       샤샥-! 하고 이동하며, 슈슉-! 하고 등장.

         

       “마리 선배?”

       “마, 마우, 마우우웅!!”

       “선배님도 당연히 하실 거죠?”

       “으, 그, 그게…헤헤. 세, 세하 후배님. 이, 이미 많이 올렸는데…”

       “그러니 기회가 왔을 때 더 올리셔야죠.”

       “자, 잠재력도 개, 개방했고…모, 못 배웠던 성법 제한도 풀렸고…느, 능력치 제한치도 올라갔는데…그, 저기 이만해도-”

        “-하나 더 올리면 성녀님이 좋아하실 겁니다. 자, 자 약한 소리 그만하고 어서 준비하고 올라가죠.”

         

       유세하는 환하게 웃으며, 최마리를 번쩍 잡아 올렸다.

       마우마우거리며 저항하는 최마리.

         

       “시, 싫어! 더, 더는 미니게임 하기 싫어! 싫어 싫어!”

       “자, 모두 출발하자.”

         

       [‘단체 성급 시험’에 도전합니다.]

       [참가자: 유세하, 마하나, 주나용, 문보라, 최마리]

       [‘탑의 관리자’가 부름에 응합니다.]

         

         

       * * *

         

         

       파아앗-!

       환한 빛이 터져 나왔다.

       곧이어 드러나는 풍경.

         

       “…므아아? 여기가 바로 특별 층?”

       “…뭔가 애들 장난 같은 곳이네.”

         

       유세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곳곳에 보이는 낙서와 같은 풍경.

       마치 애들이 대충 크레파스로 만든 듯한 동화 속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직후, 흠칫거리는 마하나.

       2개의 꼬리를 경보기처럼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 세하야.”

       “응, 알고 있어.”

         

       무엇인가 다가온다.

       그러한 생각과 함께 이질적인 마력이 눈앞에 일렁거렸다.

         

       강한 건 아니었다.

       다만 순수하면서도 숭고한 듯한 힘.

       유세하로서는 겪어본 적이 있는 마력이었다.

         

       ‘…기린.’

         

       신수라고 불리는 존재에게서 느껴졌던 힘과 흡사한 마력이었다.

         

       그 순간!

       펑-! 하며 터지는 소리.

         

       곧 모자를 뒤집어쓴 어린아이 크기만 한 토끼 캐릭터가 나타났다.

         

       구태여 캐릭터라고 말하는 이유는,

       말 그대로 어디 만화 속 마스코트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후우~”

       

       몸을 부르르 떠는 토끼.

       유세하 일행을 바라보았다.

       흥미로운 눈동자로 손뼉을 쳤다.

         

       “이야~반가워요. 반가워요~ 도대체 이게 몇십 년 만에 도전자인지 기억도 잘 안 나네요~”

         

       말을 마친 토끼는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자기 몸을 만지작만지작.

       마치 육신이란걸 정말 오랜만에 가져보는지 매우 기뻐하였다.

         

       생김새도 그렇고, 하는 짓도 그렇고.

       말 그대로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지만,

       유세하는 방심하지 말라는 듯 낮게 중얼거렸다.

         

       “다들 경계 풀지 마. 저 녀석…이 탑의 주인이었던 놈이야.”

         

       움찔거리는 주나용.

       다가와 속삭이듯 물어보았다.

         

       “…주인이라는 말은 설마?”

       “응, <계층 군주>.”

         

       <탑>이라는 미증유의 재앙을 지키고 관리하는 최종 보스.

         

       <탑> 자체가 하이엔드급 콘텐츠인 만큼 던전, 시련의 보스보다 한 단계 높은 끗발을 가진 게 대다수였다.

         

       그러자 듣고 있던 문보라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세하? 공격 준비할까요?”

       “아니, 그럴 필요는 없어. 어디까지나 옛말이니까.”

       

       <신탁의 탑>이 완전히 정복되지 않았다면 모를까.

       이미 모든 공략을 마친 이상, 지금 눈앞의 저 토끼는 그저 과거의 망령에 지나지 않았다.

       탑이라는 존재가 완전히 사라지지 못해 남은 영혼의 파편이자 일부.

       본체라고 볼 수도 없는 분신에 가까운 상태.

         

       즉 위험하지는 않았다.

         

       애초에 지금 자신들은 특별 성급 시험을 치르기 위해 초청에 응한 거다.

         

       찾아온 손님을 공격할 만큼 무례한 집주인은 없었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게 있긴 했다.

         

       두리번거리던 토끼.

       곧, 유세하와 눈을 마주쳤다.

       이내 빨빨거리며 다가오더니 흥미롭다는 얼굴로 ‘호오…’거렸다.

         

       “…용아아.”

       “주나용 괜찮아. 공격할 기미는 없어.”

       “그럼요! 애초에 저는 시험관으로서 탑의 부름에 응한 존재. 당신들을 해칠 힘 따위는 없습니다.”

         

       손을 휘젓는 토끼.

       원래는 계층 군주였던 만큼 요령도 좋게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리곤 토끼라고 볼 수 없을 만큼 날카로운 육식동물의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나저나 당신, 제 동족을 죽인 경험이 있군요?”

