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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65

       

       

       

       

       

       

       265화. 죽음을 갈망하여 ( 3 )

       

       

       

       

       

       푸른 귀화가 넘실거리며 세상을 뒤덮었다.

       

       꿈틀거리는 독 안개도, 손톱과 이빨을 빛내는 악마도.

       그의 푸른 분노를 피할 수는 없었다.

       

       《너희들은 재가 되어서 스러지리라!!》

       

       서리고룡의 분노가 휘몰아친 자리에는 까맣게 흩날리는 재만이 쌓였다.

       원정군을 사방에서 압박하던 악마의 공세에 큰 공백이 생겼고, 그제야 비로소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용! 용이다! 여섯 번째 신께서 우리를 보우하신다!”

       

       “신화의 지배자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 우리는 영원한 빛의 승리로 나아가리라!”

       

       두 날개를 활짝 펴고 창공을 활강하는 용의 기세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했다.

       가라앉던 전사들의 기세가 다시금 뜨겁게 솟아났다.

       

       세상에

       도마뱀이 이토록 반가울 때가 또 있었을까!

       

       악마의 체액을 한껏 뒤집어쓴 프리가가 저도 모르게 활짝 웃으며 크게 소리쳤다.

       

       “야아! 도마뱀 새끼야ㅡ!!”

       

       프리가의 우렁찬 목소리를 들었음인가.

       고고하게 하늘을 날던 서리고룡이 힐끗 프리가와 눈을 마주쳤다.

       

       오늘만큼은 저 꼴 보기 싫은 비늘 대가리라도 쓰다듬어 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이렇게 딱 필요한 순간에 나타나다니.

       

       《…큭.》

       

       프리가와 눈을 마주친 서리고룡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웃음을 토했다. 용은 아직 비룡의 모습일 때의 굴욕을 잊지 앟았다.

       

       고룡이 입을 작게 벌리고 무언가를 푸슛- 뱉었다. 아주 작은 얼음덩어리다.

       단단하고 작게 뭉친 얼음은 슈웅하고 날아가서 프리가의 정수리를 빡! 때렸다.

       

       “아악! 이, 이 씹어 먹을 도마뱀 새끼가아아!! 야아아! 너 이 씹! 내려와! 안 내려와?! 내려오라고!!”

       

       작게 부풀어 오른 혹을 붙잡은 프리가가 방방 뛰며 난동을 부렸다.

       당연하게도 서리고룡은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덕분에 당장 쫓아가겠다며 펄펄 뛰는 프리가를 말리느라 이스칼만 잔뜩 진땀을 흘렸다.

       

       “용사님! 몸은, 좀 괜찮으신가요! 어디 다치신 곳은…!”

       

       “저는 멀쩡해요. 그러는 한스는 어디 다친 곳 없죠?”

       

       “저뉸! 웁… 저는 멀쩡합니다…”

       

       꾸물거릴 시간이 없었다.

       부상자를 추리고 전열을 정비한 원정대는 계속해서 황야를 나아갔다.

       

       콰아아아아아!

       

       서리고룡은 원정대의 주변을 맴돌며 계속해서 불을 뿜었다.

       

       덕분에 자잘한 악마들은 얼씬도 하지 못했지만, 데모닉과 라이언하트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더 빨리 움직여야겠습니다.”

       

       “그래야지. 저 고룡이 우리를 돕는 건 다행이지만… 너무 눈에 띄는군.”

       

       심연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데모닉과 라이언하트는 한껏 감각을 끌어올려 사방을 경계했다.

       비단 심연이 악마의 둥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대악마.

       넓고 넓은 심연을 나누어 지배하는, 끔찍할 정도로 사악하고 괴기하며 강대한 악마들.

       

       데모닉과 라이언하트는 대악마의 무서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녀석들은 하나하나가 강력하면서 교활하다.

       

       타고나기를 인간 사냥꾼이자 학살자였다.

       그렇기에 심연에서 대악마를 마주치는 일이 없기를 누구보다 간절히 소망하고, 동시에 바랬건만.

       

       《흐하하하하!!》

       

       콰아아아아아!

       

       몰려오는 악마를 잿더미로 만들어 버리는 고룡은 그 자체로 엄청난 존재감을 발했다.

       아마 천 리 밖에서도 볼 수 있으리라.

       

       …이래서야 대악마의 눈에 띄는 건 시간문제였다.

       

       “어쩌면 벌써 저희를 발견했을 수도 있습니다. 녀석들은 교활하기 짝이 없는 놈들이니… 무슨 수작을 부릴지 심히 염려됩니다.”

