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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69

       

        

        

        

        

        

       -[알림 : 광학미채 작동.]

        

        

        

       “…하아, 춥다.”

        

       “그새 또 눈이 왔나보네요.”

        

       “그러게요. 예전에도 느낀 거지만, 역시 뉴욕 날씨 꼬라지는 도저히 적응이 안 되네요.”

        

       “뉴욕이라고 하니 뭔가 있어보이지만, 위도만 따지면 사실 신의주보다도 더 높은 곳에 있으니…그럴 수밖에 없죠.”

        

       “그래도 옷을 있는 대로 껴입어서 그런지, 그렇게 추운 건 아닌데….”

        

        

        

        뽀득, 뽀드득.

        

        오후 11시, 완연한 어둠에 잠기…지는 않은 맨해튼의 길거리를 다이스와 유진이 걷고 있었다. 발에서부터는 눈이 밟혀 압축되는 소리가 몇 번이고 들려왔다. 한동안 잠잠했던 날씨가 또다시 요동치더니, 뉴욕 위로 두텁게 눈을 토해낸 것이었다.

        

        다이스가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미묘하게 일렁이는 주변. 뉴욕의 치안을 완전히 믿을 수 없던 유진이 혹시나 하여 광학미채를 발동함으로서 나타난 광경이었다.

        

        물론,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은 아무런 것도 신경쓰지 않고 대화를 이어나갔다.

        

        

        

       “힘든 게 월요일에서 끝이라고 생각하거나 한 건 아니지만, 화요일에 이런 무지막지한 일을 겪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진짜.”

        

       “수고 많았어요. 퇴각하기엔 맵도 그닥 좋은 편이 아니고, 차량도 없어서 도망가기 여의치 않았을 텐데…우연이라고 한들 우연을 발생시킬 수 있는 퍼즐을 모으는 게 쉬운 건 아니니까요.”

        

        

       

        평범한 립서비스가 아니라 말 그대로의 진심.

        

        파이널 챔피언십. 억에 달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고작 백 명의 플레이어에게 쏠리는 경기였다. 치트키에 가까운 올림픽과 월드컵이라는 두 개의 범국가적 대항전에도 심각하게 꿇리지 않는다는 소리였다 – 그런 경기에서 유진은 로건을 피해다니라고까지 말했다.

        

        안정적이면서도 안전한 플레이를 하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었다. 외려 한국 대표팀의 플레이는 제3회 파이널 챔피언십에 참여한 수많은 국가대표들 중에서도 거의 최상위권에 달하는 호전성을 바탕으로 했으니.

        

        그런 와중 유진이 유일하게 신신당부한 내용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만큼 지키기 어려운 게 당연한 일을, 오직 다이스만이 해냈다.

        

        

        

       “할 말이 꽤나 많아보이네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진짜 죽는 줄 알았다고.”

        

        

        

        불가능에 가까운 사격 정확성, 말도 안 될 정도의 스피드, 그런 주제에 전술 및 전략적 능력 또한 최정상급 – 로건은 말 그대로 살인 전차였다. 아마 모든 여력을 전부 불태우려고 작정했다면 다이스는 진즉에 로비로 사출될 확률이 높았다.

        

        당사자 역시도 그렇게 생각했고, 사실상 그게 진실일 터.

        

        물론, 바로 그렇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다이스에게 관심을 가진 것이리라.

        

        

        

       “그렇다고 해도, 설마하니 유진 씨의 동료 분들까지 관심을 가질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다이스를 초대한 원래 이유는 그게 아니긴 하지만, 어쨌든 그 부분 역시도 상당히 궁금했던 모양이죠. 그리고 그런 예린 씨를 이 자리까지 올려놓은 저에 대해서도 그렇고….”

        

       “아.”

        

        

        

        확실히.

        

        굳이 각 잡고 아까의 기억을 떠올릴 필요도 없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아까의 상황들. 유진의 이름이 나오자마자 다들 입가에 미소부터 짓고는 오만가지 칭찬을 늘어놓은 판에, 구태여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할까.

        

        물론 어쩌면 당연하게도, 다이스는 과거에 그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단 한 마디도 들을 수 없었다. 바로 그랬기에 유진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직접적으로 청취 가능하긴 했어도.

