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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67

       흙과 금속을 관장하는 정령왕, 노움이 나타났다.

       

       “네 이노옴.”

       

       노움이 발을 구르자 그 자리에 있던 땅이 쭈욱 올라왔다. 봉우리처럼 솟아오른 땅을 밟고 상승한 노움은 캐슬 브라보와 대치했다.

       

       “여기가 어디라고 멋대로 들어오는 것이냐.”

       

       이어서 바다에 잠겨 있던 지각을 뒤트는 노움.

       

       무수한 흙더미가 물 위로 두둥실 떠오르더니, 순식간에 거대한 장벽을 구상했다.

       

       규산염과 중금속으로 이루어진 토벽이었다. 그 지름만 물경 수 킬로미터에 이르렀는데, 이는 세계수를 전부 보호하고도 남을 크기였다.

       

       공중에 뜬 커다란 원반을 본 캐슬 브라보가 노움의 움직임까지 덩달아 포착해낸다.

       

       [확인. 정령왕의 유인에 성공하였습니다.]

       

       – 좋다. 그대로 나머지 세 정령왕도 잡아두도록.

       

       [이해. 알겠습니다.]

       

       캐슬 브라보는 임무를 차근차근 수행해나가기 시작했다.

       

       [상승. 고도를 높입니다.]

       

       노움이 땅을 박차고 급격히 올라오는 모습을 본 캐슬 브라보가 고도를 더욱더 높였다.

       

       그러기가 무섭게 정령왕 하나가 더 따라붙었다. 불을 다스리는 정령왕, 이프리트였다.

       

       “여기가 어디라고 온 것이냐!”

       

       노움과 이프리트는 각자의 방법으로 상승하는 캐슬 브라보를 추격했다. 

       

       상황이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캐슬 브라보의 일은 3석과 5석이 로드스톤을 훔쳐 달아날 때까지 시간을 버는 것이었다. 때문에 정령왕들을 유인할 수단이 필요했고, 상천이 개발한 ‘흑주’를 가능한 한 많이 챙겨왔다.

       

       [투하. 흑주 한 발을 발사합니다.]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원자폭탄 하나가 아래로 덜컹 내려갔다.

       

       “……!”

       

       노움과 이프리트는 나아가다 말고 잠시 멈추었다.

       

       정령으로서의 본능이 경종을 울린다. 저것이 터지면, 엘프국의 수도는 결코 안전하지 못 하리라.

       

       두 정령왕은 서로를 쳐다보며 눈빛을 교환했다.

       

       노움이 거대한 토벽을 하늘 위로 천천히 들어올렸다. 동시에 앞으로 나선 이프리트가 떨어지는 폭탄을 온몸으로 받아냈다.

       

       “조금만 버티게! 터지게 두어선 안 된다!”

       

       그때였다.

       

       [준비. 부무장을 활성화합니다.]

       

       철컥.

       

       비행선 아래쪽에 위치한 수많은 공대지 무기가 이프리트와 폭탄을 조준한다.

       

       곧 포탄이 빗발치듯 이프리트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장대비처럼 내려오는 화염의 세례에, 이프리트는 자신보다도 폭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다뤄야만 했다.

       

       물론 그렇다고 떨어지는 포탄을 전부 맞을 생각도 없었다.

       

       “이 정도로 당하진 않는다.”

       

       이프리트는 화염을 조종하며 맞불을 놓았다. 강철 탄환과 불꽃이 뒤섞이며 매캐한 연기를 뿜어냈다.

       

       그 사이에 노움은 널따란 장벽을 완전히 위쪽으로 올렸다. 이제 이프리트가 있는 자리에서 폭탄이 터져도 문제없었다.

       

       “지금일세!”

       

       노움의 신호를 받은 이프리트는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하여 몸을 뒤틀었고, 그대로 캐슬 브라보의 선체에 원자폭탄을 도로 던졌다.

       

       이대로 폭탄이 동체에 맞으면 터질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캐슬 브라보는 복구 불가능한 피해를 보게 된다.

       

       이것이 두 정령왕이 노린 바였다.

       

       ‘자, 이제 어떻게 할 거냐.’

       

       노움은 호기롭게 웃으며 아래쪽으로 몸을 피했다.

       

       절체절명의 상황.

       

       그러나 이대로 최후를 맞이할 캐슬 브라보가 아니었다.

       

       [주의. 이 거리에서 폭탄이 터지면 안 됩니다. 사격을 중지합니다.]

       

       우선 사격을 중지하고, 엔진실에 시동을 걸기 시작한다.

       

       [알림. 선체를 선회한 후 최고 고도까지 올라갑니다.]

       

       후우우우우웅!

