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27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누아르는 서재를 나오기 전의 상황을 떠올렸다.

     “도련님께서 여기 나오지 말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화장실은 가야지. 나중에 무슨 소리를 들으려고. 설마 화장실 가는데 무슨 일이라도 생기겠나?”

     자신은 새벽에 깨버렸고, 화장실을 가고 싶었을 뿐이다.

     “도련님, 괜찮습니다. 큰일 없을 겁니다.”

     집사장과 듬직한 기사가 함께 화장실로 향한 뒤.

     “도련님, 온 김에 저도.”

     누아르가 볼 일을 해결하고 세면대에서 손을 씻는 사이, 기사가 머리를 긁적이며 소변기 앞에 선 순간.

     푸ㅡㅡ욱!

     뒤에 있는 문이 벌컥 열리며, 기사는 그대로 소변 대신 목에서 피 분수를 뿜어내며 쓰러졌다.

     “비, 비상ㅡㅡㅡ!”

     집사장은 다급히 비명을 지르며 자신을 향해 달려왔으나-

     “유감.”

     소름 끼치는 목소리와 함께 변기 칸에서 튀어나온 그림자는 그대로 집사장을 향해 뭔가를 날렸고, 곧 자신을 낚아챘다.

     “꼬마야. 죽고 싶지 않으면 얌전히 닥치고 있으렴?”

     폐부를 찌르는 듯한 차가운 목소리.

     “누나가 네 아버지한테 살해당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거든.”

     애초에 입이 손에 막혀있어 말조차 할 수 없었다.

     “후후후. 장남이 아니라 차남이라서 다행이야. 7살에 변경백이 검을 가르치는 재능이라면, 분명 인질로서 가치가-”

     

     콰득.

     “윽?!”

     누아르는 입을 막는 손을 깨물었다.

     순간적이지만 손에 힘이 빠졌고, 누아르는 바닥에 몸이 떨어지자마자 바로 앞으로 달렸다.

     구구구구.

     “하아. 숨바꼭질이라도 하게? 미안하지만, 안 돼.”

     파ㅡㅡ앙!

     누아르가 복도 귀퉁이를 넘어가려던 순간, 눈앞에 무언가 스쳐 지나갔다.

     “허, 허억…?!”

     “이야. 그걸 피하네. 역시 지브롤터인가?”

     

     피이잉.

     복도에 장식된 협탁에 날카로운 은빛의 침 같은 것이 파르르 떨린다.

     아버지와의 수련이 없었다면, 분명 저 침에 관자놀이가 찔리지 않았을까.

     그 생각을, 하면 안 됐다.

     “저런.”

     푸ㅡ욱.

     

     “쫄았어도, 달렸어야지?”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그림자는 새로운 침을 꺼냈고, 누아르의 어깨를 찔렀다.

     “읍…!”

     “잠깐, 몸이 움직이지 않을 거야. 하, 젠장. 살짝 지연된 느낌인데. 이럴 거면 그 집사도 죽일 걸 그랬나? 아니야. 어차피 결계는-”

     위ㅡㅡ잉.

     “…왜 열려?”

     복도에 갑자기 붉은 빛이 반짝이더니, 곧 저택 전체를 마력의 빛이 뒤덮기 시작했다.

     “아, 젠장.”

     그림자는 욕지기를 내뱉었다.

     “뒤진 변경백 애비가 살아난 것도 아니고, 어떻게 결계를 이렇게 빠르게…?”

     구구구.

     “쳇…!”

     달리는 소리가 들린다.

     “일단, 숨을까.”

     누아르는 그림자의 우악스러운 손길에 붙잡혀, 그대로 인형처럼 들린 채 그림자가 가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 * *

     지브롤터를 향한 공격은 지금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무려 500년.

     제국은 자신들이 서대륙을 점령하는 와중에도 종종 협곡을 넘으려고 했고, 번번이 지브롤터의 소드 마스터에게 막혔다.

