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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6

     적이 왜 왔는지에 대해서는 해석의 여지가 있지만, 하는 짓을 보면 어느정도 유추할 수 있다.

     “돈 내놓으라고 시위하러 온 거네.”

     “그런 거니…?”

     “예, 어머님.”

     나는 50m 높이의 성벽을 두고 설전 중인 두 마스터를 보며 느긋하게 고기를 썰었다.

     [네놈이 저지른 악행을 알고 있나!]

     [제국 땅에서 일어난 일이다.]

     [네가 제국 땅에 넘어왔잖아!!]

     [붉은 황야는 제삼지대일 텐데.]

     

     영사석이 전해오는 소리는 두 마스터가 나누는 대화.

     [그럼 네가 썬 건 네가 치워야지!!]

     [제국 쪽으로 굴러갔다면 제국이 처리했어야지.]

     [아아악! 너, 핏덩어리! 당장 내려와라! 오늘 아주 버르장머리를 고쳐주마!!]

     [노인네가 말이 많군.]

     “큭…!”

     순간, 아버지가 짜증스럽게 흘린 말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레이.”

     “아, 죄송합니다.”

     나도 똑같은 생각을 했었기에, 아버지도 같은 느낌이구나 싶어서.

     “말하는 걸 보아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저들은 아침이 되면 물러갈 테니까요.”

     “아침…?”

     “예. 오크들 사체를 처리하고 돌아가기 전에 한번 욕이나 퍼붓자고 온 겁니다.”

     클레이돌 후작이 직접 온 건 조금 의외기는 하지만, 아버지의 대항마로 나선 거라면 크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라면 아버지를 상대로 5천 병사들이 무사히 퇴각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으니까.

     “집사장. 영사석 소리 꺼버리세요. 어차피 아버지는 클레이돌 후작을 무시할 테니, 계속 적들의 소리 듣는 것도 귀 아픕니다.”

     “도, 도련님…?”

     영사석 조작은 집사장의 몫이라, 내가 ‘지금’은 함부로 할 수 없다.

     “그레이. 그래도 소리는 켜둬야 하지 않겠니.”

     어머니가 나지막한 소리로 영사석이 비추는 전장을 가리켰다.

     “들리는 거라고는 저기 노인네 고함, 그리고 병사들이 지껄이는 왕국 욕밖에 없습니다만.”

     “그래도.”

     “알겠습니다. 그냥 제가 귀를 막도록 하죠.”

     백색소음도 나쁜 건 아니니까.

     “멘테 경?”

     “응.”

     “불침번 서시다가 혹시나 무슨 일 있으면, 저를 깨워주십시오.”

     “불침번은 무슨. 안 자고 말지.”

     멘테 경이 쓰게 웃으며 다른 기사들을 눈으로 흘겼다.

     나보고 알아차리라는 건 아니고, 그냥 자조적인 상황 때문에 본능적으로 나온 제스쳐다.

     다른 가문, 모르가니아의 사람이 아버지의 명령을 들었다고 해서 이곳에 들어온다?

     만일 멘테 경이 클레이돌 후작 같은 덩치, 하다못해 로버트만큼의 체격만 가지고 있었더라면 여기 있는 기사들이 몹시 경계했을 것이다.

     그런데 보라.

     가문의 기사들은 전혀 멘테 경을 의식하지 않고 있다.

     멘테 경이 검을 차고 있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멘테 경이 행여나 무슨 짓을 저질러도 바로 제압할 수 있다는 듯.

     아버지의 명령이 있으니까?

     아니다.

     그냥, 얕보였다.

     체구가 작은 소녀라서 무시당했다.

     하지만 지금 그걸 가지고 시비를 걸 수 없다.

     “멘테 경. 불침번 필요하시면 저와 교대하시겠습니까?”

     “경은….”

     “도련님 호위, 로버트입니다.”

     “아니, 필요 없는데.”

     “아뇨. 제가 필요해서요. 저도 잠깐 눈은 좀 붙여야 하잖습니까. 그렇죠, 도련님?”

     그나마 멘테 경을 신경 써주는 건 로버트뿐인 건가.

