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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56

        

         ‘스읍… 꿀꺽.’

         

         상황은 좀 많이 불리하다.

         

         아니…… 사실 남자가 가급적 긍정적으로 따지고 들려 해서 그렇지, 척 봐도 불리한 걸 넘어 그냥 존나게 나쁘다고 해도 틀린 표현은 아니리라.

         

         원래 라이벌이 갱생해서 같은 편이 되면 더럽게 약해지지만. 아군이던 동료가 타락하거나 변심해서 적이 되면 정말 말도 안 나오리만치 강해지는 법이라고.

         

         후방 지원형 오퍼레이터 겸 해커 동료, 아나스타샤의 경우엔 그 정도가 조금 심해서 ‘이런 게 준비되어 있었으면서 왜 직접 전투는 무리인 척했냐!’ 같은 볼멘 소리가 저절로 튀어나오는 경우가 잦았다.

         

         물론 일부 변태들은 외려 더 좋아하면서 ‘뭣, 히든 보스 루트 비슷한 것까지 있다고? 합겨어억!!’을 외치며 좋아했지만.

         

         그런 놈들도 당장 자신처럼, 모시는 주인 이외에는 온세계가 불타던 말던 일말의 관심도 없는 광기의 인공지능 면전에다 가져다 놓으면 이건 좀 밸런싱에 크나큰 구조 결함이 있는 것 같다며 곧바로 태세를 전환할 것이다 분명.

         

         인공지능 제로(Zero).

         네오 헤이븐 프라임 세계관의 인공지능 명칭들은 대부분 약자로 이루어진만큼, 아나스타샤를 영입하면 1+1 행사 상품처럼 따라오는 이 자칭 비서형 AI에 대해서도 여러 추측이 많았다.

         

         얘는 대체 숨은 원리가 뭐이길래 의체를 마음대로 옮겨 다니는 것 같은 묘사가 있나.

         혹여 막가파 모드 아나스타샤가 어디 군사 시설에라도 쳐들어가서 빼돌린 녀석 아닌가.

         그녀가 제어 코드 비스무리한 물건을 보유하고 있는 정황이나 피차 서로에게 지극 정성인 걸 보면 우연치 않게 직접 만들어낸 건 아니냐 등등.

         

         생체형 안드로이드, 독립형 로봇, 가끔은 온갖 잡다한 기계류에 음성만 따로.

         

         일단 때와 장소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는 그…… 아니, 그녀인가?

         하여간 전용 보디가드 같은 역할도 겸하는 이 호전적인 제로가 일반 전투 드로이드 단기로 쫓아왔다는 건 굉장히 고무적이었다. 적어도 그가 생각하기에는.

         

         게임에서 보스전을 촉발했던 여러 세이브와 회차 경험을 토대로 비교하건대, 아직 굉장히 이른 시기인 지금은 얼마나 준비되어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웠지만, 대동하고 있던 드로이드 둘 중 하나만 겨우 따라온 걸 보면… 잘 대처하면 어찌저찌 벗어날 수 있을지도?

         

         – ……가만히 멈춰서 무슨 속셈을 하고 계신 건지는 모르겠으나, 이미 포착 당하신 이상 이 거리에서 자력으로 벗어나실 방법은 없습니다. 이만 포기하고 나오시지요. –

         ( ……Can’t precisely tell what your theoretical idea is, but there are no possible ways to escape from this distance by your own. Give up now and make it quick. )

         

         “어… 제가 이런 몰골로 붙잡힌 처지에 할 말은 아닐 수도 있는데. 정말 당황해서 그랬습니다 당황해서. 그러니까 그 위협적으로 때리는 것 좀 그만…! 아, 선생님!!”

         

         툭툭, 자꾸만 방독면을 하관을 건드리는 총구의 감촉에 남자가 발작하며 소리쳤다.

         

         흡사 재생 프로그램이 도돌이표가 붙은 전자 악보를 연주하듯, 거의 실시간으로 드로이드의 영어 음성을 해석해주는 PDA 덕택에 말 자체는 섞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하필 첫 개시로 대화가 통할 상대가 아닐 확률이 높은 분이 온 건 무슨 아이러니람.

         

         ‘진짜 존나 무섭네…!’

         

         감히 투덜거리는 건 어디까지나 마음속으로만.

         천천히 두 손을 위로 들어서 반항할 의사가 없음을 드러낸 그가 정확히 물컹거리는 뭘 밟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몸을 비틀어 빠져나오며 머리를 굴렸다. 문자 그대로 죽어라 굴렸다.

         

         엄밀히 따져서 현재 이건 정정당당한 일대일은커녕, 어지간한 강력 범죄 조직도 우스울 수준의 병력이 바로 저 뒤에 도사리고 있을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반대로 잘 생각하면… 결국 제로는 아나스타샤의 뜻에 따라서, 정해진 틀 안에서 그녀의 의사를 존중하여 움직이는 병기일진대.