        

        그리하여 다이스가 내린 결론은 간단했다.

        

        

        

       “다들 유진 씨를 엄청 좋아하는 모양이네요.”

        

       “…네?”

        

       “특히 그…로건이랑 로렌티나 씨가 특히. 이름으로는 절대 안 부르고 무조건 막내라고만 부르든데.”

        

       “아이, 하여간 그 두 명은 진짜….”

        

        

        

        유진의 입에서 거칠게 토해지는 입김. 하지만 다이스의 새파란 눈동자에 비치는 것은 볼 위에 띄워진 옅은 홍조였다.

        

        몇 개월간의 교류를 통해 서예린은 이미 유진의 평소 반응에 대한 데이터를 머릿속에 입력시켜놓은 지 오래였고, 그런 그녀의 논리 회로를 통해 보았을 때, 이는 그 무엇보다도 틀림없는 부끄러움이었다.

        

        철인의 가면이 벗겨지고, 그 무엇보다도 꽁꽁 숨겨져있던 유진이라는 사람의 본모습이 나타나는 순간. 그럴 때마다 다이스는 몇 번이고 이 사람 역시도 평범하게 희노애락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물론, 그것 뿐만은 아니었다.

        

        서예린은 조심스럽게 웃으며 덧붙였다.

        

        

        

       “유진 씨 곁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네요.”

        

       “…그렇죠, 많이 좋은 사람들이에요. 저한테는 과분할 정도로.”

        

        

        

        하지만 그것만으로 끝이 아니었다.

        

        두 쌍의 벽안이 마주치며 말이 이어졌다.

        

        

        

       “그 분들은 제가 미군 소속일 때 알게 된 좋은 사람들이지만, 뭐어…그것만으로 끝은 아니죠. 제가 방송을 시작하고, 프로의 영역에서 활동하면서 만난 좋은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스륵스륵.

        

        그와 동시에 다이스의 등짝에서부터 느껴지는 기묘한 촉감.

        

        불과 몇 개월 전의 자신이었다면 아주 그 자리에서부터 펄쩍 뛰어 오를지도 몰랐지만, 지금의 그녀는 이게 무슨 감촉인지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힐끔 눈동자를 옆으로 돌려 보니 아니나 다를까, 유진이 그녀 자신의 등을 꼬리로 살살 쓰다듬고 있었다.

        

        언제부터 저 마성의 꼬리가 결코 싫지 않게 느껴졌는지 기억을 되짚으면서, 다이스가 쿡쿡 웃었다.

        

        

        

       “뭐,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아무런 말도 안 했는데.”

        

       “눈치 빠른 제가 먼저 알아차려줘야죠.”

        

        

        

        그러고서는 짧게 울려퍼지는 두 명의 웃음소리.

        

        어느덧 호텔까지 남은 거리가 10분도 되지 않는 시점에서, 다이스가 입을 열었다.

        

        

        

       “아, 맞아. 그러고 보니, 저 로렌티나한테 옛날에 유진 씨가 술주정부렸던 이야기 들었어요.”

        

       “아니, 뭐요?”

        

       “옛날에 저랑 같이 와인 마실 때는 안 그러더니, 그때 울었다면서요? 왜 울었, 끼약! 아야야야야앗!”

        

       “그런 걸 제 앞에서 말하다니, 로건 씨랑 붙었다고 간이 배 밖으로 나와 소풍을 간 건 아니죠?”

        

        

        

        말랑쫄깃한 다이스의 찰떡같은 볼이 유진의 바이스 같은 집게손가락에 잡히자마자 양쪽으로 주욱 늘어진다. 입에서 나오는 건 고통이 잔뜩 섞인 육성이었지만, 유진은 결코 다이스를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물론 그녀는 메신저일 뿐이었고, 완전한 본말전도였지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이스의 간덩어리가 딱히 원래 자리로 되돌아온 것은 또 아니었다.

        

        

        

       “제가 그것만 들은 줄 알아요? 유진 씨 술버릇 안 좋다고 아주 그냥 이야기가 자자하든데….”

        

       “아잇, 그만 해요.”

        

       “그치만 아시아 예선전 때도 꼬리로 저 안고는 죽부인처럼 썼잖아요. 저 그때 집에 가서 근육통이랑 담 왔는데?”

