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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58

       “벌게임이라. 적당한 것이 있느냐?”

       “그건 걱정 안 해도 돼요! 이제부터 시청자들이 추천해줄 테니까요!”

       

       엔리가 이야기하는 벌게임 룰렛이란 이런 것이었다.

       

       방송에 원판을 띄워 놓고서 후원으로 시청자들에게 벌게임을 추천 받는다.

       

       그 게임에 들어간 후원금액이 늘어날 때마다 원판에 차지하는 구역이 늘어나게 되니 본인에게 특정한 게임을 시키고자 한다면 시청자들은 그만한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 여기서 수금 각을 보네.

       – 이거 사과하는 자리 아녔음?!

       – 아니 씹 ㅋㅋ 어이가 없네.

       

       “여러분. 잘 생각해봐요. 화령 씨한테 여러분이 원하는 게임을 시킬 수 있는 거라니까요? 이런 기회가 흔할 것 같아요?”

       

       – 그른가?

       – 듣고 보니 좀 솔깃한 것 같기도 하고.

       

       엔리가 자신의 세치혀로 시청자들을 설득하자 거기에 사람들이 하나 둘 동조하기 시작했다.

       

       말을 꺼내는 것이 깔끔하구나. 엔리. 꼭 이런 상황을 몇 번이고 겪어 온 사람처럼 보여.

       

       본인은 뒤에서 구경만 하고 있었을 뿐인데 엔리가 말을 마친 순간 시청자와 엔리는 벌게임 룰렛을 돌리기로 합의를 내려 버렸다.

       

       “화령 씨도 이거면 만족하죠?”

       “그래.”

       

       무슨 게임이 나올지는 모르겠다마는 본인의 실수로 성이 난 것이니 본인이 책임을 져야지.

       

       “무슨 게임이 나오더라도 꼭 하시는 거에요?”

       “…대체 무슨 게임이 나오기에 이리 다짐을 받는 게냐.”

       

       불길한 예감이 어깨를 스쳤다.

       

       무엇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이냐.

       

       엔리는 본인이 이 세상에 떨어지고 난 후로 가장 길게 교류를 해 온 사람이다.

       

       그러니만큼 본인이 뒤로 물러날 바에야 앞으로 내달려 박살을 낼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터.

       

       “에이. 그냥 의례적으로 다짐을 받는 거죠. 시청자분들께서 돈을 내고 벌칙을 시키는 건데 미리 약속을 해둬야 하잖아요?”

       “솔직히 말하거라. 그 이면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야.”

       

       본인이 어떤 식으로 곤욕에 빠지게 될 것이라 생각을 하기에 이러는 것이야.

       

       나는 만날 하는 게임을 하는 사람이니 게임의 종류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나마 엔리가 가끔씩 다른 게임을 키면 그런 것도 있구나 라고 생각을 할 뿐.

       

       그렇기에 짐작을 하는 게 불가능하다.

       

       백지에 도장을 찍는 듯한 느낌이구나.

       

       본인의 직감이 결코 고개를 끄덕여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어.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겁먹었음? 화령도 쫄보네.]

       

       – ㄹㅇ

       – 좀 실망임.

       – 천마님이면 흔쾌히 알았다고 할 줄 알았는데.

       

       앞서 본인의 채팅창을 태우던 녀석들이 갑자기 태도를 전환해 본인을 설득하는 걸 보고 있자니 더더욱 불안해졌다.

       

       이 녀석들은 무얼 꾸미고 있는 것인가.

       

       차라리 생명의 위협이라거나 극복할 수 없는 적이라던가 괴악한 무언가라던가 하는 문제라면 괜찮다.

       

       그는 내 어떻게든 해결을 할 자신이 있으니 말이다.

       

       허나 그 이외의 문제라면.

       

       흐음.

       

       “알겠다. 알겠어. 어지간한 것이라면 내 하도록 하겠다.”

       

       괜찮겠지.

       

       본인의 위엄에 약간의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겠다만 애초부터 이 방송을 보는 놈들은 본인을 동경하는 이들이 아니니 말이다.

       

       내가 그리 고개를 끄덕이자 엔리가 신이 나서는 목소리를 높였고 채팅창에서도 – 감다살 – 캬. – 역시 천마님이야. 화끈하시지. 같은 이야기가 튀어 나왔다.

       

       “본인이 룰렛을 만들면 되느냐?”

       “아뇨. 그럴 필요 없어요. 제가 다 할게요. 화면 공유 신청 좀 받아 주시겠어요?”

       “내 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수락하면 되는 게야?”

       “네!”

       

       손가락으로 메시지를 눌렀더니 내 앞에 엔리의 화면이 떠올랐다.

       

       그녀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이들이 입을 법한 정장을 입은 채 돌림판 앞에 서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자. 여러분. 지금부터 제 1회! 화령 벌게임 룰렛을 시자아아아아아악 하겠습니다!”

       

       – ㅇㅇ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파피이즈유 켠왕.]

