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262

        

       그렇게 녀석들은 우릉을 데리고 사라졌고.

         

       나는 만두를 내려놓고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뭐 딴 놈들도 아니고 하필 암룡문이냐고.

         

       “주인장.”

         

       “예, 예!!”

         

       주방에 숨어 있던 주인장이 후다닥 튀어 나왔다. 지금 객잔주에게 가장 무서운 사람은 누구일까? 보호세를 뜯어가는 이 근방 문파? 아니면 방금 전처럼 객잔을 전세내고 행패를 부리는 녀석들?

         

       아니다.

         

       지금 이 객잔에 남아 있는 칼든 놈이다.

         

       그런데 그 놈이 절정 고수에 방금 전에 사람 하나를 떡으로 만들어 버리면서 기물 파손까지 했다면?

         

       “소란을 일으켜서 미안하오.”

         

       “아이고! 아닙니다요! 천부당만부당하신 말씀입니다요! 평소에 그 놈들 하는 꼴이 얼마나 눈꼴이 시렸는데요! 아주 속이 시원합니다!”

         

       속으로 피눈물을 흘려도 겉으로는 이런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지.

         

       만약 지금 이 상태로 내가 그냥 객잔을 떠나버린다면 저 점소이와 영웅객잔주가 3박 4일 이상 내 욕을 한다는 것에 내 무림천하 세이브데이터를 걸 수 있었다.

         

       촤르륵.

         

       나는 말없이 은화 한 줌을 식탁에 올려 놓았다. 점소이는 물론이고 객잔주까지 눈이 휘둥그레질 양.

         

       “약소하지만 객잔을 수리하는데 쓰시길 바라오.”

         

       “아이고오오오오오!!! 대혀어어어어어업!!”

         

       그야말로 절절 끓는 목소리로 곡소리를 낸 객잔주는 그야말로 오체투지를 할 기세로 몸을 움직이며…돈부터 소매로 쓸어 넣었다.

         

       와, 절정고수인 나도 깜빡 속았네.

         

       “정말로 감사합니다아아아아아아아악!”

         

       환검을 익혔다면 전설적인 고수가 되었을지 모를 객잔주가 연신 허리를 접으며 집에 아픈 노모가 있다는 둥 곰 같은 마누라와 여우 같은 새끼들이 있다는 둥 감사 인사인지 하소연인지 모를 무언가를 잔뜩 늘어놓았다.

         

       아니 이 아저씨 진짜 눈치 없네. 나는 횡재한 객잔주를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는 점소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래, 자네도 이걸로 치료라도 하게나.”

         

       “헤헤! 감사합니다! 대협!”

         

       점소이가 은자 하나를 받아들고 넙죽 절을 한 뒤에 말했다.

         

       “혹시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제가 성심성의껏 대답해 드리겠습니다요!”

         

       그래 이거야. 이게 바로 객잔 국룰이지. 사람이 괜히 돈을 주겠냐고, 어? 다 묻고 싶은 것이 있으니까 돈을 주는 거 아니겠어.

         

       그제야 객잔주도 아차하는 표정을 짓는 것이 때아닌 횡재에 가출했던 눈치가 돌아오는 모양이었다.

         

       “대협! 일단 몸을 피신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음. 저들이 다시 온다고 해도 두렵지 않소.”

         

       “아이고, 저런 떨거들이야 열 수레가 밀려들어도 대협께서는 충분히 감당하실 수 있겠지만 저 작자들 뒤에는 암룡문이 있습니다요!”

         

       “내 무림 정세에 밝지는 않으나 암룡문은 현경의 고수인 흑패 독고영천이 이끄는 문파라 알고 있소. 정말로 저런 자들이 암룡문의 문도가 될 수 있단 말이오?”