         

         흑화하면 여러가지로 많이 과격하고 무서워지긴 해도 그녀가 이유 없이 불쌍한 행인을 잡아 족칠 잔인한 사람인가?

         

         그런 인물이 아니라 믿는다면… 진짜 위기와 가짜 위협 정도는 구별할 수 있지 않을까?

         

         …바스락!

         

         봉투더미로부터 반쯤 빠져나온 상태로 남자가 곁눈질을 쳤다.

         드로이드는 여전히 정자세로 그를 내려다보고 있을 뿐 뭔가 직접적인 액션을 취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이상하지 않나. 왜 안 붙잡는 거지?

         아니, 확실하게 사냥감을 포획하려면 지금 목덜미라도 잡고 억지로 끌어내는 게 맞다 생각하는데. 지금 이건 흡사 범인의 자율에 모든 걸 맡기는 셈 아닌가.

         

         비록 구질구질하게 끌려가는 게 결정된 신세처럼 보이지만 이것 또한 저 너머에서 여기를 관찰하고 있을 아나스타샤와 펼치는 심리전의 연장선이라 생각하면 찌를 빈틈이 없는 것도 아닐 터다.

         

         꿀밤 한 대만 잘못 맞아도 두개골이 함몰될 것 같은 드로이드를 대상으로 벌이기엔 너무 빈약한 근거를 토대로 나온 용감한 실험이라는 게 문제지만… 괜찮다. 괜찮을 거다.

         

         별볼일 없는 자신의 신체 능력 따위를 믿는 게 아니라 그녀의 인격적인 측면에 판돈을 걸고 도박수를 던진다 생각하니 못할 것도 없어 보였다.

         

         좋아, 그럼… 제발 부탁인데 죽이지만 말아 주십쇼…!

         

         “아이고. 이게 발 디딜 곳이 마땅치 않아서 자꾸 미끄러… 지넷!!”

         

         – !? 이런 더러운 짓거리를! –

         

         퍼석!! 던져진 쓰레기 봉지와 끈적한 젤리 비슷한 게 제로를 향해 던져졌다.

         

         어디가 걸린 것처럼 허우적거리며 쓰레기통에서 몸을 돌려 빠져나온 다음, 균형을 잡는 척하며 손에 잡히는 걸 몽땅 스캐너 부근을 향해 내던진 그가 결과를 확인하지도 않고 냅다 달려나갔으니.

         

         말도 안 되는 반사신경-그야 로봇이니까-으로 투척물을 쳐내는 소리가 들렸으나, 아무래도 월등한 기초 근력으로 인해 봉투가 쏟아낸 내용물이 센서들을 방해한다는 목표를 대성한 모양이다.

         

         기대를 아득히 넘는 성과라 자화자찬하며 그가 골목길을 내달렸다.

         멀리, 더 멀리. 조금이라도 거리를 벌릴 수 있게 갖은 힘을 쥐어 짜내서.

         

         언제까지? 그러니까 쭉쭉 나아가던 다리가 저 멀리, 앞쪽 바닥이 터져 나가는 걸 보고 급제동을 걸기 전까지.

         

         투쾅—!

         

         “흐헙!”

         

         게임에서 들었던 탕탕거리는 데포르메 된 총성, 군대에서 들었던 소총화기의 멍멍한 울림.

         둘 중 어느 것과도 차이나는, 굳이 비교할 대상을 찾으라면 박격포 터지는 것과 유사한 수준의 폭음이 귓전을 후려갈겼다.

         

         저절로 분비된 침을 삼키고 깨진 지면을 바라본다. 무슨 아이스크림 스쿠프로 한 움큼 덜어낸 것처럼 파인 게 전율이 감돌았다.

         고개를 살짝 돌려 방금 불을 뿜은 총구를 관찰한다. 역시 아까 가까이서 볼 때도 느꼈지만, 드로이드를 위해 맞춰진 대구경 중화기의 화력은 너무 크고 아름답다.

         

         일반적인 소총탄도 사람에게 명중할 경우, 단순하게 관통하는 게 아니라 속도가 줄어든 탄이 흔들리며 파편을 흩뿌려 마구 장기와 살을 찢어발기고 상처 입힌다는데 저런 거에 맞았다면 과연 어떤 꼴이 될까?

         

         보나마나 이 동네 기술력이 아니면 봉합 자체도 힘든 절단상을 입겠지.

         병원에 가면 의사가 ‘허허, 어디 보자. 이 병신은 무슨 배짱으로 중무장 드로이드랑 원거리 가위바위보를 시도하셨대요. 으허허.’ 하면서 비웃을 테고.