       

       “여섯 신께서 우리를 빛으로 인도하실 테니 모든 건 그분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되겠지. 그런데 자네는 용사 나으리 곁으로 가봐야 하는 거 아닌가?”

       

       “예?”

       

       라이언하트의 말에 휙 고개를 돌린 데모닉의 눈에 불똥이 튀었다.

       아주 잠깐 멀어졌을 뿐인데 그 틈을 노린 한스가 케니스의 곁에서 하하 호호 웃고 있는 것이 아닌가!

       

       데모닉이 바람처럼 땅을 박차고 케니스의 곁으로 다가갔다.

       

       “이, 이이! 그 잠깐 사이에!”

       

       촌극 아닌 촌극을 보며 살짝 웃음 짓던 라이언하트의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참 보기 좋은 부녀 아니냐?”

       

       덜컥.

       

       산처럼 커다란 그의 몸이 순간 크게 들썩였다.

       

       익숙한 목소리였다.

       우렁차고 화통한, 누구보다 단단한 존재감의 목소리.

       

       어찌 잊을까. 어떻게 내가 당신의 목소리를 잊을까. 꿈에서라도 잊지 못했거늘.

       

       라이언하트의 고개가 삐걱거리며 천천히 돌아갔다.

       

       “아, 아…”

       

       “으음? 하하! 이 녀석. 못 보던 사이에 폭삭 늙었구나. 이제는 나와 똑같은 노인이 되어 버렸어.”

       

       튼튼한 다리와 굳건한 몸통, 단단한 어깨와 다부진 체구.

       근엄하고 엄격하지만 온정이 가득한 얼굴.

       

       “스… 승님…”

       

       “그래 레온. 그간 참 거세게도 살아왔구나.”

       

       라이언하트의 눈이, 아니.

       레온의 눈이 거세게 떨렸다.

       

       그의 기억과 똑같은 생전의 스승님이 너무나 따뜻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스스로 끊임없이 되뇌인다.

       

       이건 환상이다. 환상이다. 환상이다. 

       이건 현실이 아니다. 이건 환상에 불과하다.

       

       이건, 이건… 모두 허상이다.

       

       자신을 향해 속삭이는 달콤한 미몽에 불과한 한 줌 허상이다.

       

       스승님이 천천히 다가와 레온의 어깨를 두들겼다. 두껍고 따뜻한 그의 손은 잠시나마 이 모든 게 현실이라고 믿게 할 정도였다.

       

       “너는… 명예롭고 약자를 위한 삶을 살았느냐?”

       

       “…예, 스승님.”

       

       떨리는 입술이 저절로 움직이며 말을 뱉었다.

       대답하면 안 되는데. 대답해서는 안 됐는데.

       

       “그래. 그거면 됐다.”

       

       스승님의 부드러운 음성은… 레온의 기억과 너무나 똑같았다.

       

       “어디 보자. 이건 내가 자주 쓰던 무기구나. 상태가… 세상에. 깔끔하게 관리했군.”

       

       “…제가 제일 아끼는 무기입니다… 몇 날 며칠이고 날을 갈면서 관리했습니다.”

       

       “하하! 이 미련한 녀석! 고작 날붙이가 뭐라고 그리 애지중지하는 거냐?”

       

       “스승님이 남기신 게 이거밖에 없었습니다.”

       

       “에잉. 그러면 홀로 늙어가는 노인이 뭐 그리 가진 게 많겠느냐?”

       

       “제가 스승님이 몰래 꿍쳐뒀던 술을 모를 줄 아십니까?”

       

       스승님과의 대화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마치 그의 스승님이 살아 돌아온 것 같을 정도로.

       

       레온의 굳은 표정이 서서히 녹기 시작했다. 자신의 눈앞에서 웃고 떠드는 이는 아무리 살펴도 영락없는 그의 스승님이었다.

       

       사실 자신은 이미 죽어서 명예로운 빛의 품에 안겨 있는 게 아닐까?

       그래서 스승님과 이렇게 만날 수 있는 걸까?

       

       어느새 주변을 둘러보면 검붉은 광야는 온데간데없고, 레온에게 익숙한 새하얀 설원이 펼쳐져 있었다.

       레온이 젊은 시절을 보냈던 북부의 설원이다.

       

       “흠! 크흠! 그 숨겨둔 술… 엘레미어 부관한테 말한 건 아니겠지? 녀석. 내가 술을 마시기만 하면 자꾸 잔소리를 해서!”

