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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7

       발타르 그레이스의 이름이 나오는 순간 평정심이고 뭐고 없이 모두의 얼굴에서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

         

       왕국 기사들의 정점에게 가르침 받을 수 있는 기회.

       아니, 설령 가르침을 받지 못한다고 한들 얼굴만 대면하는 것만 해도 환산이 불가한 값어치가 있으리라.

         

       그 정도로 발타르의 존재는 막대했다.

         

       “…거짓말은 아니시겠죠?”

         

       어느 생도의 물음이었고, 실례되는 물음이 아닐 수 없다.

       기사 본인이 속한 기사단의 명예를 건 것인데 상식적으로 이를 어길 리 없으니까.

         

       “물론이다.”

         

       그리고 교관은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단번에 고개를 주억거렸다.

       자긴 거짓말을 내뱉지 않았다며.

         

       그러자 검술학부 생도 중 반이 마른침과 함께 욕심을 일깨웠다.

         

       ‘현역 기사를 내가 이길 수 있던가?’

       ‘정석으로 이기는 건 무리다. 하지만 체력만 좀 빼놓은 뒤 붙는다면, 그럼 어쩌면…!’

       ‘전략적으로 가야 한다, 전략적으로.’

         

       생도들은 머리를 굴리며 전략을 짰다.

       아니, 솔직히 전략이라고 칭하기도 애매한, 어린아이들도 충분히 떠올릴 법한 생각이었지만, 상대의 전략을 분석할 능력도 없는 애송이들이 어찌 현역 기사를 이길 기상천외한 전략을 떠올리랴.

       그러니 딱히 그들이 바보인 건 아니었다.

       그저 단순했을 뿐.

         

       그리고 이들 중 가장 단순한 이는.

         

       “쿤타가, 나선다.”

         

       어눌한 발음을 놀리는 남성이 나섰다.

       아직 대륙 공용어가 익숙하지 않은 밀림과 초원, 사막의 전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잘생긴 흑표범을 연상케 하는 전사였고, 그가 다름 아닌 신비종족으로 이름 높은 바바리안의 용맹한 전사였다.

         

       “흰색 깃털의 뱀을 모시는 대전사, 우르바의 아들 쿤타다.”

         

       우웅.

         

       “결투를, 신청한다…!”

         

       S자형의 외날 도검이 태양의 빛에 반사되어 서늘하게 번뜩인다.

       일명 낫칼이라 불리며, 시클 소드 등으로 불리는 코피스(Kopesh)였다.

         

       사용하기 까다롭지만, 한 번 숙련되면 상대하기 여간 까다로운 검이 아닐 수 없으리.

         

       한데 그 검이 공명현상을 일으켰다.

         

       검명은 아니었다. 하지만 검명 현상이 일어나기 직전에 떨림.

       검과 얼마나 친숙한지 알려주며, 그가 상당한 실력자임을 보여주는 증명이었다.

         

       이를 보며 생도들은 저 야만전사가 결코 그들의 아래가 아님을 깨달았다.

       아니, 오히려 한없이 윗줄이다.

         

       이를 깨달으며 분하면서도 생도들은 웃었다.

         

       ‘저 정도라면, 교관님도 상대하기 까다롭겠지.’

       ‘됐다!’

         

       생도들은 야만전사를 질투하면서도 그가 최대한 교관의 발목을 잡아주길 바랐다.

       그들의 목적을 위해서라도……!

         

       퍼어어억!!

       쿵-!

         

       …다음 순간, 쿤타의 몸이 뒤집히며 바닥으로 처박히고 있었다.

         

       “???”

         

       …쿤타는 저가 졌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며 눈을 끔뻑였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아, 아무것도 못 봤는데….”

         

       너무 눈 깜짝할 새 일어난 일련의 과정인지라, 이를 제대로 본 이들은 없었다.

       한차례 소란이 일어났고, 여전히 바닥에 뻗은 쿤타를 교관이 일으켰다.

         

       훌쩍!

         

       …사람이 저렇게 가볍게 들리는 거였던가? 그것도 저토록 큰 덩치가?

         

       “자세는 좋았어. 검술도 그렇고, 다만 자만하는 자세 때문에 넌 손 쓸 틈도 없이 진 거다. 방심하면 어떡하냐.”

       “…쿤타는, 방심 같은 거 안 한다.”

       “안 하긴. 척 봐도 내가 너보다 덩치가 작으니 방심했으면서.”

       “……나보다 작고 연약한 이들을 괴롭히지 말라고 했다.”

       “그게 방심이라는 거다. 멍청아.”

         

       따악!

         

       교관의 손가락이 가볍게 튕기며 쿤타의 이마를 쳤고, 쿤타를 뒤로 쿵 하고 넘어졌다.

