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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68

       

        

        

       ───철컥!

        

        

        

       “아이구, 다들 신수가 훤하구만. 그동안 다들 잘 지냈습니까?”

        

       “북극곰에 상어, 선임관에…부분대장이랑 마커스, 레이피어까지. 누가 보면 타격 작전이라도 하러 온 줄 알겠군요. 식사는 다들 하셨는지?”

        

       “경기 끝나고 왔더니 방이 이렇게 떠들썩할 줄이야. 로렌티나, 너지?”

        

       “후후, 저 아니면 과연 누가 이런 자리를 만들 수 있을까요?”

        

        

        

        매디슨 스퀘어 가든 5층, 귀빈 휴게실.

        

        본래 두 명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던 곳에 갑자기 그 두 배에 달하는 인원이 몰려듬에 따라 방 내부가 순식간에 북적인다. 외관 상으로는 그 어떠한 공통점조차 없을 것만 같은 여섯 명의 사람들이 각자 적당히 자리를 잡고 앉는다.

        

        마치 공항의 퍼스트 클래스 라운지를 방불케 하는 정갈한 휴게실 내부. 다양한 간식거리와 핑거 푸드들이 신선도 보존을 위한 용기에 가지런히 담겨있는 가운데, 결코 눈부시지 않도록 섬세히 배치된 조명이 새로 들어온 이들을 반겼다.

        

        창 밖으로 보이는 뉴욕의 야경을 뒤로 한 채, 로건이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세상에나, 저거넛을 도대체 몇 마리나 잡은 건지. 아직도 어깨가 지끈지끈하네.”

        

       “안마라도 해줄까요?”

        

       “해주면 고맙지, 어으…아악, 너무 세게 말고!”

        

        

        

        어깨 위로 슬그머니 올라가는 로렌티나의 얇고 가느다란 손가락-이었지만, 그것이 마치 바이스처럼 좁혀지는 순간 로건이 펄쩍 뛰어오른다.

        

        순식간에 멱살잡이가 시작되는 가운데, 샴페인을 막 따르던 서킨스가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악력만 300kg가 나오는 사람이 무슨 안마를 해준다고, 관둬.”

        

       “발현자들의 기본 단위는 여전히 적응이 안 되네, 악력이 300kg라.”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제대로 된 마사지가 시작된다.

        

        의자에 파묻힌 것도 모자라 마사지까지 받았기에 로건은 금세 녹아내리기 시작했지만, 안타깝게도 오늘은 그닥 원활히 쉴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지지 않았다. 이미 주변으로 슬금슬금 다가온 과거의 팀원들이 하나둘씩 질문을 던질 준비를 했기 때문이었다.

        

        가장 먼저, 대거 팀의 유일한 내츄럴 본 여성인 레이피어가 슬그머니 로건의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았다. 고풍스럽고 세련된 움직임이었다.

        

        

        

       “몇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는데, 괜찮으실지?”

        

       “답해주지 않으면 말해줄 때까지 달라붙을 거잖아, 넌. 어차피 유진이 애지중지하는 ‘그 녀석’에 대한 질문일 거고, 편한 대로 물어봐.”

        

       “어땠나요?”

        

       “나와 교전하고도 도망칠 수 있는 사람을 두고 어땠냐고 물어보는 거야?”

        

        

        

        설명은 그것으로 끝이었지만, 그 이상 구구절절히 입을 열 필요성은 제로로 수렴했다.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로건의 무력을 알고 있었다. 구태여 타 팀원의 이름을 들먹일 필요조차 없이, 그녀는 발현자였으니까.

        

        물론, 모든 발현자들이 다크 존에서 우수한 성적을 낼 수 없다는 것은 하모니의 지인인 호떡을 통해서도 익히 증명된 사실이었고, 다르게 말하면 이는 당사자의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로건이 직접 쌓아올린 경험임을 의미했다.

        

        그 경지에서부터 오는 무력을 단 몇 개월밖에 안 되는 하드 트레이닝을 통해서 어느 정도라도 대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본래라면 말도 안 되는 소리.

