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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67

       

        

        

        

        

       “어디 가나?”

        

       “저 친구 스카우트 좀 해야겠네요. 아직 MAVNI 관련 법안 유효할 거고, 미 해군 신청서가 어디 있더라. 저 미친 북극곰한테서 살아남을 정도면 이미 실력은 검증된 거나 다름없으니….”

        

       “개소리 말고 앉기나 하지.”

        

        

        

        매디슨 스퀘어 가든이 들썩거린다.

        

        무릇 사람이란 언제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갈망하기 마련이었고, 그 중에서도 전자의 통쾌한 승리를 기원했다 – 그리고 로건이 다이스를 덮치기 바로 일보 직전 발생한 폭발은 교전의 향방을 그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연기가 걷히고 결과가 드러났을 때, 모든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둘 다 쓰레기처럼 바닥에 널브러졌음에도 불구하고 양측 다 생존한 것이었다. 특히나 다이스는 단순히 살아남은 걸 넘어 목숨을 보전한 채 철퇴에 성공하기까지 했고.

        

        물론 많은 사람들은 그 다음으로 이어진 로건과 저거넛의 정면대결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바라보고 있었으나,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었다.

        

        의자에서 일어나려다 다시 털썩 주저앉은 로렌티나가 덧붙였다.

        

        

        

       “상황 판단도 좋고, 전술이랑 전략도 나쁘지 않네요. 사격 솜씨야 뭐 어느 이상으로 가면 거기서 거기니…상대가 하필 저 망나니 북극곰이라서 그닥 돋보이지는 않긴 한데, 살아서 나간 것만으로 가산점 1점.”

        

       “저 아이가 유진의 수제자인가? 상당히 공들여 다듬은 티가 나는군. 일반인이 로건의 올가미에서 벗어나는 건 불가능할 텐데, 이걸.”

        

        

        

        태스크포스 대거, 그 중에서도 전투의 중핵을 담당하는 세 명의 발현자.

        

        결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셋의 무력은 이미 이 세상에서 가장 날카로운 칼날이라고 하더라도 무방했으며, 이는 상대방의 단련과 군문 종사 경력을 막론하고 언제나 효과적이었다 – 달려드는 허리케인 앞에서, 자연재해에 휘말린 사람의 나이와 성별은 상관이 없었으니까.

        

        같은 팀원이기에 속속들이 파악할 수밖에 없는 서로의 전투력. 그렇기에 이들은 상대방이 로건의 올가미에 걸려들 때마다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아주 선명하게 예측 가능했다.

        

        그런데, 일반인이 – 다크 존에서 잔뼈가 굵었다고는 하더라도 – 그 마수에서 벗어난 것이다.

        

        

        로건과 저거넛과의 본격적인 교전이 시작된다. 하지만 두 명은 푹신한 의자에 몸을 기댄 채 그다지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다크 존의 교전 대부분은 이들이 겪어본 경험이 있는 상황을 배경으로 했었고, 이는 이야기 자체가 자연스럽게 과거 회상으로 이어진다는 소리였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로렌티나와 오웬스가 로건의 교전에 일절의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 이유였다.

        

        

        

       “저거 보니까 뉴욕 북부에서 했던 작전들 생각나지 않나요? 거기서 처음 봤던 것 같은데, 저런 중장갑병들.”

        

       “로건이 저기서 죽을 거라고 생각되진 않지만, 이 맵은 작전 지역이 좁아서 꽤 골치아프겠군.”

        

       “유리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했으니 그렇겠죠. 만약 안 그랬으면 샌드백이었을 걸요.”

        

        

        

        처음으로 만났던 아르테미스 출신 중장갑병에 대한 기억. 위압감 넘친다는 평가는 고작해야 10초도 가지 않았고, 원거리에서 살짝만 톡톡 두드려줘도 좋아 죽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난 이후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다.

        

        그러한 기억은 지금까지 이어졌고, 이미 로건을 포함한 모든 대거 팀원들은 저거넛과의 교전에 이골이 난 지 오래였다. 물론 고가치 연구 시설에서는 물량으로 그러한 차이를 메꿔버렸지만.

        

        고작  특별구조팀 정도로 로건을 아웃시킬 수 있다는 전제가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당장 유진은 과거에 EMP 수류탄 하나와 한 정의 바렛만으로 3인 저거넛 분대를 정면에서 철거해버린 마당에.

