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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7

       

       27.

       

       커다란 목책이 세워진 나뭇가지보다 좀 더 위쪽에 있는 나뭇가지 위를 달리고 있던 세 사람은, 도약을 해 목책이 있는 나뭇가지에 내려앉았다. 목책이 있는 곳에는, 흔히 그러하듯이 동반되는 것이 있었다. 경비병들이었다. 세 인영이 나뭇가지에 안착하는 것을 본 경비병 둘은 곧바로 쇼트 보우에 화살을 먹였다.

        

       팽팽하게 당겨지는 활 시위를 본 르네미에가 다급하게 손짓을 했다. 흐느적거리는 익숙한 몸짓을 본 경비병 둘은 불가해에 빠진 표정을 지었다. 곧 두 엘프 중 남자의 입에서 황당한 어투의 말이 흘러나왔다.

        

       “…르네미에?”

        

       이어 말한 것은 옆에 있던 여자였다.

        

       “…죽은 거 아니었어?”

        

       르네미에 또한 황당함이 가득 담긴 어투로 쏘아붙였다.

        

       “뭐?! 야! 너희들 나 죽었기를 바랐냐!”

       “그래도 다행이네, 아직 장례는 안 치뤘거든.”

        

       여자의 농담에 르네미에는 혀를 내둘렀다. 그래도 농담이라는 것을 알았는지 그녀의 어투에도 황당함이 제법 줄어들어 있었다.

        

       “와, 같은 오두막에서 자고 지낸 게 몇 년인데. 진짜 다 소용없어.”

        

       과장성과 의도성이 뻔히 드러나 보이는, 르네미에의 고개를 절래 절래 젓는 행동에 두 엘프는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 하지만 잠시 뿐이었다.

        

       “나와라, 르네미에. 협박 당한거냐?”

       “외부인 놈들…역시 지독한 것들이네. 맘 편히 죽지도 못하게 하다니. 죽어가는 애 마저 강제로 치료해서 안내 시킬 줄 누가 알았겠어?”

        

       둘은 빠르게 뒤의 두 사람을 향해 화살을 겨눴다. 그 엄청난 오해 -대부분은 자신에 대한, 그러나 딱히 정정하고 싶지는 않은- 에 르네미에는 질겁하며 소리쳤다.

        

       “야야야! 그만해!”

        

       한 손으로는 허겁지겁 둘을 만류하며 다른 손은 등 뒤로 옮겨 허둥지둥 손짓을 보였다. 뒤로 물러나라는 의미였다. 손짓을 본 제르피에드는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곧이어 르네미에와 두 엘프가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속삭이는 대화였기에 일부만이 들려 왔을 뿐, 정확히 무어라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적다고 느껴지지는 않는 시간이 지난 후, 한 경비병이 문을 살짝 열고 그 틈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그러자 르네미에가 그들을 힐긋 보며 손짓했다.

        

       이번엔 반대로 가까이 오라는 신호였다. 제르피에드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남아있는 경비병 한 명의 화살촉은 바닥을 향해 있었다. 하지만 활에는 여전히 화살이 먹여져 있는 상태였다. 언제든지 쏠 수 있다는 무언의 협박이었다. 경비병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은 채, 목책의 문을 좀 더 열었다. 르네미에가 안으로 들어가라는 손짓을 그들에게 해보였다.

        

       그 열린 문으로 들어가려던 제르피에드는 발걸음을 우뚝 멈췄다. 그의 레이디가 잔뜩 커진 눈망울을 빠르게 깜빡이며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순간 왜 그러는지 이해하지 못하던 데스나이트는 그때서야 자신이 아직까지도 그녀를 안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제르피에드는 당혹 -그 자신도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것도 아니면 민망함이라고 할 수 있는- 비스무리한, 뭐라고 말하기 힘든 감정을 느끼며 그녀를 재빠르게 내려놓았다. 마침내 안정적인 바닥을 밟게 된 에실리아는, 큼큼 목을 가다듬고 제르피에드에게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흠흠…감사해요.”

       “………별 것 아니었소.”

        

       늘 그녀에게 하던 말이었지만, 이번에는 왜 인지 말하기가 매우 힘겨웠다.