     하지만 마스터도 결국 인간인 법.

     회유를 하기도 하고.

     뇌물을 주기도 하고.

     여자를 보내기도 했다.

     당연히 납치, 감금, 암살자 등도 시도했다.

     암살이 성공했던 때는 이전에 제국 정예병 1만 병사를 쓸어버린 ‘카디안 지브롤터’의 경우 한 번.

     장남이 살해당했다.

     불행 중 다행히 차남이 살아 대를 이었으나, 그 뒤로 제국에서는 암살만큼은 지양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그러나 ‘납치’라는 부분에 있어, 그들은 몇 번이고 시도하려고 갖은 수를 썼다.

     설령 지브롤터 저택에 고위마법사가 설치한 마법진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기어이 제국의 그림자들은 소드 마스터의 약점을 걸고넘어졌다.

     그리고 그 효과는 특효.

     “아아….”

     어머니는 기절했다.

     “사, 사모님?!”

     “크윽, 이, 일단 백작 부인을 소파로!”

     지브롤터의 안주인으로서 냉정하게 지시를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그녀는 정신을 잃고 기절해버렸다.

     “쯧.”

     안부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더니,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상정하지 못했던 걸까.

     ‘반대로 생각하면 자식이 납치당해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 혼절하지 않을 어머니가 어디에 있겠냐만.’

     어머니는 쓰러졌다.

     하지만 백작 부인이라면 그래서는 안 된다.

     ‘무의식이 작용한 거지.’

     내가 사람을 너무 고깝게 보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어머니가 심지가 굳었다면 어떻게든 정신을 붙잡았을 것이다.

     내가, 어떻게든 해야 해.

     오직 나만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 수 있어.

     변경백이 돌아오기 전까지, 내가 상황을 수습하고 어떻게든 구해야 해.

     그런 생각을 해야 하는 상황이건만.

     -그레이, 해줘.

     “후.”

     어쩔 수 없지.

     이게 노스트럼 왕국 평균이니까.

     

     ‘또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나한테 기회가 온 셈이니까.’

     첫 번째 어른이 쓰러졌다.

     지휘관 역할을 할 이가 쓰러진 이상, 누군가는 지휘봉을 붙잡아야 한다.

     “하녀장. 어머니와 레타르를 서재에서 절대 나오지 못하게 하도록. 아르망 경은 서재의 문을, 타니안 경은 창문을 예의주시해. 목숨을 걸고 어머니와 레타르를 지켜.”

     “도, 도련님…?”

     “입 닥치고, 지시대로 행동해.”

     꼭 권위를 보여줘야만 정신을 차리는 걸까.

     “지브롤터의 이름으로 명한다.”

     딸랑.

     나는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하여 아버지에게 받아둔 반지를 꺼냈다.

     “본인은 백작 대행이다. 내 명령을 어기는 건 변경백의 명령을 어기는 것과 같지. 젠장, 내가 이런 것까지 지금 설명하고 있어야 하나?”

     “아, 아닙니다!!”

     “그러면 당장 움직여! 저택을 샅샅이 뒤져서 찾아!”

     “예ㅡㅡㅡ!!”

     짜증과 분노를 가득 담아 외치자, 그제야 기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역시, 아버지의 사람들은 안 돼.’

     글러 먹었다는 게 아니다.

     저들은 능력이 있으나, 10살 아이의 명령은 듣지 않는다.

     ‘역시 보육원에서 사람을 좀 키워야겠어.’

     나의 수족이 될 아이들이 필요하다.

     구름다리 정비용 철근을 빼돌린다면, 제법 그럴싸한 ‘시설’이 만들어지겠지.

     그래도 그나마 지금 내가 동원할 수 있는 전력이 있다면-

     “멘테 경. 부탁이 있습니다.”

     “…명령을.”

     멘테 경이 주먹을 움켜쥐고 가슴에 올렸다.

     “따릅니다.”