         

       솔직히 저놈들이 암룡문 문도들이라는걸 믿기가 어려웠다. 암룡문 문도들이라면 이런 애매한 객잔에서 애매하게 행패나 부릴 게 아니라 이 곤명에서 가장 잘 나가는 객잔에서 무게 잡으면서 협객 놀이나 하다가 외상을 달고 나와도 아무도 뭐라 못 할 텐데.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하지만 저들이 암룡문 문도라는 것은 사실입니다요. 이번에 암룡문에 들게 되었다면서 축하주를 마시고 있었던지라…”

         

       “요새 암룡문에서 대거 문도들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한데 저자들에게도 기회가 닿은 모양입니다.”

         

       뭐야 괜히 쫄았네.

         

       별호랑 이름이랑 깔맞춤한 청천벅력 우르릉과 그 떨거지들은 암룡문 문도(진)들이었다는 소리로군.

         

       대충 알만한 이야기였다. 이런 애매한 객잔에서 애매한 짓을 하고 있었던 것도 이제 암룡문 문도로 들어간다니까 기분은 내고 싶고 그렇다고 진짜 암룡문 문도도 아니니까 대로변에서 소란을 일으켰다가는 문제가 될 것 같으니 애매하게 타협한 것이고.

         

       “그렇구려. 주인장. 방 하나 내주시게.”

         

       “아이고, 대협 정말로 큰일 납니다!”

         

       “괜찮으니 걱정 마시게.”

         

       주인장과 점소이가 연신 위험하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나는 사소한 일에는 신경쓰지 않는 무심한 협객 연기를 하며 방을 잡았다.

         

       지금부터 푹 자고 일어나 밤에 깨어 있기 위해서였다.

         

       콰르릉의 동료들이 야밤에 찾아와 날 기습할 수도 있으니까.

         

       오늘 일에 대한 대처는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어이구, 저러다 암룡문 문인들이 쳐들어오시면 어쩌시려고…”

         

       “이러다 송장 하나…헙!”

         

       “쉬잇!”

         

       어쩐지, 객잔주랑 점소이랑 과도하게 걱정을 해 준다 싶었더니 괜히 객잔에서 피를 볼까 무서워서 나를 내쫓고 싶었던 모양이다.

         

       나는 두 사람의 대화를 못 들은 척 하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암룡문쯤 되는 사파에서 일류고수는 그냥 소모품에 불과하다. 정식으로 받아들여진 문인이야 문파의 체면이 걸려 있으니 보복하겠지만 받아들여진 것도 아니고 받아들여질 예정에 불과한 일류의 사정까지 봐 주면 그게 정파지 사파겠냐고.

         

       무엇보다, 고작해야 주점에서 시비가 걸린 걸 가지고 문파 차원에서 보복한다고? 뭐 굳이 하려면 할 수 있겠지만…현경의 고수가 이끄는 문파가 하기에는 너무 모양 빠지는 일이었다.

         

       문파 차원에서의 보복은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문파원 몇 명이 보복을 도와줄 수는 있지.

         

       그런데 우르릉은 아직 문파에 입문도 안 했으니 무슨 연줄이나 친분이 있겠는가.

         

       암룡문의 보복은 없다.

         

       그렇게 확신하며 나는 내 방으로 들어갔고.

         

       “네놈이 용지맹이냐?”

         

       다음 날 암룡문도들이 날 찾아왔다.

         

       *** ***

         

       독고이설은 객잔 2층에서 아래에 도열한 열 아홉명의 무인들을 내려다보며 한숨을 억눌렀다.

         

       “저분이…”

         

       “독고영천님의 따님이신, 운남제일화 독고이설..!”

         

       “과연, 천상의 미모시로군!”

         

       상급자를 앞에 두고도 제 멋대로 입을 열어 떠들지를 않나 음욕이 섞인 눈빛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을 보고 있자니 독고이설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어느 안전이라고 감히 입을 함부로 놀리느냐!”

         

       이설의 수하가 살기를 뿌리며 경을 일으켰다. 그제야 입을 다물고는 분분히 고개를 숙이며 포권을 해 보이는 자들.

         

       ‘언제부터 암룡문이 떨거지 집합소가 되었지.’

         

       요새 운남의 정세가 좋지 않은 것은 독고이설 역시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이런 수준미달의 잡배들까지 모조리 받아들이다니.