        

       목책 안으로 진입한 데스나이트와 성녀는 천천히 마을의 풍경을 시선에 담았다.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둘이 이미 예상했던 장면이었다. 둘의 앞에서 걸어 들어오는 르네미에를 보고, 일거리를 하고 있던 엘프들은 놀라움과 반가움이 혼재된 감정을 얼굴에 드러냈다.

        

       곧바로 뒤의 둘을 보고 경계 어린 시선으로 변모했지만. 둘이 지나가는 길목에 있던 엘프들이 빠르게 흩어졌다.

        

       하지만 예상이 빗나간 것이 하나 있었다. 성녀는 그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나뭇가지들보다 두 배 정도가 넓어, 공터처럼 보이는 장소에서 놀던 엘프 아이들은 둘을 보고 기겁한 표정으로 뛰어 들어갔다. 아이들의 부모는 허겁지겁 제 자식들을 품 속으로 끌어 안았다. 부모들의 시선도 아이들과 비슷했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해하기 힘들었다. 완연하게 드러난 그 감정은 두려움이었다. 샤르콧에서처럼 단순히 처음 보는 자를 탐탁치 않아 하는 게 아닌, 두려움에 기반한 경계였다. 시선에 보이는 엘프들 모두가 그런 감정을 보이고 있었다.

        

       이상한 점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마을을 구성하는 오두막 일부는 커다란 천막에 뒤덮여 어둠이 쌓여 있었다. 만약 지금이 낮이었다면 그 부분에 의구심을 품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황혼이 숲 속으로 숨어든 밤이었다. 적어도 횃불 한 둘 정도는 켜 놓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의문을 떠올리고 있을 때 둘의 곁으로 르네미에가 다가왔다.

        

       “조용히 걸어, 조용히. 다른 사람들이랑 눈 마주치지 말구.”

        

       그녀의 진중한 속삭임에 에실리아는 긴장이 확 올라오는 것 같았다. 성녀는 그녀가 진중하게 이야기한 이유를 곧 알 수 있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자작나무 꼭대기에 가까운 장소였다. 그곳에 다른 오두막과 확연히 비교되는, 화려함과 은은함을 더한 커다란 오두막이 한 채 있었다.

        

       그 오두막 내부에서 한 엘프 중년 남자가 천천히 걸어 내려 왔다. 그 사람의 표정은 성녀가 본 마을의 엘프들과 완전히 달랐다. 그것은 분노의 표정이었다. 호위기사님과 아이벤트 씨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굉장한 장신이었기에, 에실리아는 고개를 꽤 많이 들어야 했다. 그녀와 눈이 마주친 엘프 남자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르네미에.”

        

       남자의 어투는 감정에 걸맞게 차가웠다.

        

       “네가 정녕 미쳤구나. 외부인을 함부로 끌어들이다니. 그것도 치료까지 받은 채로. 구차하게 외부인한테 빌어 목숨을 연명해? 나 같으면 당장 자결했을 거다.”

        

       남자가 손을 들어올렸다. 그 손짓에 맞춰 주위에 있던 엘프들이 활을 들어올렸다. 그 장면을 본 데스나이트는 레이디를 카이트 실드로 가렸다. 그리고 등 뒤 파르티잔에 손을 뻗었다. 그러자 활 시위를 당기는 소리가 더 팽팽해진다. 긴장감을 깨트린 것은 르네미에의 다급한 목소리였다. 그녀는 남자와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잠깐, 백부님! 아니아니! 족장님!”

       “…나와라, 르네미에.”

       “족장님, 제발!”

        

       르네미에의 표정은 곧바로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입술을 꽉 깨물던 남자는 씹어 뱉듯이 말했다.

        

       “…제대로 설명해야 할 거다. 아무리 르네미에 너라도 이번 일은 쉬이 넘길 만한 게 아니야.”

        

       그 말에 르네미에의 표정에 안도감이 마구 떠올랐다. 그런 그녀를 보며 족장은 차갑게 말했다.

        

       “…들어와라, 르네미에. …너희들은 여기서 기다려라. 허튼 짓 하면 곧바로 살아있는 화살통으로 만들어주마.”

        

       족장과 르네미에가 오두막 안으로 사라졌지만, 엘프들이 당긴 활시위는 느슨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데스나이트도 언제든지 파르티잔을 뽑아들 준비를 취하고 있었다.

