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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56

       쾅-!

         

       천둥 산의 튼튼한 바위벽.

       그곳에 큼지막한 발자국에 새겨졌다.

         

       주나용을 등에 업은 유세하.

         

       뒤로 화염 주머니 특유의 쭐렁쭐렁한 감각이 여러모로 방해했지만, 묵묵히 인내했다.

         

       [굉음 치는 뇌격]에 힘입어 쉴 새 없이 전진.

       높디높은 천둥 산을 마치, 제 안방처럼 달려 나가며 거침없이 질주했다.

         

       중간중간 환영을 남기며 슈슈슉-!

       여기에 노란빛의 잔상까지 추가로 생겨났다.

         

       영웅(Hero) 등급 이동 능력,

       [순보]와 [전광석화]의 힘이었다.

         

       말 그대로 공간을 접는다는 게 무엇인지 알 만큼 단숨에 산 상층까지 치고 올라왔다.

         

       ‘사실, 이것보다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수단이 한 가지 있긴 한데…’

         

       근래, 손에 넣은 <합성> 스킬.

       전설(Legendary) 등급.

       [기어 부스터]가 바로 그 주인공.

         

       아마, 그것을 발동하면 지금 이상의 속도를 내는 것은 확정일 거다.

         

       괜히, 고위(High-Rank)등급 스킬이 아니니까.

         

       하지만 아직 제대로 연마되지 않은 능력을 함부로 사용하기는 좀 그랬다.

         

       추가로 점점 높아지니 오들오들 떠는 용아아한 소녀,

       주나용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더더욱 그랬다.

         

       “요, 용아아…”

       “주나용, 밑을 보지 마. 내 등만 보고 위만 바라봐.”

       “용으응!”

         

       꽉-!

       쭐렁-!

       출렁-!

       용아-!

         

       음.

         

       그렇다고 해서 더더욱 주머니를 밀착시키지는 않았으면 하는데, 어쩔 수 없는 법이다.

         

       *

         

       쿠구구-!

         

       “……!”

       “……!”

         

       아무튼 순조롭게 절벽을 타고, 달려 나가던 때였다.

         

       갑작스러운 진동.

       더더욱 강렬해지는 전기의 흐름.

         

       마치, 산 자체가 의지를 가진 것처럼 더욱 가혹한 시련을 내리기 시작했다.

       대기 중에 팽배할 정도로 보이는 노란빛의 전격.

       식겁한 주나용이 소리쳤다.

         

       “야, 야 유세하, 너, 너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아.”

         

       오히려 힘이 났다.

         

       [모든 ‘뇌’ 속성 피해에 100% 면역입니다.]

       [‘굉음 치는 뇌격’이 전격을 흡수합니다.]

         

       천둥 산이 발광할수록 그것은 더더욱 유세하의 힘으로 전환되었다.

         

       그것을 알아차렸던 걸까.

         

       천둥 산은 다른 방식으로 공격을 진행하였다.

         

       무엇인가 갈라지는 소음에 고개를 들었다.

         

       쿠구구-!

       쾅, 쾅-!

         

       천둥 산 일부가 무너졌다.

       집채만 한 크기의 바윗덩어리들이 굴러떨어지기 시작했다.

         

       전기를 머금은 돌덩이.

       자력도 머금었는지, 전기를 내뿜을 때마다 기괴하게 꺾이며 다가왔다.

         

       일종의 반 <유도>에 가까운 효과.

       그냥 피해서 넘어간다는 선택지는 어려워 보였다.

         

       “…세하 위에서 와!”

       “걱정하지 마.”

         

       손을 펼쳤다.

       어느새 유세하의 손에는, 짐승의 가죽과 새의 깃털로 장식된 곡도 한 자루가 들려있었다.

         

       ‘전사자들의 축제’에서 얻어온 ‘환’의 애검.

       [굳센 바람]이었다.

         

       [‘미증유의 감’이 극한으로 발휘됩니다.]