         

       아니면 독고이설에게만 이런 잡배들이 배당되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또 지긋지긋한 문파 내의 알력다툼인가. 독고이설은 자신을 못 잡아먹어 안달인 세 형제자매를 떠올리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문파 내의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주루를 관리한다는 핑계로 문파를 나온 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가거늘.

         

       이설은 예비 문인들을 인솔해온 암룡문도를 바라보며 말했다.

         

       “스무 명이라고 들었는데 왜 열 아홉 명이지.”

         

       “그, 그것이…”

         

       쩔쩔 매던 암룡문도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입문하기로 한 자들 중 한 명이 지병으로 쓰러졌다 하여…”

         

       “문파 꼴 잘 돌아가는군.”

         

       “죄, 죄송합니다!”

         

       아무리 쓰고 버릴 용도로 뽑은 자들이라지만 지병으로 쓰러질 녀석을 문인으로 뽑아? 이설은 기가 차서 웃음이 나왔다.

         

       그때 누군가가 외쳤다.

         

       “지, 지병이 아닙니다!”

         

       “….뭐라고?”

         

       이설과 무인이 입단 문도들 사이에서 들려온 외침에 고개를 돌렸다.

         

       호천안에게 부상당해 드러누은 우릉의 동료 중 한 명이었다.

         

       암룡문도가 이설이 보이지 않는 각도로 우릉의 동료에게 역동적인 안면근육 움직임을 보여주며 압박했지만 우릉의 동료는 눈치가 없었다.

         

       암룡문도는 알 길이 없었지만 지금 나선 우릉의 동료는 어제 호천안과 시비가 붙었을 때 암룡문을 언급한 자였다.

         

       “어제 절정의 무인과 일전을 벌여 부상을 입었을 뿐입니다!”

         

       “하.”

         

       독고이설이 싸늘한 한숨을 내뱉었다. 이설이 한숨을 내뱉자 신입들을 비웃으면서 술을 마시거나 도박을 하고 있던 이설의 수하들이 행동을 멈추고 일제히 기세와 살기를 일으켰다.

         

       눈치없는 우릉의 동료도 이제야 상황이 악화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재빨리 시선을 깔았다.

         

       독고이설은 벌벌 떨고 있는 신입들과 자신의 눈치를 보고 있는 암룡문도를 내려다보았다.

         

       상급자가 나타났음에도 저들끼리 떠들지를 않나 상급자들 간에 대화에 끼어들지를 않나. 최소한의 기강조차도 잡혀 있지 않는 자들이었다.

         

       신입들의 면면을 살피는 이설의 눈은 더욱더 차가워졌다. 하나같이 눈길이 가기만 해도 겁을 집어먹고 눈을 이리저리 돌리는 꼴이 어쩜 이렇게 쭉정이만 모아 놨나 싶었다.

         

       날 때부터 사파의 한복판에 있었던 독고이설은 이런 쭉정이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말로 해서는 알아듣지 못할 자들. 암룡문의 힘과 위세를 직접 보여주어야만 이해할 수 있는 녀석들이다.’

         

       그러나.

         

       떨거지들일지언정 저들은 일단 암룡문의 문도가 될 자들. 그런 이들에게 직접적으로 손을 대는 것은 삼류 사파나 할 법한 격 떨어지는 짓이었다. 그렇기에 신참들의 행동에 화가 나더라도 꾹 눌러 참고 있었는데…

         

       ‘입문 예정자와 시비가 붙은 절정고수라.’

         

       평소라면 이설의 귀에까지 닿지도 않을 하찮은 소식이었다. 그러나 개똥도 약에 쓴다고 했던가.

         

       이 하찮은 소식이 지금 상항에서는 요긴한 소식이었다.

         

       외부인 절정고수를 다루는 모습을 본다면 신입들도 조금이나마 암룡문의 힘을 깨닫겠지.

         

       그렇게 생각한 이설이 입을 열었다.

         

       “누군가가 감히 암룡문에 입문하기로 한 예비 문도를 해쳤다는군.”