        

        

        여하간,

        

        

        

       “내가 저거넛이랑 씨름할 동안, 보나마나 저 못난 상어는 팩스로 미 해군 지원서 어떻게 보낼지나 고민하고 있었겠지. 그렇죠, 선임관?”

        

       “….”

        

        

        

        정적.

        

        하지만 그것이 부정이 아니라는 것만으로 대답은 충분했다.

        

        작게 큭큭대던 로건이 덧붙였다.

        

        

        

       “꿈 깨. 레이피어 너도. 걔가 다크 존에서는 날아다닐지 몰라도 현실에서는 일반인이라고.”

        

       “PMC가 오히려 미군보다도 광범위하게 VR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려나 모르겠네요. 저 정도면 전술 어드바이저로서도 상당한 실력일 거예요.”

        

       “그래서, 막내가 직접 데리고 다니는 제자를 뺏겠다고?”

        

       “농담도.”

        

        

        

        인터내셔널 PMC인 ‘블레이즈 컴퍼니’의 헤드헌터로서 활동 중인 수잔 레이피어. 사적 욕망을 충분히 드러내는 성격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서는 그 무엇보다도 엄격하게 선을 긋는다.

        

        과연, 예전이랑 변한 점은 없나. 순박해보이는 모습 사이, 그 누구보다도 냉철한 눈빛으로 그 사실을 파악해낸 로건은 이내 관련 안건에서 신경을 꺼버렸다. 물론 여러 개의 질문들이 아직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긴 했지만.

        

        물론, 그 외에도 신경쓰지 않는 이유는 더 있었다.

        

        

        

       ‘…아마도 그 정도의 실력이 도달 가능한 마지노선이겠지.’

        

        

        

        다이스는 더 이상 성장할 여지가 없었다.

        

        듣기로는 총이라는 물건과 영영 연관이 없는 성별로 태어났음에도 오로지 재능만으로 작년 파이널 챔피언십까지 올라왔으며, 이번 년도의 중후반 즈음 유진을 만남으로서 그 재능이 활짝 만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물론 재능이 만개했다기보단, 유진이 그 상한을 강제로 뚫어버린 것에 가까워 보였지만.

        

        아무튼.

        

        

        

       “그래서, 우리 막내는 언제 오는지?”

        

       “곧 올 거예요.”

        

        

        

       ───똑똑똑!

        

        

        

        그 순간 마치 짠 것처럼 이어지는 노크 소음.

        

        이어 철커덕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고 – 모두가 고대하던 대로, 유진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하지만,

        

        

        

       “…응?”

        

        

        

        익숙한 유진의 신형 뒤, 로건의 눈에 어쩐지 익숙하게만 보이는 인영 한 명이 더 있었다.

        

        치렁치렁 내려오는 금발의 머리카락과 유진을 꼭 닮은 벽안 – 그런 당사자가 휴게실 내부를 약간 불안한 눈빛으로 훑다가, 이내 로건과 눈이 마주쳤다.

        

        이어지는 기겁.

        

        

        

       ‘…왜 저렇게 쫄았지?’

        

        

        

        하지만 로건의 우수한 두뇌는 이내 누가 다이스까지 불러버린 건지를 깨달았다.

        

        

        

       “이 미친 상어 새끼.”

        

        

        

        물론 당사자는 일절의 반성조차 하지 않았다.

        

        유진에게는 대거 팀 소집이었지만, 다이스에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무서운 언니오빠들 모임 강제 참석의 시간이 시작되고 있었다.

        

        

        

        

        

        

        

        

        

        

        

        

        

        

        

        

        

        

        

       “…뭔가 높은 분을 만나러 왔다면서, 왜 로건 씨가 계시는 거죠?”

        

       “에….”

        

        

        

        뇌정지.

        

        문을 열었을 때 예상했던 상황과 그렇지 못했던 상황이 각각 절반씩 있었던 시점에서, 내 정신은 그 자리에 말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 긴장해서인지 아니면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유진 씨의 손을 꽉 잡았지만, 다행히도 발현자의 내구성은 현실의 연약한 악력으론 간지럽지도 않나 보다.