        

        물론, 다른 선수들이 들으면 기함할 이야기였지만.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로건은 불과 몇 분만에 큰 문제 없이 미니건 저거넛을 가장 먼저 참살했다.

        

        마치 있어선 안 될 일을 본 것마냥 놀라버린 사회자가 오만가지 찬사를 쏟아내는 사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홀로그램을 보고 있던 로렌티나의 눈동자가 슬그머니 돌아간다.

        

        그녀의 시선에 자동으로 반응하여 팝업이 띄워지고, 곧이어 그것은 화면을 완전히 가리지 않는 옆쪽에 떠오른 채 로렌티나와 오웬스의 시선을 받아내었다.

        

        한 발짝 늦은 화제를 동반한 메시지였다.

        

        

        

       -[Chester : 다이스? 저거 설마 일반인이냐? 내가 뭘 잘못 보고 있는 건 아니지?]

        

       -[Laurentina : 제가 먼저 찜해둔 거니까 깝치지 말고 병상에나 찌그러져 있으세요.]

        

       -[Chester : 하긴 여기서 아무한테나 미 해군 들어올 생각 없냐고 깝죽대는 건 너밖에 없지. 미친 년]

        

       -[Laurentina : (대충 상어가 뻐큐날리는 짤)]

        

        

        

        조용했던 단체 채팅방이 시끌벅적해지기까진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병상에 누워있던 체스터와 한창 휴가를 내고 싸돌아다니던 서킨스가 가장 먼저 반응했고, 최근 PMC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잠시 뉴욕에 들린 듯한 마커스랑 레이피어가 그 다음으로 대화에 임했다.

        

        한창 경기 중인 로건과 유진, 이번에는 바빠서 참석하지 못한 모르간과 그리고 시크릿 서비스로 근무 중인 키신저를 제외한 채팅창의 모두가 한 마디씩 던지기 시작했다.

        

        

        

       -[Serkins : 또 나만 빼고 모르는 이야기 하지]

        

       -[Marcus : 뱀꼬맹이 나오는 경기 재깍재깍 안 챙겨보는 놈이 있다니. 채팅방에서 쫓아내야 하지 않나?]

        

       -[Rapier : 부분대장으로서의 자료 조사가 미흡한 것 같네요]

        

       -[Serkins : 왜 또 내가 두들겨맞는 흐름이야?]

        

        

        

        짤막한 농담을 주고받은 후, 당연히 화두는 다이스로 옮겨간다.

        

        수천만을 넘어 억에 달한 인구들은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경기를 무수한 클립으로 변환하였고, 이는 친구들끼리 공유하거나 SNS에 업로드되는 것을 넘어 유어스페이스에도 빠르게 진출한다.

        

        로렌티나로서는 그저 그 중 적당한 것을 하나 골라 채팅창에 공유만 하면 되는 일이었고, 그렇게 1분 30초 가량의 전투 영상을 전원이 시청한 순간 이런저런 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Laurentina : 저거 가능한 사람?]

        

       -[Marcus : 포기. 로건이랑 싸우는 것 자체가 벌칙이지.]

        

       -[Serkins : 현실에서 저 정도였으면 어느 경호업체나 PMC에 들어갔어도 한 자리 해먹을 수 있을 듯한데. 저 친구는 어디 출신이지?]

        

       -[Laurentina : 놀랍게도 프로게이머인 걸 제외하면 일반 여성이지요]

        

       -[Rapier : 우리 막내가 제자를 받아서 재미난 일을 꾸미고 있단 건 알았는데, 이런 결과를 낼 줄이야….]

        

       -[Marcus : 돈으로 후려쳐서 막내 블레이즈 컴퍼니에 데려올 생각은 꿈에도 꾸지 마, 레이피어.]

        

       -[Rapier : 목숨이 38개쯤 되었다면 한 번쯤 제안해봤을 텐데, 아쉽게도 그 정도는 아니라서. 헤드헌팅하는 순간 여기 있는 모두가 제 머리를 가지고 물리적 헤드헌팅을 시행할 게 뻔한데.]

        

        

        

        그 말대로.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중 그 누구조차도 유진이 전장으로 되돌아가길 원하는 이들은 없었다 – 혹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군문에 종사하며 특수부대 쪽에 한 번이라도 발을 담가본 이들은, 그리고 그 중에서도 군사 자문업 쪽에 특화된 PMC라는 기준 하에, 유진은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몇 년도 아니고 고작해야 몇 개월, 그 사이에 한 명의 사람을 로건과 정면에서 맞붙어도 도망갈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 와중 로렌티나의 한 마디가 덧붙여졌다.

