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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57

       *** ***

         

       마술 공연 연습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평소에 하던 마술의 순서나 일행의 마술 분배가 달라져서 공연 순서나 시연 마술을 대거 변경하기는 했지만 익숙하지 않을 뿐 큰 문제는 아니었다.

         

       다들 마술 공연 뿐만 아니라 떠날 준비까지 하기 위해 거의 밤을 샜지만 옥수수를 제외하고는 하루 이틀 정도는 바쁘게 움직여도 너끈히 버틸 수 있는 고수들인지라 몸 상태에 영향은 별로 없었다.

         

       마술의 기본 형태는 그대로였고 세부 사항만 바뀐 정도였으니 애초에 큰 문제가 생길 리가 없었고.

         

       큰 흠결 없이 예행 연습이 끝났다.

         

       “어떠니 사라야?”

         

       “완벽해요! 대단해요!”

         

       무대 자체가 완전히 사라가 좋아하는 마법으로 가득 찼으니 당연히 사라의 마음에 들 수밖에 없겠지.

         

       신이 나서 이런 저런 감상을 늘어놓는 사라. 그리고 그런 사라를 바라보는 여일예와 흑묘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았다.

         

       “내일이 엄청 기대돼요! 라사의 사람들이 내일 공연을 보고 무슨 반응을 보일까…!”

         

       사라에게도 이별 사실을 알려줘야 할 시간이었으니까.

         

       “사라.”

         

       나는 살짝 무릎을 굽혀서 사라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내일을 기대하면서 콧노래를 부르고 있던 사라가 갑자기 분위기를 잡는 날 보면서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

         

       “우리는 이제 중원으로 돌아가야 한단다.”

         

       사라는 눈을 크게 뜨고 잠시 굳었다가…일행의 반응을 살폈다. 흑묘와 여일예는 안타까운 눈빛을 하고 있었으며 당도연과 옥수수 역시 진지한 눈빛으로 이곳을 바라보고 있었고 당소열은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담배 연기를 뿜고 있을 뿐이었다.

         

       “어, 언제요?”

         

       사라가 떨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내일의 공연이 끝나면 떠날 생각이란다.”

         

       “그런…! 너무 빠르잖아요! 한달! 아니 일주일이라도 더 있다가 가요! 네?”

         

       사라가 내 옷을 붙잡고 말했다. 나 역시 그런 사라의 손을 붙잡아 주었다.

         

       서장과 포달랍궁에서는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정말 사천과 운남의 정세도 일촉측발 상태에 접어들었을 테니 나 역시도 서둘러 중원으로 돌아가야 할 시기였다.

         

       나는 사라를 보며 생각했다.

         

       사라를 위해서 일정을 며칠 미루며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한들 사라는 납득할 수 있을까? 모르겠군.

         

       다만, 이별을 준비할 기간이 길었다면 사라도 덜 충격을 받았으리라는 점은 확실했다.

         

       그렇기에 그저 사과의 말을 입에 담았다.

         

       “이렇게 서둘러 돌아가게 돼서 정말 미안하다 사라야.”

         

       “아, 아직…아직 흑묘 언니의 손이나 여일예 언니의 내상이 다 낫지 않았잖아요! 그렇죠? 그냥 억지로 멀쩡한 척 하는 거잖아요!”

         

       “사라…”

         

       “사라야…”

         

       “그렇잖아요! 두 사람은 요양을 해야 하잖아요! 마술 공연에서 빠져도 되니까 두 사람은 푹 쉬고…!”

         

       흑묘가 사라를 안았다. 흑묘의 포옹에 사라는 잠시 말이 없었다.

         

       “언니…안가면 안 돼요? 제발요…”

         

       사라의 애원에는 이미 울음기가 섞여 있었다. 흑묘는 차마 대답하지 못하고 사라를 더욱더 꼬옥 안아줄 뿐이었다.

         

       “사라가 잘할 테니까! 뺨을 주물러도 뭐라고 하지 않을 테니까! 그러니까…”

         

       사라가 도움을 청하듯 일행을 둘러 보았다. 누군가. 누군가는 자신의 편을 들어주겠지. 날 좋아해주었던 사람들이니까 이별을 하고 싶지 않겠지.