        

        아무튼, 문이 열리고 보인 광경 – 목적지의 이름이 귀빈 휴게실이란 것을 통해 대강 라운지 같은 곳이 아닐까 짐작했고, 그것까지는 맞았다.

        

        그리고 내부에서 나와 유진 씨를 기다리던 사람들 중 일부와 시선이 마주했을 때까지 그 생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뭐하는 분들이지?’

        

        

        

        핑거 푸드가 올려진 테이블에 앉아있는 잘 차려입은 남녀 한 쌍, 그리고 그 왼쪽, 푹신해보이는 의자에 앉은 또 다른 남녀 한 쌍. 독특하게도 여성 측은 마치 은을 녹여 뽑은 것만 같은 치렁치렁하면서도 윤기 나는 머리카락, 그리고 새빨간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끝내고 조금 더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자마자 – 이 모든 상황은 처음으로 돌아간다.

        

        그 말대로였다.

        

        로건이 있었다.

        

        

        그리고 그제야, 유진 씨가 내 눈치를 보며 말을 이었다.

        

        

        

       “…이제 와서 말씀드리는 거지만, 제 과거 동료 분들이 당신을 꽤나 보고싶어했던 것 같아요.”

        

       “에, 왜에…?”

        

       “몇 시간 전에 진행했던 고가치 연구 시설에서의 교전 때문이 아닐까….”

        

        

        

        그러면 미리 얘기라도 해주든가-!

        

        라고 대꾸하고 싶었지만, 유진 씨는 내 궁금증을 해소해주지 않고는 나를 로건에게 그대로 소개시켰다. 키는 나보다 조금 더 컸고 유진 씨랑 비슷했지만, 당연하게도 발현자 특유의 위압감…이라고 해야 하나. 사실 머리 위에서 쫑끗거리는 복슬거리고 귀여운 북극곰 귀밖에 보이지 않는다. 

        

        아무튼, 꽤나 갑작스러운 기회였지만…막상 이렇게 접해보니, 로건 씨는 그동안 머릿속에 구축해왔던 이미지랑은 완전 다른 모습이었다. 뭐라고 해야 하나,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귀엽다는 느낌?

        

        외관은 그 유진 씨보다도 훨씬 순둥순둥해보였고.

        

        

        물론 그 생각이 기우였다는 건 금방 알게 되었다.

        

        당사자가 이쪽으로 터벅터벅 걸어오자마자 느껴지는 아우라가 장난이 아니었다.

        

        

        

       “아, 그, 반갑습니다아….”

        

       “반가워. 현실에서 대면하는 건 처음인가?”

        

       “네, 네엣.”

        

       “그리 긴장할 필요는 없는데.”

        

        

        

        뭐라고 해야 하나, 손을 잡은 순간 느껴지는 건…따뜻한 강철 H빔을 손으로 맞잡은 듯한 느낌. 유진 씨도 그렇고, 발현자들 특유의 상상도 못한 근밀도가 자아내는 어쩔 수 없는 감촉이었다.

        

        그렇게 떨떠름하게 악수를 하고 로건 및 유진 씨와 적당한 테이블에 앉았을까.

        

        

        

       “우아, 시선이….”

        

       “고가치 연구 시설에서의 교전 때문에라도 네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아.”

        

        

        

        그러더니 힐끔.

        

        로건은 유진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덧붙였다.

        

        

        

       “레이피어, 서킨스, 마커스가 네 얼굴 보자고 이 시간에 여기까지 찾아왔으니, 가서 인사라도 한 번 건네고 와. 나는 이 친구랑 대화 좀 하고 있을 테니까.”

        

       “에, 유진 씨이…? 저 놔두고 가면 어떡해요!?”

        

       “오히려 지금 막내가 저쪽으로 안 가면, 저기서 너한테 말을 붙이려고 기회만 노리는 녀석들이 대놓고 다가올 건데, 그래도 괜찮다면야.”