        

        

        

       -[Laurentina : 그러고 보니, 지난 번에 막내랑 같이 다니던 귀여운 녹색 고양이 한 마리랑 노스피어스 미션을 같이 했었는데, 꽤 느리긴 했지만 대거의 작전 페이스를 어느 정도 따라왔었죠. 저격할 때 감적수 역할도 꽤 잘 해냈고. 막내라서 몰랐지만, 확실히 누굴 가르치는 재능 하나는 천부적인 게 확실해요.]

        

       -[Rapier : 마커스, 저렇게 말하는데 나더러 참으라고 하는 거야?]

        

       -[Marcus : 연말에 뒤숭숭한 소리 하지 말고 꿈 깨.]

        

        

        

        한편, 그 와중.

        

        어느덧 유저 숫자는 점차 줄어들고, 뜬금없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라버린 다이스는 로건으로부터 도망친 이후 다시 폼을 회복하며 마주치는 모든 적들을 무난무난하게 받아넘기고 있었다.

        

        그리고 그 광경이 제법 구미가 당기는지, 단체 채팅방 내에서도 방송을 챙겨보는 이들이 하나씩 늘어간다. 물론 그들 중 다이스의 플레이를 보지 않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고.

        

        

        다이스의 플레이 단면에서부터 느껴지는 유진의 손길.

        

        주변을 정찰하는 모습, 총기를 다루고 교전에 임하는 행동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막내의 세심한 피드백. 거기에 몰리와 낚싯줄로 연결되어 있는 수류탄까지…물론 그런 자잘한 것들 이외에서도 이들은 막내가 해당 유저를 얼마나 잘 챙겨주었는지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결과는 한 명의 당당한 오퍼레이터라고 하더라도 손색이 없는 실력으로 개화한 다이스였다.

        

        

        잠깐의 정적.

        

        그러더니 이어지는 말.

        

        

        

       -[Rapier : 뉴욕 와서 잠시 쉬려고 했더니, 생각보다 흥미롭네요. 경기장이 매디슨 스퀘어 가든이라고 했었는지?]

        

       -[Marcus : 예정에도 없는 맨해튼 방문 일정이 생기겠네. 펜트하우스에 자리 남습니까, 오웬스 선임관? 정 안 되면 소유주한테 당당하게 며칠 빌린다고 해야겠지만, 뭐어.]

        

       -[Owens : 알아서 하게.]

        

       -[Laurentina : 한창 경기 중인 우리 막내가 끝나고 나오면, 이게 도대체 무슨 정신나간 대화 흐름인지 궁금해하는 미래밖에 보이지 않네요.]

        

       -[Serkins : 나는 패스. 지난 번에 봤거든.]

        

       -[Kissinger : 가고 싶은데 갈 수가 없군. 매디슨 스퀘어 파크에서 위조지폐 동판이라도 하나 발견되면 합법적으로 방문 가능하니 언제든 제보해달라고.]

        

       -[Laurentina : 시크릿 서비스의 스탠딩 코미디는 꽤나 살벌하군요.]

        

        

        

        히히 웃은 그녀가 덧붙였다.

        

        

        

       -[Laurentina : 데드라인은 앞으로 3시간. 매디슨 스퀘어 파크 5층의 귀빈 휴게실로. 우리 상원의원 나리한테 물어볼 테니, 출입증 나오면 여기에 즉시 올려드리죠.]

        

       -[Serkins : 대거 팀 소집이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구미가 당기는데. 마침 한가하기도 하니 방금의 말은 취소하지. 지금 출발한다.]

        

       -[Laurentina : 하여간, 부분대장. 어차피 이럴 거면서.]

        

        

        

        이어, 로렌티나와 오웬스의 시선이 마주쳤다.

        

        둘 다 빙그레 웃으며 덧붙였다.

        

        

        

       “꽤 붐비겠군.”

        

       “막내 인복이 많은 셈 치죠.”

        

        

        

        이들에게 더 이상 경기의 내용은 중요하지 않았다.

        

        파이널 챔피언십의 2일차가 흘러가고 있었다.

