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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61

        

       본격적으로 월복당에서 보내온 정보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월복당에서 보내온 정보는 정말 천하제일의 정보조직이라는 말에 걸맞는 수준이었다.

         

       각 문파의 동향은 물론이고 속령파의 주요 고수들과 접촉하거나 접촉을 시도하는 문파들까지 싹 정리되어 있었으니까.

         

       “정말 대단하군요, 이런 내밀한 자료를 이렇게 신속하게…”

         

       당도연이 월복당의 저력에 감탄사를 터트렸다.

         

       “악경철이 궁주님께 패배한 것이 생각보다 여파가 크군요.”

         

       “음.”

         

       정보에 따르면 귀곡혈조 악경철의 권위와 명성이 떡락하면서 속령파가 휘청이고 있었다.

         

       이건 좀 재미없는 소식인데.

         

       라노징부와의 대결에서 패배한 악경철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까지는 들어맞았지만, 속령파의 역량이 내 예상보다 형편없었던 모양이다.

         

       “이건 은공에게 좋은 일임은 물론이고 사천정파에도 좋은 소식이로군요.”

         

       여일예가 기뻐했지만 흑묘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의 상황은 정파와 호 선배에게 좋은 상황은 아니에요.”

         

       여일예, 당소열, 당도연의 얼굴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어째서입니까? 속령파가 흔들리면 운남에서 세력다툼이 일어날 텐데요.”

         

       “그렇긴 하겠지만 세력 다툼 정도는 운남에서 늘 있는 일에 불과해요. 무엇보다 속령파가 힘을 잃는다고 한들 귀곡혈조 악경철이 힘을 잃는 것은 아니지요.”

         

       “…운남의 지지기반을 잃은 만큼 사천공략에 더욱더 진심이 된다는 뜻이로군? 궁주에게 무너진 체면도 결국 사천정파의 고수들과 싸워 이겨 다시 세워야 할 테고.”

         

       당소열의 말에 흑묘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도련의 나머지 문파들도 속령파가 와해되기를 바라겠죠. 속령파의 영역을 집어삼킬 기회이기도 하고 동시에 사천의 침공에 앞장 설 선봉장을 구할 수 있을 테니까요.”

         

       “으음….”

         

       “뭐, 흑묘의 예상은 어디까지나 최악의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지금 이대로 두면 그렇게 흘러갈 가능성이 적지 않아요.”

         

       귀곡혈조 악경철은 망신을 당한 것이지 부상을 당한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애초에 급이 맞지 않는 세력에게 목덜미를 내어 주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문제가 되는 것은 사도련을 구성하는 운남의 네 거파들이다. 그래도 겉으로는 하나의 연합이니 대놓고 일을 벌이지는 않겠지만 네 방파가 물밑으로 압력을 가하는 것만으로도 지금의 속령파에게는 치명적이겠지.

         

       그러니까…

         

       “아무래도 좀 속령파가 받는 압력을 해소시켜 줄 필요가 있겠는걸?”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로 쏠렸다.

         

       “그래, 제자야. 뭐 좋은 수라도 떠올랐느냐?”

         

       “좋은 수라고까지 할만한 계책은 아닙니다만.”

         

       모두가 기대 어린 눈으로 날 바라보는 것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사도련의 문파 중 한 곳에 잠입해볼까 합니다.”

         

       *** ***

         

       “흐음…잘하는 짓인지 모르겠군.”

         

       “하아, 선배! 선배에 대한 정보는 지급으로 전달받고 있을 테니까 혹시나 위기 상황이 닥치면 염두에 두고 행동하세요!”

         

       “은공, 부디 보중하시기를…”

         

       “언제든지 출동할 수 있도록 마차를 점검하고 있겠습니다.”

         

       “음, 부탁들 하겠소.”

       

       안타깝지만 잠입은 나 혼자 진행하기로 결정이 났다.

         

       당도연과 여일예는 이미 유명한 협객들이다. 홍죽군협 여일예야 무림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고  당도연 역시 산적토벌 때 상당한 명성을 떨쳤다.