        

       “앗.”

        

        

        

        확실히, 잘 생각해보면 그게 더 맞는 말일 확률이 높았다.

        

        아까의 유진 씨는 분명히 동료’들’이 나를 기다린다고 말했기도 하고, 그런 점에서 미뤄보자면 저쪽에서 기다리는 이들 대부분이 왠지는 몰라도 나와 뭔가 이런저런 대화하길 원하고 있는 듯했으니까.

        

        …뭐어. 이상한 자리였으면 애초에 유진 씨가 데리고 오지도 않았겠지!

        

        마찬가지로 이 분도 이상한 사람이 아니니까 소개시켜준 걸테고!

        

        

        그리고 어쩌면 당연하게도, 로건 씨는 충분히 상식인의 부류에 속했다.

        

        

        

       “보나마나 막내가 입이 마르고 닳도록 이야기했겠지. 어지간하면 나는 피해다니라고 말이야.”

        

       “….”

        

       “보아하니 대처법의 기틀도 대강 알려줬을 거고…그래도 말 그대로 기틀일 테니까, 아예 자세하겐 알려주지 않았겠지. 걔도 자세히 알려줄 정도로 압도적인 실력은 아니고.”

        

       “…에, 아무래도 그렇죠.”

        

       “뭐, 요점은 네가 우수하단 소리지.”

        

        

        

        짤막한 정적.

        

        그러더니 뒤를 힐끔 돌아본다.

        

        

        

       “저기 있는 놈들이 네게 프로게이머 말고 다른 일을 권유해볼 정도로.”

        

       “다른 일이요?”

        

       “알고 싶어?”

        

        

        

        그와 동시에 이어지는 정적.

        

        입은 웃고 있지만 눈은 그렇지 않았다. 지금 이런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이 유진 씨의 맞선임이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아마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더 이상 게임으로만 남아있지는 않게 되겠지. 

        

        아무렴, 그건 사절이었다.

        

        

        

       “아쉽게도 현실에서까지 화약 냄새를 맡기는 조금.”

        

       “아쉽다고 말할 이유가 있나. 그리고 저 녀석들도 진지하게 권유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난 이런 말이 나오는 것 자체를 그다지 반기는 사람은 아니거든.”

        

       “아하.”

        

        

        

        홀짝.

        

        로건은 테이블 위에 놓여져있는 초콜릿 라떼를 한 모금 들이킨다.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바로 그것 때문에 긴장이 조금 풀렸다. 뭐라고 해야 하나, 확실히 유진 씨와 동류라는 점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고선 이어지는 말.

        

        

        

       “솔직히 말하자면, 나로서는 네게 궁금한 점은 별로 없어. 직접 교전해본 적이 있으니 네 순간순간의 선택이 어떤 의도로 벌어진 건지는 이미 알고 있고.”

        

       “근데 어째서?”

        

       “뭔가 오해가 있네. 나는 이곳에 널 초대하지 않았어. 오히려….”

        

        

        

        스윽.

        

        그 와중 갑작스럽게 변하는…공기?

        

        묘한 달콤한 냄새와 함께 은빛으로 빛나는 머리카락이 눈 앞으로 불쑥 들이밀어진다. 그에 조심스럽게 고개를 옆으로 올려다보니, 로건 씨와는 반대로 상당히 고풍스럽게 생긴 미녀 한 명이 내 근처로 접근한 상태였다.

        

        …단 한 점의 인기척조차 느끼지 못했는데.

        

        

        

       “…이런 불청객이 아무 곳에나 불쑥 들이밀어서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하는 걸 중간에서 커트하는 역할이지.”

        

       “어머, 매정하셔라.”

        

       “구태여 오지 않아도 되는 일반인을 여기까지 초대한 당사자가 어쩌고 어째?”

        

       “잠시 앉아도 될까요?”

        

       “에….”

        

        

        

        무언가 엉망진창인 흐름.