        

        

        

        

        

        

        

        

        

        

        

        

        

        

        

        

        

       “우와, 오늘 진짜 너무 힘들었어요. 게임인데도 진짜 살해당하는 줄….”

        

       “고생했어요.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화요일의 경기가 끝을 맺는다.

        

        포플러 릿지 교정 시설과 고가치 연구단지, 그리고 칼라만스크 대도심. 그 중에서 오늘의 모든 이목을 빨아들인 것은 그 무엇도 아닌 고가치 연구단지에서의 플레이였다 – 유달리 상상치도 못한 이변이 많이 발생했던 경기기도 했고.

        

        그 첫 번째를 꼽자면, 단연컨대 5위로 탈락한 로건을 논할 수 있었다.

        

        

        

       “이제야 뭔가 이해가 간다는 듯한 표정이네요.”

        

       “…네.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다른 곳으로 떠넘겨버리란 유진 씨의 조언을 말 그대로 뼈저리게 이해해버렸죠.”

        

        

        

        어쩌면 당연하게도.

        

        초중반에 재수없게 마주친 것과는 별개로, 킬존이 좁혀지고 게임이 후반부로 갈수록 다이스와 로건은 다시 마주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둘 중 어느 누구도 일찍 탈락하고 싶은 사람은 없었기에.

        

        그리하여 이들이 다시금 만나는 것은 자명했지만 – 그렇다고 하여, 다이스가 이전과 동일한 실수를 반복할 이유가 없었다.

        

        그 대신, 다이스는 그동안 맵을 순회하며 PDA, 그 중에서도 특별구조대 기능이 첨부된 단말기를 두 개 더 찾아내었고 – 맵에서 단 다섯 명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잔혹하게 설계된 함정 속으로 로건을 몰아넣었다.

        

        하지만 로건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고, 본래라면 당사자의 낙승으로 끝났어야 할 그것은 유래없는 전장으로 비화되었다.

        

        

        그러나.

        

        

        

       “하나가 안 되면 둘…어떻게든 로건 씨의 전력을 감소시킬 수는 있었죠. 물론 저도 저거넛의 공격에 몇 번이나 휘말려 죽을 뻔했지만요. 여러모로 후회는 없어요.”

        

       “이겼다는 게 중요하죠.”

        

       “그 말대로….”

        

        

        

        이 즈음에서 기억해둬야만 하는 사실.

        

        저거넛을 사살할 시엔 일반 유저와 동일한 킬포인트 1점을 부여하였고, 안 그래도 전장을 폭풍과도 같이 휩쓸고 다니던 로건은 의도치 않게 3점의 킬 포인트를 더 획득하였다.

        

        따라서 다이스는 로건을 이김으로서 더 높은 랭킹을 부여받았지만, 포인트는 로건보다도 낮은 기이한 현상이 발생했다.

        

        하지만 그런 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살아남았으니까.

        

        

        

       “물론, 스톰시어 씨는 강적이었죠. 오늘 일어났던 모든 교전들 중 가장 격렬했던 전투의 당사자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로건 씨랑 싸운 다음 연전은 확실히 버겁긴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 사람을 먼저 잘라버렸죠.”

        

       “2등이 이렇게 안 기쁠 줄은 몰랐어요….”

        

        

        

        실로 간단명료한 어부지리.

        

        연전에 연전을 거듭하며 역량을 거의 소진해버린 다이스는 물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로 먹음직스러운 미끼였으나, 안타깝게도 그녀와 붙은 스톰시어는 다이스의 생존에 대한 열망을 간과했다.

        

        덕분에 그는 필요 이상으로 이목을 끌었고, 불필요한 체력 소모까지 덤으로 얻어버리고야 말았다 – 그 상황에서 유진이 난입했다.

        

        그 결과는 실로 명약관화했다.

        

        치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이는 사실상 최정상급 플레이어들의 잘못된 눈치싸움의 결과에 가까웠다. 스톰시어 역시도 해당 경기가 끝나고 난 뒤의 인터뷰에서 이에 대한 판단 미스를 한탄했고.

        

        

        

       ‘…모든 유저들의 위치를 대략적으로라도 확인한 다음, 철저히 상대를 골라서 물어뜯었어야만 했다. 특히나 유진 선수는 킬존의 중앙에 몰아넣고 자연스러운 합공을 유도해야만 했으나, 다이스에게 정신이 팔린 탓에 실패하고 말았다.’