       단순한 딱밤이 2미터 덩치를 넘어트린 것이다.

         

       “으으윽!”

       “다음부턴 방심하지 마. 그런 식이면 언젠가는 무조건 죽을 거니까.”

       “……기억했다, 교관. 근데 나한테 건 기술 이름이 뭔가? 처음 보는 박투술이다.”

       “어깨로 메치기다.”

       “음, 기억했다.”

         

       쿤타는 그렇게 순순히 패배를 받아들였고 터벅터벅 제자리로 돌아갔다.

       굴욕적인 패배였으나, 이를 가슴에 담아두지 않는 듯했다.

         

       그리고

         

       “자, 다음은 누구냐?”

         

       -…….

         

       “빨리 나와. 해 지겠다.”

         

       …생도들은 침묵했다.

         

       * * *

         

       솔직히 말하자면 이한이 한 것은 별 거 없었다.

       그저 간단히 상대의 품을 파고들고, 그 상태에서 손목에다 장저(掌底)를 가격한 것이다.

       이른바 장타 치기.

       가벼운 손목 스냅으로 충격을 주어 손목에 힘을 빼내고 검을 빼앗는 동시에 그대로 어깨로 들쳐 메며 내동댕이치는.

         

       그야말로 아주 간단한 원리가 아닐 수 없었다.

         

       물론 장타 치기 안에 전날 발타르가 보였던 내가중수법 비슷한 수를 따라하여 치긴 했으나, 기술이라고 칭하기도 민망한, 그야말로 한없이 어설픈 완성도인지라 막고자 하면 얼마든지 막을 간단한 수법에 불과했다.

         

       허나 그 간단한 수법을.

         

       “커헉!?”

       “검객이란 놈 완력이 이렇게 약해서 어디 쓰나.”

         

       속수무책으로 당한다는 것이 문제이리라.

         

       16연승.

         

       이한이 달성한 승률이었고, 그만큼 바닥에서 노는 이들이 많아졌다.

         

       타격기보단 오로지 메치기 기술이나 관절을 제압하는 방식으로 승리를 달성한 것.

       이토록 사람을 대상으로 연습하다 보니 점점 실력이 늘어나는 감각이다.

         

       ‘근데 이 새끼들 너무 약하지 않나?’

         

       이한은 한심하다는 눈길로 그들을 보았다.

       첫 상대였던 쿤타를 제외하면 그다지 흥미를 이끄는 상대가 없었다.

       그저 못생긴 누더기 인형보다 조금 나은 연습 상대.

       생도들 수준이 그 정도에 불과하니 이한으로선 불만만 넘쳤다.

         

       ‘괜히 눈만 높아져선.’

         

       전날 싸운 라크인지 뭔지 하는 놈과 싸우면서 발타르를 제외하고도 실력 좋은 기사가 많다는 걸 새삼 알았는데, 이렇게 아카데미 생도 녀석들을 보고 있자니 기도 안 찬다.

       그가 돌연변이처럼 강해서 이러는 게 아니었다.

       도리어.

         

       ‘이 새끼들, 태반이 다 기초가 부실해.’

         

       어찌 된 게 기초가 제대로 잡힌 놈이 얼마 되지 않는다.

       지금껏 상대한 열여섯 명 중 기초가 잡힌 놈이 딱 둘밖에 없었다면 믿겠는가.

         

       ‘으음, 좀 심각하긴 하네.’

         

       나름 다 엘리트라고 들었는데 다 왜 이따위일까?

         

       그러한 생각을 하던 중이었다.

         

       “…그래, 이거지.”

         

       또 다른 ‘두 사람’이 그의 앞에 서는 순간 그제야 이한의 표정은 풀렸다.

         

       “아르노입니다, 아르노 드 오펜.”

       “가란드라고 하오, 교관.”

       “…둘이라.”

       “문제 있습니까?”

       “아니, 상관은 없다. 오히려 이제야 머리를 쓰는 놈이 나와서 기껍군.”

         

       그는 1대1을 지향한다고 말한 적이 없었다.

       다 덤비라고 했지.

         

       그러니 이 녀석들은 똘똘한 거다.

       그의 의도를 안 것이니까.

         

       스릉.

         

       쌍검을 든 소년과 창을 든 청년의 조합.

         

       둘 모두 상당한 실력자였고, 맨 처음 상대한 쿤타와 비슷한 수준이다.

       허나 쿤타와 다른 점이 있다면 방심은커녕 처음부터 전력을 다하려는 기색이었기에 바보처럼 방심하다가 당할 우려는 없을 터.

         

       ‘약한 놈들을 어느 정도 치우니까 이제야 네임드가 나오네.’

         

       둘 다 누군지 안다.

         

       아무리 생도들에게 관심이 없는 그라 할지라도, 워낙 유명인들인지라 소문 정도는 들은 이들이었다.