        

        그 와중 아직 이름조차 모르는 한 분은 조심스럽게 의자를 끌어왔고, 테이블 옆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 시선이 마주친다. 새빨간 보석…아니, 그것보다도 좀 더 피처럼 새빨간 눈동자. 입은 웃고 있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고풍스러움 속에 숨겨진 불안정한 분위기. 그 모습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분위기에 긴장감을 불어넣었고, 어쩌면 상대해서는 안 될 것만 같은 불안감을 조성했다.

        

        하지만 새롭게 합류한 그녀는 그다지 신경쓰는 기색조차 없이 무언가를 꺼내 로건에게 보여주었고 – 휴대폰 메시지로 보이는 그것이 시선에 닿자마자, 웃음 속에 숨겨진 불안감은 진중함으로 해소되었다.

        

        

        

       “…꽤 골치아픈 일인데. 로렌티나, 설마 이것까지 감안하고….”

        

       “이제야 눈치를 채다니, 하여간…이런 뒷사정이 있다면 미리 말하지 그랬냐는 듯한 표정을 짓고 계시네요.”

        

       “그럼 아니라고 생각하나?”

        

        

        

        뭔가 티격태격하고 있었지만, 그 흐름은 결코 나쁘지 않아보였다.

        

        이 즈음에서는 설명이 필요한 차례일 것 같은데 – 라고 하자마자 이어지는 말.

        

        

        

       “별 것 아니에요. 일종의…맞불이라고 해야 하나. 당신이 로건을 이겼다는 건 생각보다도 더 큰 일이거든요. 따라서 이 화제가 좀 더 커지기 전에 이쪽에서 먼저 인터셉트하여, 만남을 주선했다는 느낌으로 간 거죠.”

        

       “…그 정도의 일인가요?”

        

       “올해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도 좀 더 높으신 사람들이 많이 보고 있는 터라. 사실상 주요 원인은 저희들 때문이긴 하지만요.”

        

        

        

        그러더니 살그머니 한 마디를 덧붙인다.

        

        

        

       “그러니, 너무 여기서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는 것만 알아둬요. 막내나 막내 지인에게 해가 될 일을 할 예정도, 이유도 없으니.”

        

       “에, 어…감사합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한 가지 궁금한 점.

        

        막내라는 호칭이 유진 씨를 지칭하는 말이라면….

        

        

        

       “…두 분은 유진 씨를 굉장히 아끼시나보네요?”

        

        

        

        그러고는 잠시 정적.

        

        저쪽에서 유진 씨가 다른 사람들과 떠드는 소리만이 방 안을 가득히 메울 뿐이었으나, 그마저도 잘 안 들릴 정도의 적막. 로건과…로렌티나? 이 분은 내게 공식적으로 이름을 소개하지는 않았으니 대략적으로 추측만 할 뿐이지만, 어쨌든 이 두 분은 갑작스럽게 생각의 늪으로 침잠했다.

        

        그러고 있자니, 문득 나는 유진 씨가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 잘 모른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물론 본인이 직접 특수부대 소속이라고 했으니, 당시에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와 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단 기대는 아예 하지조차 않았고.

        

        하지만 어쩌면, 이 두 분을 통해 당시의 유진 씨가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약간의 기대감을 품고 두 명과 눈을 마주쳤을까.

        

        

        

       “우리 막내 말이죠? 어디부터 설명해줘야 하나.”

        

       “꽤나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

        

        

        

        전혀 예상치도 못한 대답.

        

        하지만 그럼에도 한 가지 사실은 자명히 깨달을 수 있었다.

        

        

        

       ‘아, 이 사람들 유진 씨의 삼촌팬이다.’

        

        

        

        그리고 그 직감은 당연하게도 들어맞았다.

        

        아마 유진 씨가 모든 대화를 끝마치고 날 픽업하러 오기 전까지 나는 이 자리에서 떠날 수 없을 것이었다.

        

        세상이 참으로 요지경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맨날 시커먼 남정네들만 가득한 공간에서 비얌?

    이건 삼촌팬이 될 수밖에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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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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