         

       흑묘는 특유의 미모에, 태음기에, 구음기 때문에 변해버린 머리색까지 잠입 자체가 불가능한 요소들의 집합 그 자체였다.

         

       그나마 당소열이 조건에 부합했지만 정철에게 얼굴이 노출된 전적이 있었다.

         

       사실 그런 사유가 없었어도 당소열과 함께 잠입하지는 않았을 테지만. 당소열은 잠입 같은 걸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일이었으니까.

       

       안 그래도 쉽지 않은 일인데 모래주머니까지 찰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터덜터덜 가도를 따라 걸으며 암룡문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곤명(昆明)을 향해 걸었다. 요새 비천마차를 타고 안락한 여행만 해서 그런지 이렇게 가도를 걷고 있자니 묘하게 불편했다.

         

       그나저나 당도연을 어떻게 하면 좋지.

         

       서장의 길은 비천마차가 폭주하기에는 너무 험악해 안전운행을 했고 중원에 들어서도 운남에서 눈에 띄는 짓을 하면 안 된다는 명분으로 당도연을 달랬다.

         

       이제 운남을 벗어나면 당도연의 마음 속에 억눌려왔던 폭주 본능이 폭발할텐데..진짜 죽는 거 아닌가 몰라.

         

       음.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자. 답도 없는 일을 걱정해봐야 우울해지기만 할 뿐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걸으니 금방 곤명에 도착했다. 도심의 거리를 걷고 있자니 이곳이 사파의 영역이라는 실감이 들었다.

         

       내 허리춤에 걸린 검을 보고 지나가던 행인들이 두려운 표정으로 내 시선을 피했으니까.

         

       사천성에서는 그냥 걷기만 해도 욕을 먹고 눈을 부라렸는데 이곳 운남에서는 그냥 걷기만 해도 사람들이 두려워하며 시선을 피했다.

         

       참 사천성이나 운남이나 극단적인 동네야. 이러니 문제가 안 생길 수가 있나.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객잔을 찾아 정처없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을 때였다.

         

       “으하하하하!!”

         

       “와하하하하!!”

         

       한 객잔 안에서 전세라도 낸 듯 요란스러운 웃음이 들려왔다. 나는 객잔의 입지를 한 번 살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음.

         

       사람이 모이는 중심지는 아니지만 또 어느 정도 사람이 지나다니는 곳인지라 진짜로 사람 많은 객잔에서 소란을 피울 실력은 안 되는 자들이 ‘우리들은 사람들의 시선이나 시비 따위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호걸들이다!’ 라는 기분을 느끼기 딱 좋은 입지였다.

         

       [영웅객잔]

         

       이름도 합격.

         

       입구에 걸린 발을 헤치고 들어가자 네 명의 무인이 보였다. 무심한 척 객잔으로 들어서며 웃음을 터트리느라고 정신이 없는 네 사람의 무위를 확인했다.

         

       넷 다 일류로군.

         

       좋아 이 정도면 충분히 감당 가능하겠어.

         

       “점소이! 여기 소면 하나랑 만두 한 그릇 주시오!”

         

       “예, 예! 금방 가져다 드리겠습니다요!”

         

       점소이가 나에게 굽신거리더니 네 명의 무인의 눈치를 슬쩍 보고는 사라졌다. 잠시 객잔에 침묵이 감돌았다.

         

       칼든 놈들이 객잔에서 안하무인격으로 설치고 있으면 어지간한 손님들은 발걸음을 돌리기 마련이다. 자신들의 위세에 눌려 텅 비어버린 객잔을 보며 내심 흡족함을 느끼고 있었겠지.

         

       그런데 그렇게 말끔하게 비어버린 객잔에 내가 들어왔다.

         

       그것도 웃고 떠들며 존재감을 과시하던 네 사람을 완전히 무시하는 태도를 보면서 자리에 앉았다.

         

       “여기, 소면과 만두입니다요!”