       [‘환검’의 묘리가 당신의 전신을 타고 흐릅니다.]

       [‘굳센 바람’이 새로운 주인의 부름에 응합니다.]

         

       굳센 바람을 한 바퀴 돌려 잡은 유세하.

       [미증유의 감]이 퍼져나가며, 특유의 핏빛 아우라가 뭉쳐졌다.

         

       상기해라.

       떠올려라.

       그리고 체화해라.

         

       ‘<호천>을 상대로 쾌를 투영했던 그때처럼.’

         

       지금 이 자리에서 다시금 실현한다!

         

       손에 들린, [굳센 바람]의 색이 변해갔다.

       [흑철]에게 인정받았을 때와 같은 현상.

       유세하를 주인으로 인정하였다는 방증이었다.

         

       유세하는 검을 휘둘렀다.

       궤적에 맞추어 여러 개의 푸른빛 곡도가 생성되었다.

         

       환의 묘리에 맞추어 날아가는 곡도들.

       검의 묘리를 담으며,

       다가오는 바위를 잘게 잘게 썰어버리는 데 성공하였다.

         

       [‘역천의 눈동자’가 당신의 천재성을 타고 흐릅니다.]

       [‘환검’에 대한 이해도가 더욱 높아집니다. 이러한 과정을 여러 번 반복 시, ‘환’이 가진 스킬 일부를 영구적으로 습득합니다.]

       [속도가 1, 정신이 2 상승합니다.]

         

       짭짤하고 훌륭한 보상.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도 잠시.

         

       다급한 손길이 느껴졌다.

       소리치는 주나용.

       가리키는 곳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천둥 산의 맨 꼭대기가 부서지고 있었다.

       쾅!

       그리고 등장하는 것은 거대한 손아귀.

         

       이어서 손 하나가 더 튀어나오며,

       산 표면을 집고 몸체를 일으켰다.

       틀림없이 골렘이었다.

         

       눈으로 추측되는 두 개의 빛덩이가 환하게 불을 켰다.

       전신에 전기를 머금었다.

       다가오는 두 사람을 향해 위협하였다.

         

       유세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지금까지의 모든 공격과 악의는 다 저놈의 짓이었던 모양이다.

         

       아마 이 시험의 진정한 시련이자, 수호자로 추측.

         

       유세하는 [굳센 바람]을 집어넣었다.

       대신 [적린]을 손에 잡았다.

       이대로 원거리 공격으로 박살 낼 생각이었다.

         

       “유세하!”

       “주나용?”

         

       순간, 주나용이 나섰다.

       등 뒤에 매달린 그녀는 큼지막한 화염 주머니를 유세하의 머리 위에 올렸다.

         

       몸을 숙였다.

       자연스럽게 호떡처럼 꾹 눌리는 주머니.

         

       무릇, 사내라면 견디기 힘든 보드라운 감촉에 유세하의 얼굴이 붉어졌다.

       아니, 진짜 다 큰 처자가 왜 이리 몸을 안 사리는 거야?

         

       “야, 야! 갑자기 이게 무슨 짓이야!”

       “저놈, 나에게 맡겨줘!”

       “굳이 그럴 필요-”

       “-나도! 성장한 거 보여주고 싶다고!”

         

       유세하는 주나용을 바라봤다

       소중한 사람을 위해 스스로를 단련해 온 소녀의 눈동자가 빛을 내고 있었다.

         

       부디 자신을 믿어달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작은 한숨.

       한 명의 지도관으로서 어찌 이 부탁을 거절할 수 있겠는가?

         

       “알았어. 믿고 맡길게!”

       “용아아, 나만 믿으라고!”

         

       주나용은 몸을 들어 올렸다.

       주먹을 쥐고 전격을 모으는 골렘을 직시했다.

       이대로 우레와 같은 일격을 가할 게 틀림없었다.

         

       그 전에 승부를 봐야 했다.

         

       주나용은 숨을 들이마셨다.

       거대한 화염 주머니.