       

       “하하하! 스승님도 나이가 있으신데, 술은 좀 그만 드셔야죠.”

       

       “이런 고얀 놈. 너까지 나를 늙은이 취급하는 거냐!”

       

       이건 정말 환상일까…?

       어쩌면… 사실 심연 같은 곳에는 간 적도 없던 게 아닐까.

       

       그래 마치, 한바탕 꿈을 꾼 것처럼.

       굉장히 길고 긴 꿈을 꾼 건 아니었을까?

       

       화아아아악!

       

       차가운 북부의 바람이 불어와 레온의 머리칼을 흔들었다.

       눈가로 짙은 금발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레온은 자연스럽게 긴 머리카락을 묶어서 한곳으로 묶었다.

       

       두껍게 불어오는 눈보라는 한 치 앞도 보기 힘들 정도였지만, 늘 그렇듯 그의 스승님은 거침없이 앞장섰다.

       

       익숙한 뒷모습.

       한 없이 든든하고 거대한, 그의 스승님.

       

       “단장니이임!! 레오오온!!”

       

       눈보라 너머에서 얄미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사건건 땍땍거리기 좋아하는 부관 엘레미어의 목소리다. 

       

       스승님이 곰 같은 덩치를 흠칫하더니 빠르게 속삭였다.

       

       “레온! 술 이야기는 엘레미어에게… 비밀이다. 알겠느냐!”

       

       “하! 맨 입으로는 힘듭니다.”

       

       “고얀 놈… 내가 두 병 주마.”

       

       “가시죠 스승님!”

       

       눈보라를 헤쳐 나가는 스승님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모든 것이 기억하던 그대로다.

       

       뼛속까지 얼려 버리는 추위와 허리까지 쌓인 눈과 불어오는 눈보라…

       

       “레오오오온!! 단장님을 모셔 오라고 했더니 너까지 그러면 어떡하냐ㅡ!!”

       

       “이런. 우리 떽떽이 부단장이 잔뜩 화가 났나 보군.”

       

       “하하하. 저래서 결혼을 못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눈보라 사이로 익숙한 인영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고래고래 소리지는 부단장 엘레미어, 스튜를 잘 끓이던 루크, 말수가 적던 게리와 창을 잘 다루던 크루거, 딸이 태어났다고 자랑하던 존, 키가 작았던 루그리온, 애미엘, 제이크, 릭…

       

       “자. 레온, 가자꾸나.”

       

       그 모든 이들을 향해 다가가자고, 스승님이 레온에게 손을 뻗었다.

       

       “…”

       

       레온은 한참이나 스승님의 손을 바라봤다.

       

       굳은살이 장갑처럼 뒤덮인 손이다. 거칠고 흉터가 가득하여 손금은 보이지도 않았다.

       

       이 손이

       참 그리웠는데.

       

       “…”

       

       “뭐 하느냐. 어서 가자니까.”

       

       오랫동안 손을 바라보던 레온이 머뭇거리며 손을 뻗었을 때.

       

       툭.

       

       묵직한 무언가가 레온의 허리춤을 가볍게 두들겼다.

       고요한 파문이 레온의 정신을 두들겼다.

       

       “…”

       

       “레온? 왜 그러느냐. 이 녀석, 벌써부터 술 생각에 넋이 나간 거냐?”

       

       꾸욱.

       

       레온이 주먹을 말아쥐었다.

       허리춤에 와닿는 무거운 무언가가 레온에게 속삭이는 듯했다.

       

       외면하지 말고, 똑바로 보라고.

       

       “…아…”

       

       …알고 있었다.

       이 모든 건, 현실이 아니라는 걸.

       

       결국 한낱 달콤한, 미몽.

       꿈에 불과하다.

       

       “……잠깐이지만, 진심으로 반가웠습니다. 스승님.”

       

       “…뭐?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조용히 등을 향해 손을 뻗었다.

       아무것도 없던 그의 허리춤에는 어느새 단단한 워해머가 걸려 있었다.

       

       “너무 늦지 않게. 제가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 그게 무슨 소리냐, 레온! 어서 가자니까!”

       

       심상치 않은 레온의 분위기에 스승님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 표정이 기괴하게 일그러지며 악의가 끓어 넘치기 시작한다.

       

       “레온! 네 이놈! 어서 가자니까! 감히 스승의 말을 거역할 셈이냐ㅡ!”