        

       둘이 나온 것은, 몇 번의 고함과 애원 비슷한 소리들이 어렴풋하게 지나간 후였다. 족장은 피곤하다는 듯 관자놀이를 눌렀다. 뒤에서 나오는 르네미에는 여전히 우물쭈물한 자세였다. 아까보다는 나아 보였지만. 족장은 옆에 있던 엘프 여자 귓가에 무어라 속삭인 후에, 귀에서 입을 떼고 말했다.

        

       “순찰대 몇 명을 보내. 가서 방금 내가 말한 걸 확인하고 오라 해라.”

        

       명령을 받은 엘프를 고개를 끄덕이고는 어딘가를 향해 달려갔다. 족장은 데스나이트와 성녀를 차가운 눈길로 한 번 쳐다보고는 혀를 찼다. 족장은 몸을 뒤로 돌리면서 손을 들어올렸다. 일제히 둘을 겨누고 있던 화살이 활에서 제거되었다.

        

       족장이 오두막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을 본 후, 르네미에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데스나이트와 성녀에게 다가왔다. 그녀는 우는건지 웃는건지 알 수 없는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몸 좀 쉴 곳으로 안내해 줄게. 가자.”

        

       –

        

       르네미에가 그들을 데리고 간 곳은 마을 외곽의 허름한 오두막이었다. 성녀가 마을에 들어와서 본 검은 천막으로 뒤덮인 오두막들이 있는 곳과는 반대 방향이었다. 마을에서도 거리가 어느 정도 있는 이곳은 생활을 하는 공간이라기 보다, 버려진 공간에 더 가까웠다.

        

       오두막을 본 제르피에드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가 르네미에에게 중얼거렸다.

        

       “이곳에서 머무르라는 건가?”

        

       르네미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본 데스나이트가 입을 열었다.

        

       “어처구니가 없군.”

        

       데스나이트의 목소리를 들은 두 여성은 놀랐다. 르네미에 뿐만 아니라, 에실리아까지 놀란 이유는 데스나이트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차가웠기 때문이다. 에실리아는 마치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얼음의 절벽 끝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제르피에드가 다시 입을 열었다. 겨울의 한기를 잔뜩 머금은 쇳덩이가 입을 여는 것 같았다.

        

       “무례하기 그지 없다고 생각하지 않나? 누가 봐도 임시 거처로 쓸 만한 곳이 아니다.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곳이지. 공격한 자가 우리였다면 모를까, 처음 공격한 자는 그대들이다. 처음부터 적대적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면 우리도 공격하지 않았겠지. 그런데도 이런 대우를 받는 것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군.”

        

       르네미에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맞아, 하지만 어쩔 수 없어. 내가 사정사정해서 이곳이라도 얻은 거야. 족장님…그러니까 백부님은 애초에 너희들을 우리 마을로 들이는 걸 원치 않으셨어. 조금만 있어 봐. 내가 담요 같은 거라도 좀 가져올게.”

        

       그 말을 끝으로 르네미에는 몸을 돌려 어딘가로 걸어갔다. 둘만 남겨진 남녀는 하는 수 없이 쓰러져가는 오두막 안으로 들어갔다. 제르피에드가 예상했던 것처럼 오두막은 쉬는 공간이라 보기는 어려웠다. 제대로 관리가 되어 있지 않아, 호위기사는 구석 한 곳을 대강 털어내고, 자리를 마련해야 했다.

        

       그때, 르네미에가 다시 돌아와 그들에게 담요를 건네 주었다. 르네미에는 뭔가를 말하고 싶어하는 듯 입술을 달싹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저벅저벅 걸어오는 엘프 네 명을 보고 한숨을 쉬고는 물러나야 했다. 제르피에드는 엘프들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너무나도 무례하고, 불합리한 처사였다. 그들을 감시하겠다는 의도를 감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는 르네미에에게서 횃불 하나를 받은 후 곧바로 다시 몸을 돌려 에실리아를 건물 안 쪽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정리한 자리에, 레이디에게 자신의 망토를 깔고 앉게 할까 하다가 그는 생각을 고쳐 먹었다. 오두막의 수준을 보니, 방풍성도 그리 좋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기에 그는 구석에 자신이 앉았다.

        

       갑자기 떡 하니 자리를 차지해버리는 호위기사의 모습에 에실리아는 당혹을 감추기 힘들었다. 그리고 그 다음 이어지는 말은 더욱 에실리아를 당혹시켰다.

        

       “이리로 오시오.”

