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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57

       

        

        

        

        

        

        

       “이야, 날씨는 가면 갈수록 추워지는데 뉴요커 분들 복장은 한결같네요.”

        

       “사람도 더 많아지고 있고, 뭐 그렇죠. 세상에서 제일 바쁜 도시라는 이명은 허울이 아닌가보네요.”

        

        

        

        다음 날이 밝고, 그 다음 날이 밝는다.

        

        어지간한 나라의 수도보다도 더 유명한 뉴욕이라는 두 글자의 유명세는 바로 이 맨해튼의 길을 끊임없이 분주히 걸어다니는 수많은 사람들이 빚어올린 것이었고, 이는 역대급 추위라는 악명이 자자한 올해 겨울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이번 년도는 작년과는 조금 더 다른 모습이 나타나고 있었다.

        

        바깥의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매 시간마다 수천에서 수만 명 이상이 수많은 광고가 물밀듯이 쏟아지는 타임 스퀘어를 지나친다 – 다르게 말하자면, 파이널 챔피언십으로 대성황인 광고판 앞을.

        

        다크 존과 선수들, 그리고 그런 선수들이 입거나 착용한 고급 브랜드 액세서리 광고, 또는 특정 선수를 메인으로 한 게임 광고가 쓰나미처럼 몰아치는 한편, 때로는 파이널 챔피언십과 관련되어 질서를 잘 지키자는 공익광고 역시도 10분에 한 번 가량 상영된다.

        

        이카루스 인터내셔널이라는 슈퍼팩을 – 놀랍게도 비정치적인 – 등에 업은 캠프 헨리가 세상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뉴욕이라는 곳에 뿌려대는 광고 자금은 그야말로 천문학적이란 말 이상이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어쩌면 유일하게 그 상황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세상에나, 유진 선수! 반가워요!”

        

       “최근에 한국 팀을 응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선수단이 쓰는 모든 전술이 본인의 머리에서 나온 겁니까?”

        

       “…아이구야.”

        

        

        

        미디어에 노출되면 노출될수록 이득이라는 정치인들의 논리는 무난하고 조용한 것을 선호하는 유진과는 최악의 상성이었다.

        

        이는 당사자가 호텔 밖으로 산책을 나가거나 할 때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알아본다는 사실로부터 구체화되었으며, 따라서 유진이 선택한 길은 그닥 복잡하지 않았다.

        

        헨리는 그날 제2의 루즈벨트 대통령이 되고 싶냐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으며, 화요일 저녁부로 유진의 광고 노출도는 말 그대로 급락했다.

        

        

        그리고 그렇게 수요일이 되었다.

        

        오로지 한국만을 제외한 모든 팀들의 발등 위로 불똥이 떨어졌고, 그것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이 꼭 희망적인 사안이라고 말하긴 어려웠다.

        

        

        

       “…아무래도, 한국 팀이 월요일의 파죽지세를 앞으로도 계속 그대로 이어가긴 어려울 것 같단 게 제 생각이에요.”

        

       “왜일까요?”

        

       “여태까지 유진 씨가 퍼뜨린 스킬 운용법에 대한 대처는 딱히 이뤄지지 않았고, 설령 있더라고 하더라도 굉장히 미흡한 수준이에요. 그런데도 기세가 꺾였다는 건 적의 실력이 이런 비대칭 전력으로도 쉽사리 파훼되지 않을 정도란 거겠죠.”

        

        

        

        다들 고개를 끄덕거린다. 심지어는 유진까지도.

        

        본래라면 유진은 이 즈음에서 해결책을 강구해야만 하는 입장이었으나, 그닥 뾰족한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 물론 유진의 생각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가있었다.

        

        여차하면 총기의 화력 자체를 대체할 수도 있게 디자인된 스킬의 무궁무진한 범용성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밀리지 않아야만 하는 것이 정상이었으나, 그럼에도 밀린다는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간단했다.

        

        

        

       ‘…한국 교전 실력이 아직 미흡하네.’

        

        

        

        스킬의 측면에서든, 재래식 교전의 측면에서든.

        

        그리고 이곳에 모인 이들 중 몇 명은 그 사실을 기탄없이 지적할 수 있을 정도로 이전부터 유진에게 많은 교육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런 석학들이 모여서 낸 결론은 그다지 희망적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사실상 현상 유지가 가장 현실성 있지 않을까 하는데….”

        

       “저 역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진의 입에서 나온 말치고는 그닥 좋은 이야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의 피드백이 좋은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면 몰라도, 실제로는 그럴 가능성이 낮았다. 이미 경기는 시작되었고, 시동이 걸렸다. 모두가 전력을 다해 운전 중인 와중에 지나친 조언은 동력의 상실 또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오히려 그 지경에서도 섬세한 피드백을 통해 조타를 가능케 하는 유진의 실력이 이상한 것에 더 가까웠다.