         

       대대로 군부의 장군을 배출하며, 이에 더해 무수한 검호(劍豪)를 배출해내기로 유명한 그 명망 높은 검의 명가 오펜 가의 장남과,

       전설적인 용병대, 황야의 늑대들을 이끄는 용병총합의 총수이자, 다른 이름으론 용병왕이라 불리는 위대한 용병의 제자.

         

       솔직히 말해 둘 다 쿤타와 마찬가지로 아카데미에 입학할 수준이 아니다.

       오히려 당장 기사단에 입단시험부터 치러야 함이 맞지.

         

       “너흰 왜 여기 입학했지? 소꿉장난이라도 하러 왔나?”

         

       “로엔 공자와 결투를 벌이고 싶어서 왔습니다. 뜻밖에도 교관 같은 분과 결투를 벌일 수 있게 됐으니 심히 만족스럽군요.”

       “난 기사나 돼보려고 왔수다. 용병질보단 나을 것 같아서. 근데 바로 기사가 되는 것보단 청춘이나 좀 즐기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입학했수.”

         

       “…둘 다 괴짜군.”

         

       “교관만 하겠습니까?”

       “당신이 할 말은 아니지.”

         

       이제야 좀 만족스러운 놈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한은 기껍게 웃으며 처음으로 맨손이 아니라 목검을 들었다.

         

       진검과 창을 든 이들을 상대하는 데 목검을 든 것이지만, 지금껏 맨손으로도 병장기를 든 무리를 다 땅바닥에 패대기쳤으니, 그가 어느 정도 진심을 보인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들의 실력을 높게 평가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감사합니다, 교관.”

       “진검은 안 드시오?”

         

       “들고 싶긴 한데, 생도를 죽일 수는 없잖아?”

         

       “…….”

       “…우리 영감만큼 무서운 양반일세.”

         

       후욱!

         

       더 이상의 대화는 없었다.

       대신 아르노가 검을 휘둘렀다.

       왼손에는 길이는 짧지만 폭이 넓은 군부용 대검을, 오른손에는 왼손에 든 것보다 좀 더 긴 대검을.

         

       보편적으로 두 개의 검을 다룬다는 건 헛짓거리나 다름없지만, 얼마나 피가 나는 연습을 했을지 상상이 가는 숙련도를 보이며 그는 자유롭게 쌍검을 다루었다.

         

       후욱! 후웅-!

         

       한 손으로 검술을 펼치면서도 또 한 손으로 전갈의 독침마냥 기회를 엿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한 명, 거침없이 다가오는 가란드의 창 또한 평범한 창이 아니었다.

         

       콰직!

         

       겉보기로도 묵직했으며, 창촉뿐만이 아니라 칼날도 같이 달린 거대한 크기의 창이었다.

         

       폴 암(Pole arm). 동양의 방천화극과 닮은 특이한 형태의 창이 휘둘리자 사람을 양단할 기세가 뿜어졌다.

         

       순식간에 이어지는 공방.

         

       챙, 하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불똥이 튀었고, 살벌하기 짝이 없는 파열음이 났다.

         

       두 자루의 칼날이 번쩍일 때마다 궤적이 생겨났고, 거대한 창을 손쉽게 휘두르는 가란드의 일격이 바위마저 부숴버릴 강맹함을 담아냈다.

         

       파아앙!

         

       사실상 현역 기사라 할지언정 두 사람의 공격을 받아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리라.

       

       그렇기에.

         

       “후우우우…!”

         

       그런 둘이 먼저 지치는 것도 믿지 못할 일이라라.

       어느새 땀으로 흠뻑 젖은 그들이 이한을 인간이 아닌 다른 생물처럼 보았다.

         

       뭐냐, 이 무게감은?

       숨을 쉬는 게 이토록 고통스러운 일이었던가.

         

       “…교관님, 실례되는 물음이지만, 혹시 인간이 맞으십니까?”

       “하, 어이가 없군.”

         

       아르노와 가란드, 두 생도는 어처구니가 없어 바보 같은 질문마저 던지고 말았다.

         

       그도 그럴게 이를 봐라.

         

       무려 자존심 강한 두 사람이 자존심마저 굽히고 팀워크를 발휘한 것이다.

         

       명문가의 자제와 용병의 제자.

       상극이나 다름없는 두 남자가 이토록 열심히 그를 이기려고 날뛰고 있는데.

         

       “인간 맞지. 그냥 너희보다 힘이 좀 셀뿐이고.”

         

       …그는 단 한 걸음의 물러남도 없었다.

         

       그들이 내미는 일격 하나하나가 모조리 막히는 것은 물론이요, 힘으로 밀쳐내려고 하면 도리어 힘에 밀려 뒤로 자빠질 듯 물러나게 된다.