        

       “…윽.”

        

        

        

        그저 인과응보.

        

        그리하여 유진은 풀죽은 비얌이 되었고, 다이스는 쓴웃음을 지으며 유진을 위로했다. 어쩌다가 이 사람이 괴상망측한 술버릇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실로 모를 일이었다.

        

        밤은 깊어갔고, 눈이 그친 후의 칼바람은 싸늘했다. 두 명은 이제는 익숙해진 고급 호텔의 입구를 통과하여 사라졌다.

        

        2일차의 밤이었다.

        

        

        

        

       

        

        

        

        

        

        

        

        

        

        

        

        

        

        

        

       “…한국 대표인 유진이 2승, 북미 대표인 로건과 카인이 각각 1승. 영국의 아서가 1승. 이번 년도는 글렀는데.”

        

       “스킬 파훼법만으로 골머리를 싸매는 사람들이 그런 것까지 볼 여유가 있을까.”

        

        

        

        사람 수만큼 존재하는 고민과 함께 2일차의 밤이 흘러간다. 그리고 다시 낮이 지나가고, 3일차의 경기가 그 막을 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미어터지다 못해 발디딜 틈조차 찾기 힘든 매디슨 스퀘어 가든, 그리고 그 안. 선택받은 소수의 6만 명만이 입장 가능한 개인 경기장 내부, 사회자와 백 명의 홀로그램-선수가 언제나 그렇듯 관객들에게 각자의 인사를 건넨다.

        

        긴장이 만연한 표정, 무언가 결심한 표정. 그 외에도 사람 수만큼이나 많은 표정들이 선수들의 얼굴 위로 떠올라 있었지만, 그들 중 진정한 의미로의 여유를 가지고 있는 이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곳에 모인 6만 명의 관객들은 자신이 응원하고자 하는 선수를 응원했다.

        

        

        그리고 오늘, 어쩌면 당연하게도, 그 비중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건 그 누구도 아닌 유진이었다.

        

        

        

       “유진! 유진! 유진! 유진! 유진! 유진! 유진! 유진! 유진! 유진! 유진! 유진! 유진! 유진! 유진! 유진! 유진!”

        

       “오 유진, 파이널 챔피언십의 대가리를 깨러 왔다네~ 태평양을 건너온 아나콘다야말로 최상위 포식자라네~!”

        

       “아니, 미친. 쟤네들은 도대체 무슨 지랄같은 노래를 부르는 거야?”

        

        

        

        경기를 보기 위해 한국에서부터 날아온 유저들 이상으로 광기어린 미국의 응원 부대. 이들이 압도적인 성량과 함께 사전에 작곡이라도 해온 듯한 해괴망측한 노래를 불러제끼자, 삽시간에 분위기가 한층 더 열광적으로 변해간다.

        

        심지어는 낄낄대며 웃음짓던 이들조차 해당 노래의 마수를 피해갈 수 없었다. 한국에서 유진을 응원하기 위해 날아왔다는 사실은 북미 관객들의 흥미주머니를 충분히 자극했고, 금방 양쪽은 서툴게라도 대화를 시도하게 되었다.

        

        어디서 왔냐는 질문과 한국에서 왔다는 대답. 그것만으로 좋았다. 순식간에 의기투합한 이들은 내일이 없는 것마냥 목청껏 노래를 불러제꼈으며, 심지어는 사회자조차 웃음을 터뜨릴 정도였다.

        

        

        물론, 안타깝게도 유진은 네이티브 이상의 영어 실력자였고, 이는 응원단이 불러대는 노래를 실시간으로 해독 가능한 것도 모자라 사회자의 질문을 통역 기능조차 없이 손쉽게 대답할 수 있단 소리였다.

        

        배를 잡고 한참을 웃어대던 사회자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유진에게 마이크 하나를 새로 쥐어주었고, 간단한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흐하하, 굉장히 열성적인 응원단 분들이 계시는군요.”

        

       “제 팬들은 정상적이거나 평범한 일을 벌이면 몸에 가시가 돋는 병이 있기 때문에….”

        

        

        

        물론 사회자가 유진의 대답에 재차 웃음을 터뜨린 건 두말할 필요조차 없었다.