       

       “파피이즈유! 이건 아무리 봐도 화령님보단 시청자분들의 벌게임이 될 것 같은데요! 만원 확인했습니다! 다른 게임 없으신가요?!”

       

       – 꿀잼이긴 할 듯.

       – 마우스피스 미리 시켜놔야겠는데?

       

       “잠깐. 게임이 나올 때에 무슨 게임인지 설명을 좀 해주겠느냐?”

       

       네놈들끼리 웃고 떠들고 넘어가서는 곤란하다.

       

       벌칙을 수행해야 하는 장본인은 본인이지 않은가.

       

       영문도 모른 채 뒤에서 멀뚱히 구경을 하다가 그대들이 시키는 것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네요. 화령님께서도 아셔야 마음의 준비를 할 테니까.”

       

       엔리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내 방송의 권한을 이용해 후원을 멈추고 파피이즈유라는 게임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간단하게 말해서 이 게임은 퍼즐게임이었다.

       

       게임을 하는 유저의 창의력과 퍼즐해결능력이 얼마나 뛰어난 지를 시험한다는 모양.

       

       “미리 말씀드리는 데 더럽게 어려워요. 예전에 저 마이튜브 각 좀 뽑으려고 손댔다가 성격 나빠질 거 같아서 3시간 만에 때려 쳤어요.”

       “그건 그냥 그대의 인내심이 부족한 것이.”

       “화령 씨라고 다를 것 같아요?! 제가 장담하건데 1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벽을 때려부실 수 없나 고민하실 걸요?!”

       

       그게 무어가 잘못 됐는가.

       

       원래 몸이 나쁘면 머리가 고생하는 법이라 하였거늘.

       

       본인이 극한으로 몸을 갈고 닦았는데 왜 머리를 사용해야 하느냐.

       

       – 투명오이님이 5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약소 남작가문의 영애인 내가 아카데미에서 인기폭발?! 화령님이 미연시하는 거 보고 싶어요!]

       

       “소녀 왕자! 캬 이거 명작이죠. 저도 재밌게 했었습니다.”

       

       – 개 씹덕같네.

       – 맞잖아?

       – 아니 근데 이거 ㄹㅇ 재밌긴 함.

       – 난 좀 많이 오글거리던데.

       

       “이건 또 무어냐.”

       

       본인의 감성이 이상한 것인지는 몰라도 제목이 상당히 특이하구나.

       

       절대로 건들고 싶지 않은 느낌이야.

       

       “미연시에요. 미소년 연애 시뮬레이션! 귀족들이 모이는 아카데미에서 여러 미소년들과 썸을 타고, 연애를 하고, 함께 역경을 극복해서, 사랑의 결실을 이루는! 마지막에는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니까요?”

       “그러니까 본인에게 남정네에게 아양을 떨라 그 소리더냐?”

       

       끔찍한 소리를 하는 군.

       

       본인이 낙엽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꺄르르 웃을 나이도 아니고 세상의 온갖 일을 경험하면서 무더져버린 노친네인데 게임 속 남정네에게 사랑을 속삭이라고?

       

       돌아버리겠군.

       

       내 표정이 찡그려진 것이 즐거운 것일까. 엔리고 시청자들이고 웃음을 터트리는 데에 여념이 없었다.

       

       빌어먹을 것들 같으니.

       

       “화령 씨. 아무리 싫으셔도 걸리면 해야 해요?”

       “이를 예측하고 있었느냐?”

       “네! 당연하죠! 제가 이 룰렛을 몇 번이나 돌려봤다고 생각하세요?”

       

       그러니까 본인에게 치욕이 다가올 것을 알고도 이를 제안했다는 소리렷다.

       

       엔리. 앞으로 잠을 잘 때에 문단속을 조심하도록 하거라.

       

       물론 아무리 필사적으로 단속을 한다 하여도 아무런 의미도 없겠지만 마음의 안심정도는 되지 않겠느냐.

       

       본인의 울분이 담긴 웃음에 엔리가 흠칫거리건 말건 간에 시청자들에게서 날아드는 후원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 백벌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휘슬블로우. 화령이 무서워하는 거 보고 싶음.]

       

       – 공겜?

       – 공겜은 좀.

       – 화령이면 표정 하나 안 바뀔 듯.

       

       “휘슬블로우! VR공포게임의 명작 중 하나죠. 근데 화령님께서 무서워하실까요? 추격하는 애들 다 때려 눕히고 진행하실 것 같은데요.”

       

       – 샷건쳐주세요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강제종료. 이거 할 수 있는 지 궁금함.]

       

       – 점프맵이네.

       – 이것도 화령이면 쉽게 깰 거 같은데.

       – 최단기록 세우는 거 아냐?

       

       – 아악귀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아피스 프로 리그 켠왕.]

       

       – 노잼.

       – 이건 진짜 감없다.

       – 넌 나가라.

       

       – ㅇㅇ님이 5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고양이 길 건너기.]