     “감사합니다. 그러면 멘테 경에게는 저택의 결계를 드나들 수 있는 권한을 드릴 테니.”

     나는 나이프를 꺼내 새끼손가락을 살짝 벤 다음, 멘테 경의 귀 뒤에 핏방울을 묻혔다.

     “저택 외부에서 진입하려거나, 내부의 납치범과 공조할 자들을 경계해주십시오.”

     “외부의 협력자. 알겠습니다.”

     “자세한 건-”

     “지시를 따릅니다.”

     멘테 경은 군말 없이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녀의 귀 뒤에 묻은 내 피가 남아있는 이상, 결계가 해제되기 전까지는 마음껏 결계를 드나들 수 있다.

     “로버트 경.”

     “예, 도련님!”

     “아버지가 돌아오실 때까지, 이제 약 7분 정도군.”

     내가 결계를 펼친 걸 분명 아버지도 인지했다.

     그러니 병사들에게 방벽 수비를 맡기고 백작 저택으로 귀환하는 중이다.

     ‘아버지에게 맡기기만 할 수는 없지.’

     누아르가 납치당했다.

     99%의 확률로 인질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지만, 1% 정도는 살해당할 가능성도 있다.

     인질로서의 가치가 없어지는 경우.

     머릿속으로 가볍게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당신의 재능있는 차남, 누아르를 죽일 생각인가!

     -아들은 이미 있고, 아들은 또 낳으면 그만이지.

     -뭣.

     -나를 협박하려면 너는 내 아들이 아니라, 내 아내를 납치했어야 했어.

     “…….”

     나중의 일이지만, 실제로 그랬던 사람이기에 잠시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래. 아버지는 그런 인간이지.’

     어머니나, 아버지나.

     그리고 동생들이나.

     이 가문의 사람들은 전부 상식에서 벗어난 하자가 있는 인간들이다.

     “흐.”

     나도 그렇고.

     “로버트 경. 단검 가지고 있나?”

     “단검이야 항상….”

     “투검(鬪劍)은 좀 하고?”

     “칼 던지기라면, 어려서부터 나름 잘했습니다.”

     “다행이군.”

     스으읍.

     나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혹시나 납치범과 대치한다고 하면, 내가 녀석의 시선을 끌 테니 자네가 그자의 손을 노리도록.”

     “예?”

     “알겠나?”

     “…위, 위험한 걸 하려는 건 아니시죠?”

     “사랑하는 동생을 위해서라면?”

     로버트 같은 사람은 이성적으로 설득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부탁이야. 경.”

     “…알겠습니다. 하지만, 위험한 행동은 자제해주시길….”

     설득, 완료.

     나는 로버트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인 다음, 서재 내부를 살폈다.

     “도련님….”

     다들 이상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기절한 어머니 옆에 꼭 달라붙은 레타르가 울먹거리는 눈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레타르.”

     나는 레타르에게 다가가, 그녀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버지 오실 때까지 어머니 옆에 있어. 알겠지?”

     “으, 응….”

     “착하지. 그래.”

     제발 사고 치지 말고 가만히 있기를.

     나는 미소로 나의 간절함을 전한 뒤, 바로 몸을 돌려 서재를 나섰다.

     “도련님!!”

     

     마침, 내가 소리를 질렀을 때 바로 밖으로 뛰쳐나갔던 기사 하나가 달려왔다.

     “아담!”

     “로버트?! 지금 어딜…?!”

     “보고.”

     “아, 네! 저택 외부로 누군가가 도망친 흔적은 없습니다! 마법을 사용한 게 아니라면…!”

     “사람이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는 게 아닌 이상, 저택 어딘가에는 있다는 말이군. 아담 경. 저택 내부를 수색하게. 한 군데도 빠짐없이.”

     “예…!”

     아담 경이 경례하며 빠르게 복도를 달린다.

     조금 미안하지만, 기사들은 납치범을 찾지 못할 것이다.