       그것이 마치 공기 펌프질이라도 한 것처럼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화르륵-!

       뜨거운 열기가 휘몰아치며,

       가슴 부위에 붉은빛이 아롱거렸다.

         

       유세하가 직접 이어준 용맥.

       여기에 수련과 훈련으로 더더욱 강해진 용맥.

       그곳을 타고 용의 힘이 넘실거리듯 입안으로 압축되었다.

         

       내면에 있는 용이, 주인인 주나용의 뜻에 맞추어 같이 입을 벌렸다.

       이내 내뱉어지는 힘찬 브레스!

         

       “용우왕아아아아앙!!!”

         

       틀림없이 브레스의 효과음.

       하지만, 어라라?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이럴 리가?

       분명 마력 반응은 존재하는데?

         

       유세하가 의아하게 여기던 그 순간.

         

       쾅-!

         

       “……?!”

       

       놀랍게도 골렘의 몸통에 거대한 구멍이 생기며 주위가 부글부글 녹아내렸다.

         

       유세하는 그제야 눈치챘다.

       아무것도 안 나온 게 아니다.

       보이지 않았던 거다.

         

       심지어 주나용의 공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입을 벌린 상태로 고개를 틀었다.

         

       트는 방향대로 잔해와 파편이 지워지며,

       골렘의 몸체가 없어지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곧 브레스의 지속시간이 끝났는지, 주나용은 입을 다물었다.

       유세하는 감탄사를 터트리며 그녀를 바라봤다.

         

       “주나용, 너 설마?”

       “용헤헤. 브레스 레벨이 올라서 말이야. <투명> 기능이 붙었거든.”

         

       <투명>.

         

       ‘고스라’에서 <유도>와 함께 까다롭다고 판명받는 부가 효과.

         

       말 그대로 스킬 자체가 보이지 않게 된다.

       레벨이 더 오르면 단순히 보이지 않는 걸 넘어, 기척까지 줄어들었다.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어마어마한 큰 기술임에도 쪽도 못 쓰고 당할 수 있었다.

       주나용은 지금 그 가능성을 보여준 거였다.

       말 그대로 짱짱쎈 투명브레스였다.

         

       여기에 주나용은 아직 여력이 넘쳐 보였다.

       브레스를 쏘고도 골골거리지 않았다.

         

       예전, <해룡>을 상대로 처음 브레스를 쏘고 일주일간 앓아누웠던 것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이었다.

         

       유세하는 장하다는 듯 웃었다.

       주나용이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지.

       가진 바 재능의 꽃을 확실하게 피우는지 잘 알 수 있었다.

         

       “멋졌어. 주나용.”

       “요, 용아아?!”

       

       갑작스러운 기습칭찬.

       귀여운 용아아 소녀는, 헤헤하고 웃었다.

       곧, 자신감을 얻었는지 한가지 묘기를 더 보였다.

         

       “이거 말고도…이것도 성장했지롱!”

         

       주나용을 주먹을 움켜쥐었다.

       손아귀에서 식물이 자라났다.

         

       그대로 위로 던지자,

       기다란 넝쿨식물이 와이어처럼 자라나 나무에 휘감겼다.

         

       <드루이드> 클래스의 스킬트리 능력, [염화림].

       이것 또한 비약적인 성장을 마쳤는지 사거리도 늘고, 숫자도 증가하였다.

         

       주나용은 촤악-! 하고 당겼다.

       타이밍 좋게 유세하가 발을 들어 올렸다.

       반발력에 의해 힘차게 당겨지는 두 사람.

         

       유세하는 감탄사를 터트렸다.

         

       “이야, 대단한데?!”

       “후후후, 어때? 이 누님이 멋져 보이지 않아?”

       “뭘, 당연한 소리를. 넌 언제나 멋졌다고 주나용.”

       “요, 용아아? 헤헤…”

         

       *

         

       주나용이 쑥스러워하는 직후, 마침내, 도달하는 정상.