       “……”

       “어디 보자 이 피 냄새…그렇군요. ‘기린’ 녀석. 꽤 강한 놈이었는데 결국 뒤졌나.”

         

       계층 군주 <발바토스>.

       악마의 피를 이어받은 신수이자, 마수.

       토끼의 형상을 한 흉포하고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

       그것이 이놈의 전성기 시절의 정체였다.

         

       유세하는 마른침을 삼켰다.

       그럴 힘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같은 동족을 죽인 것에 대해 해코지하면 어쩌나 하는 고민을 하였다.

         

       그것을 간파한 토끼.

       걱정하지 말라는 듯 손을 저었다.

         

       “긴장하지 마시죠~ 애초에 녀석과 친하지도 않았고…덤으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약한 놈이 잘못인 거거든요.

         

       “제 본체가 죽은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아무튼 잡설이 길었네요. 죄송합니다.”

         

       토끼가 손뼉을 쳤다.

       잠깐의 진동.

       곧 바닥에서 우스꽝스러운 나무 보드판이 올라왔다.

         

       “자, 자 그럼, 빨리 설명하겠습니다.”

         

       보드 위에는 총 3개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특이하게도 그림이라는 건 알겠는데 안의 내용물이 정확하게 인지가 되지 않았다.

       일종의 인식 저해 능력일터.

         

       “특별 시험은 총 3단계로 진행됩니다.”

         

       이러쿵저러쿵 토깽토깽한 설명.

         

       쉽게 요약하자면, 3개의 시험을 모두 통과 시 전원 하나의 별을 받는다는 이야기.

         

       “일행 중 아무나 한 명만 해내도 시험은 통과한 거로 취급됩니다. 물론 그 한 명이 나머지 일행도 구해야 하겠지만요.”

         

       유세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말했던 것 그대로의 내용이었으니까.

         

       잠시 뒤 모든 설명을 마친 토끼.

       흠 거리며 턱을 괴었다.

       작게 중얼거렸다.

         

       “…다만, 제가 지금 간신히 자아만 유지하는 상태라…이 어이없는 몸뚱이만으로는 시험을 치르는데 제약이 좀 있단 말이죠?”

       “…그러면?”

        “시험 동안만 한정해서 다룰 수 있는 육체가 좀 필요합니다. 혹시나 하는 걱정은 노놉. 이상한 짓은 하지 않습니다. 정확하게는 못하는 거지만.”

         

       말을 마친 토끼는 일행을 쭉 둘러보았다.

       그러는 도중 들려오는 와삭와삭 소리.

         

       토끼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렸고…

       별생각 없이 팝콘을 우물거리는 최마리와 눈을 마주쳤다.

         

       “우물우물. 마우우?”

       “…오호. 좋네요. 강력한 신성을 머금은 육체에 본인 자체가 할 의지가 없어 대충 탈락해야지 생각하는 인물! 분명, 동료들에게 민폐가 될 게 뻔한 인물!”

       “마, 마우우?!”

       “당신으로 정했습니다.”

         

       슈우웅-!

         

       토끼는 삽시간에 최마리에게 달려갔다.

       지켜보던 최마리가 팝콘을 위로 던지며 버둥거렸다.

         

       “마, 마우우우!!”

       “걱정하지 마세요. 잠시만 빌리는 거니.”

         

       그대로 안으로 슈욱.

       펑-! 소리와 함께 피어오르는 연기.

       한박자 늦게 대응한 유세하가 크게 소리쳤다.

         

       “마리 선배!”

         

       허리춤을 검을 뽑아 빠르게 일섬.

         

       피어오른 연기를 모두 가른 유세하는, 재빨리 달려가 최마리의 손을 붙잡았다.

         

       여차하면 이대로 내동댕이쳐 제압할 생각이었지만…?

         

       어, 음.

       으으음?

         

       “……어?”

         

       이런 생각은,

       눈앞의 색다른 최마리의 모습에 와르르 무너졌다.

       

        “으음~역시 젊은 몸이 좋아. 생각보다 가슴 크기가 크군요, 이 여자? 전성기의 나만큼은 아니지만…좋은 몸이네요.”

         

       외설스러운 손놀림으로 자기 가슴을 만지작거리는 최마리.

       틀림없이 그녀의 몸이지만, 눈에 감도는 색상은 아까 전 토끼랑 똑같은 적색 동공이었다.

         

       여기에 입고 있는 복장도 파격적이었다.

       망사 스타킹에, 하이힐.

       머리 위에 달린 길쭉한 토끼 귀.

       눈에 진하게 그린 노란빛 아이라인.

         

       마지막으로 야시시한 검은색 천 조각.

       흔히, 바니걸이라고 불리는 패션이었다.

         

       그렇게 최마리의 몸에 빙의한 토끼는, 멍하니 입을 벌리는 유세하를 향해 윙크하였다.

         

       “어때요? 남자의 눈으로 보기에 이 정도면 매력적인가요? 꼴리시나요?”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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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사기급 먼치킨 5★ 캐릭터가 되었다
Score 6.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Gonis Archive Life》 ‘GAL’ for short. I found myself possessed into the world of this game. Not only that, but I became a 5★ character from the very start, The only male character with ridiculously OP abi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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