         

       그러나 일행은 사라의 눈빛에 안타까운 표정을 보내거나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거짓말….”

         

       사라가 중얼거렸다.

         

       “다들 거짓말쟁이들이야! 마술사단에 받아준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어째서 떠난다는거에요! 사라가 좋다고! 귀엽다고! 막 쓰다듬고 귀여워해 줬으면서! 다 거짓말이었나요!”

         

       사라가 흑묘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사라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나와 흑묘, 여일예, 당소열, 당도연, 옥수수를 바라보고는…

         

       그대로 도망쳤다.

         

       “하아아…”

         

       사라가 사라질 때까지 그 뒷모습을 지켜봤다. 비틀거리며 연신 소매로 얼굴을 훔치는 것이 누가 봐도 울고 있는 모양새인지라 가슴이 아팠다.

         

       그렇게 나와 일행은 말없이 사라가 사라진 자리만을 바라보았다.

         

       *** ***

       

       일주일에 한 번.

         

       라사에 설치된 무대에서 마술 공연을 벌였다.

         

       단순히 포달랍궁의 빗장을 열기 위해 시작한 마술 공연이었지만…일주일에 한번이나마 라사에서 공연을 한 이유는 간단했다.

         

       우리와 함께 공연했던 상인들이 포달랍궁까지 방문해 사정사정했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포달랍궁으로 올라간 뒤에 소식이 끊기자 라사 사람들이 우리의 행방을 알기 위해 상인들을 달달 볶은 모양.

         

       라사에 사는 사람들에게 포달랍궁은 거의 신성불가침의 영역에 가까운데 이런 포달랍궁의 문까지 두드렸으니 그 시달림의 강도를 알 수 있는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번은 라사에서 계속해 공연을 해 왔다.

         

       수행자들이 천암석반을 찾고 흑갑토룡을 잡기 위해 준비하는 사이. 흑묘가 사라의 구음기를 주기적으로 해소해주던 시기.

         

       사라 역시 매주 흑묘의 손을 붙잡고 라사로 내려가 우리들의 마술을 관람했다. 사라가 격리되어 있던 건물 앞에 만들어진 무대에서도 마술은 다 펼칠 수 있었지만 아무래도 공터에 만들어진 무대가 훨씬 컸고 무엇보다 수많은 관중들과 함께 마술을 보는 건 현장감이 다르지.

         

       물론 애초에 마술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라였기에 우리가 마술 공연을 펼친다고 하면 어디든지 따라왔겠지만 말이다.

         

       오늘 아침에는 사라가 숙소를 찾아오지 않았다. 뭐…어제의 일로 충격이 컸겠지.

         

       그렇기에 오늘은 우리가 사라를 만나기 위해 라노징부의 거처를 방문했다.

         

       “어서들 오세요.”

         

       “어서 오시게들.”

         

       라노징부와 차이랑이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이했다. 라노징부와 차이랑은 우리들이 어째서 방문했는지 잘 알고 있다는 표정이었다.

         

       “음…사라는 자신의 방 안에 틀어박혀 있다네.”

         

       “오늘 아침에도 몇 번 불러 보았지만…통 나올 생각을 안 하네요.”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사라를 위해 이렇게 마음 써 주시는 것만으로도 고개 숙여 감사해야 할 일입니다.”

         

       “딸아이에게 추억을 선사해주기 위해 노력해 주었다는 것, 잊지 않겠네.”

         

       라노징부와 차이랑은 감사 인사를 표현하고는 곧바로 우리들을 사라의 방으로 안내해 주었다.

         

       “사라야, 마술사님들이 오셨단다.”

         

       차이랑이 가볍게 말을 걸었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차이랑이 목소리를 낮추고는 사라가 깨어 있다고 말해 주었다.

         

       “사라야. 얼굴이라도 좀 보여 주렴.”

         

       역시 방 안에서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어쩔 수 없나.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였으니 이 상태로라도 하고 싶은 말을 해야지.