       

       캐슬 브라보는 폭탄이 올라가는 속도보다도 빨리 선체를 상승시켰다. 비록 기술적인 한계 때문에 폭탄과의 거리가 점점 좁혀지고 있었지만, 중력의 영향을 받은 원자폭탄 또한 점차 그 속력이 느려지고 있었다.

       

       아슬아슬하게 폭탄은 최고 위치에서 다시 하강하기 시작했다.

       

       [알림. 작전을 변경합니다. 이렇게 된 이상 모든 폭탄을 한꺼번에 사용합니다.]

       

       가지고 온 흑주 폭탄은 수십여 기에 달한다. 전부 사용하면 얼추 TNT 100만 톤에 육박하는 파괴력이 나온다.

       

       이 정도면 세계수는 물론이고, 수도 메르헤름도 확실하게 파괴할 수 있다.

       

       [대기. 제 프로토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창천께서 진행 상황의 전달을 알려주십시오. 차후 명령을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 3석과 5석이 로드스톤을 가지고 국경을 빠져나갔다. 잘 버텨주었다. 지금부터 우리는 공세로 전환한다.

       

       캐슬 브라보는 초기 목표를 상기했다.

       

       동료들이 로드스톤을 훔쳐 달아날 때까지 정령들의 이목을 끈다. 이후 절도 및 도주가 확인되면 가지고 온 폭탄을 전부 소진하여 카우렐리아를 쑥대밭으로 만든다. 그렇게 마왕님께서 정복 전쟁을 벌일 때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도록 한다….

       

       지금까지 모든 작전이 착착 들어맞았다.

       

       전략적으로 마왕군의 완벽한 승리였다.

       

       [존명. 마왕님을 위하여.]

       

       충성과 경애를 담아 마왕을 예찬한 캐슬 브라보는 곧바로 작업에 착수했다.

       

       선체가 점점 더 위로 올라갔다. 한계 고도를 이미 넘은 지 오래였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알림. 모든 폭탄의 투하가 완료되었습니다.]

       

       때마침 먼저 발사한 폭탄이 다시 떨어진다. 이프리트는 그걸 다시 받아낸 뒤 자신을 향해 돌진해 오고 있었다.

       

       ‘이미 늦었습니다.’

       

       캐슬 브라보는 우쭐해하며 남은 재고를 털어냈다.

       

       “아니…!”

       

       1백 발의 무거운 폭탄이 동시에 떨어진다. 

       

       ‘제아무리 정령왕이라고 하더라도 모든 걸 막아낼 수는 없을 겁니다.’

       

       예상대로였다. 화계정령인 이프리트는 한 폭탄이 다른 폭탄의 기폭제가 되는 것을 막는 일밖에 하지 못했고, 노움은 방벽을 강화하기에 급급했다.

       

       “젠장할─!!”

       

       보다 못한 이프리트가 노성을 터뜨렸다. 

       

       [알림. 목표를 완수했습니다. 스텔스 모드 가동 후 전장을 이탈합니다.]

       

       캐슬 브라보는 최대 출력으로 전장을 벗어나려 했다. 그러기 무섭게 선체 후미에서 뜨거운 열감이 올라왔다.

       

       비행선의 꼬리 부분이 불타고 있었다.

       

       노움의 베리어에 부딪힌 첫 원자폭탄이 터지기 시작한 것이다.

       

       [위험. 화재 진압을 시도합니다.]

       

       그렇게 캐슬 브라보가 꼬리에 붙은 불을 끄며 달아나는 동안, 거대한 후폭풍과 함께 1백 발의 원자폭탄이 노움의 방벽을 차례차례 파괴했다.

       

       “으어어어어어!”

       

       노움은 토벽을 반구형으로 접어 올렸다. 하여 섬광이나 감마선이 가능한 아래로 가지 않도록 사력을 다했다.

       

       어떻게든 땅을 끌어모아 모든 폭탄을 막아내려는 노움이었지만, 재료가 턱없이 부족했다.

       

       영체에도 조금씩 금이 가고 있었다. 계속된 폭발로 인해 노움과 이프리트의 몸에는 붕괴 조짐이 보였다.

       

       “지군(地君)! 이대로 있으면 우리까지 휘말릴 것이야!”

       “그래서 버리고 도망치자고? 자네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가?”

       

       노움은 사력을 끌어모아 최후의 방어선을 구축했다. 하지만 네 번째 폭탄이 떨어지자 버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원자폭탄의 열감이 노움의 자랑인 수염을 몽땅 태웠다. 폭발 후 움직이는 산소의 흐름도 영체에 지속적인 손상을 입혔다.

       

       안 그래도 불이 붙었던 세계수에 막대한 양의 감마선과 열이 전달된다. 푸르죽죽하던 이파리는 순식간에 수분을 빼앗겨 말라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막대한 양의 방사선으로 인해 끔찍한 모양으로 뒤틀리기도 했다.