       

       “…후우ㅡ”

       

       완전히 넘어오기 직전의 먹잇감을 놓쳐서 광분하는 걸까.

       

       스승님을 흉내 내던 것은 이제 숨길 생각도 없이 적의를 드러냈다. 

       

       가짜라는 건 알고 있지만, 저런 스승님의 얼굴을 보는 것은 괴로웠다. 라이언하트가 양손으로 할버드를 짧게 잡았다.

       

       콰가가가가각ㅡ!

       

       눈보라가 거세게 불어오며 그의 몸을 흔들었다.

       라이언하트의 하얗게 센 머리가 휘날린다.

       

       “레오오오오온!! 네가 우릴 죽였어! 네가! 너의 실수가 우리를ㅡ!”

       

       “왜 너만 살아남았지? 왜 너만! 우리를 버리고!”

       

       “우리 아기… 우리 딸… 내 딸… 보러 갈…”

       

       온갖 망자의 외침이 라이언하트을 향해 쏟아졌다.

       과거의 망념이, 그의 실수가, 평생의 죄가 칼날처럼 몰아친다.

       

       “…미안합니다. 모두들.”

       

       라이언하트는 짧게 사과했다.

       

       저들 하나하나 모두 자신의 마음에 묻었던 이들이다. 어떻게 잊을까. 눈을 감아도 그들의 얼굴을 헤아릴 수 있을 지경인데.

       

       허나ㅡ

       

       “그래도…”

       

       이제 그의 마음속에 묻힌 이는 오직 레온 하나뿐이었다.

       

       푸욱.

       

       “끄으으읍!”

       

       짧게 잡은 할버드의 날을 돌려 가슴팍에 깊이 꽂아 넣았다. 라이언하트의 입에서 울컥 피가 새어 나온다.

       

       “쿱… 금방 만나러… 가겠습니다…”

       

       가슴팍에 작렬하는 통증이 불에 지진 듯 화끈거린다. 이걸로 부족하다. 이를 악물고 할버드의 날을 더더욱 깊게 찔러넣었다.

       

       “우으윽ㅡ!”

       

       “무, 무슨…”

       

       스승님을 흉내 내는 것의 일그러진 얼굴은 이해하지 못할 걸 바라보는 얼굴이었다. 

       

       가슴팍에서 붉은 피가 줄줄 흘러나오는 만큼 의식이 멀어진다.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라이언하트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크읍! 쿱… 하, 하하…!”

       

       챙ㅡ

       

       몽롱한 기분.

       어디선가 얼음 비슷한 것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게… 죽는다는 건가…’

       

       허공을 부유하듯 하늘하던 그의 정신은 어느 순간 빠르게 깨어나기 시작했고.

       

       “ㅡ허읍!”

       

       라이언하트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벌떡 몸을 일으켰다. 반사적으로 가슴팍을 더듬었다.

       

       …멀쩡하다. 

       역시 악마의 수작으로 환상이나 꿈을 꾸었던 모양.

       

       “여섯 신 맙소사…”

       

       주변을 둘러본 라이언하트는 침음을 토했다.

       

       바닥에 쓰러져있던 그의 주변으로, 아니 시야에 닿는 모든 이들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움찔거리는 것을 보아 자신처럼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이보게! 이봐! 정신 차리게! 일어나게 어서!”

       

       닥치는 대로 흔들고 신성력을 넣어봤지만 미동도 하지 않는다. 저 멀리 쓰러진 데모닉이 보였고, 한스와 케니스도 보였다.

       

       모두 잠든 채다.

       

       “…큰일이군.”

       

       그나마 다행이라면 용 덕분에 몰려오는 악마가 없었다는 걸까.

       

       …용은?

       

       라이언하트의 생각이 그에 닿기 무섭게 커다란 굉음이 세상을 울렸다.

       

       콰아아아앙!!

       

       《죽어라! 이 끔찍한 벌레 녀석!!》

       

       쓰러진 이들과 한참이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짙푸른 서리빛의 고룡이 누군가를 향해 푸른 숨결을 뱉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신선우’님…!! 후원 정말로 감사합니다…!! 원정대는 7만명입니다…!! 히에엑…!! 이제는 뭐가 보이지도 않는 지경이 도달해버린…!! 주인공이 점심 나가서 먹기 일보 직전이군요…!!!

    더불어서… 하늘이 아헤가오 분수쇼를 핑팡 뿜어내면서 허접 먹구름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물난리…!! 여러분 모두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허접 삼류 장마전선의 시오후키..!!! 조심하세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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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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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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