        

        맵 추첨이 시작된다. 월요일과 화요일, 그리고 수요일에 걸쳐서 현존하는 8개 맵을 한 바퀴 도는 것이 파이널 챔피언십의 특징이었다 – 다르게 말하면, 오늘은 여태까지 뽑히지 않았던 나머지의 맵을 플레이할 타이밍이란 소리였다.

        

        오로라 파워플랜트, 캘리포니아 가스 단지, 그리고 항구도시 탄호이저.

        

        괴상한 노래를 불러제끼던 이들이 얌전히 입을 닫을 즈음이 되었을 때, 중앙 무대 위에 서있던 100명의 홀로그램이 일제히 사라지며 6만 명의 눈 앞으로 경기를 시청 가능한 스크린이 떠올랐다.

        

        허공을 가로지르는 한 대의 수송기.

        

        

        

       “그럼, 지금부터 파이널 챔피언십 수요일자 경기를 시작합니다-!”

        

        

        

        박수와 함께 환호성이 물밀듯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CSAG 해금 // 포말 수류탄 / 화학물질 발사기 – 진압용 포말]

        

       -[알림 : 전투보조장비 데이터 다운로드까지 앞으로 10초….]

        

        

        

       “요즘은 이상하리만치 스킬 활성화 구역에 있는 사람이 많네….”

        

        

        

        얼마나 많이 쏘아댔는지 붉게 달아오른 서프레서에서 느릿하게 피어오르는 연기. 그런 권총을 왼손에 잡은 채, 유진은 마치 세상의 종말이라도 온 듯한 거대한 산불 사이에서 승자의 여유와 함께 느긋하게 스킬을 해금한다.

        

        인기척은 없었지만, 컨테이너와 벽면 곳곳에 남아있는 총상흔과 자연적으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형태로 흩어지거나 파헤쳐진 땅바닥, 그리고 그 위로 꽤나 넓은 간격을 둔 채 놓여있는 두 개의 아이템 무더기들.

        

        이 모든 것들이 몇 차례의 교전이 이 자리에서 벌어졌다는 것을, 그리고 유진이 그 교전의 최종 승자임을 암시했다.

        

        

        녹색의 수류탄과 검은 색의 액체로 가득찬 캐니스터가 다용도 파우치 안으로 쏟아진다. 이미 이카루스 기어 내에 설계도가 다운받아진 상태였기에 일정 시간마다 계속해서 제조되어 추가될 것이었다.

        

        주변을 둘러본 유진이 숨을 내쉬고는 작게 웃었다. 안도의, 혹은 익숙함의 웃음이었다 – 파우치 안에서 달그락거리며 나는 소음은 과거 그녀가 대거 팀의 포인트맨으로 뛰었을 때마다 들었던 음색이었다.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사실.

        

        그녀가 가장 애용하는 스킬은 그 무엇도 아닌 포말 발사기와 수류탄이었다.

        

        

        

       ‘…스킬의 진짜 잠재력은 지형의 창조 또는 변형이 가능하단 점이지.’

        

        

        

        이전까지의 모두가 파이널 챔피언십을 한정된 틀 안에서 누가 더 칼을 예리하게 갈았는지를 겨루는 대회라고 생각할 것이었으나, 제3회 본선 이후로 그런 소리를 하는 이들은 완전히 사라질 예정이었다.

        

        새로운 변수를 창조하고, 이를 교전에 도입하여 돌파구를 찾아낸다. 이는 공격자 혹은 방어자의 입장에서 말 그대로의 혁신이 될 것이었으며 – 무궁무진한 응용 방법은 모든 기존 유저들에게 재앙으로 다가올 터.

        

        그리고 그 중에서도, 유진이 선택한 포말 발사기는 말 그대로의 ‘방어자’를 위한 스킬이었다.

        

        

        

       ───철컥!

        

        

        

        화학물질 발사기를 최대한 압축하여, 전술 배낭 안에 곱게 집어넣은 유진이 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해당 광경을 지켜보는 이들은 수천만 명이 넘었다. 유진이 시행하는 모든 플레이는 일반 유저들이 이해할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기괴함으로 가득했고, 이는 역설적으로 호기심을 일으켰다.

        

        유진이 여태까지 단 한 번도 선택한 적 없는 스킬이었다. 물론 그 뿐만이 아니라, 파이널 챔피언십 중 픽률이 최하위를 달리는 스킬이기도 했다.