       

       뚝, 뚝, 하고 이파리가 하나둘씩 떨어져 나간다. 고엽제라도 맞은 듯한 모양새였다.

       

       ‘정말, 이대로 끝인 건가!’

       

       노움이 그리 생각할 무렵이었다.

       

       [팔정도(八正道) 제5식(式) ─ 차지 커런트(Charge Current)]

       [팔정도(八正道) 제6식(式) ─ 디케이(Decay)]

       

       나란히 읊어진 두 주문.

       

       그 직후, 토벽을 향해 떨어지던 50여 개의 폭탄은 ‘텅’ 하고 무의미한 소리를 내며 하나둘씩 멈추었다.

       

       힘겹게 폭탄들을 막아내고 있던 노움의 표정이 멍청해졌다.

       

       “도대체 무슨 일이….”

       

       닿기만 하면 터지던 폭탄들이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순한 양처럼 변했다.

       

       그때였다.

       

       “하아, 이 개새끼들.”

       

       아래쪽에서 걸쭉한 욕이 들려왔다.

       

       “선을 제대로 넘었구나.”

       

       이프리트와 노움의 이목이 소리가 난 방향으로 집중되었다.

       

       와이셔츠에 슬랙스 차림을 한 금안의 여인이 비행 마법을 사용하여 올라오고 있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흑발에선 어둡고 칙칙한 감각이 느껴졌고, 촉촉하게 젖어 있는 금색 눈동자에선 슬픔과 분노가 공존했다.

       

       에테르였다.

       

       “전(前) 상천(上天)이 땅의 정령왕과 불의 정령왕을 뵙습니다.”

       

       에테르는 무미건조한 어조로 두 정령에게 인사를 올렸다.

       

       목소리에선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고, 눈 밑으로는 거무죽죽한 눈그늘이 내려와 있는 상태였다.

       

       다만, 그녀의 뒤로 빛나고 있는 전계의 정령 한 개체가 에테르가 한 말의 의도를 여실히 설명하고 있었다.

       

       정신을 차린 두 정령왕이 인사를 받았다.

       

       “자네가 앨리스의 동생인가 보군.”

       

       

       **

       

       

       세계수에 불이 붙었고, 이를 보고하러 온 전령은 방사선에 노출된 사람처럼 행동하다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틀림없이 핵폭탄이 떨어진 것이리라.

       

       “저와 제 언니가 가겠습니다. 여러분은 여기 남아 있어 주세요.”

       

       방사선 방지 스크롤과 정령의 가호를 몸에 덕지덕지 바른 뒤 홀로 빠져나왔다.

       

       [거 정말 너무하네요.]

       

       정확히 말하자면 지구에서 나와 혈연 관계였던 앨리스와 같이 나온 것이지만.

       

       참고로 저 이상한 말버릇은 여신이 직접 내린 것이라 함부로 고칠 수 없다고 한다.

       

       아무튼.

       

       외부 상황이 내부보다 더 개판이라는 걸 알고는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북쪽 절벽에는 해룡, 상공에는 공중요새가 있어요.]

       

       언니는 양장본 시절의 경험을 살려 지속적으로 정보를 알려주었다.

       

       예전 같았으면 제발 좀 닥치라고 말했겠지만, 친족인 걸 안 이후로는 그렇게까지 심하겐 못 대하겠다. 무엇보다 그럴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앨리스의 정보를 토대로 세실 총장과 버멜이 해룡을 상대한다는 걸 알았다. 그쪽은 그 둘이 알아서 하겠지.

       

       [우리는 저 위쪽에 있는 녀석부터 막아야 해요.]

       “알고 있어.”

       

       때마침 하늘 위로 흙으로 된 장벽이 생겨나고 있었다.

       

       [지군(地君)께서 동생이 만든 병기를 막으려고 하시나 봐요.]

       “하아.”

       

       한숨이 나왔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내가 만든 걸 다른 놈이 이용한다는 게 배알이 꼴린다.

       

       내가 벌인 일이니, 마무리도 내가 지어야겠지.

       

       그리 생각한 내가 자연스럽게 마력초를 물었다.

       

       [이제 그럴 필요 없는데.]

       “그냥 기분이야, 기분.”

       [저쪽 세계에서도 그렇고, 동생은 흡연을 정말 좋아하네요.]

       

       나라고 좋아서 피우겠냐. 답답하니까 피우지.

       

       대학원만 안 갔어도 평생 비흡연자로 살았을 것이다.

       

       나는 마력초와 앨리스의 도움을 받아 비행 마법을 사용했다. 올라가는 동안에도 장벽의 고도는 점점 높아지는 중이었다.

       

       그 때문에 따라잡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

       

       “벽이 다 가려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제가 봐 드릴게요. 폭탄이 왕창 떨어지고 있어요!]