        

        

        

        때마침 천장에서 흘러나오는 해당 인터뷰.

        

        작은 웃음을 남긴 유진의 꼬리가 다이스의 목을 마치 목도리처럼 휘감았고, 그녀는 이내 예린의 어깨를 두들겨주며 덧붙였다.

        

        

        

       “그래도 2등이라, 정말 수고 많았네요.”

        

       “우, 우와…이러면 또 모티베이션이 생기죠. 내일도 힘내겠습니당….”

        

       “와, 내일은 무조건 10등 안에 든다.”

        

       “저도 9등 했습니다! 저도! 제발!”

        

       “아휴, 알았어요.”

        

        

        

        피식 웃으며 이어지는 꼬리 퍼레이드. 물론 다이스와는 다르게 꼬리에 둘러싸인 시커먼 남정네들의 비주얼은 그닥 좋지 못했다는 것으로 끝일 뿐이었다.

        

        이후, 꼬리 퍼레이드가 끝났을 즈음에는 하모니가 만면에 웃음을 띄운 채 손아귀에 온갖 종류의 고급 다과와 간식, 초콜릿 등등을 들고 문을 박차며 들어왔다.

        

        

        

       “오늘 정말 고생하셨어요! 다들 달달한 것 좀 먹고 힘내세요!”

        

       “아, 정말 감사합니다아….”

        

       “그러고 보니, 하모니도 내일 스트리머 단체전 하나 있었죠. 1등 상품이 뭐였더라….”

        

       “차 한 대요!”

        

       “흐미.”

        

        

        

        눈이 확 뜨일 만큼 거대한 상품.

        

        물론 하모니는 별 생각 없다는 듯 덧붙였다.

        

        

        

       “어차피 앞으로 1주일 정도 있으면 귀국하는데, 뉴욕에서 몰고 싶은 생각이 없는 건 아니지만…뭐어, 그냥 열심히 하고 오려구요.”

        

       “하모니 씨가 나가면 사실 우승도 가능할 법한데….”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다들 열심히 고개를 끄덕인다.

        

        유진으로서는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 구석은 있었다. 그동안 하모니 역시도 파이널 챔피언십 솔로잉 대비 트레이닝에 참석하여 같이 실력이란 이름의 칼날을 세웠긴 하지만, 그 정도로 충분한 대비라고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으니.

        

        물론 파이널 챔피언십과는 다르게 유진은 하모니와 맞붙게 될 유저들의 전력 분석을 한 적은 없으니, 당연했지만.

        

        

        

       “아무튼, 이제 3일 남았네요. 내일이면 정확히 중반입니다. 숙소로 돌아가면 간단히 디브리핑하고 푹 쉬시길. 혹시 룸서비스 필요한 분들 있나요? 어제도 말했지만 경기 진행 중에는 전부 제 사비고, 제 호의입니다.”

        

       “글쎄요…? 일단 돌아가서 메뉴판이라도 한 번 훑어볼게요.”

        

       “으에, 오늘 로건 씨와 붙어서 무진장 피곤한데, 저는 그냥 잘 수도….”

        

       “다이스는 마사지라도?”

        

       “앗, 그건 좋아요!”

        

        

        

        참으로 알기 쉬운 사람들이다.

        

        그리 생각하며 피식 웃은 유진이 스케줄 매니저에게 연락하기 위해 손목시계를 가동하려는 찰나,

        

        

        

       ───똑똑똑!

        

        

        

       “네, 누구신가요?”

        

       “아, 다름이 아니라…헨리 브레이튼 의원님을 경유하여 만남 요청이 하나 들어왔습니다. 혹시 시간이 있으시다면 한 번만 확인 가능하실까요?”

        

       “경유? 혹시 만남의 주체가 따로 있나요?”

        

       “네. 그 분들이 말하길, ‘대거 팀 소집’이라고 하면 알 거라고….”

        

       “가겠습니다.”

        

        

        

        무슨 암호라도 되는 건가 싶었지만, 유진의 단호함에 그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안 그래도 상원의원과도 친분이 있는 사람이니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의 생각이었고.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그리고 그 분들이 다이스 선수도 한 번 뵙고 싶다고 했는데, 혹시 시간이 괜찮으실지…?”

        

       “…네?”

        

        

        

        그제서야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의 표정이 기이하게 일그러졌다.

        

        세상사가 요지경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뭐? 로건한테서 도망을?

    당장 섭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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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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