     역시 사람은 착하다.

     “그렇게 해. 멘테 경. 나중에 로버트 경과 교대하시길. 아니면 먼저 주무시거나.”

     “…배려에 감사를.”

     멘테 경이 고집을 꺾는다.

     나중에 무슨 일이 터져도, 멘테 경이 나서면 어느정도 대응이 가능하다.

     ‘마스터 급의 실력자가 오는 게 아니라면 뭐.’

     그건 일종의 자연재해이며 내가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어쩔 수 없는 노릇.

     만일 그렇게 된다면, 아버지가 올 때까지 버티는 수밖에.

     “그러면 저희는 안심하고 잠이나 자도록 하죠?”

     “자, 잔다고?”

     “그럼. 동생아. 착한 어린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하는 법이란다.”

     나는 다 먹은 빈 그릇을 옆으로 치우고 입을 헹군 뒤, 소파에 등을 기대며 눈을 감았다.

     “어른들 걱정 끼치지 말고, 애들은 그냥 자야지. 그게 어른들 돕는 거야.”

     “…….”

     주변의 시선이 어떻든, 눈을 감고 고기와 채소, 소스에 있는 마나에 집중한다.

     ‘갈취한다.’

     

     그릇 전체에 담긴 음식 중 소금 한 꼬집보다 적은 양의 마나였지만, 그 마나조차 몸에서 함부로 방출되지 않게 응축한다.

     “그레이…? 서, 설마 진짜로 자는 거니?”

     “…….”

     마나를 흡수하기 위해 그런 거지만, 이대로 잠들어도 큰 문제는 없다.

     멘테 경도 로버트도 이곳에 있고, 그 둘 뿐만 아니라 다른 기사들도 여럿 있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이 저택은 평범한 저택이 아니다.

     ‘노스트럼과의 맹약에 따라, 지브롤터의 이름으로 명한다.’

     우우웅.

     확인 결과, 제대로 작동한다.

     ‘이게 아니었다면 아버지도 마냥 안심하고 떠날 수 없었겠지.’

     관문의 마도방벽과 같이, 저택 내부에도 마법진이 설치되어 있다.

     오직 지브롤터의 핏줄만이 발동할 수 있는 마법결계.

     아버지는 내게 속성으로 이 결계를 발동시키는 법을 가르쳐주고 떠났다.

     그게 아니었다면 지금쯤 장벽 위에 서 있는 사람은 아버지가 아니라 내가 아니었을까.

     “…….”

     “그레이가 자는 모양이구나. …1시간 정도 지켜본 뒤, 그 이후로도 변화가 없으면 아이들은 재울 거야.”

     어머니가 기사와 가솔들에게 지시를 내리며, 영사석의 장치를 조작했다.

     “말콤. 소리는 꺼주고, 밝기는 최대한 낮춰주렴.”

     “예, 부인.”

     위이잉.

     눈꺼풀 위로 반짝이던 마석의 빛이 사그라들며, 나는 좀 더 깊게 마나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빨리 컸으면 좋겠는데.’

     전쟁 중이고, 할 일은 많지만.

     “…….”

     10살의 어린 아이 몸으로는 정신력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차라리 일찍 자고, 새벽에 무슨 일 터지면 일어나는 게 낫지.’

     나는 몰려드는 잠기운에 저항하지 않고 그대로 눈을 감았다.

     ‘이건 좋네.’

     어린아이 몸이라, 먹고 바로 잠들어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것.

      

     * * *

     꿈을 꾼다.

     

     꿈속에서 꿈이라는 걸 자각하는 건 몹시 어려운 일이지만, 나에게는 제법 익숙한 일이다.

     ‘오랜만이네.’

     

     지브롤터가 아닌 새로운 장소.

     

     왕성의 연회장만큼이나, 그보다도 더 넓은 연회장에 모인 남녀들은 전부 젊다.

     정정.

     어리다.

     20살이 되기 이전, 17~19살의-성인이 되기 직전의 이들이 가득하다.

     남녀의 차이는 있으나 전부 다 같은 복장을 한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

     ‘익숙한 제복이야.’