        

        사실 화학물질 발사기 자체가 그다지 주류 스킬은 아니었으나, 포말 발사기는 더더욱 그러했다. 상대방을 맞추지 않으면 바닥에 구속시킬 수 없다는 것도 그렇거니와, 탄속이 있다는 것 자체로 디스어드밴티지.

        

        마찬가지로, 바로 그렇기에 수많은 이들이 유진을 주목하고 있었다.

        

        

        

       -우리 뱀선생님 또 이상한 짓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상한짓(상대방 줘패기)

       -과연 이번엔 어떤 창의적인 방법으로 상대방을 죽여버릴 것인지 벌써부터 기대가 이만큼 듭니다ww

       -팩트한사발)작년이었으면 미쳤냐는 소리를 듣고도 남았다

       -어질어질하네요 증말

        

        

        

        최소 다섯 이상의 개별적인 언어가 각자 개소리를 토해내며 유진의 플레이를 실시간으로 관전함을 알리고 있었다.

        

        그러나 유진의 수많은 별명 목록 중의 하나는 철인이었고, 그녀는 그 말대로 단 한 치도 긴장하지 않은 표정으로 주변 지형을 속속들이 파악한다. 그녀의 수많은 장점 중 하나는 빠른 두뇌 회전이었으며, 이것이 경험과 맞물리며 말도 안 되는 전장 파악 능력을 야기했다.

        

        그리고 그러한 결과가 무엇을 보여주는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투두두두!

        

        

        

        층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은 자재 창고에서 벌어지는 교전.

        

        유진은 1층에 있었지만 적은 2층 발코니에 위치했으며, 시계도 깜깜했기에 상황은 그다지 좋은 형태로 돌아가지 않았다. 더군다나 마땅한 엄폐물조차 없고 시야조차 뻥 뚫려있었기에 두들겨맞기도 아주 수월했고.

        

        물론, 당사자는 그 모든 불합리한 상황에 중지를 치켜들고는 정면으로 맞서기 시작했다.

        

        가장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다용도 파우치에서 두 개의 포말 수류탄을 꺼내고, 그것을 작동시킨 후 – 정면에 보이는 철근 뭉치에 적당히 쑤셔박는다. 정면으로 던져서 적을 묶어놓기라도 하려나 생각했던 모든 이들의 생각이 빗나간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러한 예상은 한 차례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한 상황에 의해 가루조차 남지 않고 박살났다.

        

        

        

       -퍼엉!

        

        

        

        두 개의 포말 수류탄이 폭발함과 동시에, 적잖아 수백 킬로그램이 확실할 철근이 들썩이더니 사람이 충분히 몸을 숨기고도 남는 두터운 엄폐물이 되었다.

        

        본래라면, 혹은 그것 뿐이라면 단순히 총에 관통될 수밖에 없는 폴리우레탄 폼이었지만, 이번에는 그 안에 철근이 들어있다는 점에서 방호력은 이전과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는 유진을 상대 중인 적이 원활한 사격각을 찾아 강제로 이동하도록 만들었으나, 당연하게도 그녀는 이를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철제 발코니를 통해 순식간에 반대편으로 이동한 적을 기다리는 것은 폭발 직전의 수류탄이었다.

        

        

        찰나의 섬광, 충격파.

        

        찌그러진 채 무너진 비계.

        

        추락하는 적.

        

        

        1층 바닥에 거칠게 부딪혔지만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낙하하면서 총기를 놓친 것이 상당히 뼈아팠다.

        

        다행인 건 앞에 비상구가 있었다는 점이었고, 그는 황급히 일어서서 문을 열려고 시도했다.

        

        

        

       -펑!

        

        

        

        무언가가 인지조차 어려운 스피드로 날아들어 터짐과 동시에, 푸시바를 포함한 문의 절반 이상이 폴리우레탄 폼으로 뒤덮히기 전까지는.

        

        물론 그가 다시 정면을 바라보았을 때, 유진은 이미 코 앞에 있었다.

        

        

        철컥.

        

        총구가 들어올려지며, 미간을 겨냥했다.

        

        

        

       “이런, 망-”

        

        

        

        탕.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새 컴퓨터를 샀습니다

    기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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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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