        

        하지만 그러던 와중,

        

        

        

       “혹시, 이번 파이널 챔피언십의…?”

        

       “제대로 보셨군요. 반갑습니다.”

        

       “아하. 이런 말씀을 드리긴 뭐하지만 첫 눈에 알아뵈었습니다. 혹시 제가 방해드린 건 아닌가요?”

        

       “괜찮습니다.”

        

       “그렇다면 염치 불구하고….”

        

        

        

        허리를 꾸벅 숙인 또 한 명의 팬이 작은 사인지와 펜을 건넸다. 유진은 그 위로 유려하게 사인을 적어내렸고, 그는 그것을 받아들더니 얌전한 인사와 함께 황급히 그 자리를 피했다.

        

        다행스럽게도 근방에는 사람이 수도 없이 많았고, 이로 인해 그 사이에서 벌어진 행동은 자연스럽게 묻혔다 – 더 큰 팬미팅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인 수준이었다.

        

        이것이 나무를 숨기려면 숲에 숨기라는 뜻일까. 유진은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웃음을 터뜨렸고, 다이스는 이를 놓치지 않은 채 덧붙였다.

        

        

        

       “유진 씨는 벌써부터 인기가 이만큼이네요. 이게 유명인의 숙명인가?”

        

       “…다음 주가 빨리 되서 여러분들도 이런 기분을 느껴봐야 할 텐데.”

        

       “에이, 저희같은 국내 원툴이 미국까지 와서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요?”

        

        

        

        어째서인지 참으로 얄미운 다이스의 발언이었다.

        

        여하간, 이들은 현재 센트럴 파크를 걷고 있었다. 뉴욕 맨해튼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라고 하더라도 무방한 공원에서 불과 수백 미터조차 떨어지지 않은 호텔에 묵고 있음에도 열흘 가까이 단 한 번도 센트럴 파크를 걸어보지 못했다는 팀원들의 땡깡이 첫 번째 이유였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 – 이 또한 아까의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나무를 숨기려면 숲에 숨겨야만 했다는 맥락이었다.

        

        공원을 걷는 이들의 이야기에 일일히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없었다.

        

        

        

       “…여하간. 스쿼드, 듀오와 솔로잉 플레이 간 스킬 또는 트랩의 구성은 확연하게 다릅니다. 전자는 확정적으로 적 분대를 와해시키기 위해, 또는 그에 준하는 피해를 입히기 위한 TTK가 중시되죠. 그렇다면 솔로잉은 무엇이 중요할까요?”

        

       “어, 개개인의 기량이 아닐까요. 아무래도 스쿼드 경기에 비하면 운신의 제약이 적으니, 개인의 판단 여하에 따라 사전에 설치된 트랩에서도 빠르게 벗어날 수 있고.”

        

       “얼추 정답입니다.”

        

        

        

        짧게 숨을 들이쉰 다음 입을 연다.

        

        

        

       “기량이 중요하단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너무 과도하게 스쿼드 경기의 흐름에 몰입하지 말라는 거죠. 자주 언급하지 않으면 혼동하기 쉬우니까요.”

        

       “어차피 돌아가면 또 신나게 두들겨맞을 텐데요, 뭐. 과몰입하기도 전에 다 깨부숴주는 분이 있으니까 걱정은 없어요.”

        

        

        

        …내가 과몰입 방지턱인가?

        

        하지만 유진이 그런 생각을 하기도 전, 예민한 발현자의 감각이 무언가를 조심스럽게 잡아내기 시작했다. 광활한 센트럴 파크 위에서 준동하는 불온한 움직임이 날카로운 시선에 잡혀버린 것이었다.

        

        이래서야 앞으로는 마음 놓고 산책도 하기 어려울텐데, 이건 너무한 게 아닌가. 그러나 아쉽게도 생각은 사치였고 결단은 빨라야만 했다.

        

        저 멀리서 꽤 많은 이들이 유진을 찾고 있었다. 다행히 그 중 아까 그녀가 사인을 해준 사람은 없었다.

        

        

        

       “이 다음 스케줄이 뭐죠?”

        

       “어…개인 인터뷰긴 한데. 아직 좀 남았지 않나요?”

        

       “아무래도 좀 일찍 가서 기다려야 할 것 같네요.”

        

        

        

        그리고 프로게이머 아니랄까봐, 유진과 함께 있는 모든 팀원들의 눈치는 상상 이상이었다.

        

        유진은 아무도 모르게 이카루스 기어의 광학미채 기능을 부분적으로 가동하였고, 다이스를 비롯한 이들은 그동안 VR 내에서 배웠던 전술기동을 십분 활용하여 황급히 그 자리를 벗어나게 되었다.