     하얀 셔츠에 검은 외투.

     사람마다 서로 다른 색들.

     

     신분과 작위에 포인트로 들어가는 무늬의 색이 달라, 누가 어떤 신분을 가졌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다시 봐도 지옥 같네.’

     

     어떤 놈의 아이디어냐.

     누구나 배울 수 있다면서 평민도 입학하게 해놓고, 모두가 차별 없이 제복을 입히게 한다면서-

     정작 색으로 신분을 나누게 한 장본인은.

     ‘무능왕이지.’

     그 어떤 아카데미도 볼 수 없는 특이점.

     

     제국에서 왕국과 화합을 위해 왕도에 지었던 아카데미에 무능왕이 부린 패악질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안 그래도 아카데미 자체가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제국이 만든 분열책이었는데, 무능왕의 행보는 거기에 박차를 가했다.

     귀족과 귀족 간의 서열 싸움.

     성인이 되기 전부터 펼쳐지는 정치파벌.

     귀족과 평민의 반목과 분란.

     그 가운데, 나는 3년 동안 이곳에서 지옥과도 같은 나날을 보냈다.

     “그레이 지브롤터잖아?”

     맞은 건 아니다.

     변경백의 장남에게 폭력을 행사할 미친놈은 없다.

     “우리를 위해 협곡에서 고생할 영광스러운 왕국의 검을 위하여. 크흐흐.”

     

     그저 나를 지옥 같게 만든 요소가 있다면, 저들이 가지고 있던 편견.

     -지브롤터는 대대로 왕국 모두를 위한 검이 될 것이다.

     저들은 내게 선의를 강요했다.

     

     왕가를 향한 충성을.

     왕국을 위한 봉사를.

     피와 목숨을 바쳐, 그 어떤 모욕을 당하더라도 견뎌내고 이겨낼 것을 강요했다.

     ‘역겨운 인간들.’

     지브롤터가 피를 흘릴 때, 저들은 욕실에서 땀을 흘리고 있었다.

     시체가 점철된 흙바닥을 구를 때, 저들은 금은보화로 빚어낸 침대를 구르고 있었다.

     지브롤터는 그렇게 500년 동안 왕국에 충성을 다했다.

     아버지가 반역을 결심한 것도 어찌 보면 그 역사의 대물림을 당신의 대에서 끊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나는 아버지에게 그 부분은 항상 감사했다.

     비록 매국노의 가문이 되었으나.

     가시 박힌 월계관을 당신의 대에서 불태우고, 더 이상 자식과 후손들에게 상속되지 않도록 하셨다는 점에서.

     언젠가 우리를 위해 목숨을 바쳐줄 기사님.

     항상 왕국을 위해 모든 걸 바쳐야 하는 혈통.

     제국을 향해 짖고 물어뜯을 파수견을 낳아야 하는 존재-

     “이거, 이거. ‘백작가’의 도련님 아니신가?”

     “하, 젠장.”

     분명 자각몽이라고 생각해서 가만히 있었는데, 악몽 속에서 의식이 깨어난 모양이다.

     “펠우드 롤랜드 후작.”

     “뭐? 하하! 나를 후작이라고 부르다니.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닌가?”

     “미안. 그렇게 되지 못하고 죽어버렸으니, 내 꿈속에서라도 그렇게 불러주는 수밖에.”

     “하, 하하…. 무슨 헛소리를.”

     금발벽안에 머리를 올백으로 넘긴 아카데미 제복의 청년, 펠우드 롤랜드.

     기생오라비 같이 생겼긴 하지만, 누구보다도 귀족적인 인간이었다.

     명문 롤랜드 후작가의 장남이자 나와 동갑이었으나, 우리의 미래는 달랐다.

     “망국의 기사께서는 그 앞에 밝은 미래밖에 보이지 않겠지.”

     “망국? 하긴, 왕국이 그렇게 보일 법도 하지! 하지만 나는 너와 다르다. 나는 이 나라가 달라질 거라고 믿고 있어!”

     이 펠우드는 내 기억 속, 아카데미 재학 시절의 인간이다.