     ‘찾는다면 오히려 괜찮지. 못 찾으면 그건 제국의 그림자라는 이야기니까.’

     제국 황실에서 직접 운용하는 첩보 및 암살 조직.

     그들이 왔다면, 아마 평범하게는 눈치채지 못할 곳에 숨어서 기회를 엿보고 있을 터.

     ‘기도하는 수밖에.’

     그림자가 맞다면, 결계 안에 갇혀있다면 그곳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로버트 경. 만일 그대가 납치범이고 인질을 잡았는데 저택을 빠져나가지 못했을 경우, 어디로 숨어들까?”

     “어, 으음….”

     “첫 번째. 식량창고나 와인 창고.”

     나는 바로 식량 저장고로 발을 옮겼다.

     “틀렸군. 빈 오크통 안에 숨어있는 줄 알았는데.”

     이미 기사들이 창고 내부를 헤집었고, 납치범의 흔적은 없다.

     “다음은 어디 침대 밑이나 장롱 속이겠지?”

     “도, 도련님. 그런 곳은 이미 기사들이….”

     “산 사람이 눕거나 하는 곳이 아니라.”

     “……!!”

     나는 지하실로 향하는 문고리에 손을 올렸다.

     “먼지가 쓸렸군.”

     “…….”

     “들어가 보지. 어느 대단한 인간인지 몰라도, 얼굴을 좀 봐야겠어. 영안실을 건드린 자가 누군지.”

     끼이익.

     문을 연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으로부터 차가운 기운이 피부를 찌르고, 나는 미리 소매 안에 나이프를 집어넣고 느긋하게 지하로 내려갔다.

     저벅, 저벅.

     

     발소리는 무겁게.

     영안실 곳곳에 비치된 촛불은 이제 막 흔들리기 시작했고, 다른 반응은 없다.

     “…….”

     

     벽에 걸린 마석의 빛을 밝히자, 창백한 회색의 빛이 영안실 내부를 밝힌다.

     “아무도 없….”

     “을 리가.”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영안실에서는 나서는 안 되는 특유의 냄새가 코를 간질인다.

     ‘정제된 백은. …하급이다.’

     아마 시기상 종이봉투에 넣어두고 있을 텐데, 아는 사람은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것도 모를 테지.

     ‘다행이야.’

     내 선에서 처리할 수 있다.

     “경.”

     “예?”

     “아까 식당을 다녀왔잖아? 누가 치즈를 건드렸더군.”

     “어, 그랬습니까…?”

     “그래.”

     식당에도 냄새가 남아있었다.

     숨으려는 목적이 아니라, 장기전을 대비한 식량 수급.

     “경. 나는 산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예…?”

     “살아있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시신에 손을 대는 것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사람이지.”

     

     설령.

     “그게 조상님들을 향한 패륜이라고 해도 말이야.”

     “설마.”

     “만일 조상님들을 모신 관에 숨어있다거나 하면, 그대로 관에 칼을 찔러넣어서ㅡ”

     콰ㅡㅡㅡ앙!!

     관뚜껑 하나가 폭발하듯 위로 솟구쳤다.

     

     “도련님!”

     동시에 로버트가 나를 당기며 앞으로 검을 크게 휘둘렀고, 곧 무언가 ‘캉’소리가 나며 바닥에 떨어졌다.

     “이 자식!!”

     “이야, 이야. 장남은 버림패라고 생각했는데, 지브롤터답지 않게 대가리가 잘 굴러가네?”

     빈정거리듯 말하며 관 속에서 기어 나오는 이는 전신을 검은색으로 휘감은 납치범이었다.

     “가까이 오지 마. 동생 눈깔 날아가는 거 보고 싶지 않으면.”

     그림자가 누아르를 붙잡고 단검을 누아르의 눈에 겨눈다.

     왕국식 단검.

     제국의 사람 주제에, 이런 쪽에서는 참 용의주도하다.

     “흐음.”