        

       호위기사가 말하는 ‘이리’ 라는 것의 의미는 그의 품 속이었다. 그녀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호위기사는 입을 열었다.

        

       “들어오시오, 오두막의 상태를 보아하니 방풍도 제대로 안되는 것 같더군. 그나마 그대가 따뜻하게 있으려면 이 방법이 제일 낫소.”

        

       …이번에도 합리적인 말이었기에, 에실리아는 고개를 푹 숙이고 무릎을 팔 안에 모아 붙인 채, 호위기사의 품 안에 앉았다. 앉으면서 에실리아는 이미 한 번 경험했던 일인데도 왜 이렇게 얼굴이 붉어지는지 알 수 없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에실리아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웅얼거리듯 제르피에드에게 질문해야 했다.

        

       “…르네미에 양은 왜 우리를 변호하려고 했던 걸까요? 음…하는 행동을 봐서는 나쁜 사람 같아 보이지는 않긴 했지만요…. 그래도 족장이나 되는 분과 언쟁을 하면서 까지 그러는 이유를 잘 모르겠네요….”

        

       제르피에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마을에 도착했을 때 유혈 사태는 약간이나마 각오하고 있었소. 아무래도 몇 시간 전에 전투를 벌였으니, 호의적인 대우를 받기는 힘들겠지. 차라리 그랬으면 이해가 갔을 거요. 차라리 적대적이었다면 모를까. 이렇게 불필요하다는 취급을 받는 건 이해하기 어렵군. 먼저 공격한 건 이쪽임에도 말이오.”

        

       그의 말은 끝으로 갈수록 차가워졌다.

        

       “거기다 이 마을 뭔가 이상해요, 마을 사람들이 우리를 보는데 마치…단순 경계심이 아니라…”

        

       성녀는 말을 더 잇지 못했다. 나무를 스치는 바람에 밖에 보이는 나뭇잎이 하늘거린다. 그들이 있는 공간을 비추고 있는 것은 횃불 혼자였기에, 미약한 불빛은 채 밖의 풍경을 다 비추지 못하고 그림자만을 길게 늘어뜨렸다. 거대한 나뭇잎들이 춤을 추며 그림자 연극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몽환적인 풍경에 성녀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몇 번 눈을 깜빡깜빡하던 성녀는 싱긋 웃어버렸다. 그녀의 입에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고마워요.”

       “음?”

       “…이런 건…처음 봐요. 이것 뿐만 아니에요. 르바다임 숲에서 바라보던 그 아찔한 밤하늘도, 방금 전 본 말도 안되는 황혼의 빛도…다 처음 봐요. 르네미에 양이 말했어요. 살아있기 때문에 그런 아름다운 광경도 볼 수 있는 거라고. 르네미에 양 말이 맞아요. 살아있기 때문에 이런 걸 볼 수 있는 거겠죠.”

       “그런데 왜 나한테 고맙다고 하는 것이오?”

        

       호위기사의 말에 레이디는 고개를 들었다. 순간, 매우 기묘한 경험이 데스나이트를 타고 올랐다. 고개를 든 성녀는 활짝 웃고 있었다. 분명히 몇 초 전만 하더라도 그의 시선에는 길게 늘어진 그림자가 얼비쳤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의 아래에서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이 조그만 여인만 시선에 가득 찼다.

        

       바람이 멈췄기 때문일까? 그렇기 때문에 그림자가 연극을 멈추고 쉬고 있기 때문일까? 그는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 제가 살아있는 건 기사님 덕분이니까요, 그러니까, 정말 고마워요. 기사님.”

        

       이번에도, 아니 이번에는 방금보다 더욱 힘겹게 말을 해야만 했다.

        

       

       “…………별 것 아니었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어쩐지 노벨짱의 마음이 이해가 가는군요…줄여 부르지 말아달라는 그 애절한 외침…

    제 소설의 제목이 동백꽃 주인공의 아버지와 같은 처지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봐주신 Ilham Senjaya님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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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ath Knight Became The Saint’s Bodyguard

The Death Knight Became The Saint’s Bodyguard

데스나이트는 성녀의 호위기사가 되었다
Score 3.3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Betrayed by her own Order*, the Saint begged the death knight to become her guard—the death knight who could destroy the world. *tl note: she was betrayed by the church, not her own doing. Author Notes: Contains Authentic fantasy, and wholesome love. I hope this brings you the reader a little bit of 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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