         

       “사라야, 구령역천양밀염극단의 힘으로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겠지만 한동안은 최대한 잠을 길게 자는 게 건강해지는 길이라는 걸 잊지 말렴. 어렵사리 얻은 건강 아니냐. 잘 챙겼으면 좋겠구나.”

         

       나는 건강을 기원했다.

         

       “사라는 포달랍궁의 소궁주이니 아마 맨손무공을 익히겠지요. 그래도 제가 알려 준 검법 정도는 머리에 기억해 두었으면 합니다. 송화이십사식은 검술과 도법의 기초가 모두 들어가 있으니까요. 추후 검사나 도객을 상대할 때 도움이 될 겁니다.”

         

       여일예는 무공에 대한 조언을 남겼다.

         

       “볼따구, 마지막으로 만지고 싶었는데 아쉽구나.”

         

       …당소열은 당소열 다운 감상을 남겼다.

         

       “언젠가 중원의 당가에 놀러오세요. 그때는 말로만 설명해 드렸던 비천마차의 진짜 속도를 경험하게 해 드리겠습니다.”

         

       아니…왜 마지막 인사가 다 이따위야.

         

       “사라 소저 덕분에 많이 웃고 즐거웠습니다. 서장을 떠올릴 때마다 사라 소저 생각이 나겠군요.”

         

       옥수수는 무난한 말을 남겼다. 그래, 이게 옳게 된 작별 인사지.

         

       “사라야.”

         

       그리고 흑묘의 작별 인사가 시작되었다.

         

       “사라와 함께한 지 벌써 한달 반 정도 되었지? 사라는 내 머리카락을 볼때마다 내심 미안하다는 표정을 짓고는 했지. 그때마다 나는 웃을 수밖에 없었단다. 내가 구했던 아이가 이런 착한 심성을 가진 아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게 해주는 표정이었거든.”

         

       흑묘는 키득 웃었다. 그 웃음에 따라 흑묘의 백발이 가볍게 출렁였다.

         

       “호 선배랑의 일도…음. 모두 잘 풀렸으니까 걱정하지 말렴. 안 그래요들?”

         

       “후후, 물론입니다.”

         

       “당연하지.”

         

       “사라와 함께한 동안 정말 즐거웠단다. 그러니까 혹시나 내 머리카락 걱정은 하지 말렴. 언젠가 다시 만날 때는 다시 말끔한 흑발이 되어 있을 거야. 그때는 사라도 좀더 씩씩하고 늠름한 모습을 보여주였으면 좋겠네.”

         

       작은 소리가 들렸다.

         

       사라의 방 안에서 새어 나오는 흐느낌이었다.

         

       흑묘는 그 소리를 들으며 잠시 가슴 아픈 표정을 지으며 무언가 말하려다가 멈추기를 반복했다가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입에 담았다.

         

       “공연, 꼭 보러 와 주었으면 해.”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저 흐느낌이 조금 더 커졌을 뿐이었다.

         

       전할 말을 모두 전하고 나오는 우리를 라노징부와 차이랑이 마중해 주었다. 당도연이 비천마차의 마부석에 올랐다.

         

       아직 공연 시간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내려가서 공연 준비도 하고 공연을 도와 준 현지 상인들과도 할 말이 있으니 지금쯤 내려가는 것이 적절했다.

         

       이제 라사에 내려가서 마술 공연 준비를 하고 나면 다시 이 포달랍궁에 올라올 일은 없겠지.

         

       꽤나 오랜 시간을 보낸 포달랍궁에서 떠날 시간이 된 것이다.

         

       “신세 많이 지고 갑니다. 두분도 공연 꼭 보러 오세요.”

         

       “음. 오늘은 포달랍궁의 수행자들도 대부분 내려갈 걸세.”

         

       “저도 꼭 보러 갈게요.”

         

       마지막으로 차이랑과 라노징부와 인사를 나눈 뒤에.

         

       우리는 포달랍궁을 떠났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아마 연참이 있을 것 같네요.

    글을 좀 다듬어야 하니 오늘 새벽이나 아침 언젠가 올라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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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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