         

       유세하는 망설임 없이 ★이 그려진 머리띠를 손으로 낚아챘다.

         

       “좋아, 이대로 무사히 내려…”

         

       유세하는 말을 이으지 못했다.

       크게 들려오는 쩌적소리.

         

       천둥 산 전체가 금이 가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발판은 물론이고, [염화림]으로 만든 넝쿨 채찍 또한 사방팔방 휘날렸다.

         

       “이런 씹. 마지막 발악인가!”

       “요, 용아아!?”

         

       두 사람은 추락하였다.

       점점 밑으로 가속.

       잔해를 밟아서 속도를 줄여볼까?

         

       ‘안돼.’

         

       그냥 무너지는 걸 넘어서,

       아예 소멸 기능도 있는 모양이다.

       

       발판용 바위 조각이 공중분해 되며 사라져갔다.

       말 그대로 추락하는 것까지 함정으로 넣어둔 악랄한 시험.

         

       하는 수 없지.

       유세하는 소리쳤다.

         

       “주나용! 지금이야! 지금 날아야 해!”

       “요, 용아아?”

       “부탁할게!”

         

       1초 정도 당황하던 주나용.

       곧 진지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덥석-!

       단숨에 유세하를 공주님 안기로 들었다.

         

       “…야, 왜 하필 이 자세야.”

       “해, 해보고 싶어서…”

         

       주나용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점점 뻘게지는 얼굴.

       <용화>에 의해 뒤덮이는 비늘과 용 꼬리.

         

       유세하는 기대하였다.

       드디어 주나용이 천공을 누비는 모습을 보는 건가?!

         

       “…응?”

         

       하지만 막상 등장한 모습은…

       상상했던 것과 많이 달랐다.

         

       날개가 나오긴 했다.

       근데 위치가 이상했다.

         

       파닥파닥.

       푸드덕푸드덕.

       용아아용아아.

         

       주나용의 관자놀이 부근.

       더욱 강해진 <용화> 덕분에 생겨난 용의 뿔.

         

       그 바로 옆에 성인 손바닥만 한 크기의 작은 날개가 열심히 파닥거렸다.

       참으로 귀엽기 짝이 없었다.

         

       “요, 용아아아!”

       “……”

         

       유세하가 멍하니 이 장면을 바라보는 동안,

       안간힘을 쓰는 주나용.

         

       놀랍게도 저리 조그마한 애들 장난 같은 날개임에도 천천히 날기 시작했다.

         

       물론 그 속도가 아주 느리긴 했다.

       제어도 힘들었고.

       굳이 따지자면 활공에 가까웠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지금, 이 상황에서 큰일을 해주었다.

         

       쿠르릉-!

         

       등 뒤로 천둥 산이 완전히 무너졌다.

       가루가 되어 사라져간다.

         

       그것도 모자라 전기까지 방출하며 일대를 초토화시켰다.

       계속 있었다면 큰일 났을 거다.

         

       *

         

       아무튼, 무사히 착지에 성공.

       먼저 유세하를 내려다 준 주나용은 ‘후우…’하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머리 위에 난 작은 날개가 파르르 돌아갔다.

       마치 물에 젖은 개가 몸을 말리는 것처럼 빙그르르.

       주나용은 약간의 칭찬을 바라며 유세하를 바라보았다.

         

       “야, 야, 유세하. 내 날개, 어때…?”

         

       어라?

       유세하 녀석.

       몸을 돌린 채 떨고 있었다.

         

       혹시, 무서웠나? 싶어 앞을 보는 주나용.

       그녀는 보았다.

       당장이라도 터지려는 웃음을 억지로 참아내는 유세하의 모습을.

         

       “쿡, 쿠쿡, 쿠쿡…”

       “…야, 너?”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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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사기급 먼치킨 5★ 캐릭터가 되었다
Score 6.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Gonis Archive Life》 ‘GAL’ for short. I found myself possessed into the world of this game. Not only that, but I became a 5★ character from the very start, The only male character with ridiculously OP abi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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