     “흐음? 아, 동생이 죽었으면 좋겠어? 하긴. 그 정도 머리면 이해하겠지? 재능있는 동생이 죽으면 변경백 자리는 무조건 네 차지라는 걸.”

     “아니.”

     나는 두 팔을 들며 한 발짝 앞으로 다가갔다.

     “동생을 놓아줘. 내가 잡히지.”

     “뭐?”

     “인질로서의 가치는 이쪽이 더 높을 거야. 나는 대공가와의 사절을 겸하고 있거든.”

     “……호오?”

     말 많은 그림자라도 머리는 어느정도 굴러가는 모양이다.

     “흐음, 그래. 과연. 그런 거란 말이지…? 재미있네. 좋아. 놓아줄게. 대신 그대로 걸어와.”

     “…흐.”

     “계속, 웃어?”

     “아니. 그냥.”

     결과가 나왔다.

     앞으로, 다섯 걸음.

     “누아르.”

     “혀, 형…!”

     “살고 싶으면, 가만히 눈 딱 감고 있어라.”

     나는 그 말을 끝으로, 그대로 앞으로 뛰었다.

     “!!”

     부ㅡㅡ웅!

     내가 뛰자마자, 내 옆으로 날카로운 무언가가 스치고 지나간다.

     “익…?!”

     그림자가 누아르의 눈을 향해 무언가를 찌르려고 했으나, 곧 로버트가 던진 단검이 그림자의 손등에 적중했다.

     카ㅡㅡ앙!

     “뭣?!”

     로버트가 놀란다.

     손등에 철판을 대고 있었던 건 모르는 게 당연하고, 단검이 위로 크게 튕겨 올라간다.

     와락.

     나는 누아르의 멱살을 움켜쥐고 뒤로 당겼다.

     그리고 그 관성을 이용하여, 오른손을 앞으로 크게 뻗었다.

     소매에서 튀어 나가는 나이프는-

     “하, 건방진 거 봐라?”

     그림자에게 즉각 발각되어, 그림자는 뒤로 한 발짝 물러서며 나를 비웃는다.

     “그깟 나이프로 뭘-”

     “너.”

     나이프를 움켜쥐고, 끝에 마나를 담는다.

     “!!”

     나이프 끝에 은은하게 서린 회색의 빛.

     그림자의 눈동자가 크게 확장되지만, 이미 늦었다.

     푸ㅡㅡ욱!

     아래에서 위로 찌른다.

     마나가 깃든 나이프는 케이크 안으로 파고들듯 그림자의 목을 찔러, 내가 움켜쥔 손잡이 앞까지 깊숙하게 들어간다.

     “커, 허억…?!”

     눈동자에 핏발이 서고, 손을 움직여 저항하려고 한다.

     그러나 느리다.

     

     꾸우욱.

     이미 나는 손에 힘을 주고, 그대로 손잡이를 아래에서 위로 올리듯 안에서 긁었으니까.

     “…….”

     그림자가 멈췄다.

     두 팔이 툭 아래로 떨어지며, 그대로 내 위로 무너진다.

     “휴.”

     귀환 이후, 매일 밤 침대 삐거덕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열심히 마나를 쌓은 보람이 있다.

     “너.”

     이미 죽었지만, 나를 향해 무너진 그림자에게 입 모양으로 속삭였다.

     버림패는, 너란다.

     “아.”

     나는 고개를 돌렸다.

     “잘했어, 동생. 안 죽고 살아있어서 줘서. 그런데….”

     누아르는 겁에 잔뜩 질린 채.

     “내가 눈 감고 있으라고 했지.”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응?” 

     

    다음화 보기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매국명가 간신천재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eldest son of a lord notorious for treason returns to the past. ‘A person adept at selling a country once can do it well again.’ However, in this life, ‘I will rise as the king of traitors.’ Beyond a directionless kingdom or a betraying empire, ‘Join me in this revolution.’ All for the sake of my queen.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