       

       토벽이 있는 곳까지 다다랐을 땐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었다. 1백 발에 달하는 내 발명품이 비처럼 쏟아져 내려온단다.

       

       [정령왕 두 분이 막고 계시지만, 상황이 별로 좋지 않아요.]

       

       도와주어야만 했다.

       

       [어떻게 도와주죠?]

       

       여기서 7식인 핵분열을 사용할 수는 없다. 그건 불에 기름을 붓는 꼴이다.

       

       그렇다면 본래 물질을 핵분열이 어려운 다른 물질로 치환하는 수밖에.

       

       나는 약력을 매개하는 5식과 6식을 전개했다. 하여 우라늄-235는 동위원소인 우라늄-238로 치환하고, 플루토늄은 다른 괜찮은 원소로 바꾸었다. 이 두 가지 마도는 장(Field) 형태로 전개되기 때문에 직접 보지 않고도 할 수 있었다. 

       

       [……후우.]

       

       해당 작업에 어마어마한 마력이 잡아먹혔다. 내 요구를 들어준 앨리스는 숨을 몰아쉬며 내 머리 위에서 비틀거렸다.

       

       [칭찬해 주세요. 빨리.]

       “그래, 수고했어.”

       

       나는 언니에게 그리 말한 뒤 위로 올라가 주변을 살폈다.

       

       캐슬 브라보는 이미 도망갔고, 남은 건 터진 원자폭탄이 만들어낸 막대한 섬광과 감마선뿐이었다. 안전장치를 걸어놓은 나머지 폭탄들은 터지는 대신 화마에 잡아먹혀 전부 사라졌다.

       

       “전(前) 상천(上天)이 땅의 정령왕과 불의 정령왕을 뵙습니다.”

       

       오해가 생길지도 몰랐지만, 일단 사실을 고하기로 했다.

       

       또한 사과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저의 행동으로 인해 두 분께 민폐를 끼쳤습니다.”

       

       자아가 합쳐지면서 배운 점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는 ‘필요할 때 반드시 사과를 전하라’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이전의 나는 사과를 받은 적은 있어도 한 적은 없었다. 그것이 타인과의 관계에 마찰을 빚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100% 그랬을 것이라 확신한다.

       

       “죗값은 치를 터이니, 이번 일을 수습할 수 있도록 윤허해 주시길 바랍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준 이들을 위해서라도, 과거에 미숙했던 점을 하나씩 개선해 나가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이전까지 있었던 일들을 모조리 이실직고하고 용서를 구해야만 했다.

       

       “흐하하하!”

       

       나를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두 정령왕은 곧 호쾌하게 웃기 시작했다.

       

       “자네가 누구인지는 얼마 전부터 알고 있었네.”

       “암, 그렇고말고.”

       

       그 말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보았다. 앨리스는 싱긋 웃으며 손으로 V자를 만들었다.

       

       이미 이야기가 오갔던 모양이다.

       

       “앨리스는 정령이고, 정령은 모두 여신님의 아들딸들이지. 따라서 자네 또한 우리의 형제자매라고 볼 수 있네.”

       

       마왕군의 핵심 간부이면서, 예비 정령왕과 혈연이라니.

       

       대체 족보가 어떻게 꼬인 거냐, 나는.

       

       이게 다 자아 두 개가 라떼처럼 섞여서다.

       

       “캐슬 브라보는 어디로 갔죠?”

       “비행선 말이군. 그 녀석은 도주했다. 이제 남은 건 북쪽 해안에 있는 해룡뿐이야.”

       

       해룡이라.

       

       옛 기억에 따르면, 해룡 리바이어던은 캐슬 브라보와는 달리 자존심이 굳세다. 그래서 상관의 명령이 떨어지기 전에는 도망치지 않고 그 자리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는 거겠지.

       

       “우린 이제 해룡을 잡으러 갈 걸세.”

       “그 몰골로 괜찮으신가요?”

       “아무렴. 정령왕씩이나 되면서 이 정도로 쓰러지면 안 되지.”

       

       노움은 수염이 다 빠진 부분을 만지작거리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럼, 저도 따라가겠습니다.”

       

       캐슬 브라보는 도망쳤고, 나머지 마수들은 나타나도 시큐엘이 알아서 처리해 줄 것이다.

       

       그런 믿음이 있었으니 리바이어던 토벌에 편히 주력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전에 말이에요.”

       “무슨 할 말 있나?”

       

       나는 세계수가 있는 방향을 가리키며 말을 꺼냈다.

       

       “저것부터 꺼야 할 것 같습니다.”

       

       엘프들의 신목이 활활 불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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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agic Academy’s Physicist

The Magic Academy’s Physicist

마도 아카데미의 물리학자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n an era when the power of Fire Magic was considered to have reached its limit, one girl began researching nuclear fu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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