        

        

        그 후 얼마나 지났을까.

        

        

        

       “…뭐야. 어디 갔지?”

        

       “와, 그 사이에 사라진 거야? 대단하네.”

        

        

        

        이곳은 뉴욕.

        

        눈치가 느린 자들은 살아남을 수 없는 마경이었다.

        

        

        

        

        

        

        

        

        

        

        

        

        

        

        

        

        

        

       “하하, 반갑습니다. 다들 표정이 상당히 좋은 걸 보니 오늘 인터뷰가 꽤나 잘 풀릴 것 같네요. 뉴욕의 음식이 입맛에 맞으셨나요?”

        

       “아하, 그건 아니고. 사실 근래 코리아타운도 많이 갑니다.”

        

       “이런, 괜히 여쭤봤군요. 확실히 타향의 음식을 먹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향 음식이 생각나기 마련이죠.”

        

        

        

        송출이 시작된다.

        

        네 명의 프로게이머들이 화면의 오른쪽, MC는 화면의 왼쪽에 앉은 채 서로를 바라보며 간단한 인사를 건넨다. 당장 다음 주면 시작될 파이널 챔피언십 솔로잉 국제 경기를 대비하기 위한 사전 인터뷰가 그 막을 슬그머니 올린 것이었다.

        

        그러나 독특한 점이 있었다면, 소파에 앉은 채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는 유저의 수는 단 넷.

        

        다이스, 미카엘, 갬빗, 잉크.

        

        오로지 유진만을 제외한 네 명이 인터뷰의 중핵이었다.

        

        

        

       “좌우간, 분명 질문이 꽤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근래 들어…사실 근래도 아니고, 이전부터 핫하기 그지없었던 그 분이 왜 같이 인터뷰를 하지 않을까, 뭐 그런.”

        

       “상당히 바빠서 그럴 수도 있겠죠.”

        

       “물론 그 말도 맞습니다. 유진 선수는 현재 그 누구보다도 바쁜 스케줄을 단독으로 소화하고 있으니까요. 물론 선수 분들이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계신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하는 건 아닙니다, 하하.”

        

        

        

        그리고 본격적인 본제.

        

        어쩌면 이 즈음에서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질문이 이어진다.

        

        

        

       “여하간, 오늘 이렇게 귀한 선수 분들을 이곳에 모시게 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당사자가 존재한다면 아무래도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없을 테니까요.”

        

       “진솔한 이야기라면…저희들이 유진 씨를 바라보는 시선이라거나, 뭐 그런것들?”

        

       “맞습니다. 역시 선수 분들인지라 눈치가 빠르시군요.”

        

        

        

        팔락.

        

        MC가 든 종이가 넘어가며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된다.

        

        

        

       “많은 분들이 유진 선수의 커리큘럼이 여러분들에게 어떻게 다가올지를…그러니까, 코치로서의 유진에 대한 평가를 궁금해하는 경향이 큽니다. 하지만 MC이기 이전에 한 명의 다크 존 유저로서, 이 질문은 사실 대답이 정해져있을 것 같군요.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죠. 만약 마음에 안 들거나 역량이 부족했다면, 우리를 가르치고 있을 일도 없을 거고…더 나아가, 지금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지도 않을 테니까요. 그 사람은 그냥 초인이에요.”

        

       “하하, 두려운 표현이군요. 아무튼 바로 그 말씀대롭니다. 그렇기에 제가 가져온 질문은 조금 다릅니다.”

        

        

        

        과연 사석에서의 유진은 어떤가?

        

        어쩌면 당연하게 나올 수밖에 없는 질문이었으나, 심사숙고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대답을 받은 건 미카엘이었다.

        

        

        

       “스트리밍을 본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엄청 재밌는 분이죠. 그리고 확실하게 4차원…아마 그 이상일 수도 있구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귀여운 사람이에요.”

        

       “하하! 이런 대답이 나올 줄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어떤 경위로 그런 말씀이 나왔는지에 대해 정말 여쭤보고 싶지만, 아쉽게도 E스포츠 전문 MC로서 아직 계속 활동하고 싶기 때문에 말을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방금 그 발언으로 이미 유진 선생님의 타깃이 되었을지도 몰라요.”

        

       “헉, 큰일났군요.”

        

        

        

        혹시 이미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농담을 마지막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상상 이상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수두룩했다. 특히 유진과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로건에 대한 궁금증은 그 하나도 해소되지 않은 채 소득 없이 끝나게 되었고.

        

        그렇게 평이하게 이어지던 와중, 어쩌면 평범할지도 모르는 하나의 말이 그 자리에 선 네 명의 가슴을 간지럽혔다.