         

       이설의 말에 수하들은 곧바로 포권을 하며 대답했다.

         

       “지금 즉시 잡아오겠습니다!”

         

       “너! 당장 그 자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라!”

         

       “예? 예!”

         

       독고이설은 자신의 수하들이 우릉의 동료와 함께 주루를 빠져나가는 것을 보며 남은 수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손님맞이를 준비해라.”

         

       “존명!”

         

       수하들의 우렁찬 대답에 위축된 신입들이 몸을 떨었고.

         

       독고이설은 그런 신입들을 서늘한 눈으로 바라보며 손님을 기다렸다.

         

       *** ***

         

       밤새 습격이 올까 대비하면서 비급서를 읽었는데 새벽녘이 될 때까지 아무런 낌새가 없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조금 잠을 보충하고 늦은 아침식사를 하고 있을 때였다.

         

       “저놈, 저놈입니다요!”

         

       어제 우르릉인가 부르릉인가 하는 친구랑 같이 있던 녀석이 나타나더니 나에게 삿대질을 하는게 아닌가?

         

       “네놈이 용지맹이냐?”

         

       “그렇소.”

         

       “암룡문의 높으신 분이 너를 보자고 하신다.”

         

       와, 진짜 어이가 없네.

         

       나는 내 앞에서 분위기를 잡는 녀석들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검은 천에 금색 수실로 수놓아진 용 헝겊을 팔에 두르고 있고 안하무인격의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 암룡문의 문도로 보였다.

         

       진짜 암룡문도가 왔어?

         

       얘들도 어지간하네 진짜. 문도 한 사람이 쥐여 터졌다고 사람을 보내?

         

       내 시선에 서린 한심함을 읽었는지 암룡문도의 얼굴이 험악해졌다. 지도 쪽팔린 줄은 아나보네.

         

       “냉큼 일어나지 못할까!”

         

       암룡문도의 위협에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해 보았다.

         

       암룡문도의 숫자는 우릉의 동료까지 합쳐서 총 다섯 명. 두 명이 절정이었고 나머지 세 명은 일류였다. 절정 두 사람의 수준이 높지는 않아서 막상 싸움이 벌어지면 어떻게든 몸을 뺄 수는 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이 자리에서 도망치면 암룡문 잠입은 물 건너간다는 것이다.

         

       음.

         

       그렇다고 따라가자니 호랑이 등에 올라타는 격이었다. 이들을 따라갔다가 일이 꼬여버리면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니까.

         

       나는 점차 험악해지는 암룡문들의 시선에서 신경을 끄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만약 이대로 도망친다면 어떻게 될까.

         

       멀지 않은 곳에서 일행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지금 이 장소만 빠져나간다면 도망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일행들 역시 날 반겨 주겠지.

         

       [어휴, 선배 내 이럴 줄 알았어요.]

         

       쌍심지를 치켜올리며 타박할 흑묘.

         

       [수고 많으셨습니다. 은공]

         

       부드러이 미소 지어줄 여일예.

         

       [망둥이 제자가 하루만에 돌아왔구나.]

         

       그렇게 비꼬며 입꼬리를 비틀어 올릴 당소열.

         

       그리고.

         

       [추격자가 있을지 모르니 떨쳐내야겠군요! 아하하하하! 와하하하하하!!!]

         

       마음껏 달릴 수 있는 명분을 획득한 당도연까지.

         

       “아….!”

         

       나는 이마를 짚고 한탄했다.

         

       이몸 호천안.

         

       어제 저 우릉부릉한 놈들을 만난 순간부터 사면초가에 빠져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이제와서 후회해도 늦었다!”

         

       그래 암룡문도의 말 그대로였다. 당도연의 본성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면서도 상황으로 찍어 누르며 편한 탈것으로 사용한 업보를 간과한 내 잘못이었다.

         

       내가 할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갑시다.”

         

       살인마차보다는 호랑이 등이 더 안전할 테니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비천마차 >>>>>>>>>> 암룡문

    정시 연재 성공!

    이대로 페이스를 되돌린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