       

       또한 분명 상대는 목검으로 싸우고 있는데, 어떻게 된 목검이 부러지긴 커녕 그들의 무기가 깨질듯이 울어대고 있다.

         

       무기가 토해내는 비명이 그들의 손목과 팔을 저릿하게 만들었고, 그들은 아찔하단 시선으로 그들의 교관을 보았다.

         

       이한은.

         

       “기세가 좀 약하네. 아직 덜 여물어서 그런지 심약한 구석이 있다. 그런 부분만 고치면 좋을 거다.”

       “…저희가 심약하단 말씀이십니까?”

       “기세가 약하다는 거지.”

       “부족한 편은 아니라고 봅니다만.”

       “아니지. 기세가 강하다고 말하려면-.”

         

       이 정도는 돼야지.

         

       후우욱!

         

       그는 설명보다 시범을 보여주겠다는 듯 숨을 들이마셨다.

       있는 힘껏.

       마치 폐활량의 한계를 시험하듯 전력으로 숨을 모은 그가.

         

       “하압━!”

         

       우렁찬 기합을 내었다.

       한데, 그 기합을 제대로 들은 이들은 없었다.

         

       저릿저릿!

         

       겨우 기합에 불과했다.

       그토록 큰 목소리도 아니다.

       그저 누구나 할 줄 아는 기합을 우렁차게 토해냈을 뿐.

         

       한데 그 우렁찬 기합을 들은 사람은, 특히 심약한 이들은 주저앉았다.

         

       “끄으윽…!?”

         

       “커헉!”

         

       그가 내뿜는 기세 앞에 다리 힘이 풀린 것이다.

       그뿐인가, 어떤 이들은 지릴 뻔했다.

         

       맹수의 포효.

         

       그러한 표현이 적절한 우렁찬 기합에 의해 아르노와 가란드의 몸은 굳었다.

       움직이려고 하는데도 움직이지 않는다.

         

       “…피어(Fear)?”

         

       나름 마법사인 아이린이 이 현상을 정의 내렸다.

         

       대형 마물은 그 기세만으로도 사람을 기절시켜버릴 때가 있으니.

       곰을 앞두고 토끼가 강제로 패닉을 일으키는 원리였다.

         

       지금 이한이 내보이는 것도 마찬가지였고.

         

       “사자후(獅子吼)라고 한다. 직역하자면 사자의 포효쯤 되겠네.”

         

       “…….”

         

       “알겠냐. 기세란 이런 거다. 반드시 상대를 물어뜯고, 압도하고 말겠다는 각오가 제대로 서야 하는 거지. 그리고 이 정도 기세는 거뜬히 이겨낼 수 있으면 나도 물러서게 할 수 있는 거지. 근데 너흰 이게 부족해. 아마 온실 속에서 자라난 탓이겠지, 좀 더 실전을 겪고 경험을 쌓으면 언젠가 기세도 여물 거다. 결과적으로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거지.”

         

       “…진짜 인간이 맞으십니까?”

         

       그들은 이한의 가르침을 들으면서도 다시금 의문을 내보였다.

       지금 이 기세는 노력하고 경험을 쌓는다고 될 것 같지가 않아서.

         

       그들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털썩!

         

       버티려고 해도 버티기가 힘들어서.

         

       그렇게 주저앉은 그들에게 웃어주며 이한은 상쾌하단 표정을 지었다.

         

       이제야 좀 몸이 후끈하다는 듯.

         

       그리고선.

         

       “나와.”

         

       “…….”

         

       “다른 놈들은 이제 덤빌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넌 다를 것 같아서 하는 말이야. 뭐, 안 해도 되고.”

         

       누구에게 하는 말일까.

       마치 도발과 같은 그의 발언이었고, 다행스럽게도 그의 도발이 향한 상대는 기다렸다는 듯이 응대했다.

         

       터벅.

         

       “-그건 아닙니다. 아마 여기 있는 이들 중 가장 기대하고 있었는지라.”

         

       흑발이 어울리는 귀공자가 검을 뽑으며 그의 앞에 섰고, 이한은 이제야 좀 재밌을 것 같다며 웃었다.

         

       로엔.

         

       회귀자로 추정되는, 그의 감시대상 1호이자, 이한이 내심.

         

       ‘큰 거 왔네.’

         

       금일, 가장 기대했던 빅 이벤트가 아닐 수 없었다.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It Was a Romance Fantasy?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It Was a Romance Fantasy?

환생 30년, 알고 보니 장르가 로판이었다?
Status: Ongoing Author: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the genre was romance fantasy? ...Really, how? I lived as a magician's slave, experimented on, then as an assassin, mercenary, soldier, and even a knight. This is a story where I'm in a genre all by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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