        

        

        

       “흐음, 다음 질문 역시도 간단하군요. 이번 년도, 혹은 내년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지를 여쭤보는 질문 역시도 많은 분들이 해주셨습니다.”

        

       “….”

        

       “으음, 생각보다 어려운 질문이었나요?”

        

        

        

        하지만 그 순간, 이들의 머릿속은 최고 속도로 돌아가고 있었다.

        

        일종의 시뮬레이션이 펼쳐진다. 이번 년도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내년이었다. 자신이 내년에 몇 등을 할지를 신경써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과연 다음 년도에는 유진이 무엇을 하고 있을지가 먼저 신경쓰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달은 순간, 모두의 안색은 그닥 좋은 형태로 변하지 않게 되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과연 우리는 유진이라는 가이드라인이 생긴 것에 기뻐해야만 하는가?’

        

        

        

        언젠가 다이스 그녀 자신이 했던 말.

        

        케이스랑 붙기 전 유진이 물어보았을 때 심드렁하게 대답했던 적이 있었다 – 일본은 케이스 원툴이다, 라는 말.

        

        그것이 자신들에게 적용되지 않을 거란 보장이 없었다.

        

        지금은 당사자의 존재감이 너무나도 강한 탓에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경조차 쓰지 않고 있지만 – 유진은 그 존재만으로 다양한 파문을 불러일으킬 것이었다.

        

        남아있으면 남아있는대로.

        

        단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전설을 써내린 채 그대로 은퇴하더라도.

        

        

        유진은 길을 비춰주는 횃불이 아니라 모두를 끌어들이는 태양이었다.

        

        너무나도 밝은 탓에 계속 존재하다간 모두가 의존하게 되어버릴 가능성이 높았고, 사라지게 된다면…어쩌면 한국은 다시 오지 않을 영광을 그리며 다시 추락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모두의 머리를 스쳐지나간 순간, 다이스의 입이 가장 먼저,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열린다.

        

        

        

       “…이번 년도가 끝난다면 내년을 대비해야죠. 올해에 지지 않을 정도로 값지고 귀중한 결과를 우리의 손으로 만들어내기 위해…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어야만 하지 않을까요.”

        

       “등불이라, 굉장히 멋진 말씀이로군요!”

        

        

        

        아쉽게도, 단순히 있어보이려고 한 발언은 아니었다.

        

        다이스와 잉크, 미카엘, 갬빗…그리고 아마 이 영상이 한국으로 송출되게 된다면, 마음을 달리 먹어야만 하는 사람들이 꽤나 있을 것이다.

        

        언젠가 유진이 사라지더라도, 그녀가 남기고 간 모든 커리큘럼은 유산이 되어 계속해서 발전되어야만 했고 – 지금 이 자리에 인터뷰를 하기 위해 선 사람들은 최전선에서 그 역할을 맡아야만 했다.

        

        그런 점에서 미루어보면….

        

        

        

       ‘…유진 씨가 우리를 가르치는 것도 단순한 호의에서 비롯된 건 아닐지도.’

        

        

        

        하지만 확실한 사실은 있었다.

        

        아직 배워야만 하는 것은 차고 넘쳤으며, 그들이 아는 유진이라면 모든 일을 끝마치기 전까지는 – 혹은 이쪽이 그만두기 전까지는 절대로 이를 포기하지 않으리란 것을.

        

        그렇게 생각해보면 어쩌면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은 게 아닐까. 침묵에 잠긴 네 명의 프로게이머가 동일한 결론에 도달하기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인터뷰가 마무리되어가는 동시에 이어지는 말.

        

        

        

       “귀한 시간 내주셔서 네 분께 정말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아뇨, 저희야말로 정말로….”

        

       “하하. 그러면 개인적인 질문 하나 여쭙겠습니다. 인터뷰가 끝난 다음에는 어떤 스케줄이 있으신가요? 역시 컨디션 조절인지?”

        

        

        

        미혹은 없었다.

        

        이들은 놀랍도록 단결된 어조로 덧붙였다.

        

        

        

       “…원래라면 그러려고 했지만, 급한 일이 생각나서요. 아마 유진 씨에게 바로 달려갈 것 같습니다.”

        

       “와우, 정말 열의가 대단하시군요.”

        

       “…하하.”

        

        

        

        물론, 그것이 열의가 아니라 한참 전에 발등 위로 떨어진 불을 이제야 눈치챈 사람들의 황급한 진화 작전이란 걸 아는 사람은 당사자를 제외하고는 그 자리에 존재하지 않았다.

        

        유진의 방에 다이스, 미카엘, 잉크, 갬빗이 들이닥치기까지 고작 3분 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전설은 단 한 번만 존재하기에 전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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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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