         

       잠시 후 점소리가 내 자리에 소면과 만두를 가지고 나타났다. 내가 무심한 무인을 연기하며 젓가락을 들어 올릴 때였다.

         

       연신 수군거리던 네 녀석중 한 사람이 목소리를 높였다.

         

       “점소이! 지금 뭐 하는거지?”

         

       “예? 예?”

         

       점소이가 녀석의 시비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내 만두를 주문한 지 한참이나 지났는데 어째서 저 자 먼저 가져다 주는 건가!”

         

       “하하, 대협 뭔가 착오가 있으신…”

         

       “뭐? 이 경천뇌성도 우릉이 주문 하나 기억하지 못했다 이 말이냐?”

         

       경천뇌성도 우릉의 작태에 속으로 감탄사를 흘렸다. 이야. 역시 시비를 거는 법은 세월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모양이다.

         

       이몸 호천안.

         

       갓 무림천하에 떨어져 야생의 무림을 정처없이 헤매던 시절이 있었다. 그 춥고 어렵고 배고프던 시절에는 어딜 가도 툭하면 시비가 걸렸지.

         

       “거기 형장! 점소이가 뭔가 착각한 모양인데! 그 만두는 내가 먼저 주문했소!”

         

       이야, 그때 그 시절이 생각나네.

         

       그야말로 고전적인 시비수법을 펼치는 우릉 덕에 과거의 일들이 새록새록 생각났다.

         

       저렇게 시비를 걸고 내 반응을 살핀다. 내 반응과 기세를 보고 견적을 살핀 뒤에 이길 수 있을 것 같으면 그대로 시비를 이어가고 질 것 같으면 술에 취해서 실수를 했다고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그만이다.

         

       그러니 내 대응도 간단했다.

         

       나는 만두를 집어 그대로 한입 베어 물었다.

         

       “저, 저…!”

         

       우릉이 눈을 크게 뜨고 날 삿대질했지만 나는 무심한 눈빛을 연기하며 묵묵히 만두를 씹어넘겼다.

         

       이것으로 선택을 강요받는 것은 내가 아니라 녀석이 되었다. 나는 그냥 이 자리에서 만두나 씹어 먹으면 그만이지만 완전히 무시당한 저 녀석은 분개해서 칼을 뽑아들거나.

         

       “아이고! 우릉님! 소인이 잠시 정신이 나갔나 봅니다! 만두는 지금 당장 내어드리겠습니다!”

         

       아니면 점소이의 중재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리고 우릉의 선택은 전자였다.

         

       “감히 날 무시해!”

         

       내 앞을 막아선 점소이를 밀쳐 넘어뜨리며 도를 뽑아드는 우릉. 나에게 도를 들이대는 녀석을 무심한 눈길로 응시하며 한 마디 했다.

         

       “치워라.”

         

       무심한 듯 날카로우며 묵직하게 가슴에 남을 수 있는 한 마디!

         

       나는 태연하게 만두를 씹으며 서늘한 눈으로 우릉을 바라보았다. 우릉은 내 눈빛에서 내 협객력을 느낀 것인지 주춤했지만…

         

       “건방진 놈! 죽어랏!!”

         

       이미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그대로 도를 들어올렸다.

         

       와, 만두 순번이 틀렸다고 사람을 죽이려고 들어?

         

       이몸 호천안.

         

       한 사람의 협객으로서 이런 악인을 징치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주문순서가 꼬일 때마다 사람을 죽이는 악적놈! 내 오늘 제대로 계도해주지!

         

       파밧!

         

       내 오른손이 번개와 같이 움직이고 젓가락이 날아갔다.

         

       “윽!”

         

       초근거리의 젓가락 비도술에 몸을 찔린 우릉이 신음성을 내며 뒤로 물러났고 나는 그 사이에 몸을 일으켜 검을 뽑았다.

         

       스스스스스!!

         

       “거, 검기!”

         

       녀석들이 내 검에 피어오른 붉은 기운을 보고 대경해 소리쳤다.