     “노스트럼이여, 영원하여라! 500년 왕조는 천년만년 이어지리라! 하하하!”

     당시에 그렇게 말했기에, 지금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헛소리로 치부하며 제 말만 하는 인간이다.

     “내가 후작으로, 그대가 백작으로! 왕국을 새롭게 끌어나갈 쌍두마차가 되는 거야!”

     “변경백은 후작위인데.”

     “그, 그런? 변경백은 백작이 아니었던가?!”

     “…지금의 노스트럼은 그렇지.”

     무슨 말을 하든 이곳은 꿈이다.

     과거로 돌아온 첫날도 꿈이라고 여겼지만, 지금이 꿈이라는 건 눈앞의 펠우드가 증명하고 있다.

     “너, 죽어. 동생이 인질로 잡힌 거 구하러 가다가.”

     “…….”

     “몰락한 왕국의 부활을 위한 유령기사단, ‘콩키스타도르’의 단장으로 황제를 향해 돌격했다가 황제한테 살해당한다고.”

     이 남자는 미래에, 죽었으니까.

     “그래도 이렇게 꿈속에서라도 나타나 줘서 고맙네. 요즘 누구 하나 잡고 속 시원하게, 나중의 일을 털어놓고 싶었거든.”

     “……하하하!!”

     “뭘 그렇게 웃는 거지? 너 죽는다니까?”

     “그 죽음이야말로, 가히 영광스러운 죽음이 아닌가!”

     펠우드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오히려 오렌지 주스가 든 잔을 높이 치켜들며 활짝 웃었다.

     “나의 충성심이 그대가 본 미래에서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야말로, 내가 걷는 길이 옳다는 증거!”

     “대화가 안 통하네.”

     

     순간, 기시감이 들었다.

     내가 실은 과거로 돌아온 게 10살의 시기가 아니라, 아카데미 1학년 때가 아닌가 하고.

     “그럼, 이렇게 묻지. 이번 생에도 제국의 편에 서서 나라를 팔아먹을 건가?”

     꿈속 세상이, 어쩌면 나의 자의식이라는 녀석이 펠우드의 입으로 묻고 있다.

     “네가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이 있다면, 황제의 편에 서는 게 제일 쉬울 텐데?”

     “그렇지.”

     “그럼 나는 적이군.”

     “롤랜드 경이 상대하기 까다로운 건 맞지만, 그렇다고 상대하지 못할 건 아니야.”

     “하하하! 그렇다면….”

     펠우드가 잔을 홀 방향으로 가리킨다.

     “그녀와도 대적할 생각인가?”

     “……..”

     저벅, 저벅.

     홀의 중앙, 레드카펫이 깔린 계단으로 그녀가 내려온다.

     “아.”

     어라.

     분명 내가 의식을 자각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나는 공주의 앞에 서 있었다.

     “공주님?”

     “그레이.”

     공주가, 나를 부른다.

     “꿈속이지만,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쩐지 펠우드가 먼저 인사를 한다 싶더라니.”

     “네.”

     공주는 표정 없이 나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공주님. 당신은 제 의식이 만들어낸 공주님입니까?”

     “네.”

     “그럼 지금, 위험한 상황이라는 거네요?”

     “네.”

     “…그렇다면, 이야. 정ㅡ말로 감사합니다. 정말로.”

     나는 공주의 손을 잡아당겨, 그녀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

     “그래도 이렇게 만났으니, 인사는 드려야겠죠? 공주님.”

     “그레이.”

     공주가 키스를 받은 손을 들어, 내 턱을 받쳐 올렸다.

     “조심하세요.”

     그러고는 그대로 고개를 숙여, 나를 향해 얼굴을 가까이하며 속삭였다.

     “……니까.”

     그녀의 뒷말은, 들리지 않았다.

     * * *

     “…….”

     고요하다.

     눈을 뜨자마자 보인 천장은 아버지의 서재.

     “…….”

     주변을 살핀다.

     어머니는 품에 레타르를 안고 자고 있고, 그 뒤로 기사 몇몇이 불침번으로 서 있다.