         

         – 미치셨습니까? 정녕 험한 꼴을 당해야만 얌전히 동행해달라는 처음 제의가 얼마나 신사적이었는지 알아들으실 겁니까? –

         

         “하. 흐허, 프핫…!”

         

         말투는 똑같이 정중하나, 어딘가 열 받은 기색이 절절하게 감도는 로봇이 떠드는 동안 그는 참았던 숨을 몰아쉬었다.

         

         – 아나스타샤님을 근접 경호해야 하는 의전용 몸체이기에 특별히 방진 코팅까지 한 곳에 이딴 오물을 던지시다니… 죄의 경중을 따지자면 사형에 해당합니다만, 이번만 특수 손괴죄로 형량을 낮춰드리겠습니다. –

         

         “그것 참 눈물 나게 고맙네요!?”

         

         최초부터 몸에 직접적으로 손대지 않았던 건 단순히 장갑 표면에 지저분한 게 묻는 게 싫어서 조심스러웠던 결과물인 모양인지, 친절의 대가로 돌려받은 쓰레기 투척에 제로가 아낌없는 불쾌감을 표했다.

         

         아예 잡을 생각이 없었고, 그저 반응을 떠보기 위해 쫓아오는 흉내만 내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낙관적인 가설은 틀렸던 것 같다며 남자는 내심 한탄했지만… 덕분에 더 중요한 걸 건질 수 있었다.

         

         드로이드의 사격능력은 굉장히 섬세하다. 모 우주 군대의 양산품과는 결이 다르게.

         

         손 떨림이나 심리적인 요인이 없기에, 총기 결함으로 인한 탄 퍼짐이나 사격 모듈의 고장 같은 중대한 문제나 변수가 발생하는 게 아니라면. 단순 직진 운동하는 표적 따위는 풀 오토로 백 발을 쏴도 구십 발은 족히 바람 구멍을 낼 정도로.

         

         그렇기에 남자는 더 안심할 수 있었다.

         최초부터 맞출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위협 사격용으로 진짜 명중시키기엔 너무 화력이 강하다??

         

         다른 말로 해서 자신이 목숨 내놓은 미친 놈처럼 굴면 저쪽도 똑바로 땅바닥에 메다꽂고 수갑을 채우지 않는 이상 제압이 힘들다는 것 아니겠나.

         

         여기에 자신은 아무것도 몰라요~ 라는 태도를 고집하면 그녀도 분명 별 수 없을 것이다. 틀림없이.

         

         “저기 선생님? 저희 말로 합시다 말로…! 이런 걸 사준 건 정말 고맙지만 저는 납치당하는데까지 동의한 적은 없거든요!?”

         

         – 납치가 아닌 초대입니다. 그리고 대가성을 띈 호의는 더더욱 아니었다 말하고 계시고요.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오신다면 다음 사격은 생명에 막대한 지장(Severe Damage)을 주도록 발포하겠습니다. –

         

         그도 안다. 이러한 핑계로 계속 거절하는 건 무리라는 걸. 하지만 본인이 못 믿겠다 우기는데 아나스타샤나 제로가 뭘 어떻게 하겠나?

         

         차마 여기서 그녀에게 모든 미래 지식을 털어놓을 수도.

         보스전을 대비해서 무조건 아껴야만 하는. 제로를 비롯한 프로그램 등을 긴급 정지시키는 단발성 제어 코드도 사용할 수 없다면 몸으로 굴러서 때우는 수밖에 안 남은 것이다 그에겐.

         

         “쏘… 쏠 테면 어디 쏴 보시던가! 어차피 죽일 생각도 없잖아!?”

         

         – ……. –

         

         드로이드 안면부에 달린 스캐너 렌즈가 가늘어졌다.

         상을 가능한 확대(Zoom-in)하여 어딘가 불안하지만 꽤나 자신만만하게 스스로의 안전을 선언하는 남자의 의도를 관찰하기 위해.

         

         미묘한 침묵, 나름 심오한 눈치 싸움.

         서로를 가늠하는 듯한 그 어색한 정적은, 주인에게 명령을 하달 받은 제로가 조용히 들고 있던 지역 섬멸용 총기를 제자리에 수납하고….

         

         파앙!!

         

         – …스스로의 목숨을, 남의 호의에 응석부려서 보장받으려는 괘씸한 인간은 조금 혼나도 괜찮을 거라 하시는군요. –

         

         “으어어억!?!”

         

         대기가 갈라지는 소음과 함께.

         그런 게 소원이라면 그라운드로 제압해주겠다며 두 팔을 벌린 드로이드가 돌진해오자 그는 겨우 정돈한 호흡을 다시 주워담고는 냅다 달려나갔다. 정확히는, 달리기 시작했다.