         

       절정의 경지는 이 무림에서도 상위권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경지다. 구파일방의 여일예니 당가의 당도연이니 구음지체의 흑묘니…그야말로 주변에 별이라 할 수 있는 인재들이 모여 있었으니 꿇리는 것 뿐 지금의 나도 무림 전체에서 보면 먹어주는 사람이다 이거야.

         

       “조용히 식사나 하려고 했거늘, 기어이 피를 보게 만드는구나.”

         

       순식간에 공포에 질려 쭈그리가 된 우릉과 그 일당들.

         

       캬 이맛이지. 잡배들을 혼구멍 내 주고 그로 인해 새로운 사건사고가 발생한다.

         

       그야말로 정통 무협이로군.

         

       “대, 대협 뭔가 착오가…”

         

       “갈!”

         

       변명을 주워섬기려는 우릉에게 선공을 가했다. 죽이면 곤란하니 일휘청운검의 강의 묘리를 사용해 검면으로 녀석의 옆구리를 후려쳤다.

         

       녀석은 대경해 도를 들어 수비했지만.

         

       쩌어어어엉!!

         

       “크허헉!”

         

       내 검에 담긴 검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붕 날아가.

         

       우당탕!

         

       와장창창!

         

       객잔 내 식탁과 의자를 박살내며 성대하게 굴렀다.

         

       “우, 우릉!”

         

       “자네 괜찮은가!”

         

       대경해 우릉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달려가는 일행들.

         

       나 그런 우릉 일행과 신음성을 흘리며 바닥을 구르고 있는 우릉을 바라보며…당황하고 있었다.

         

       야, 야 별로 힘 줘서 때리지도 않았는데 고작 그 정도 공격에 그렇게 심하게 당해버리면 어떻게 해?

         

       “우욱!”

         

       “갈비뼈가 나간 모양일세!”

         

       “피를 토하는 것이 검기에 당한 모양이군!”

         

       시바, 좆됐네. 적당히 두들겨 쫓아내려고 했는데 완전 중환자를 만들어 버렸다. 일단 더 이상 상황이 커지는 것을 막아야 생각한 나는 검을 검집으로 되돌렸다.

         

       “죽이지는 않았다. 의원에게 데리고 가도록.”

         

       그리고는 태연한 척 내 자리로 돌아가 만두를 집어먹었다. 젓가락을 날려버린 탓에 국수를 먹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후, 그래 좀 일이 꼬이기는 했는데 큰 문제는 아니겠지. 이몸 호천안. 연출 경력 7년의 베테랑이다. 현장에서 일어나는 이 정도 위기 상황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우릉의 일행은 우릉을 부축하면서 나를 노려보았다.

         

       “…귀하의 이름은 무엇이오!”

         

       평소에 사용하는 내 가명 원칙에 따르면 박부산이라는 이름을 대야 하겠지만…이번에는 좀 더 신경 쓴 가명을 입에 담았다.

         

       “용지맹(龍地盲)!”

         

       “좋소! 용지맹! 당신은 그 오만함의 대가를 치르게 될 거요!”

         

       흔해빠진 경고와 위협이었다. 뭐 패자의 넋두리 같은 것이지. 그래도 나중에 제 동료들을 우르르 끌고 와서 보복할지 모르니 세 사람의 얼굴을 잘 기억해 둬야겠다.

         

       뭐 그래봐야 이런 중심도 아니고 변두리도 아닌 애매한 곳에 어차피 이런 애매한 곳에 양아치 짓이나 하던 녀석들이다. 곤명에서 내 명성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떨어져나갈 떨거지들 아니겠는가.

         

       “암룡문은 결코 오늘의 일을 잊지 않을 것이니!”

         

       …아무래도 일이 크게 꼬인 모양이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호랑이 호, 하늘 천, 눈 안.
    용 용, 땅 지, 맹인의 맹.

    특별히 신경 쓴 가명!

    *죄송합니다! 좀 늦었습니다!

    만성지각에서 탈출해야하는데 비축분이 없어서 쉽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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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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