     함께 불침번을 선 메이드 몇은 졸고 있고, 나는 빠르게 주변을 훑었다.

     “…멘테 경?”

     “깼어?”

     내 옆에 선 채, 고요하기 짝이 없는 영사기를 바라보던 멘테 경이 잠긴 목소리로 인사했다.

     “좀 더 자. 새벽 4시야.”

     “4시….”

     “전장, 그대로야. 적도, 하암. 8시간째 그대로고.”

     영사기가 비추는 전장은 고요하기 그지없다.

     아버지는 성벽 위에 계속 서 계시고, 관문을 향해 대포를 겨눈 병사들도 가만히 서 있을 뿐이다.

     “…….”

     그리고, 없다.

     “누아르는 어디에 갔습니까?”

     

     누아르가.

     “아. 누아르? 집사장이랑 기사 한 명이랑 같이 화장실 갔는데.”

     “…….”

     서재에 화장실이 없다.

     그리고 집사장 말콤이 없다. 

     “……하아아.”

     누아르, 이 빌어먹을.

     ‘젠장.’

     깨어있었다면 그냥 어디 양동이 같은 곳에 싸라고 했을 텐데.

     그렇다면, 따라붙은 기사는?

     “누가 따라갔죠? 누군지 아십니까?”

     “발라크 경으로 기억해.”

     “음….”

     발라크 경이라면 안심이다.

     로버트만큼은 아니지만, 그도 나름 실력자는 실력자인데-

     ‘왜 그런 개꿈을.’

     너무 걱정했던 걸까.

     ‘하필 펠우드가 나타나서 더 찝찝한데.’

     황제가 저지른 행동들로 인한 트라우마가 악몽으로 발현된 걸까?

     아니면-

     구구구구ㅡㅡ

     다급한 발소리.

     콰ㅡㅡ앙!

     문이 거칠게 열리며.

     “도, 도움…!”

     집사장 말콤이 머리에 피를 흘리며 들어왔다.

     “누아르 님이-”

     풀썩.

     그 말을 끝으로 쓰러졌다.

     동시에 그의 아래로 붉은 피가 웅덩이처럼 깔리기 시작했다.

     “꺄아아아악ㅡㅡㅡㅡㅡㅡ!!”

     경종처럼 울리는 메이드의 비명과 코를 찌르는 익숙한 냄새.

     

     열린 문을 통해 피 냄새와 함께, 알싸하면서도 희미한 냄새가 폐부로 스며들어온다.

     “하.”

     

     불행 중 다행이다.

     ‘생각했던 최악은 아니라서.’

     적어도 아군이 사고를 쳐서 일어난 사고는 아니다.

     최악-정정. 차악보다도 나은 상황.

     “지브롤터의 이름으로.”

     나는 품 안에 넣어둔 나이프를 확인했다.

     “저택을 봉쇄한다.”

     두근.

     심장이 덜컹거린다.

     이 몸에 흐르는 피를 인식한 저택 내부의 마법진이 가동되고, 즉시 결계가 발동된다.

     “이, 이건….”

     “뭐 하고 있어. 기사들.”

     나는 벙찐 기사들에게, 즉시 지시를 내렸다.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내 동생 습격한 새끼 찾아. 어서ㅡ!”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가족사랑(진)

    일러는 주역으로 등장하면 올리는게 좋지만
    일단 계속 나오는대로 표지 썸네일로 올리겠습니다.
    현재 계획은 주연 및 필요에 따라서는 조연까지 제작할 예정입니다.

    캐릭터들의 일러스트는 어디까지나
    소개용 가이드 일러스트라고
    생각해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냥 참고만 해주세요.

    지금 일러(연보라 제복 여캐) 는 황녀님(17세 기준)입니다.

    참고로 이전 일러였던 나리아 공주도 17세 기준 일러였습니다.

    다음화 보기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매국명가 간신천재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eldest son of a lord notorious for treason returns to the past. ‘A person adept at selling a country once can do it well again.’ However, in this life, ‘I will rise as the king of traitors.’ Beyond a directionless kingdom or a betraying empire, ‘Join me in this revolution.’ All for the sake of my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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