         

         허나 압도적으로 차이나는 제로백 타임으로 인해 늘어진 외투 자락 끝부분이 스타트 대쉬를 앞지른 제로에게 잡혔지만.

         

         찌이이익…!

         

         옷이 조금만 더 새 거였더라면 그는 넘어졌을 것이고, 조금만 더 헐었다면 파손을 미리 예측한 인공지능이 걸음을 늦추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우연에 노력이 겹쳐 남자는 기적적으로 벗어났다. 일시적으로 균형이 무너져 휘청거린 드로이드부터 쭉쭉 거리를 벌린다.

         

         속도 차이로 금세 따라 잡힐지언정 당장 유용할 수 있는 귀중한 몇 초를 벌었다 여기며.

         혹은… 벗어나는 것처럼 연출하는데 성공했다 하는 게 맞을까? 아나스타샤가 뒤에서 의도한 것처럼.

         

         

         ‘나이스, 나이스…! 운이 진짜 좋았어!!’

         

         바짝 따라오는 쿵쿵거리는 걸음 소리가 가까워지면 얼른 코너를 돈다.

         약간 여유가 생긴 것 같으면 주변 지형지물을 꾸준히 살피며 게임 지도와 현재 위치를 비교하여 가늠한다. 가뜩이나 힘든데 쓸만한 지름길마저 놓쳐버리면 승산이 없는 거나 다름없으니까.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온몸의 근육이 마비되는 것 같았으나, 바보처럼 죽지 못해 살아있는 게 아니라 인생을 걸고 뭔가를 이룩하고 있는 한중간이라는 고양감.

         

         뇌를 잠식한 아드레날린이 자연스럽게 팔다리를 움직이고 돕고 있었다.

         

         이대로 ‘나는 아무것도 몰라요~’에 가까운 태도를 고수하며 몇 번만 더 어떻게든 빠져나간다면 그녀도 흥미를 잃을 것이다. 아마도, 제발요.

         

         그리고…… 아까부터 건물 옥상 근처 하늘에 길쭉한 총신이 달린 무인 드론들이 언뜻언뜻 보이다 말다 하는 기분인데, 에이… 설마 아니겠지. 시발, 아니어야 한다.

         

         “조, 조금만. 숨을… 으허억…!”

         

         턱, 정신없이 도망치는 사이에 어느샌가 꽤 멀어진 드로이드의 기척을 느낀 그가 벽에 손을 짚고 헥헥거렸다.

         

         죽어라 노력했다 한들, 제대로 된 임플란트는커녕 저질 체력에 상처만 있는 상태의 자신이 어찌 로봇의 추격을 뿌리쳤는지에 대한 논리적 사색을 할 틈도 없었다.

         

         당장 심장이 이런 취급을 받으면서는 못 살겠다며 파업하고 가출할 것처럼 맥동하고 있는데 배부른 고민은 사치였으니까.

         

         철그렁!

         구석에 쌓인 폐자재 무더기를 딛고 올라선 그가 철조망을 타고 넘어, 어찌저찌 무사히 반대편에 안착했다.

         

         이대로 상업 구역 안을 빙빙 돌아봐야 말라죽을 게 뻔하니, 슬슬 구역 경계선을 넘어가야 한다고 머리로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인데… 드로이드가 지켜보는 와중에 어기적어기적 그러고 있기엔 부담이 컸기에 마침 다행이라 안도하며.

         

         “…아.”

         – ……. –

         

         따라서 등을 돌리자마자. 쉬는 시간이 끝났다고 판단한 누군가에 의해 묘하게 기다랗고… 살벌하게 생긴 전갈 꼬리를 귀엽게 살랑거리는 기계 사냥개와 마주친 건 예견된 불행이었으나.

         

         멀리서 그걸 구경하고… 때로는 조종하는 소녀가, 어딘가 즐거운 말투로 ‘새로운 술래 투입!’이라 외치는 걸 듣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던 건 정신 건강에 이로운 쪽으로 작용했으리라 본다.

         

         …아마도.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아나스타샤식 튜토리얼 ON.
    교육 목적의 훈계 실시 중….

    Glacia샤샤 님의 27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이름 모를 남주 친구도 그녀에게 쫓겨서 행복(?)할 겁니다.
    로우라가 님의 300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이런 걸 오다가 주우셨다고요!? 돈 복사는 항상 옳죠. 네. 저한테도 위치만 좀 공유를, 크흠.
    민트찹쌀이 님의 190코인 후원! 제에에엔장, 기습 후원이라니… 또 당신이십니까…! 어흑마이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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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Status: Ongoing Author:
No matter how many times I repeated the episodes, I couldn't clear the true ending of the open-world shooting RPG, Neo Haven. Just when I thought I finally cleared the hidden true ending... they want me to actually clear it without any help from the game system or save/load fea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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