       

       – 오. 이건 괜찮다.

       – 실력이 아니라 심리전으로 해야 하는 거니까.

       – 그래도 피지컬로 해결 볼 것 같은데.

       

       먼 예전 엔리와 함께 했던 것 같은 공포게임이라거나.

       

       엔리의 집에 찾아갔을 적에 했었던 항아리 게임을 VR로 옮겨놓은 듯한 게임.

       

       아피스에서 계급을 올리는 걸 보고 싶은 자라거나.

       

       인간의 악의가 노골적으로 스며들어 있는 녀석.

       

       이외에도 수많은 게임들이 시청자들의 후원을 통해 튀어 나왔다.

       

       이 세상에는 이토록 많은 게임이 존재하는 것인가.

       

       새삼 본인의 시야가 자그마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구나.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처음에 나왔던 그 미연시인가 뭔가하는 것처럼 괴악한 것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단 점이었다.

       

       이 정도면 그리 나쁘지 않구나.

       

       빠져나갈 구석이 많아 보여.

       

       그럭저럭 운만 좋으면 살아남을 수 있어.

       

       – 매지컬!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마법소녀 매지컬 아루루땅. 이거 엄청 좋아할 듯?]

       

       – 엌ㅋㅋㅋㅋㅋ

       – 언제 나오나 했다.

       – 여스라면 한 번쯤 지나쳐야 할 시련.

       

       “마법소녀? 으악. 머리가. 머리가 아파요. 이상한 기억이 마구 떠올라요.”

       

       – 절대 마이튜브에 엔리 마법소녀를 검색하지 마!

       – 그거 좀 레전드였음ㅋㅋㅋ

       – 마지막엔 철판 깔고 잘 하던데?

       – 그거 마지막에 현탐와서 한숨 내쉬는 게 개웃김.

       

       무어냐. 저 게임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그대들이 이토록 웃음을 터트리는 것이야.

       

       엔리와 시청자들의 반응만 보아도 저게 결코 걸려서는 안 될 끔찍한 무언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으음. 화령 씨. 마법소녀 아시죠?”

       “대충은 안다.”

       

       치렁치렁 거리는 옷을 입고 귀여운 체를 하며 악의 무리와 싸우는 창작물이었던가?

       

       마이튜브가 괴상한 영상을 띄워놓은 적이 있어서 한 번 본 일이 있느니라.

       

       본인의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지.

       

       “그거랑 똑같이 하는 거에요. 프릴이 잔뜩 달린 옷을 입고, 수치심이 드는 대사를 내뱉으면서, 여러 괴물을 쓰러트려야 하죠.”

       

       말로만 들으니 영 감이 오질 않는구나.

       

       그러고 보면 엔리가 게임을 한 영상이 있다고 했었지. 그것을 한 번 보도록 할까.

       

       “화령 씨? 지금 뭐 하시는 건가요?!”

       

       마이튜브를 켜서 ‘엔리 마법소녀’라는 단어를 검색했더니 엔리가 발작을 일으켰다.

       

       당장 멈추라고.

       

       더 이상 나아가면 선전포고로 받아들이겠다고.

       

       귀가 울릴 정도로 시끄럽게 소리를 쳤지만 그녀는 날 막을 수 없었다.

       

       화면 너머에서 그리 소리쳐서 어쩔 것이냐.

       

       그대가 발악을 할수록 본인의 흥미만을 돋구는 것을.

       

       그 끝에 본인이 보게 된 것은.

       

       ‘매지컬 리리컬 엔리땅! 마법과 정의의 힘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다!☆’

       

       – 엌ㅋㅋㅋ

       – 이게 이십대 중반?

       – 마벜ㅋ과 정읰ㅋㅋ의 힘 개쩐다.

       

       게임 속의 엔리가 얼굴을 잔뜩 붉힌 채 만화에 나올 듯한 대사를 내뱉는 광경이었다.

       

       엔리의 외모는 썩 괜찮은 편이니만큼 그럭저럭 어울린다 생각을 한다만 엔리 본인의 입장에선 전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미안하구나. 허나 궁금하지 않으냐.”

       

       원래 보지 말라 그러면 오히려 더 보고 싶어지는 것. 그러게 사람의 심리를 잘 파악했어야지.

       

       “그리고 말이다. 꽤 괜찮지 않으냐. 부끄러워 할 이유가 있느냐?”

       “갸아아아악! 그렇게 나온다 이거죠?!”

       

       아니. 본인은 진심을 담아 칭찬을 한 것이다마는 왜 화를 내는 것이냐.

       

       그에 당황하고 있으려니 화면 속 엔리가 손가락을 움직였다.

       

       “이건 다 화령 씨가 잘못한 거에요! 이거까진 안 하려고 했는데!!”

       

       – 엔리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두근두근 고양이귀 메이드가 되어보자!]

       

       고양이귀 메이드?

       

       이건 또 무엇이냐?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스로 불러온 재앙에 짓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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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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